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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유남준이 두원 별장에서 나가리라고 생각지도 못한 박민정이다.

그것만으로 부족하여 가기 전에 서다희에게 은행 카드 한 장까지 던져 주었으니 말이다.

“그 안에 들어 있는 돈으로 너랑 아이가 생활하기에 충분할 거야. 중요한 일 아니면 나한테 절대 연락하지 마.”

유남준은 차갑게 한마디만 남기고 차에 올랐다.

쓴소리는 유남준이 했는데 서다희가 오히려 더 미안해했다.

“사모님, 노여움 푸세요. 아시다시피 대표님 좀 편찮으시잖아요.”

“지금 대표님의 일거족일거수에 대해 저 역시 이해가 되지 않은 편이에요.”

박민정은 노여워할 리가 없다.

6, 7년 전에 모든 억울함을 감수했던 그 여린 여인이 아니기에, 오로지 유남준을 바라보며 좋은 아내로 살아가려고 했던 그 어리석은 여인이 아니기에 말이다.

지금의 박민정은 그 어느 순간보다도 마음이 굳건하다.

유남준이 오른 검은색 마이바흐에 대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잘 가요.”

서다희가 뭐라고 더 하고 싶었으나 마이바흐 차창이 내리더니 안에 있던 유남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 비서, 안 가고 뭐 해!”

그 소리에 서다희는 박민정에게 멋쩍게 인사를 하고서 바로 차에 올랐다.

멀어져가는 차를 바라보면서 박민정은 전혀 슬프지 않았다.

유남준이 병으로 요 몇 년간의 기억을 잃었기에 슬프지 않았고 유남준에 대한 감정이 몇 년 전부터 바닥을 보이고 있었기에 슬프지 않았다.

지금 유남준을 마주하고 있는 박민정의 감정에는 사랑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보이질 않을 미미한 정도이다.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있던 박윤우는 슬퍼하기는커녕 무척이나 홀가분해하는 박민정을 보고서 약간 마음이 놓였다.

‘신경 쓰지 않으시는 것 같은데, 다행이야.’

“엄마.”

박윤우는 박민정을 나지막이 불렀다.

박민정이 홀가분해하는 이유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유남준에게 일일이 보고할 필요도 없이 말이다.

하물며 유남준에게 카드 한 장까지 받았으니 더더욱.

“윤우야, 나가서 맛있는 거 먹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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