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16화

지원 엄마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다. 유지훈은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정도였지만 박예찬에 비하면 훨씬 부족했다.

그래도 감히 최현아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는 없었던 그녀는 멋쩍게 웃으며 설명했다.

“위원장님, 그런 말씀이 어디 있어요. 우리 반 애들 다 똑똑하죠.”

이 한마디에 자리에 있던 엄마들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 누구도 자기 자식이 뒤처진다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박민정도 지원 엄마가 누구의 기분도 상하지 않게 모두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녀는 이 세상에서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은 돈 위에 군림하는 자라고 생각했다.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 엄마들은 각자 남편과 아이에 대한 이야기, 기본적으로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민정은 대화에 끼어들지 못했다. 매 사람마다 기억하고 싶었지만 그게 힘들었다. 모든 사람이 유남준처럼 한번 보면 바로 기억하는 건 아니었다.

지원 엄마가 다가왔다.

“예찬 엄마, 편하게 있어요. 처음엔 모르는 게 당연하죠. 앞으로 천천히 친해지면 돼요.”

박민정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지원 어머니, 학부모 위원회에서 활동한 지 얼마나 되셨어요?”

“거의 1년 됐죠.”

“그럼 이 사람들을 다 알아요?”

지원 엄마는 곧바로 자랑스럽게 말했다.

“당연하죠, 다 제가 데려온 사람들인걸요.”

말을 마친 그녀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자기가 데려온 사람들인데 그녀의 능력이 부족하다며 대화하기를 꺼려했다.

“그럼 제가 모든 분들에 대한 정보 프로필을 만드는 걸 도와주실 수 있나요?”

지원 엄마는 당황했다.

“정보 프로필이 왜 필요해요?”

“제가 사람 얼굴을 잘 까먹어서 얼굴을 기억하기가 힘들거든요. 아이를 위해서 돌아가서 사진 보면서 외워두려고요.”

지원 엄마는 아이를 위해 하는 일이라는 말에 더 이상 의구심을 갖지 않았지만 맨입으로 하려 하지는 않았다.

박민정은 주머니 속에서 상자를 꺼냈다.

“저를 잘 챙겨주셔서 특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