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등교 안전과 교내 청결을 위해 학교 이사진에서 내린 결정이니 조금만 양해해 주세요. 다른 반 엄마들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의견이 있으시면 원장님께 말씀해 주세요.”웬만한 초등학교나 중학교보다 더 큰 이 국제 유치원은 교육 수준이 진주시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도한이 엄마는 그토록 어렵게 주어진 입학 자격을 잃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괜찮아요, 도한이를 일찍 일어나게 해서 스스로 걸어가게 하면 돼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한 살 남짓한 딸과 네 살배기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엄마는 바빠서 정신이 없을 것이다.박민정은 그녀에게 동정심을 느껴졌다. 자신도 두 아이를 한꺼번에 돌본 경험이 있기에 그 어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파티가 끝나자 일부 엄마들이 앞다투어 최현아와 사진을 찍었다.도한이 엄마도 갔지만 맨 끝줄에 설 수밖에 없었고 마지막 사진에는 몸의 절반만 찍혔다.도한이 엄마도 남편의 출세를 위해 빌붙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아들의 자리 배정 문제로 최현아의 눈 밖에 나버렸다.박민정은 옆에 멀찍이 서서 학부모들의 얼굴 하나하나 세세히 들여다보았다.권력은 정말 무서울 때가 있다. 특히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무책임하고 형평성을 잃었다면 더욱더 말이다.이들은 사진 촬영이 끝나자 하나둘 걸어나가 차를 탔다. 차를 안에 주차하지 않은 이유는 나가는 길에 서로 엄마들끼리 대화하기 위해서였다.박민정은 도한이 엄마에게 다가가 학교 이사들이 사용하는 주차 카드를 내밀었다.“도한이 어머니, 괜찮으시면 이걸 먼저 사용하세요.”이 주차 카트는 오늘 원장실에서 나올 때 원장에게서 건네받은 것이었다.원장은 그녀에게 세 개를 주었다. 아이들의 교실과 가깝고 결정적으로 사람이 적어 주차 자리가 남아도는 학교 이사들의 전용 주차장이었다.도한이 엄마는 약간 놀랐다.“예찬이 어머니, 어떻게 학교 이사들의 주차 카드를 가지고 있어요?”“의심하지 말고 그냥 쓰시면 돼요. 제 생각엔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의 시스템이 변화가
박민정이 고개를 돌려보니 유남준이 박윤우의 손을 잡고 문 앞에 서 있었다.“엄마, 나 혼자 자는 게 무서워서 아빠를 데려왔어. 우리 셋이 함께 자자.”박민정은 무의식중에 거절하고 싶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그녀는 유남준과 여전히 냉전 중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유남준은 대수롭지 않게 박윤우를 안고 들어와서 침대에 눕히더니 자기도 곁에 덩달아 누웠다.“자자, 나 내일 출근 해야 해.”유남준은 사무적인 태도로 말했다. 박민정은 두 사람 사이에 있는 박윤우를 보았다. 유남준이 더 이상 말하지 않자 그녀는 두 사람을 내쫓지 않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함께 잠에 들었다.잠이 든 후 박민정은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조각배처럼 해면을 따라 출렁이고 있었다. 그녀는 괴로운 신음을 내뱉었다. 그 소리에 그녀는 잠에서 깼다.몽롱한 상태에서 그녀는 남자의 넓은 어깨가 자신을 단단히 감싸고 있는 것을 느꼈다. 뜨거운 숨결이 이마 위에 쏟아져 내리며 따라서 그녀의 몸도 뜨겁게 달아올랐다.설마 유남준일까?박민정은 억지로 정신을 차려 그 사람인지 확인하려 했다. 그러나 겨우 눈을 들어 올리자, 희미한 달빛을 통해 아직도 중간에서 자는 박윤우와 침대 끝자락에서 자는 유남준이 보였다.이상한 건 유남준은 침대의 맨 끝에서 깊이 잠들어 있었고, 자신은 이미 침대 한가운데에 있었으며 오른쪽은 한참 비어 있었다.박민정은 너무 졸려서 별생각 없이 옆으로 가서 누운 후 박윤우를 안아 가운데에 눕혔다. 물론 유남준은 그대로 내버려두었다.다시 잠이 든 박민정은 다음 날 깨어났을 때 다시 한 가운데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이미 일어나 있었다.그녀는 다소 의문스러웠다. 자신은 잠잘 때마다 항상 얌전히 자는 스타일로 크게 움직임도 없었다. 하물며 어젯밤에는 곁에 아이가 함께 자고 있었는데 말이다.어제 너무 피곤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박민정은 별생각 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씻고 아침을 먹었다.그녀는 점심이 되면 박예찬에게 혹시 학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예찬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나도 너랑 친구로 남고 싶지만, 난 우리 어머니가 무섭단 말이지. 너만 괜찮다면 우리 사적으로만 친하게 지내도 될까?" 조동민은 박예찬이 동의하지 않을까 봐 숨을 죽이면서 바라보았다.박예찬은 그래도 조동민에게 아직 양심이 남아 있어서 자기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했다."그래." 박예찬의 대답에 조동민은 더욱 기뻐했다.조동민이 무언가를 말하려고 할 때 날카로운 어린애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다."조동민, 여기서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어?"유지훈은 한 무리의 아이들과 함께 다가왔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조동민은 유지훈보다 엄마가 더 무서웠다. 조씨 가문은 유씨 가문을 건드리면 절대 안 되고, 유지훈은 조씨 가문의 사랑둥이라고 엄마가 알려 줬었다. 유지훈을 잘못 건드리게 되면 유지훈은 바로 집안사람들에게 쪼르르 달려가 일러바칠 것이고, 따라서 조씨 가문의 사업도 망할 것이다. 이를 본 유지훈은 더 기뻐하면서 말했다."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얼른 안 꺼지냐?"유지훈이 혼자라면 사지가 튼튼한 조동민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아쉽게도 조씨 가문은 유씨 가문만큼 강하지 않아서 조동민은 그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조동민은 이를 악물고 자리를 떠났다.조동민이 사라지자 유지훈은 박예찬 앞으로 다가왔다. "박예찬, 내가 너를 봐주지 않는다고 탓하지 마, 지금 당장 네 동생 대신 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한다면 용서해 줄게." 유지훈도 원래는 남들처럼 평범한 아이였지만 말과 행동 모두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전에 최현아와 유성혁이 해외 출장을 갔을 때만 해도 유지훈은 아주 정직하고 반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던 아이였다. 부모님이 돌아온 후부터 이렇듯 오만하고 거만해졌다. 박예찬은 그를 상대하기도 귀찮아 무시하고 떠나려 했다. 그러자 유성혁이 그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정말 사과 안 할 거야? 우리 엄마는 이미 학교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셨어.앞으
단톡방에는 엄마들의 비난과 저주로 가득했다. 박민정은 이들이 올린 악의가 가득한 문자를 읽어 보았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당장 유치원에 가서 상황을 알아 보기로 결심하였다. 박예찬에게는 연락하지 않았다."윤우야, 엄마는 형 유치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 윤우는 아빠랑 같이 유치원에 가. 알겠지?" 박민정은 허리를 굽혀 박윤우에게 말했다. 박윤우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엄마, 형한테 무슨 일 생긴 건 아니지?""응,아니야. 그냥 형 선생님이 엄마를 부르셔서 가는 것일 뿐이야." 박민정은 박윤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박윤우는 엄마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이 아니라면 선생님이 왜 엄마에게 유치원으로 오라고 했겠는가?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다. 다만 그에게 말해주기가 꺼렸던 것이다. "알겠어, 그럼 아빠랑 함께 갈게, 잘 다녀와." "응, 너도 잘 다녀와." 박민정은 아이와 남편이 함께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서다희는 이미 도착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나타난 크고 작은 존재는 눈에 확 띄었다."대표님, 도련님." 운전기사는 두 사람을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 박윤우와 유남준은 함께 차에 올랐다. 서다희는 조수석에 앉아 박윤우에게 새 유치원에 관한 주의사항을 몇 가지 알려주었다.그들이 탄 차 뒤로 여러 대의 경호 차량이 따라붙고 있었기에 박윤우의 안전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박윤우는 묵묵히 듣고 있었다. 두 눈은 기대로 반짝이고 있었다. "비록 형과 같은 유치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좋아요." 아이의 말에 서다희는 당황했다."같은 유치원으로 다니게 해드릴 수 있..." 이때 유남준이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지금 가는 유치원이 더 좋아.""네." 박윤우는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내 유남준에게 말했다."아빠, 제 생각엔 형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요. 아빠도 형한테 가보
네티즌들은 라이브를 보면서 두 학부모의 충격적인 발언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네티즌들은 하나둘씩 댓글을 달았다. [다른 사람의 아이를 때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저 두 학부모님도 잘한 것 없다고 보는 데요? 천성이 나쁜 애라니요. 게다가 비정상적인 부모 밑에서 컸다고요?][아이들은 원래 싸우면서 크는 거예요. 그런데 저 두 학부모님의 말은 너무 심한 거 아녜요?][최근 며칠 동안 예찬이는 우리들에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공부 시킬 수 있는지 아주 자세하게 알려주었는데, 그런 애가 어떻게 나쁜 애라는 거예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 거죠?]네티즌들은 여전히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했기에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이때 한 아이의 아버지가 나서며 말했다."우리 아들을 때리고도 공평한 대우를 받고 싶다고? 애가 헛소리를 다 하네." "당장 무릎 꿇고 내 아들에게 사과해. 안 그러면 내가 지금 당장 똑같이 돌려줄 테니까." 중년 남자는 말하면서 급기야 주먹을 들었다. 이 남자는 바로 조금 전에 박예찬을 천성이 나쁜 애라고 욕했던 여자의 남편이었다. 박예찬은 허리를 바로 피면서 차가운 시선으로 남자를 보았다.중년 남자는 그런 아이의 시선에 순간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기분을 느꼈다.그러더니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박예찬을 때리려 했다.네티즌들은 숨 참고 이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똑같이 긴장하고 초조한 마음을 느꼈다.남자의 주먹이 아이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교무실에 울려퍼졌다.“멈추세요!!!”박민정이 때마침 교무실로 들어왔다. 그녀의 등장에 교무실에 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라이브를 시청하던 네티즌들까지도 깜짝 놀랐다. 박민정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설령 얼굴에 흉터가 있다고 해도 그녀의 미모는 가려지지 않았다.댓글이 와르르 달렸다.[와, 누구지? 너무 예쁘다.][얼굴에 저건 뭐죠?][설마 예찬이의 엄마는 아니겠죠?]댓글창엔 네티즌들의 궁금증으로 가득 찼다.중년 남자는 박민정을 보면서 말했다."그
박민정은 어제 사전 준비를 미리 마친 덕분에 지금 앞에 있는 여자가 성훈엄마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성훈엄마는 몸매가 좋고 특히 가슴이 너무 예쁘고 얼굴도 아름다웠다. 성훈아빠가 오지 않은 것이 이상하지만 그것은 성훈엄마가 내연녀였기 때문이다.“성훈엄마, 장애인의 아이가 주눅이 들어 살아야 한다면 내연녀의 아들은 숨을 곳을 찾아 절대 나오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닌가요?” 사람들이 나를 불쾌하게 하면 열 배로 되돌릴 것이다. 이것은 박민정이 한 번 죽고 나서 깊이 깨달은 진리였다.말이 끝나자 주변 학부모와 선생님들은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방하민의 아버지는 박민정을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이 여자를 자기 소유로 만들 수 있을지 싶은 더러운 생각을 했다. 물론 방하민의 어머니는 남편의 속셈을 알고는 그의 손을 꼬집었다. 댓글도 발칵 뒤집혔다. “설마 짠것은 아니죠?”“어머, 이분들의 사진을 인터넷에 찾아보니 유명한 사업가였네요. 성훈 어머니는 자동차 모델이고 얼마전에도 본처와 싸웠었어요.”“와, 나도 봤어, 이건 확실히 연기가 아니야, 한 기업의 총수들이 할일이 없이 연기나 하겠냐고.” 라이브가 점점 핫해지면서 천만 명의 네티즌들이 이곳에 모였다. 이런 인파는 인플루언서들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숫자였다. 박예찬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박예찬은 또한 엄마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조용히 김인우에게 도움을 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번 납치됐을 때 김인우가 설치해준 버튼이 있는데, 이 버튼만 누르면 김인우는 언제 어디든 찾아올 수 있다.성훈 엄마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조금도 부끄러운 기색을 드러나지 않고 말했다. “난 내연녀 맞아요. 뭐가 문제예요? 내 아들보다 더 잘 살고 있는 아이는 없을 걸요?”그녀의 발언은 놀라웠다.박민정은 확신이 더욱 커졌다. 박예찬은 아무 이유 없이 아이들을 때리지는 않는다는 것을.그녀는 성훈 엄마를 무시하고 쭈그려 앉아 박예찬에게 물었다. “예찬아, 엄마한
방하민의 어머니는 그녀의 말을 듣고 박민정를 보며 말했다. "들었죠? 우리 아들은 그쪽 아들과 달리 이해심이 얼마나 많은데요."박민정는 당연히 처음부터 박예찬을 믿었다.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 따지고 싶지 않아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학교 안에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나요? 선생님께서 CCTV를 돌려봐 주세요. 정말 제 아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다른 아이를 때린 거라면 예찬이 엄마로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선생님은 다소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예찬이 어머님. 화장실쪽에 있는 카메라 고장 났어요." 그러자 네티즌들의 조롱 섞인 비난이 쏟아졌다.[참 이상하네. 이럴 때마다 항상 그러더라? 무슨 일만 벌어지면 사각지대니 뭐니 하거나 카메라 고장났다고 하잖아.][맞아요, 전 예찬이가 거짓말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무 이유도 없이 혼자 네 명을 상대해서 뭐하게요? 그러다가 만약 힘에 밀리기라도 하면?][네 명의 아이들은 평소에도 선생님 말씀을 그렇게 잘 들었나 봐요? 가만히 맞고만 있었더니. 하하.][여러분들 너무 예찬이 편만 들어주는 거 아녜요? 네 아이들이 전부 예찬이가 먼저 때렸다고 말하잖아요. 이래도 증거가 필요한 가요?][아, 이런 사람들 제일 극혐이야. 자기 생각이 옳다고만 생각하면서 남의 생각을 부정하는 사람 말이야. 네 아이들이 만약 자기들이 먼저 손을 댔다고 하면 성질이 달라지게 되는 거죠. 그것도 몰라요?]네티즌들의 분쟁은 점점 더 격렬해졌다.유치원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박민정은 카메라가 고장났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보안실로 가봐야 할 것 같네요. 정말로 CCTV가 고장난 게 맞는지 확인해 봐야 겠어요."선생님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박민정을 못 가게 막았다. "다들 예찬이가 먼저 때렸다고 하는데 그냥 사과하고 끝내요. 예찬이 어머니도 아이들 몸에 있는 상처를 보았잖아요." "다쳤다고 해서 무조건 다친 사람의 말을 믿으면 안 되죠. 증거가 없이 사
하민 엄마가 급히 하민 아빠를 부축 했다.“여보, 괜찮아요? 여기 좀 보세요. 사람을 때렸어요. 빨리 신고하세요.”하민엄마는 도둑이 도둑을 잡으라고 하는 격이었다.박민정이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봤다.“하민엄마,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그쪽 남편분께서 먼저 우리 아들을 때려라고 한 걸 봤어요. 제 보디가드는 그저 우리를 보호하려는 것뿐이고요.”“무슨 소리예요. 가디보드 보고 사람을 다치게 하라고 지시한 거잖아요.”보디가드라는 말을 듣고 인터넷에서는 또 각종 댓글이 남발했다.정민기가 언짢아하면서 가슴팍에 단 소형 카메라를 놓으며 말했다.“이 소형 카메라에 아까 발생한 일들이 그대로 찍혔습니다. 망가질 일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박예찬은 자신이 아직도 라이브를 켜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별풍선을 쏘고 있다는 것을 몰랐고 보고 있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하민 엄마는 상대편에 증거가 있으니 앞에 일밖에 꺼낼 수 없었다.“예찬엄마, 우리는 애들이 억울하지 않게 하려고 이러는 거뿐이예요. 말했다시피 영상을 보고 그쪽에서 말한 거 하고 같다면 당장 사과할게요”이때 성훈 엄마가 말했다.“근데 선생님께서 영상은 이미 망가졌다는데 그냥 이렇게 가만히 놔둘 거예요? 우리 아이들이 다친 건요.”다른 두 아이의 엄마도 말했다.“예찬 엄마, 다 같은 엄만데 입장을 바꿔 우리 가장의 마음을 생각해 봐요. ”박민정은 그들의 말이 맞다는 것을 안다. 영상이 없으니 그 누구도 불복하지 않을 것이다.박민정이 정민기에게 물었다.“영상 가졌어?”정민기가 계속 오지 않았던 것은 영상을 가지러 간 것이었다.정민기가 핸드폰을 꺼내 관제실에서 복사해 온 영상을 열었다.선생님은 믿을 수 없었다.“어떻게 영상을 가진 겁니까?”최현아가 미리 학교에 말해 영상을 지우라고 했다.정민기도 마침 영상을 지우려고 할 때 도착했다. 지금 경비원들이 경비실에 움직이지 못한 채 누워있다.“누군가 영상을 지우려고 했어요.”정민기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