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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유남준은 공항이 아닌 정림원으로 돌아가 사람을 시켜 박윤우가 썼던 칫솔을 병원에 가져가 유전자 검사를 맡기도록 했다.

다른 한편 조하랑과 박예찬은 이미 비행기에 탑승했고 누군가가 미행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창밖의 세상은 온통 하얀색이었다. 조하랑은 밖을 내다보며 마음을 내려놓았다.

“앞으로는 좀 조용히 살 수 있겠구나...”

박예찬은 대답이 없었다. 뭔가 걱정거리가 있는 듯한 얼굴이었다.

조하랑은 그가 유치원 친구들과 떨어지는 게 아쉬워서 그러는 줄만 알고 그를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나중에 동민이 데리고 널 보러 갈게.”

그 말에 비로소 정신을 가다듬은 박예찬이 그녀를 보며 짧게 대답했다.

“응.”

조하랑은 더 얘기를 나누려고 하다가 박예찬이 앞좌석 주머니 안에 있는 신문을 꺼내 들고 보자 입을 닫았다.

신문 헤드라인에는 아직도 이지원의 뉴스로 도배되어 있었다. 아마 한 일주일 정도는 열기가 식지 않을 것 같았다. 외부에서는 모두 이지원이 유남준의 여자 친구인 줄로만 알고 있으니 말이다.

대충 훑어보고 흥미를 잃은 박예찬은 신문을 얼굴 위에 덮고 잠깐 잠을 청했다.

조하랑은 옆에 앉은 조그만 아이를 보며 한창 귀여울 나이에 왜 저렇게 애어른 같을까, 하며 속으로 감탄했다.

박예찬은 진주에 있는 동안에 한 번도 아빠를 찾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고 집에 가겠다는 말도 없었다. 다시 외국으로 돌아가는 지금도 그는 여전히 침착하고 차분한 표정이기만 하다.

박민정이 있는 항구도시 오르후스에 도착하려면 아직도 일여덟 시간은 족히 가야 하기에 조하랑도 눈을 감고 좀 자기로 했다.

그리고 8시간 뒤.

시차 때문에 오르후스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한밤중이었다.

박민정은 진작부터 마중 나와 기다리고 있다가 조하랑과 박예찬을 발견하고 다가오면서 그들을 불렀다.

“예찬아, 하랑아.”

박민정은 종종걸음으로 뛰어가 박예찬을 안았다.

박예찬은 뽀송뽀송하고 발그스름한 얼굴을 엄마의 품에 비볐다.

“엄마.”

“가자. 우리 먼저 집으로 가자.”

한편 집에서는 은정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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