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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엄마, 이제 괜찮으세요?”

윤소현은 침대 옆에 앉았다.

한수민은 윤소현이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자기 곁에 있어 주는 것을 보더니 이전의 불만이 모두 사라졌다.

“많이 좋아졌어. 오늘 수고했어.”

“아니에요. 엄마는 제 친엄마니까 효도하는 건 당연한 거잖아요.”

윤소현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엄마가 혹시 불쾌하게 생각하실까 봐 걱정돼서요.”

“무슨 일? 말해 봐.”

“엄마 지금 몸 상태를 생각하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윤소현은 최대한 에둘러 말했다.

하지만 한수민은 여전히 그 말속에 숨겨진 뜻을 알아챘다.

“네 말은 유언장을 준비하라는 거야? 의사 선생님도 말씀하셨잖니. 내가 치료를 잘 받으면 2년은 더 살 수 있다고.”

“엄마, 화내지 마세요. 저도 당연히 엄마가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 다만 어떤 일들은 미리 대비하는 게 좋잖아요.”

“만약 오늘 같은 일이 엄마에게 또 생긴다면. 혹시라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엄마가 남긴 것들을 남겼는지 저는 모를 거란 말이에요.”

그 말을 들은 한수민은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소현아, 엄마 돈 얼마 없어.”

한수민이 계속 알려주지 않으려 하자 윤소현은 화가 났다.

“엄마, 저를 못 믿으시는 건가요? 제가 엄마 비상금을 노린다고 생각하세요?”

“잊으셨나 본데 저는 엄마와 아빠의 딸일 뿐만 아니라 정수미의 양녀이기도 해요. 정수미는 이미 모든 재산을 저에게 남겨주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해 두셨다고요.”

“정씨 가문이 그렇게 돈이 많고 권력도 대단한데 제가 엄마 비상금을 탐내겠어요?”

“그리고 정수미는 제 양어머니지만 엄마는 제 친어머니잖아요. 양어머니보다도 저를 못 믿으시는 건가요?”

윤소현의 마지막 한마디는 한수민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

한수민은 윤소현을 낳은 후 윤석후와의 관계 때문에 그녀를 버렸었다.

그래서 그녀는 항상 윤소현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딸이 친어머니보다 양어머니가 더 낫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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