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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작가: 윤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11 19:01:02
그 말을 듣고서 함미현은 더욱 초조해졌다.

“너 계속 고집 피울 거야? 엄마가 가자고 하면 바로 따라서 가는 거야!”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해진 함미현은 당장이라도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일초라도 더 있으면 박민정이 모든 사실을 알 것만 같아서 말이다.

결국 동하는 눈물범벅이가 된 채로 함미현에게 안겨서 갔다.

박민정은 문 앞에서 서서 점점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착잡하기만 했다.

“엄마, 왜 그래?”

멍하니 서 있는 박민정을 보고서 박윤우는 박민정이 함미현 모자를 싫어하는 줄 알고 먼저 말했다.

“엄마, 저 사람들 싫으면 나 앞으로 동하랑 같이 놀지 않을게.”

“아니, 윤우야, 내일 동하 집으로 불러. 우리 집에서 동하랑 놀아.”

박민정의 말에 박윤우는 그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왜 그래야 하는데?”

“엄마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

박민정은 박윤우와 눈높이를 맞추면서 말했다.

박민정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에 박윤우는 두말 할 것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한테 도움만 된다면, 나 누구랑도 놀 수 있어.”

그 말에 박민정은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고마워. 근데 놀고 싶은지 아닌지 선택권은 너한테 달렸고 무리하지 않아 돼.”

이러한 상황에서도 박민정은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가장 첫 순위에 놓았다.

하지만 박윤우는 고개를 저었다.

“실은 동하랑 노는 거 재미있어. 나한테 형이라고 한 사람도 동하도 처음이야.”

줄곧 동생으로 살아온 박윤우인지라 형 소리를 듣는 것이 무척이나 좋고 흥분되었다.

“그래? 그럼, 계속 동하랑 놀도록 해.”

“그렇게 할게.”

박윤우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

밥을 먹고 난 뒤, 박민정은 유남준을 찾아가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 주었다.

“정 대표님 실력이 그정도 일 줄은 몰랐어요. 듣기로는 어르신도 뭐라고 하시지 못했데요.”

박민정 역시 도우미에게서 들은 내용이다.

정수미가 유지훈을 혼내고 있을 때, 유명훈은 말리기는 커녕 함께 유지훈을 혼냈다고 한다.

“서울에서 정씨 가문의 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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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른 내려줘요.”근육으로 다져진 유남준의 튼실한 어깨를 때리면서 박민정은 계속 발버둥을 쳤다.물론 유남준에게는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 ‘주먹질’이었다.별로 반응이 없자, 박민정은 어이가 없어서 꼬집기 시작했다.유남준은 그제야 약간 아파하면서 박민정을 침대 위로 살포시 내려놓았다.“좀만 더 같이 있어 주면 안 돼?”이윽고 유남준도 침대 위로 올라와 박민정을 품속으로 끌어안았다.“실명한 뒤로 어두운 게 딱 질색이란 말이야. 나도 어두운 거 무서워.”무서울 게 하나 없어 보이는 남자가 어둠이 무섭다고 하고 있다.박민정은 약간 믿어지지 않았다.‘말도 안 돼...’물론 이 또한 박민정을 자기 곁에 남겨두려고 유남준이 짓어낸 거짓말일 뿐이다.마음이 약해진 박민정이 서둘러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역시나 그 확신은 한 치의 오차도 벗어나지 않았다.박민정은 더 이상 급히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아무리 강한 남자에게도 약한 모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남기로 했다.“그럼, 남준 씨 잘 때까지 여기 있을게요. 남준 씨 잠에 들고 나면 그때 갈게요.”유남준의 뜻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30분 뒤, 유남준은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었다.한 시간 뒤, 유남준은 여전히 두 눈에 잠이 하나도 없었다.오히려 유남준의 품에 기대어 있던 박민정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에 들게 되었다.바로 그때 박민정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유남준은 곤히 잠든 박민정을 깨우지 않으려고 밖으로 나갔다.“엄마, 왜 아직도 안 와?”아들 박윤우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 들려왔다.유남준은 그 소리를 듣고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민정이 오늘 여기서 잘 거야. 집에 안 간다는 소리야.”익숙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박윤우는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이윽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물었다.“아빠?”“그래. 나야.”“바보 된 거 아니었어요?”박윤우는 이 상황이 매우 반가웠다.그 질문에 유남준은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70화

    “앞으로 그렇게 하지 마요.”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박민정은 유남준을 등지고 재빠르게 침대에서 일어나 옷방으로 달려갔다.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확인해 보니 목에 키스 마크도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뛰면서 머릿속에는 온통 꿈속의 장면들뿐이었다.유남준은 밖에 가만히 앉아 있었고 조금 전 꽤 화난 듯한 박민정의 모습을 생각하고 있었다.그윽한 눈빛으로 옷방만 바라보고 있던 그때 박민정이 걸어 나왔다.박민정은 머리카락을 풀어 헤친 채 키스 마크를 가리고 있었다.워낙 더운 계절이라 목폴라를 입을 수도 목수건을 두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그뿐만 아니라 임신한 몸으로 많이 입을수록 답답하기도 하다.“그만 갈게요. 우리 윤우 지금 잔뜩 뿔났을 거예요.”박민정은 다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 모습을 보고서 유남준은 덥석 박민정의 손을 잡았다.“화났어?”박민정의 마음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유남준이다.왜 화가 났는지, 지금 박민정의 마음속에서 자기와 유남우 사이에 누가 더 중요한지 알 수 없었다.박민정은 화난 척을 하면서 대답했다.“화 나는 게 당연한 거 아니에요? 새벽에 간다고 미리 약속까지 했는데... 앞으로 이러지 말아요.”이윽고 유남준의 손을 뿌리치고 서둘러 ‘탈출’했다.왠지 모르게 유남준과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이런 모습이 수줍음의 표현이라는 것을 모르고 유남준은 박민정이 자기를 싫어한다고 착각하게 되었다.박민정이 가고 나서 도우미는 홀로 멍하니 창가에 앉아 있는 유남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큰 도련님 또 베란다에 앉아계셔. 맨날 저러시는데 어떡하지?”유남준에게 아침상을 가져다줘도 유남준은 먹지 않았다.“아침도 안 드시고 혹시 화나신 거 아니야?”그 누구도 도우미들 사이의 의문을 풀어줄 수 없었다.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온 박민정은 아침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고 웃음이 얼굴이 걸려 있는 박윤우를 보게 되었다.“엄마, 왔어?”외박한 자기한테 박윤우가 당연히 화를 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7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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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72화

    물론 염혜란의 목숨에도 관련된 일이다.박민정은 함미현에게 사실을 알리고 염혜란의 행방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물어볼 작정이었다.오후.오전 내내 닥치는 대로 돌고 돌아온 함미현은 박민정 모자가 이미 갔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집으로 들어서니 박민정은 책을 보고 있었고 두 아이는 여전히 지칠 줄 모른 채 놀고 있었다.함미현은 그 광경을 보고서 박민정을 피하고자 다시 나가려고 했다.발걸음을 돌리려던 그 순간, 박민정의 소리가 들려왔다.“미현 씨, 저 이제서야 생각났어요! 미현 씨 양모 존함이 염혜란 맞죠?”함미현은 그대로 얼어붙고서 계속 거짓말을 하고 싶었다.“민정 씨, 그게 무슨 소리예요? 전...”그러나 거짓말을 채 하기도 전에 동하가 입을 열었다.“아줌마가 우리 할머니 이름을 어떻게 알고 계세요?”함미현은 더 이상 변명하고 싶어도 변명할 길이 없었다.이마에 땀이 송골송골해진 채로 인정할 수밖에.“맞아요. 양모 이름이 염혜란이에요. 돌아가신 민정 씨 어머니 간병인으로 일했었고요.”순간 모든 걸 순순히 내뱉고 있는 함미현의 모습을 보고서 박민정은 이상하기만 했다.‘물어볼 때는 아니라고 하더니...’“그럼, 그 별장에서 우리 처음 만난 거 맞죠? 윤소현 씨가 미현 씨 일가족을 납치했었던 그때 말이에요.”박민정은 계속 물었다.궁지로 몰린 함미현은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그날은 하도 늦은 밤이기도 하여 시야도 밝지 않았어요. 미현 씨도 저처럼 얼굴을 확인하지 못해서 기억나지 않았나 봐요.”함미현은 의아한 눈빛으로 박민정을 한번 보고서 박미정의 말에 따라 일단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깜빡하고 있었어요. 워낙 기억력이 좀 약한 편이라...”“저도 그래요. 이제서야 생각났지 뭐예요.”박민정은 조심스레 하나씩 떠보았는데, 떠보면 떠 볼 수록 함미현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분명 숨기고 있는 게 있어.’‘설마 아주머니 실종과 관련되어 있을까?’“저 9월이면 아이 출산하는 데, 아주머니한테 좀 부탁하려고 했었거든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73화

    하나둘씩 떠보고 난 박윤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동하야, 정수미가 네 외할머니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었어?”동하는 잠시 멈칫거리더니 박윤우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잠시 후, 동하는 큰 결심을 내린 듯한 모습을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 엄마가 그랬는데, 지금 외할머니는 가짜라고 했어.”“가짜라고?”박윤우는 믿어지지 않았다.하지만 동하는 확신에 찬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지막이 말했다.“윤우 형한테만 알려주는 일이니 비밀 꼭 지켜야 해.”“알았어. 약속 지킬게.”힘껏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박윤우는 동하를 데리고 구석으로 가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듣게 되었다.“우리 엄마랑 외할머니 통화 내용을 내가 들은 적이 있어. 지금 ‘정 대표님’이라고 불리는 그 사람은 우리 엄마의 엄마가 아니라고...”박윤우는 그냥 박민정을 도와 대략적인 상황만 알아보려고 했으나, 하늘을 뒤흔들 만 한 비밀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그러나 동하는 이제 겨우 4살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라 진실성 여부 판단이 필요하다.정수미처럼 똑똑하고 예리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딸을 친딸로 받아들일 리도 없다면서 순간 백 가지 의문이 치밀어올랐다.하물며 친자 확인 검사도 했을 것인데...“두 사람 친자확인 검사는 했어?”‘친자확인 검사?’동하는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윤우 형, 친자확인 검사가 뭐야?”“병원에서 하는 일종의 검사인데, 네 엄마랑 ‘정 대표님’ 사이에 혈연관계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는 검사야.”박윤우는 간단한 말로 설명해 주었다.그러나 동하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채로 박윤우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머리를 가로저었다.‘그래... 너무 어려운 단어일 거야.’동하와 헤어지고 나서 박윤우는 보물을 받치듯이 박민정에게 자기가 알아낸 비밀을 알려주었다.“엄마, 아까 동하가 그랬는데, 동하 정씨 가문의 외손자가 아니래.”그 말을 듣고서 박민정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뭐라고?”“자기 엄마랑 외할머니 통화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는데, 그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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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는 넓지 않아서 다른 엄마들은 성훈이의 말을 들었다. 그러자 다들 곁눈질하며 손연서를 보며 놀렸다.이 사람 중 대부분은 주부다.손연서는 그녀들과 달리 친정 손씨 가문의 사업을 도맡고 있다.그래서 많은 엄마가 그녀를 부러워하고 질투한다.지금 그녀가 사생아 때문에 이렇게 골머리를 앓는 것을 보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성훈이는 아직도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손연서를 조롱했다.“우리 엄마한테 들었어요. 당신이 아이를 낳을 수 없어서 나를 아들로 받아들인 거라고. 하지만 나는 영원히 당신을 엄마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나는 당신이 싫어요. 내가 커서 우리 아버지의 회사를 인수하면 당신을 쫓아낼 거예요. 그때 되면 당신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할머니로 되겠죠.”손연서는 안색이 안 좋았지만 아이와 따지고 싶지 않았다.박민정은 손연서를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서 바로 말했다. “연서 씨, 나하고 같이 앉아요. 예찬이보고 성훈이랑 앉게 하고요.”박예찬도 유난히 눈치가 빠르고 철이 들었다.“연서 아줌마, 우리 엄마랑 같이 앉아요. 우리 엄마가 아줌마랑 얘기 나누고 싶대요.”손연서는 그들 모자를 고마워하며 예찬이와 자리를 바꾸었다.박예찬이 옆에 앉자 성훈이는 순식간에 착한 아이로 변해 말도 안 하고 얌전히 앉아 있었다. 핸드폰도 하지 않고 말이다. 성훈이의 모습을 보고 손연서는 박민정에게 말했다. “참 웃기죠?”박민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연서 씨가 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말아요. 자기 생각도 하면서 말이에요.”이렇게 어린아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봐서 커서도 별로 의지가 될 수 있는 아이가 아닐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맞는다. 친자식도 기댈 수 있을지 말 지인데 사생아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손연서는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내 아이와 진짜 가족을 갖고 싶죠. 하지만 이런 건 지금의 나에게 너무 사치에요.”모두 자신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2화

    “지훈아, 빨리 이리 와!”그녀는 박민정을 외면한 채 아들에게 소리쳤다.유지훈은 박민정의 뒤에 숨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싫어요. 가면 때릴 거잖아요.”이 말을 들은 최현아는 화가 났다. 최현아는 박민정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할까 봐 무서워서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지훈아. 엄마가 방금 너무 급했어. 이리 와봐. 절대 때리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유지훈은 여전히 그녀한테로 가려 하지 않았고 최현아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싫어요. 안 믿어요. 흥.”그는 말을 마치고 쏜살같이 달아났다.최현아는 자신이 이런 아들을 만났다는 것에 화가 났다. 그녀는 화를 참으며 유지훈을 따라갔는데 일부러 박민정의 어깨를 세게 치면서 지나갔다. 박민정은 어이가 없었지만 최현아를 외면하고 손연서를 비롯한 그녀들을 찾아갔다.그녀들은 박민정을 보자마자 손을 흔들었다.최현아의 포섭을 받은 엄마들은 박민정을 외면한 채 못 본 척했다.그녀들은 호산 그룹의 이인자인 최현아의 시아버지가 돌아왔다는 것만 알고 있다. 유남우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 자리는 당연히 최현아 시아버지의 것이다.그래서 그녀들은 최현아한테 잘 보이려 했다. “민정 씨, 이리 와서 앉아요. 이따 같이 차를 타고 교외로 가요.”손연서가 말했다.“좋아요.”박민정이 가서 앉았다.지원 엄마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예찬 엄마, 방금 최현아가 다른 엄마들이랑 말한 게, 예찬 엄마를 왕따 시키면 그 사람들의 남편이 호산 그룹과 합작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어요.”지원 엄마는 전에 어느 라인에 서야 할지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 그녀는 박민정이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최현아는 박민정의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전에 아이를 왕따시킨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부모까지 왕따시키네요.”박민정은 다른 엄마들을 봤다. 이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있었는데 박민정이 자기들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입을 다물고 멀리 피했다. 도한 엄마가 말했다. “신경 쓰지 말아요.”솔직히 말해서 이 세상 대부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1화

    [여러분 남편은 같이 가나요?]단톡방에서 한 사람이 물었다.다른 사람들이 답장을 보냈다. [제 남편이 너무 바빠서 못 갈 걸요?][맞아요. 우리 남편도 주말엔 회사 일로 바빠요.][우리 엄마들끼리 가면 되죠. 남편은 일하라고 하고요.][...]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대부분 사람의 남편이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알고 박민정은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밤에 그녀가 자고 있을 때 유남준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뭐 해요?][이제 자려고요.]박민정이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유남준은 아직 방성원과 함께 있다. 두 사람의 아내가 모두 박씨 가문 저택에 있으니 불쌍한 남자 둘이서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았다. 그는 박민정의 무뚝뚝한 답장에 좀 섭섭했다. [아니야. 자.]이 메시지를 보고 박민정은 잘 준비를 했다. 근데 문뜩 생각해보니, 예찬의 아버지인 유남준도 친자 활동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았다.[저기, 예찬이 유치원에서 내일 친자 활동이 있어요. 시간이 있으면 오고 시간이 없으면 오지 않아도 돼요. 잘게요.]그녀는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바로 누워 잤다.유남준이 가든 말든 어쨌든 그녀는 아들의 친자 활동에 참여할 것이다.이튿날 아침 일찍 박민정은 일어나서 셰프와 함께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했다.진서연은 하품하며 걸어 나왔다. “보스, 왜 이렇게 일찍이 일어나서 음식을 직접 만드는 거예요?”“오늘 예찬이 유치원에서 친자 활동이 있어. 거기 갈 때 가지고 갈 것이야.”박민정이 말했다.“그렇군요.”진서연은 눈을 비비며 씻으러 갔다.집의 세 여자가 모두 일어났다. 박민정은 이미 먹을 것을 준비해 두었고 그녀들의 것도 남겨 주었다.그녀가 유치원으로 가려 할 때 손연서와 도한 엄마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민정 씨, 오늘 와요?][당연하죠.][잘됐네요. 우리 오랫동안 못 봤잖아요.][근데 조심해야 해요. 오늘 최현아가 좀 이상한 것 같아요.]먼저 어린이집에 온 손연서는 최현아가 수많은 아줌마와 사석에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0화

    “아니에요. 별장 청소와 정리는 가정부가 하면 돼요.”박민정의 말에 설인하가 고집을 부렸다.“안 돼요. 그 얘기는 이미 청소는 모두 제가 하기로 했잖아요. 그대로 해요. 민정 씨, 나와 방성원의 관계 때문이라면 이러지 않아도 돼요. 그리고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긴 하지만 전부 처음부터 배울 거예요.”설인하는 박민정이 거절할까 봐 박민정이 다른 말을 하기도 전에 청소하기 시작했다.박민정은 설인하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별장 관리인을 불러서 앞으로 매월 급여 발급할 때 설인하에게도 주라고 지시했다.사실 박민정이 설인하에게 별장 청소를 시키지 않은 것은 방성원과의 관계 때문이 아니라 현재 그녀의 몸 상태가 감당을 못할까 봐서였다.게다가 박민정이 설인하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그녀도 예전에는 부잣집 딸로서 아무 일도 해본 적이 없이 자랐었다.설인하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결혼한 후 어떤 일을 겪었을지를 생각하며 마음 아파했다.설인하는 집 안 청소도 하고 또 주동적으로 진서연을 찾아서 업무상의 일을 시작했다.박민정은 소파에 앉아서 휴식하고 있었는데 진서연이 언제 나갔었는지 밖에서 들어오며 말했다.“보스, 정민기 씨가 찾아요.”“알았어.”박민정은 소파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자, 정민기가 손에 서류 더미를 들고 있었다.“전에 조사하라고 한 함미현에 관한 자료예요. 출생한 병원과 그때 혈액 등 기록들이에요. 서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함미현은 정수미의 친딸이 아니에요.”박민정이 서류를 받아보자, 거기에는 함미현의 출생 관련 기록들이 그대로 있었다. 만약 염혜란이 입양한 거라면 이런 내용을 모두 만들었을 수는 없을 것이다.“최근에 염혜란 씨에 대한 소식은 없어요?”박민정의 물음에 정민기가 신중한 표정으로 변하며 말했다.“사람을 시켜서 염혜란 씨 집 근처 CCTV를 모두 조사했는데 그중 한 카메라에서 종적을 찾았는데 옆으로 차 한 대가 지나가면서 염혜란 씨도 같이 화면에서 사라졌어요. 그 차를 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09화

    박민정은 전혀 여지를 주지 않았다.“그건 무슨 말이에요? 우린 이혼했으니 같은 집에서 살면 안 되는 거잖아요.”유남준은 고개를 숙여 박민정의 등의 양양한 표정을 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박윤우를 불렀다.“윤우야.”박윤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유남준을 보며 물었다.“아빠, 왜요?”박민정은 순식간에 당황하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갈 곳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유치하게 할 거예요?”유남준이 말했다.“윤우야, 아빠는 이제 갈게.”박윤우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빠, 우리랑 같이 살지 않을 거예요?”박민정은 유남준이 겁먹은 척 자기를 바라보는 모습이 어이가 없고 화가 났지만, 박윤우 때문에 목소리를 낮추었다.“정말 그렇게 유치하게 아이를 이용할 거예요?”유남준은 모르는 체하며 대답했다.“이용한다고 말하면 안 되지. 윤우는 내 아들이고, 지금 그 금쪽같은 아들이 한 가족이 화목하게 함께 살기를 바라는 거잖아.”그는 또 고개를 돌려 박윤우를 보며 말했다.“윤우야, 아빠도 윤우랑 같이 살고 싶어. 그런데...”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윤우의 눈빛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박민정이 말했다.“아빠도 우리와 같이 살고 싶지만 지금 서연 이모와 수아 이모 그리고 인하 이모까지 우리 집에서 살고 있어서 아빠가 갑자기 들어오면 모두 불편할 거야.”결국 유남준은 박민정의 이유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박윤우는 비록 박민정과 유남준이 함께 살기로 바랐지만, 세 명의 예쁜 여인들 때문에 하는 수 없이 포기했다.“아빠, 조금만 더 참아요.”그는 유남준 곁에 가서 속삭였다.순간 유남준은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래, 알았어. 윤우만 믿고 있을게.”이 말은 박윤우에게 아주 효과가 있었다.“걱정하지 마세요.”유남준을 떠나보낸 후, 박윤우는 자기를 믿는다고 한 말에 더 책임감을 느꼈다.박민정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윤우야, 방금 아빠와 무슨 말을 한 거야?”“별거 아니에요. 아빠한테 엄마를 잘 돌봐달라고 했어요.”“그래.”박민정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08화

    박윤우의 말에 박민정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윤우야, 모든 엄마와 아빠들의 표현 방식이 다 같은 건 아니란다.”옆에 있던 유남준이 갑자기 말을 이었다.“그래서 나에 대한 표현 방식은 내가 싫다는 거네? 손을 잡는 것도 싫을 만큼?”박민정이 당황해하며 대답했다.“그렇게 말한 적 없어요.”그녀의 말에 박윤우가 눈을 크게 뜨고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엄마, 그럼 아빠를 안아주고 뽀뽀해요.”박민정은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다.“윤우야...”“결국 나와 형은 온전한 가족을 수가 없네요. 우리 반 옥미의 엄마와 아빠도 처음에는 서로 안고 뽀뽀하는 것을 싫어하다가 나중에 이혼했고 또 서로 다른 사람을 찾아 아이도 낳았대요.”말을 마친 박윤우가 고개를 숙이자 눈물이 흘러내렸다.“엄마와 아빠도 이혼하고 지금 저를 속이는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다른 동생들이 생기면 나와 예찬이 형은 신경도 안 쓸 거예요?”박윤우의 우는 모습은 유난히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박민정은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이 휴지를 꺼내 그의 눈물을 닦아주며 달랬다.“윤우야, 말도 안 되는 생각하지 마. 엄마와 아빠가 왜 너랑 예찬이를 모르는 체하겠어?”그러고는 유남준을 보며 물었다.“그렇죠?”유남준은 박민정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우리가 계속 이렇게 지내면 정말로 우리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우우우...”박윤우가 더욱 크게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유남준이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윤우야, 걱정하지 마. 아빠는 절대 다른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엄마가 너를 원하지 않아도 아빠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박민정이 얼굴을 찡그리며 소리쳤다.유남준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내가 틀린 말 했어? 윤우와 예찬이는 너의 마음속에서 연지석 씨와 에리 씨가 나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다 알고 있어.”이건 질투였다.박민정은 유남준이 시력을 회복한 후 제일 처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07화

    박민정은 유남준이 주는 것을 덥석 받았다가 나중에 후회하기 싫었다.게다가 두 사람은 이미 남남인데 이런 귀중한 것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유남준은 박민정이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할 줄 몰랐다.“정말 싫어?”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너무 커요.”“그럼 내가 예찬이와 윤우에게 주는 거라고 생각해. 얘들이 아직 어리고 양육권은 당신에게 있으니, 그들의 후견인으로 잠시 보관하는 거로 하면 되잖아.”박민정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그런 거라면 얘들이 큰 다음에 직접 주면 되잖아요.”차 안의 분위기가 더 살벌해졌다.앞 좌석에 앉아 있던 서다희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사모님, 제 생각에는 사모님이 지금 받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대표님께서 지금은 얘들에게 준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주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만약 대표님이 나중에 다른 분하고 결혼해서 아이가 생겨서 그 아이에게 주면 어떡해요. 그렇게 되면 예찬 도련님과 윤우 도련님에게는 너무 큰 손실이잖아요.”“...”유남준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박민정도 당황해하더니 마음속으로는 서다희의 말에 도리가 있는 것 같았다.‘맞아, 아빠가 애들에게 주겠다는데 거절할 필요 없잖아.’“좋아요. 그럼 예찬이와 윤우 대신해서 먼저 받을게요.”박민정은 서류를 받았다.그들이 서류로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어느덧 차는 유치원에 도착했다. 박윤우는 워낙 귀엽고 잘생긴 데다가 얼마 전에 유씨 가문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본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박윤우와 같이 놀라고 했기 때문에 현재 인기가 대단했다.“윤우야, 오늘 너의 엄마 아빠가 같이 데리러 오는 거야?”한 아이가 묻자, 박윤우가 고개를 연거푸 끄덕였다.“응.”“엄마 아빠가 같이 데리러 온다니 부럽다.”박윤우는 기쁨을 감추지 않고 환하게 웃고 있다가 유남준의 차를 발견하고는 달려가지 않고 오히려 박민정에게 전화했다.“엄마, 아빠 손잡고 여기로 와주시면 안 될까요?”박민정은 아들이 왜 굳이 유남준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06화

    이지원을 금방 보내고 난 박민정은 조하랑의 말에 깜짝 놀랐다.“뭐라고? 결혼? 누구랑 하는데?”“김인우 씨일 것 같아.”‘같아?’박민정은 순간 충격에 멍해졌다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물었다.“하랑아, 너 인우 씨 할아버지 때문에 잠시 동의한 거지 절대 결혼은 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 않았어?”“오늘 할아버지가 위독하셨는데 유일한 소원이 나와 김인우 씨가 결혼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할아버지를 실망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 결혼하기로 했어.”조하랑이 설명했다. 그녀는 어차피 지금 당장 좋아하는 사람도 없었기에 누구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나중에 할아버지가 떠나가신 후에 두 사람이 안 맞으면 그때 다시 이혼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박민정은 조하랑의 대답에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하랑아, 결혼은 그렇게 간단한 거 아니야. 너의 의지가 중요한 거야. 절대 그 할아버지의 말에 흔들려서 억지로 하면 안 돼.”“괜찮아. 억지로 하는 거 아니야. 아빠 말씀처럼 김씨 가문에 시집가면 하루아침에 재벌이 되는 거잖아.”조하랑이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민정아, 걱정하지 마. 사실 따지고 보면 내가 이득 보는 거잖아.”조하랑은 오래전에 사랑을 포기했다.과거에 그녀도 강연우와 깊은 사랑을 했었지만 결국은 강연우가 그녀를 배신하고 떠나버렸기 때문에 지금 그녀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결혼할 수 있었다. 어차피 김인우를 사랑하지 않기에 배신도 없을 것이고 따라서 슬프지 않을 것이다.“하랑아, 어찌 됐든 내 말은 네가 원하지 않은 건 절대 하지 마.”“알았어. 끊을게.”조하랑은 전화를 끊고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김인우와 마주쳤다.그녀만 보면 말을 비꼬아서 하던 김인우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할아버지는 절대 빨리 돌아가시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후회되면 지금 가서 얘기해요.”조하랑은 이미 결심을 굳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만약 인우 씨가 후회되면 언제든지 얘기해요. 인우 씨의 선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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