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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박민정은 어렸을 때 한수민을 위해 산 위에서 꽃을 따려고 하다가 산 밑으로 굴러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때 한수민은 팔짱을 끼고서 말했었다.

“민정아, 스스로 일어나는 법을 배워야지. 세상의 모든 일을 남에게만 의지하면 안 돼.”

박민정은 이제야 알게 되었다. 한수민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것을 가리켰다는 걸 말이다.

박민정은 조하랑과 함께 한수민의 저주와 욕설을 뒤로 하고 떠났다.

“이 못된 년. 넌 이 세상에 있을 년이 아니야...”

일면식이 없는 남을 욕해도 이 정도로 욕하진 않을 것이다.

조하랑은 한수민의 욕설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

어떻게 자신의 딸을 죽도록 저주하는 어머니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밖으로 나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박민정은 한동안 서 있었다. 그녀는 결국 지나가던 직원에게 말했다.

“안에 사람이 넘어졌어요.”

한수민이 도움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박민정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조하랑은 박민정이 마음이 약한 사람인 걸 잘 알고 있어 그녀의 팔을 끌어안고는 말했다.

“민정아, 너 너무 착해.”

조하랑은 전에 부모에게 불효하는 자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한수민을 보니 박민정이 한수민을 도와주지 않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말을 들은 박민정은 이미 어두워진 밤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도 조금 어두워졌다.

“하랑아, 그거 알아? 한 여사님은 항상 내가 자기 딸 같지 않다고 했어. 내가 너무 나약하다고 했지. 정말 그런가 봐.”

“그 사람처럼 마음 독하게 먹지 못하겠어.”

조하랑은 그녀의 팔을 더 꽉 끌어안았다.

“민정아, 너무 속상해하지 마. 한 여사님도 벌을 받았잖아.”

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 괜찮아. 이미 익숙해졌어.”

조하랑은 그녀와 함께 차에 탔다. 밖은 너무 추웠다.

차에 올라탄 후 조하랑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민정아, 뭐 하나 물어봐도 돼?”

“응.”

“한 여사님이 네 친엄마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조하랑은 이 질문이 어리석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 세상에 자기 자식을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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