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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유남준은 말하면 말한 대로 행동했다. 가정법원을 떠난 후, 그는 다시 박민정을 찾지 않았다.

주변의 그 누구에게도 박민정에 관한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두원 별장은 한밤중에도 전등을 켜지 않았다.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집안의 유리 제품이 바닥에 떨어져 깨졌다.

그러자 바로 들어가려던 경호원이 물었다.

“대표님, 괜찮으세요?”

“꺼져!”

유남준은 큰 소리로 차갑게 말했다.

그러자 경호원은 어쩔 수 없이 바로 밖으로 나갔다.

유남준은 식탁 뒤에 서 있었고 유리 조각에 베인 손에서는 피가 흘렀다.

그는 마치 아픔을 못 느끼는 사람처럼 수도꼭지를 더듬어 열고 차가운 물에 상처가 난 손을 헹구고 있었다.

요 며칠 그는 단지 물건을 깨뜨렸을 뿐만 아니라 몇 번 넘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그는 집 안의 모든 위치를 기억해서 더 이상 잘못된 곳을 찾지 않았다.

그는 피가 멈출 때까지 손을 헹구다가 수도꼭지를 닫고 주방을 떠났다.

그리고 혼자 거실로 와서 소파에 앉았다.

그의 남은 기억 속에는 박민정이 이곳에 앉아서 그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었다.

집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오자 유남준은 또 경호원이 다시 온 줄 알고 짜증을 내며 말했다.

“꺼지라고!”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경호원이 아닌 고영란이었다.

고영란은 집안이 이렇게 어두운 것을 보자 눈살을 찌푸렸다.

“왜 불을 켜지 않은 거야?”

그녀는 거실에서 앉아 있는 유남준을 보고서야 자신이 말을 잘못한 것을 깨달았다.

눈이 먼 사람으로서 불을 켤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히터를 켜지 않았기에 실내는 몹시 추웠다. 그래서 고영란은 걸어가서 히터를 켜고 유남준 앞으로 왔다.

“남준아, 네 몸도 이젠 거의 나았어. 엄마가 최근에 몇몇 집안의 아가씨들을 보았는데. 다 예쁘기도 하고 조건도 괜찮아. 게다가 다들 널 어렸을 때부터 좋아해 왔대. 내일 시간이 되면 한번 만나보지 않을래?”

고영란이 말한 여자들은 전부 이제 겨우 스무 살이었다.

모두 젊고 예뻤고 게다가 아이를 낳기에 신체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

고영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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