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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순간 방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고 한겨울의 칼바람이 불어오는 듯했다.

그 칼바람은 그대로 유남준의 얼굴을 덮쳐갔다.

서다희는 눈치껏 바로 전화를 끊었다.

“대표님, 계속 얘기 나누십시오.”

때가 이러하니 바로바로 빠지는 게 살길이 아닐 수 없었다.

김인우는 지금 당장 서다희에게 하이킥을 날릴 수 없는 것이 한스러웠다.

의리 없이 화를 잔뜩 돋우고 나서 홀로 도망치려고 하니 말이다.

“남준아, 내가 바래다줄까?”

김인우가 개인 별장으로 온 이유는 허구한 날 결혼을 재촉하고 계시는 어르신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함이다.

조하랑과 일 년간 만나보면서 결혼하겠다고 분명히 말씀을 드렸으나 어르신은 모든 걸 간파하기라도 한 듯했다.

결혼하고 나서 연애를 해도 된다면서.

하지만 김인우는 아직 결혼으로 한 여인을 잡아둘 만큼 어리석은 남자가 아니다.

“아니.”

유남준은 왠지 모르게 경호원에게 박민정이 즐겁게 잘 놀고 있다는 소리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예상한 대답에 김인우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유남준을 자기가 나서서 타일러 줘야 할 것 같다면서.

“남준아, 너 그냥 돌아가는 건 어때? 형수도 분명 기분 나빠서 기분 전환이라도 하고 싶어서 나가 걸 거야.”

유남준은 물을 한 모금 마시며 그의 말에 살짝 녹아든 느낌이었다.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그래 그럼.”

김인우는 더 이상 타이르지 않았다.

계속 이에 대해 말하게 되면 불꽃이 자기에게로 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진주시 도시 중심.

박민정과 도한 엄마는 밥을 먹고 나서 아이 옷들을 엄청 많이 샀다.

박윤우와 정민기는 입구 벤치 쪽에 앉아 멍하니 있기만 했다.

여자들이 왜 이토록 쇼핑을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박윤우의 모습이다.

“아저씨, 저 심심해요.”

반듯하게 앉아 있는 정민기 역시 심심하기 그지없는 모습읻다.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러 가기 언정 여자와 쇼핑을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힘들고 지루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나도 심심해.”

정민기가 말했다.

“6층에 오락실 있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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