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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얼른 내려줘요.”

근육으로 다져진 유남준의 튼실한 어깨를 때리면서 박민정은 계속 발버둥을 쳤다.

물론 유남준에게는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 ‘주먹질’이었다.

별로 반응이 없자, 박민정은 어이가 없어서 꼬집기 시작했다.

유남준은 그제야 약간 아파하면서 박민정을 침대 위로 살포시 내려놓았다.

“좀만 더 같이 있어 주면 안 돼?”

이윽고 유남준도 침대 위로 올라와 박민정을 품속으로 끌어안았다.

“실명한 뒤로 어두운 게 딱 질색이란 말이야. 나도 어두운 거 무서워.”

무서울 게 하나 없어 보이는 남자가 어둠이 무섭다고 하고 있다.

박민정은 약간 믿어지지 않았다.

‘말도 안 돼...’

물론 이 또한 박민정을 자기 곁에 남겨두려고 유남준이 짓어낸 거짓말일 뿐이다.

마음이 약해진 박민정이 서둘러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그 확신은 한 치의 오차도 벗어나지 않았다.

박민정은 더 이상 급히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아무리 강한 남자에게도 약한 모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남기로 했다.

“그럼, 남준 씨 잘 때까지 여기 있을게요. 남준 씨 잠에 들고 나면 그때 갈게요.”

유남준의 뜻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30분 뒤, 유남준은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었다.

한 시간 뒤, 유남준은 여전히 두 눈에 잠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유남준의 품에 기대어 있던 박민정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에 들게 되었다.

바로 그때 박민정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유남준은 곤히 잠든 박민정을 깨우지 않으려고 밖으로 나갔다.

“엄마, 왜 아직도 안 와?”

아들 박윤우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 들려왔다.

유남준은 그 소리를 듣고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민정이 오늘 여기서 잘 거야. 집에 안 간다는 소리야.”

익숙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박윤우는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

이윽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물었다.

“아빠?”

“그래. 나야.”

“바보 된 거 아니었어요?”

박윤우는 이 상황이 매우 반가웠다.

그 질문에 유남준은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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