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열한 시.호산 그룹 회의실에는 유씨 가문의 모든 사람이 모였다. 그리고 주주들과 임원들, 기자들까지 와 있었다.모든 사람들은 호산 그룹을 이어받을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했다.주주총회에는 유명훈뿐만이 아니라 유성혁 부부와 유씨 가문의 방계 친척들까지 왔다.모든 사람들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챙기려고 하고 있다.유씨 가문에는 젊은 청년들이 많았다. 다만 유남준보다 사업을 잘하는 사람은 없었다.이번에 유남준한테 사고가 난 후, 그들은 서로를 경쟁 상대로 보고 있었다.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다만 주주총회에 고영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고영란이 유남준이 파면되는 일 때문에 참석하지 않으려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회의가 시작된 지 10여 분이 지난 후,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모든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영란이 먼저 들어왔고 그 뒤로 유남준이 들어왔다. 맞춤 제작된 어두운색의 정장과 주름 하나 없는 정장 바지, 190센치의 키는 마치 런웨이에서 내려온 모델 같았다.모든 사람들은 그를 보자마자 놀라서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유성혁 부부는 그를 보자마자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돋았다. 유남준은 나타나서 한마디만 했다.“회의는 여기서 끝입니다.”사람들은 반기를 들 수도 없었다.호기롭게 연 주주총회는 어쩔 수 없이 끝났다.야망을 품고 왔던 청년들은 재빨리 꼬리를 빼고 도망갔다.매체 기자들이 얼른 기사를 보도했다.[유남준이 주주총회에 나타났다! 그의 눈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호산 그룹 주주총회가 해산되었다!]기사를 본 사람들은 얼른 댓글을 달았다.[역시 호산 그룹 대표이사답네. 너무 잘생긴 거 아니야?][저런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하마터면 인성 쓰레기라는 걸 잊을 뻔했네. 역시 얼굴이 다야.]박민정은 그 뉴스를 보면서 동공이 약간 떨렸다.유남준이라니?그럴 리가?그녀는 옆을 쳐다보았다. 유남준은 점자를 배우는 데 집중하느라 TV의 뉴스는
조하랑은 몇 마디 더 나누고 싶었지만 박예찬이 오는 것을 보고 얼른 전화를 끊었다.“예찬아, 왜 벌써 왔어? 오늘 일찍 끝났어?”조하랑은 박예찬을 다시 유치원에 데려다주려고 했다.박예찬은 진작 문앞에 와서 모든 대화 내용을 다 들었다. ‘쓰레기 아빠가 기억을 잃고 눈까지 멀어서 엄마랑 같이 살고 있는 거구나. 어쩐지 나를 빨리 이모 집에 두고 가려고 했지.’“응. 선생님이 날씨가 추워서 금요일에 일찍 오래. 이모, 선생님이 단톡방에서 얘기했잖아.”조하랑은 머리를 탁 쳤다.“미안해, 단톡방 메시지를 확인 못 했어.”운전 기사도 없었기에 박예찬은 혼자 걸어왔다.조하랑은 죄책감에 그를 꼬옥 안았다.“이리 와. 이모가 사죄의 의미로 뽀뽀해줄게.”박예찬은 얼굴을 구기면서 피했다.“싫어.”“알았어.”조하랑은 저도 모르게 실망했다.그 모습을 본 박예찬이 말했다.“이모, 죄책감이 들면 나를 데리고 신림현에 가줘. 엄마랑 같이 주말을 보내고 싶어.”그는 유남준이 어떻게 되었는지 보고 싶었다.“안돼.”조하랑이 바로 거절했다. 조하랑은 박민정에게 박예찬이 유남준과 만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다.하지만 박예찬이 입을 열었다.“며칠 전에 뉴스를 봤는데 다섯 살짜리 애가 혼자 집으로 가다가 길에서 교통사고가 났대. 여섯 살짜리 애는 혼자 집에 가다가 납치당했고...”“...”이건 일부러 조하랑이 죄책감을 느끼게 하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앞으로 널 데리러 가는 걸 잊지 않을게.”“그럼 주말에 친구 집에 가서 놀래.”“그래.”조하랑이 바로 대답했다.그녀는 박예찬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박예찬은 원래 처음부터 주말에 친구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조하랑이 동의하지 않을 것을 알았다.그래서 먼저 신림현에 가겠다고 한 후 조하랑이 동의하지 않으니 친구 집에 가겠다고 말을 꺼냈다.원래 사람들은 10만 원을 달라고 했다가 5만 원을 달라고 하면 그러려니 하고 주는 편이다. 오늘 박예찬이 유치원에 가자 아이들
신림현.박민정은 전화를 끊은 후 점자를 배우고 있는 유남준을 보면서 물었다.“뉴스 내용 들었어요?”“응.”유남준은 머리도 들지 않고 얘기했다.“나인척하는 사람이 있네.”“신경 쓰지 않아요?”박민정이 또 물었다.“민정아, 난 그저 너랑 잘 살고 싶어. 점자를 배워서 앞으로 너와 네 배 속의 아이를 잘 지키고 싶어.”유남준이 대답했다.아이...박민정의 손이 저도 모르게 배로 향했다.“무슨 아이를 말하는 거예요?”“어머님이 이미 알려주셨어. 네가 임신했다고.”유남준은 고개를 들어 박민정이 있는 방향을 보면서 얘기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눈이 멀었다고 해도 너와 아이는 꼭 지킬 거니까.”박민정은 고영란이 이 일까지 그에게 알려줬을 줄 생각도 못 했다. 어차피 유남준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 않는가.박민정은 차갑게 얘기했다.“배 속의 아이는 당신 아이가 아니에요.”유남준은 흠칫 굳었다.박민정은 그가 화를 낼 줄 알았지만 예상과는 달랐다.유남준은 손에 쥔 책을 더욱 꽉 쥐고 물었다.“누구 아이야?”“어차피 당신 아이는 아니에요.”박민정은 연지석을 방패로 삼고 싶지 않았다. 얼른 자리를 떠나 떨리는 심정을 감추려고 했다.하지만 유남준이 그녀의 손을 확 잡았다.“누구 아이인지 모르겠다면 그럼 내 아이야. 내가 잘 보살필게.”박민정은 멍해졌다.유남준의 아이가 아니라고 했을 뿐이지 누구의 아이인지 모른다고 한 적은 없다.박민정이 변명하려고 할 때, 유남준이 진지하게 얘기했다.“걱정하지 마. 기억을 잃기 전의 나는 큰 그룹을 관리했던 사람이야. 아무리 지금은 눈이 멀었다고 해도 너와 아이를 굶기지는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박민정은 그의 손을 뿌리쳤다. 변명하는 것도 귀찮게 느껴졌다.“됐어요. 당신만 잘 챙겨요.”박민정은 얼른 위층으로 올라가 계속 곡을 썼다.지금 그녀에게는 많은 돈이 있었지만 이후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전에 박씨 가문의 재산도 몇십조에 다다랐지만 결국 파산하지 않았는가.박민정이 고개를
“걱정하지 마요. 다시는 괴롭힘 당하지 않을 거니까.”박민정은 장명철과 대화를 나눈 후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바로 해외 회사에 연락해 은행 송금 기록을 보내오게 했다. 그리고 바로 장명철에게 넘겼다.장명철은 강연우처럼 대단한 변호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바움 그룹의 법무였기에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잘 알았다.일을 다 처리한 박민정은 심란해서 진정할 수가 없었다.5년 전. 그녀는 목숨으로 한수민과 사이를 끊었다.하지만 한수민은 또 돌아왔다.“민정아.”닫히지 않은 방문 틈 사이로 언제 왔는지 모를 은정숙이 박민정을 쳐다보고 있었다.그 소리를 들은 박민정이 고개를 돌렸다. 거의 하얘진 머리의 은정숙이 주름이 가득한 얼굴로 박민정을 쳐다보고 있었다.“아줌마, 왜 일어나셨어요?”“너무 오래 자서 더는 잘 수가 없어.”은정숙이 온화하게 웃었다.박민정이 얼른 일어나 그녀 앞에 가서 그녀를 부축했다.“그럼 저랑 나가서 같이 걸을까요?”“그래.”은정숙은 문앞에서 박민정의 통화내용을 들었다. 누군가가 돌아왔기에 박민정더러 조심하라는 말을 얼핏 들은 것 같았지만 은정숙은 더 캐묻지 않기로 했다.그녀는 박민정이 이미 다 컸다고 생각했다. 그녀를 따라다니며 엄마라도 부르던 아이가 아니었다.박민정은 두꺼운 외투를 은정숙에게 입혀준 후 유남준에게 말해놓고 나갔다.길에는 사람이 적었다.눈이 금방 그쳐서 길에는 눈이 높게 쌓여있었다.“민정아, 너 어릴 때는 눈 오는 걸 엄청 좋아했었는데.”은정숙이 작게 얘기했다.박민정은 그녀의 팔짱을 낀 채 얘기했다.“네. 눈이 오면 곧 명절이잖아요. 명절 때마다 새 옷도 있고 맛있는 것도 있었어요.”은정숙은 명절을 싫어한다고 박민정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한번은 박민정이 박씨 가문으로 돌아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녀는 흐릿한 두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면서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민정아, 내가 가기 전에 네 곁에서 널 지켜줄 사람을 보고 싶어.”박민정은 약간 흠칫하고 은정숙을 안으면서 눈시울을 붉
박민정은 그녀의 친엄마가 오늘 신림현에 왔다는 것을 전혀 생각도 못 했다. 게다가 그녀가 허름한 집에서 사는 것까지 들켰을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한수민도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오늘 그녀를 찾아온 건 장명철 손의 1600억 때문이다.며칠 전 한수민은 해외에서 이지원의 전화를 받았다. 박민정이 죽지 않고 진주로 돌아와 호산과 사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래서 한수민은 귀국했다. 그녀는 박민정 예전과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유남준과 이혼 소송이나 하면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다.허름한 집에 살면서 가정부랑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본 그녀는 운전 기사더러 다시 진주로 가라고 했다.진주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박민호에게 연락했다.“오늘 박민정을 봤는데 1600억은 박민정의 돈이 아닌 게 확실해.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지 그 돈을 손에 넣어야 해.”만약 박민정에게 1600억이 있다면 왜 이렇게 허름한 곳에서 살겠는가.“걱정하지 마요. 어머니.”말을 마친 박민호가 이어서 얘기했다.“어머니, 박민정이 뭐라고 안 해요? 누나와 아버지 일은 알고 있대요?”박민호가 말하는 누나는 박민정이 아니었다.“당연히 모르고 있지. 소현이한테 이런 쓸모없는 동생이 있다는 걸 알리지 않을 생각이야.”...박민정은 회사 대표까지는 아니었지만 한수민의 생각처럼 가난한 것도 아니었다.요즘 그녀는 곡을 써서 돈을 꽤 벌었다.어릴 때 은정숙과 같이 살면서 돈 없는 나날을 보내왔고 보청기를 사지 못했던 나날들을 떠올린 그녀는 이런 장애가 평범한 가정에게는 큰 압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박민정은 해마다 돈을 일부분 꺼내 자기와 같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치료비로 썼다.이곳에 살기로 한 것도 은정숙의 집이자 어릴 때 박민정의 집이기 때문이었다.물론 한수민은 모를 것이다.저녁.박민정은 은정숙을 휴식하게 한 후 자기와 유남준의 저녁을 만들기 시작했다.전부 그가 싫어하는 음식이었고 그가 싫어하는 당근도 가득했다.유남준은 홀로 음식을
박민정과 유남준이 결혼했을 때, 유남준은 서다희를 통해 그녀에게 카드를 줬었다. 액수도 마침 2억 4천만이었다.그때 서다희가 얘기했다.“여기에는 2억 4천만이 들어있습니다. 유 대표님이 주시는 생활비죠. 유 대표님이 말씀하길 땅 파서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물건을 사면 얼마를 썼는지 장부를 기록하라고 하셨습니다.”유남준과 같이 살겠다고 고영란과 얘기했을 때 박민정은 결심했었다. 전에 유씨 가문에서 겪었던 수모를 다 갚겠다고 말이다.이러면서 기억을 되찾을지도 모른다.남자에게 있어서 여자의 돈을 쓰면서 장부를 기록하는 건 자존심이 꺾이는 일이다.게다가 상대는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유남준이다.하지만 유남준은 그 카드를 건네받고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면서 얘기했다.“민정아,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줘. 같이 사게.”박민정은 약간 흠칫했다.“필요 없어요.”언제까지 연기할 수 있는지 지켜보자고.박민정은 자기 방에 돌아가 쉬었다.그녀가 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서다희가 들어와 집안일을 했다.서다희도 주주총회의 일을 알고 깜짝 놀랐다.어쩐지 며칠 전 고영란이 그를 해고하면서 앞으로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고영란은 참 독한 사람이었다. 유남준도 그녀의 친아들인데 말이다.서다희는 청소를 마치고 설거지도 끝냈다.유남준은 그를 데리고 밖의 차에 앉더니 카드 한 장을 꺼내 그에게 건네주었다.“대표님, 이건...”유남준은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말했다.“민정이가 나한테 돈을 줬어. 로봇청소기와 식기세척기를 사래.”서다희는 약간 의아해했지만 약간 기뻐 보이는 유남준의 말을 계속 듣기만 했다.“내가 돈이 없을까 봐 걱정하는 거야. 전에 골드 카드를 준 적 있는데 싫다고 했어.”오늘 점심, 유남준의 신분을 빼앗은 사람이 나타났을 때 박민정은 그를 관심해주었다.그리고 저녁에는 카드도 주었다.아마도 신분을 빼앗겨서 돈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서다희는 유남준의 말을 들으면서 그가 오해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대표님, 사모
박민정은 유남준이 이렇게 빨리 물건을 사고 아침까지 준비했을 줄은 몰랐다.테이블에는 죽도 있고 빵도 있고 우유도 있었고 또 과일까지 가득해 테이블을 다 채웠다.유남준은 그녀의 발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그리고 이건 영수증이야.”박민정은 그가 건네주는 영수증을 보면서 유남준이 정말 자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고 생각했다.“눈이 안 보인다면서 어떻게 산 거예요?”유남준은 우유를 그녀 앞에 가져다주면서 말했다.“핸드폰으로 음성을 보낼 수 있지.”박민정은 크게 의심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우유를 마셨다.데웠던 우유라서 아직 따뜻했다.박민정은 빵을 먹더니 또 일부러 트집을 잡았다.“밖에서 사 온 아침은 못 먹겠어요.”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 약간 멍해졌다.“하지만 난 밥을 차릴 수가 없어.”그는 아침을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기억을 잃은 후, 서다희가 서류를 보여주면 그는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하지만 요리는 정말 할 줄 몰랐다.“예전에는 어떻게 했는데요?”박민정이 물었다.그녀는 이지원이 그녀에게 보냈던 사진을 기억하고 있었다.유남준은 이지원과 있을 때마다 요리를 해주었다.유남준은 약간 말문이 막혔다가 대답했다.“잊어버린 것 같아.”박민정은 우유를 한 모금 마시고 얘기했다.“나도 전에는 요리할 줄 몰랐어요. 당신이 밖의 음식은 깨끗하지 않다고 해서 배운 거죠.”“배울게.”유남준이 바로 대답했다.“그럼 열심히 배워요.”박민정은 음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에 모든 아침을 다 먹었다. 그리고 떠나가면서 얘기했다.“요리할 때 손 데지 말아요.”그녀는 그저 대충 얘기했을 뿐이지만 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 아주 기뻐했다.그는 점자를 배우고 예전의 서류를 보고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은정숙과 박민정은 주방에 있으면서 핸드폰으로 요리를 배우는 유남준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다른 한 편.유씨 가문.돌아온 유남우는 유남준이 살던 곳에서 살고 있었다.유남준이
박예찬은 오늘 유지훈을 따라 유씨 가문에 와서 고영란이 찾았다는 아빠를 만나려고 했다.사실 그는 유남준을 대체한 남자가 누구인지 보고 싶었다.그래서 일부러 유지훈더러 자기를 데리고 유남준의 집에 가달라고 했다.“예찬아, 오늘에는 안 왔나 봐. 못 만나겠네.”유지훈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는 박예찬과 함께 처자식을 버린 남자를 혼내주려고 했다.박예찬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말로는 아주 속상한 척했다.“나중에 만나면 꼭 나한테 연락해.”“응.”유지훈은 자기 가슴을 두드리면서 말했다.“나중에 내가 유앤케이 그룹의 대표가 되면 꼭 혼내줄게.”유지훈은 나중에 성인이 되면 폭군이 될 게 분명했다.누구한테서 배운 건지.박예찬은 계속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키 큰 남자를 쳐다보았다.덩치가 큰 유남우는 검은 코트를 입고 눈을 맞고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두 사람을 발견하게 되었다.그의 얼굴은 유남준과 똑같았지만 박예찬은 단번에 그가 유남준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첫째로 유남준은 지금 신림현에 있다. 둘째, 쌍둥이인 박예찬은 다른 사람들보다 감각이 더욱 예민했다. 그래서 그의 아우라를 보고 유남준이 아니라고 판정했다.유남우는 박예찬을 보고 약간 멍해졌다.박예찬은 유남준의 어린 시절과 꽤 닮았다.유남우는 쌓인 눈을 밟고 걸어갔다. 유지훈은 그가 자기의 말을 듣고 화가 났을까 봐 겁이 나서 얼른 차렷자세로 서 있었다.“삼촌.”“응.”유남우는 차갑게 대답하고 박예찬을 쳐다보았다.“넌 누구야?”“아저씨, 안녕하세요. 전 박예찬이라고 해요.”박예찬이 부드럽게 얘기했다.박예찬은 눈에 조각처럼 잘생긴 유남우의 얼굴을 담으면서 한치의 떨림도 없이 얘기했다.아무리 유남우가 유남준 행세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박예찬은 딱 봐도 눈앞의 사람이 유남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박예찬...박씨?유남우의 동공이 약간 흔들렸다.유남우는 더 묻지 않았다. 박예찬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아저씨, 우리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