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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서다희는 바로 위층으로 올려다보며 말했다.

“대표님께서 깨어나신 거 같습니다.”

“제가 가볼게요.”

흑백으로 인테리어한 방안에서 유남준의 모습이 보였다.

바닥에 넘어진 채 다소 초라한 모습으로.

박민정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그를 부축하려고 했다.

“괜찮아요?”

“꺼져!”

박민정의 소리를 듣고서 유남준은 그녀를 확 뿌리쳐버렸다.

“실컷 놀다 왔어?”

그의 힘에 박민정은 몸이 뒤로 휘어청거리면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한숨도 자지 못한 채 밤새 달려온 그녀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프면 치료받으면 그만이지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나 지금 임신 중이라고요! 아이한테 문제가 생기면 나 그때 진짜...”

단 한 번도 못 된 소리를 해보지 못했던 박민정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유남준은 침묵을 유지한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때 박민정은 다시 조심스럽게 그에게로 다가가 부축하려고 했다.

다행이도 유남준은 그녀를 밀쳐내지 않았다.

침대로 부축을 받고 난 뒤 유남준은 그녀의 팔목을 확 잡아당겼다.

“나한테 소리까지 치고 너 이제 눈에 뵈는 게 없지?”

박민정은 더 이상 매사에 조심하고 두려워하던 옛날의 그녀가 아니었다.

그 말을 듣게 되는 그녀 역시 자기도 모르게 차갑게 웃었다.

“남준 씨는 소리쳐도 되도 나는 소리쳐도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는 거예요?”

말문이 막힌 유남준이다.

자기 팔목을 꼭 잡고 있는 유남준의 손을 떼고서 박민정은 조금 전 그가 넘어지면서 같이 바닥으로 떨어진 물건을 줍고 의자를 세웠다.

“이따가 병원에 한번 가 봐요.”

유남준은 차가운 얼굴을 한 채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안 가.”

“병원으로 가봐야 알 거 아니에요.”

두원 별장에는 본가처럼 의료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지 않다.

그 말인즉슨, 가장 기초적인 검사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남준은 천천히 두 눈을 떴는데, 깊은 동굴처럼 어둡기만 했다.

“네가 신경 쓸 바가 아니야.”

“이런다고 네 죄가 용서될 거 같아? 너 같은 거짓말쟁이는 평생 홀로 고독하게 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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