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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작가: 윤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05 19:00:18
박민호는 박 씨 본사를 나와 돌아가던 중 몇 대의 차에 의해 길 한복판에서 가로막혔다.

그는 당황스러워했지만 곧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무기를 들고 다가오는 것을 보고 사태를 파악했다.

서둘러 창문을 닫고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박민정이 떠올랐다.

“누나, 제발 와서 나 좀 구해줘! 누군가 내 목숨을 노리고 있어!”

박민호는 자신을 이렇게 대놓고 위협하는 이들이 상당한 배후를 지닌 사람들일 것이라 직감했다.

비록 똑똑하진 않지만 그를 노리고 있는 이는 분명 윤 씨 가문 사람임을 알고 있었다.

박민정은 전화를 받자마자 그쪽에서 들려오는 차를 부수는 소음과 남자들의 위협적인 외침을 들을 수 있었다.

“빨리 나와! 안 그럼 널 죽여버릴 거야!”

박민호는 차 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겉보기엔 허세를 부리느라 비싼 차를 샀지만 그 덕분에 장비가 좋은 차 안에 있어 버틸 수 있었다.

“누나, 들리지? 제발 나 좀 구해줘. 가능하면 둘째 형도 불러와.”

그는 박민정의 능력이 크게 뛰어나다고 믿진 않았지만 그녀의 뒤에 유남우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박민정은 바로 일어서서 말했다.

“주소를 보내줘. 지금 바로 갈게.”

박민호는 곧바로 위치를 보냈다. 박민정은 망설임 없이 정민기를 불러 사람들을 데리고 가도록 했다.

박민호는 전화가 끊긴 후 박민정이 반드시 와서 자신을 구해주길 빌었다.

만약 그가 이대로 죽는다면 절대 편히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차 밖에서는 사람들이 여전히 차량을 두드리고 있었고 박민호는 온몸을 떨면서 평생 저지른 좋고 나쁜 일들을 하나하나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그동안 그토록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렇게 박민정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한편, 박민정도 차를 타고 박민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녀가 있는 곳이 박민호가 사고가 난 곳에서 가깝긴 했지만 임신 중인 그녀는 자신이 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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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 도착한 후 박민정은 박민호의 수술비를 지불하고 몇 마디 당부의 말을 남기고 떠나려 했다. “누나, 오늘 고마웠어.” 박민호는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비록 평소에는 감사할 줄 모르고 무심했지만 오늘 목숨을 걸고 도움을 준 박민정을 가슴 깊이 기억하게 된 것이다. 박민정은 아무 말 없이 그가 수술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사실 박민호가 어려움에 처했음에도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여전히 박형식의 은혜를 잊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병원을 떠난 후 박민정은 정민기에게 물었다. “박민호를 이렇게까지 죽이려 했던 사람이 누구였어요?” 정민기는 윤소현이라고 답했다. 박민정은 깜짝 놀랐다. 윤소현은 박민호와 같은 어머니를 둔 이복누나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무자비한 짓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민기는 주의를 기울여 말했다. “최근 당신도 안전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윤소현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행동하는 걸 보니 다음엔 당신을 노릴 가능성도 있어요.”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럼 당신이 몇 사람 더 붙여 저를 보호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알겠습니다.” 임신 중인 박민정은 특히 윤소현 같은 위험인물이 언제든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신경이 쓰였다. 집에 돌아오자 박민정은 박윤우와 방은정을 보고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설인하 역시 며칠 동안 이곳에서 요양하면서 몸과 마음이 상당히 좋아졌다.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박민정과 웃고 떠드는 여유도 생겼다. 박민정은 설인하에게 힘든 육아 대신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당부했다. “아직은 충분히 쉬면서 몸을 회복해요. 한 달 후 에너지가 생기면 그때 아이를 돌봐도 늦지 않아요.” 설인하는 박민정의 배려에 고마워하며 말했다. “고마워요. 제 몸이 회복되면 열심히 일할게요.” 설인하는 전에 본인이 했던 얘기를 잊지 않았다. 박민정은 그 말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건 나중에 생각해요.” 이때, 진서연이 박민정에게 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37화

    치료실에서 나온 후 지금 유남준의 시력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유 형, 상태가 어때?” 방성원이 그가 나오자마자 물었다. “훨씬 좋아졌어.” 김인우와 의사도 따라 나왔다. “방금 유 형에게 뇌 CT 검사를 해봤는데 수술 후 상태가 매우 좋아서 후유증은 더 이상 없을 거야.” “그럼 다행이네.” 방성원이 잠시 머뭇거리며 덧붙였다. “다만 최근에 유남우가 아직도 유 형을 찾고 있는 것 같아. 유남우가 나까지 알아낸 걸 보면 무슨 의도가 있는지 모르겠어.” 김인우는 비웃으며 말했다. “유 형이 이제 다 나았는데 유남우가 뭘 더 할 수 있겠어?” 유남준이 시력을 잃고 기억을 잃었을 때만 유남우가 그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제 유남준이 회복된 만큼 유남우는 유남준에게 돌아가야 할 자리를 내놓아야 할 때였다. 유남준의 눈빛이 점점 깊어졌다. “내일 가서 유남우를 한 번 만나봐야겠다.” “유 형, 혹시 호산 그룹에 갈 거야?” 김인우는 기대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 유남우가 호산 그룹을 접수한 이후 김인우의 이름뿐인 부장 자리도 없어진 상태였다. 유남준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남우는 언제나 내가 걔 자리를 빼앗았다고 생각하지.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한 이유가 내가 자궁에서 유남우의 영양을 빼앗았기 때문이라면서 자기가 나보다 뛰어났을 거라고 믿고 있어. 내가 유남우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지. 호산 그룹은 그에게 내주겠지만 난 IM 그룹을 이용해 호산 그룹을 짓밟아 유남우가 정말로 나보다 뛰어난지 아닌지 보여줄거야.” 그는 항상 이 동생이 직접 상황을 확인해야 깨닫는다고 생각했다. 김인우도 이 말을 듣고 나니 이 방법이 유남우의 기세를 꺾는 데 효과적일 거라 느꼈다. “근데 유남우가 전에 네 목숨까지 노렸잖아. 그냥 넘어갈 거야?” 김인우는 여전히 불안해했다. 유남준이 당시 완전히 회복하지는 않았지만 자기를 지킬 방법을 알았고 일부러 무심한 척하지 않았다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계산할 거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38화

    “이상하네. 어디 갔지?” 김인우는 의아해했다. “신경 쓰지 마.” 방성원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박 씨 가문 별장 주변에는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어 방성원이 설인하와 아이를 몰래 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는 단지 멀리서 집 안의 상황을 지켜봤다. 비록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안심이 되었다. 방성원이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자 옆에 있던 김인우는 피곤해졌다. 방성원이 떠나지 않자 결국 김인우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전화했다. 그는 다짐했다. 앞으로 이 두 남자를 따라오는 호기심은 절대 품지 않겠다고. 너무 지루했기 때문이다. 박 씨 가문 별장 안에서 박민정은 이미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얕은 잠결에 갑자기 누군가 품으로 그녀를 끌어당기는 느낌에 놀라서 눈을 떴다. 손을 뻗어 침대 옆 불을 켜자 눈앞에 보이는 것은 유남준의 잘생긴 얼굴이었다. “나 지금 꿈꾸고 있는 건가요? 어떻게 들어왔어요?” 유남준은 자신이 담을 넘다가 정민기와 다른 경호원들에게 들킬 뻔했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정민기에게 경호원을 몇 명이나 배치하게 한 거야?” 그는 약간 쉰 목소리로 물었다. “많지 않아요. 이 안에 열 명 정도 있을 거예요. 왜요?” “별일 아냐. 잘했어.” 유남준은 박민정이 신뢰할 만한 사람들을 두고 있는 것에 안심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그녀가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봐 불안해졌다. 그는 그녀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 박민정은 살짝 몸을 돌리며 말했다. “너무 가까워요. 제 배가 눌려요.” 유남준은 그제야 그녀를 조금 풀어주었는데 이제 박민정의 작은 배가 눈에 띄게 부풀어 있었다. “무슨 일로 온 거예요?” 박민정가 다시 물었다. 유남준은 박민정이 답장을 보내지 않아서 온 것이라고 말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유남우가 결혼을 준비하는 거 알아?” 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윤소현이 청첩장까지 보냈어요.” 박민정이 가볍게 대답하자 유남준은 왠지 마음이 놓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39화

    “어디에 있어?” 유남우가 물었다. 도우미는 입구를 가리켰다. “바로 문 앞에 있습니다.” 유남우는 곧장 문 쪽으로 뛰어갔고 고영란도 그 뒤를 따랐다. 유남우는 유남준이 돌아오면 틀림없이 허름한 몰골일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나가 보니 차 안에서 깔끔하게 차려입고 앉아 있는 그를 발견했다. ‘혹시 유남준이 정신을 차린 건가?’ “형.” 곧 고영란도 다가와 유남준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남준아, 너 괜찮니?” 유남준은 이미 시력을 회복했지만 두 사람이 그 사실을 모르게 했다. “당신 누구야? 날 만지지 마.” “남준아, 나 네 엄마야.” 고영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잘 있던 아들이 어떻게 이렇게 변해버렸을까? 그때 차에서 방성원이 내렸다. “이모, 며칠 전 길에서 쓰러진 유 형을 발견해 데리고 있었어요. 한동안 깨어나지 않아 걱정했는데 마침 형을 찾고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야 데려왔습니다. 죄송합니다.” 고영란은 방성원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구나. 성원아.” 유남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유남준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일을 폭로할까 봐 두려웠다. 방성원은 유남우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보며 속으로 의문을 품었다. 어째서 친동생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 “맞아요. 의사가 진찰한 결과 유 형의 현재 지능은 어린아이 수준이라고 하니 가족들이 곁에서 함께해 주셔야 할 겁니다.” 고영란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지.” 그러고는 유남우에게 말했다. “남우야, 우리 네 형을 옛 저택으로 데려가자. 그곳에 우리도 있으니 네 형도 좀 더 즐거워할 거야.” 유남우는 반대할 수 없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아요.” 그는 손을 뻗어 유남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형, 내 집으로 데려갈게.” 유남준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외쳤다. “나를 만지지 마!” 유남우의 몸이 굳었다. 결국 고영란이 유남준을 유 씨 가문의 저택으로 데려갔다. 유남준이 미쳤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이제 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40화

    고영란은 손자를 돌보는 일에 꽤 관심이 있었다. 평소 그녀는 부인들과 차를 마시거나 피부 관리를 하고 가끔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는 것 외에는 거의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네, 연우를 데리고 가서 며칠 동안 놀게 할게요.” 박연우를 데려가면 박민정은 두 곳을 오가느라 바쁘지 않을 것이다. “좋아,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다면서? 내가 참석하고 회의가 끝난 후 너희와 함께 돌아갈게.” 고영란의 눈빛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네.” 박민정은 고영란이 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면 오늘 더 흥미로운 상황이 펼쳐질 것 같아 기대가 됐다. 박민정은 8시 반에 호산 그룹에 도착했고 회의 자료를 준비하던 중 유남우에게 불려갔다. “민정아, 큰형 일에 대해 들었지?”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침에 어머니께서 말씀해 주셨어요. 남준 씨를 찾으셨다더군요. 연우를 데리고 옛 저택에 가서 남준 씨를 돌보라고 하셨어요.” “오늘 아침에 너에게 전화했는데 형의 실종에 대해 얘기하려고 했었어. 그런데 금방 돌아오다니 정말 절묘한 타이밍이네.” 유남우가 말했다. ‘전화?’ 박민정은 의아해하며 대답했다. “제가 왜 당신의 전화를 받지 못했죠?” “아마 너무 일찍이라 아직 자고 있었던 것 같아. 반쯤 잠에 취해 전화를 끊었을지도 몰라.” 유남우는 그녀가 핑계를 댈 만한 이유를 얘기했다. 그 말을 듣고 박민정은 문득 아침에 유남준이 했던 ‘스팸 전화’ 발언이 떠올랐다. 유남우를 ‘스팸 전화’라고 칭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한 걸까? 박민정은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마도 그랬나 봅니다.” 잠시 후 문밖에서 홍주영이 문을 두드렸다. “둘째 도련님, 곧 회의가 시작됩니다.” “좋아.” 유남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갔다. 오늘은 영업부의 월간 실적 보고가 있는 날이었다. 최근 영업부장 자리에 새로운 인물이 들어왔기에 유남우는 그 성과에 대해 걱정이 있었다. 그는 할아버지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41화

    “그럼, 최 부장님. 정말로 그들과의 계약 해지를 받아들여야 하나요? 그건 상당한 손실인데. 차라리 프로젝트를 박 부장님께 돌려드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진서연은 순진해 보이는 큰 눈으로 말했다. 최현아는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이었다. 박민정은 진서연의 연기를 보며 웃음을 꾹 참았다. 진서연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돌려드려도 고객들이 다시 받아줄지 모르겠네요.” “어서 나가!” 최현아는 거의 비명을 지르며 진서연을 내보내려 했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은 묘한 재미를 느끼며 지켜보고 있었다. 고영란은 눈을 살짝 좁히며 진서연이 나가려는 순간 불렀다. “잠깐, 그냥 가지 말고 있어 봐요.” 진서연은 순진한 표정으로 다시 자리 잡고 서며 문을 닫아 최현아가 빠져나갈 구멍을 차단했다. 고영란은 그녀의 얘기를 들은 후 최현아를 향해 물었다. “최현아 씨, 박민정 씨의 프로젝트를 빼앗았다는 게 무슨 뜻이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고영란은 오늘 회의에 참석한 걸 다행으로 여겼다. 오지 않았다면 회사 안에 이런 불순한 인물이 있다는 걸 몰랐을 것이다. 고현아가 아직 아무 말도 하기 전에 다른 부서의 부장들이 고충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고 이사님, 저희도 좋은 프로젝트를 최 부장님께 뺏겼습니다.” 그들은 유성혁이 최현아에게 프로젝트를 몰아주었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어 빼앗겼다고 표현했지만 고영란은 눈치 빠르게 상황을 이해했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언제부터 우리 호산 그룹이 최 씨 가문의 소유가 되었나요?” 고영란의 말에는 차가운 분노가 담겨 있었다. 이런 불공정 경쟁은 호산 그룹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며 이는 큰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컸다. 최현아는 고영란의 반박에 대꾸할 엄두도 못 내고 눈빛으로 유성혁에게 도움을 청했다. 유성혁은 최현아를 지키기는커녕 마치 남인 척하며 질책했다. “현아야, 네 행동이 옳지 않아. 네가 비록 유 씨 가문의 며느리일지언정 호산 그룹에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42화

    내부자는 자신이 이미 정체가 드러난 것을 알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 “부장님, 저를 오해하신 게 아닐까요?” 박민정은 그녀와 더는 말다툼하지 않고 최근 확보한 증거들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좋게 헤어지자고요.” 결국 내부자는 호산 그룹을 떠났다. 전에 최현아가 가로챘던 프로젝트들이 다시 5팀으로 돌아오자 5팀의 직원들은 하나같이 박민정에 대한 존경심이 커졌다. 그녀는 언제나 말한 것을 지키며 직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회사에서 해야 할 일을 모두 마친 박민정은 고영란을 찾아갔다. 고영란은 박민정이 도착하자 환한 미소로 맞았다. “민정아, 여기 와서 앉아.” 박민정은 고영란 옆에 앉았다. “요즘 몸은 괜찮니? 매일 이렇게 일하는데 힘들지 않아?” 박민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의사 선생님도 아기가 잘 자라고 있다고 하셨어요. 몸도 피곤하지 않고요.” 고영란은 박민정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최현아 사건, 네가 계획한 거지?” 박민정은 숨기지 않고 답했다. “어쩔 수 없었어요. 유성혁 씨가 제가 맡은 좋은 프로젝트를 모두 최현아 씨에게 넘기고 저희 5팀에는 골칫거리만 넘겼거든요.” 고영란은 고개를 끄덕이며 충고했다. “잘했어. 그렇지만 앞으로 조심해야 해. 네 큰아버지 쪽 사람들은 소심하고 복수심이 강해. 틀림없이 체면을 되찾으려 할 거야.”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조심할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 네 뒤에는 내가 있어. 내가 살아 있는 한 너와 남준이 불안할 일은 없도록 할 거야.” 고영란은 진지하게 말했다. 두 사람은 회사 이야기를 잠시 더 나눈 후 함께 박연우를 데리러 유치원으로 향했다. 고영란의 차가 유치원 앞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그 차를 바라보았다. “저거 호산 그룹 차 아니야?” “한정판 차량에 경호원까지... 호산 그룹 고위층 아이도 이 유치원에 다니나?” 아이를 데리러 온 다른 학부모들은 모두 놀란 표정이었다.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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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여기 부모들도 그저 잠깐 호기심을 보이다가 자신의 아이들이 나올 때쯤이면 모두 흩어졌다. 박연우가 차에 타자 차 안은 금세 웃음소리로 가득 찼고 그렇게 웃음 속에서 옛 저택에 도착했다. 고영란은 박연우의 귀여운 행동에 연신 웃음을 터트리며 오랜만에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윤소현도 와 있었다. 고영란이 박민정과 박연우를 데리고 들어오는 것을 본 윤소현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어머니.” “응.” 고영란은 고개를 끄덕이며 윤소현에게 예의를 갖췄다. 윤소현은 박민정을 힐끔 본 뒤 고영란에게 물었다. “어머니, 박 아가씨는 무슨 일로 오셨나요?” ‘박 아가씨?’ 고영란은 이 호칭이 불쾌했다. 하지만 윤소현의 집안 배경을 의식하여 부드럽게 말했다. “박민정은 우리 유 씨 가문에 두 아이를 낳아줬어. 지금 배에 있는 아이도 유 씨 가문의 자식이야. 앞으로는 박 아가씨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큰형님이라고 부르는 게 좋겠구나. 너무 멀게 대하지 말고.” 윤소현은 당황한 듯 표정이 굳어졌다. 신분도 지위도 자신보다 낮은 고아 출신의 박민정을 왜 큰형님이라 불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고영란은 무슨 생각으로 박민정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걸까?’ “알겠습니다.” 그녀는 불만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박민정을 부르지 않은 채 홀로 소파에 앉았다. 고영란도 더 이상 따지지 않고 박민정과 박연우에게 말했다. “곧 식사가 준비될 거야. 너희는 잠깐 쉬고 있어.” “네.”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연우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할머니, 저 아빠 볼 수 있어요?” 아빠가 바보가 되었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사실이 아닐 것만 같았다. 고영란은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볼 수 있을 거야.” 유남준의 변한 모습을 너무 빨리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충격이 될까 걱정되었다. “네, 알겠어요.” 박연우의 표정이 잠시 어두워졌다. “할머니는 옷 갈아입고 올 테니 잠시 후에 같이 밥 먹자.” 고영란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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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없었으면 경기에서 이기기 힘들지 않았나?”유남준은 박민정에게 기대어 말했다. 다행히 지금은 자가용을 타고 있어서 다행이지, 버스 안이었다면 많은 사람이 빨갛게 달아오른 박민정의 얼굴을 봤을 것이다.“남준 씨는 필요 없죠. 아빠로서 당연히 아이가 우승할 수 있도록 도와야죠.”그녀는 중얼거렸다.하지만 유남준은 계속 떼를 썼다. “안 돼, 나도 상을 줘야 해.”상을 달라는 그의 말을 듣고 박민정은 다가오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가슴이 점점 빠르게 뛰었다.그녀가 어찌할 바를 모르자 박예찬이 기분이 언짢아 말했다. “그럼 앞으로 인우 아저씨보고 가족 행사에 같이 가달라고 할게요.”그는 박윤우처럼 유남준을 도우려 하지 않았다. 유남준이 말이 없자 박예찬은 질투심에 겨워 그를 쳐다보았다. “어때요? 아저씨.”두 사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유남준은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됐어.”박민정도 덩달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박예찬이었다.유치원에 도착한 후, 선생님이 몇 가지 일을 더 얘기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그러자 방성원이 다가와 물었다. “남준아, 형수랑 같이 가? 간단한 식사라도 같이하면 안 될까?”박민정이 대답했다. “안 될 것 같아요.”그녀는 이제 방성원과 설인하의 관계를 아는데 그를 집으로 데려간다면 설인하는 분명 화를 낼 것이다.방성원이 이렇게 자진해서 나온 건 처음인데 거절당해서 실망했다.김인우는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우리 집에 가서 먹자.”예찬이도 박민정과 작별인사를 했다. “엄마, 집에서 비타민 잘 챙겨 먹어. 알았지?”“알겠어.”박민정은 그와 손을 흔들며 작별했다.옆에서 지켜보던 손연서는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자기도 벌써 자기의 자식이 있어야 하는데 하며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그녀의 남편 오준수는 한 번도 그녀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아이를 갖는 것은 더욱 불가능한 일이다. “민정 씨는 좋겠어요. 남편도 너무 좋고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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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아의 표정은 유달리 보기 흉했다.그녀는 목소리를 낮춰 주변에 있던 엄마들에게 말했다. “무서울 게 뭐예요? 지금의 유남준은 아무것도 없고 호산 그룹의 대표도 아니에요.”엄마들은 그녀의 말을 완전히 믿지 못했다.누군가가 말했다. “그 사람이 정말 아무런 힘이 없다면 저 사람들의 남편들은 왜 저렇게 겁에 질린 거예요?”최현아는 순간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도 유남준이 무슨 수를 썼길래 회사 사장들이 저렇게 의기소침해서 도망갔는지 몰랐다.“현아 씨, 친척 관계잖아요. 그냥 사이좋게 지내요.”“맞아요. 화기애애한 게 좋죠.”그녀들은 모두 눈치채서 더는 최현아를 돕지 않고 박민정을 비롯한 사람들을 팀에 불러들이려 했다.심지어 자진해서 박민정과 팀을 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아니면 다시 팀을 짜든가요.”“좋아요, 좋아요.”사람들의 태도가 이렇게 빨리 변하는 것을 보고 최현아는 화가 났다.그녀는 오늘 아침 일찍 많은 돈을 써서 선물을 샀는데 말이다. 이 사람들은 정말 뻔뻔스럽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와서 어찌할 방법도 없다.다시 팀을 짜기 시작했다. 박민정은 다른 엄마 몇 명과 팀을 짜서 경기를 시작했다.유남준은 예찬이와 나란히 서서 한쪽 다리를 묶었다.“절대 제 발목을 잡아선 안 돼요.”박예찬이 진지하게 말했다.방금 일어난 일 때문에 그는 질투했다.자기가 어른이라면 이런 일은 유남준이 아니라 자기가 해결할 거로 생각했다.아쉽게도 그는 너무 어렸다.유남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기고 싶어? 내가 이기는 방법을 하나 알려줄게.”박예찬이 물었다. “무슨 방법이요?”“이따가 경기 시작하면 그냥 내 다리를 꽉 안아. 내가 혼자 갈게. 그러면 절대 지지 않을 거야. ”박예찬은 그 화면을 상상하다가 말했다. “싫어요! 흥.”유남준은 자기 아들의 성격이 자신을 많이 닮은 것을 안다.사실 박예찬은 다른 아이들보다 아이큐나 체력이 뛰어났고 유남준도 다른 엄마 아빠들보다 실력이 좋다.이 게임은 예상대로 그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6화

    김인우처럼 눈치가 없는 사람도 이 사람들이 일부러 예찬이한테 이러는 거라는 걸 눈치챘다. 그는 아무 말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제 일어날 일을 기대하고 있었다. 감히 유남준의 아내와 아이를 괴롭히다니, 이 사람들이 정말 간이 부었다고 생각했다. 유남준은 오면서 사람들 속에 있는 최현아를 보고 이 일은 틀림없이 그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다시 방금 말을 한 몇 사람을 보았다.“그린파워의 최연준, 실버라인의 채빈, 에코미디어의 고태민, 피스월드의 노직.”그는 네 사람의 이름을 말했다.그 네 명은 자기의 이름이 불려서 어리둥절해서 하다가 물었다.“우리를 알아요?”유남준은 대답하지 않고 뒤 따라오는 서다희에게 물었다. “적었어?”“적었어요.”서다희가 말했다.유남준은 원래 한 번만 봐도 잊지 않는다. 이 사람들을 다시 알아보고 기억할 필요가 없다.보통 그가 업무 중에 본 다른 회사 정보라면 바로 기억할 수 있다.서다희는 이런 능력이 없어서 유남준의 말을 듣고 이 사람들의 이름을 적었다.“뭐 하는 거예요?”그 남자들은 유남준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건지 몰랐다. 김인우는 볼거리가 있으리라 생각했다.그 사람들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김인우에게 명함을 주러 왔다. “인우 씨, 안녕하세요. 이건 제 명함입니다.”김인우는 그 남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고 명함도 받지 않았다.그 사람은 민망했지만 감히 화를 내지 못하고 묵묵히 명함을 거두어들였다.“선생님, 시간 끌지 말고 경기를 시작하죠. 회사에 일이 있어서 빨리 가봐야 해요.”최연준이 말했다.선생님은 좀 난처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이때 최연준의 핸드폰이 울렸다. 회사 비서의 전화였다. 그는 불만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이런 활동에 안 오겠다고 했잖아. 봐봐, 회사에서 또 전화 오잖아.”그는 매우 바쁜 척을 했다. 이것을 본 그의 아내도 뭔가 미안함을 느껴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최연준이 전화를 받은 지 1분도 안 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5화

    유남준은 공식 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아 어떤 엄마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하지만 김인우 같은 부잣집 도련님은 보통 사람이라도 그의 얼굴을 알고 있다.“저 사람 김인우 아니야?”“옆에 있는 사람은 방성원이야!”“이 사람들이 왜 왔지? 맨 앞에 있는 남자는 누구지? 낯이 익은데?”최현아의 시선은 세 사람에게 머물었는데 숨을 쉬지 못할 정도였다.유남준이 왔다니, 그것도 김인우와 방성원이랑 같이 말이다. 김인우는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가 박예찬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박예찬은 눈살을 찌푸리며 피했다."이놈아,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안 돼? 그리고 활동에 참석하는데 왜 나랑 하랑 이모한테 말도 안 한 거야?”김인우가 물었다.박예찬은 일부러 그런 것이다. 한 명의 아이는 보호자를 제일 많아서 두 명밖에 데려갈 수 없다. 김인우와 하랑 이모한테 말하면 엄마와 같이 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들 김인우의 말을 듣고 여기에 온 것을 후회했다. 특히 몇몇 아이 아빠들 말이다.눈앞의 이 아이가 김인우의 아들인가 하는 생각에 그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최현아의 말 몇 마디 때문에 박민정을 비롯한 사람을 괴롭히고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한 것에 후회했다.박민정은 유남준이 진짜로 올 줄은 몰랐다. 그것도 방성원과 김인우까지 데리고 말이다.유남준은 이미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좀 늦었어. 이 두 놈이 계속 따라오겠다고 해서 말이야.”유남준이 말했다.김인우는 억울해서 말했다.“나랑 하랑 씨가 그렇게 오랫동안 예찬이를 돌보았잖아. 친자 행사가 있다는데 당연히 와야지.”유남준은 어이가 없었다.방성원은 당연히 예찬이를 보러 온 것이 아니다.설인하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간 지 보름 정도 지났다. 그는 오늘 이 기회를 타서 박민정을 따라 함께 자기 아내와 딸을 보러 가고 싶어 했다. “그냥 와서 구경 좀 하려고. 뭐 필요한 거 있나 보면서.”방성원이 말했다.김인우와 유남준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선생님은 예찬이 쪽에 잘생긴 남자 세 명이 한꺼번에 온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4화

    선생님이 다가와서는 의아해서 물었다. “예찬 어머니, 왜 혼자 여기에 서서 계세요? 팀 안 짜세요?”박민정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했다. “선생님 사람들이 저희랑 팀을 짜려 하지 않아요.”“네...”선생님은 난처해하더니 다른 팀에게 물어보았다.그 팀의 엄마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우리 팀은 이미 사람이 찼어요.”그리고 몇 명의 아이 아빠도 왔는데 모두 최현아에게 빌붙고 싶어 해서 말했다.“선생님, 팀을 짜지 못한 사람들은 경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맞아요. 어차피 이미 인원수가 충분하잖아요.”“몇 분은 그냥 쉬세요. 게다가 임신 중인데 경기는 무리이지 않나요?” 한 남자가 박민정의 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박민정은 당연히 자신이 경기를 못 한다는 것을 안다.“저 말고 다른 엄마들은 경기에 나갈 수 있잖아요. 어떻게 못 나가게 막을 수 있어요?”그녀가 나서서 말했다.그러자 남자는 비아냥거렸다. “그냥 경기일 뿐이잖아요. 굳이 당신들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잖아요?”다른 엄마들도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시간 낭비하지 말고 시작하자고요.”최현아는 옆에 서서 박민정을 비롯한 그녀의 라인의 사람들이 망신을 당하는 모습을 만족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선생님은 조금 난처해했다. “아니면 여러분 팀당 한 명씩만 더하세요. 이렇게 하면 딱 맞을 거예요.”총 네 팀이고 남은 사람도 네 명이니 말이다. “딱 맞다니요. 이분은 임신했으니까 대회 나가기 불편하잖아요. 누구 팀에 가면 그 팀이 질 게 뻔하죠.”한 여자의 목소리였다.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홀로 있는 네 명의 엄마와 네 명의 아이들이 함께 있으니 유난히 눈에 띄었다.예찬이를 제외한 나머지 세 아이는 분명히 기분이 언짢았다.“엄마...”지원이는 엄마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손연서는 이 사람들이 정말 사람을 너무 무시한다고 느꼈지만 사실 그렇게 경기를 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다 아이들을 위해서이다.“민정 씨, 됐어요. 우리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3화

    차는 넓지 않아서 다른 엄마들은 성훈이의 말을 들었다. 그러자 다들 곁눈질하며 손연서를 보며 놀렸다.이 사람 중 대부분은 주부다.손연서는 그녀들과 달리 친정 손씨 가문의 사업을 도맡고 있다.그래서 많은 엄마가 그녀를 부러워하고 질투한다.지금 그녀가 사생아 때문에 이렇게 골머리를 앓는 것을 보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성훈이는 아직도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손연서를 조롱했다.“우리 엄마한테 들었어요. 당신이 아이를 낳을 수 없어서 나를 아들로 받아들인 거라고. 하지만 나는 영원히 당신을 엄마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나는 당신이 싫어요. 내가 커서 우리 아버지의 회사를 인수하면 당신을 쫓아낼 거예요. 그때 되면 당신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할머니로 되겠죠.”손연서는 안색이 안 좋았지만 아이와 따지고 싶지 않았다.박민정은 손연서를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서 바로 말했다. “연서 씨, 나하고 같이 앉아요. 예찬이보고 성훈이랑 앉게 하고요.”박예찬도 유난히 눈치가 빠르고 철이 들었다.“연서 아줌마, 우리 엄마랑 같이 앉아요. 우리 엄마가 아줌마랑 얘기 나누고 싶대요.”손연서는 그들 모자를 고마워하며 예찬이와 자리를 바꾸었다.박예찬이 옆에 앉자 성훈이는 순식간에 착한 아이로 변해 말도 안 하고 얌전히 앉아 있었다. 핸드폰도 하지 않고 말이다. 성훈이의 모습을 보고 손연서는 박민정에게 말했다. “참 웃기죠?”박민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연서 씨가 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말아요. 자기 생각도 하면서 말이에요.”이렇게 어린아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봐서 커서도 별로 의지가 될 수 있는 아이가 아닐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맞는다. 친자식도 기댈 수 있을지 말 지인데 사생아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손연서는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내 아이와 진짜 가족을 갖고 싶죠. 하지만 이런 건 지금의 나에게 너무 사치에요.”모두 자신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2화

    “지훈아, 빨리 이리 와!”그녀는 박민정을 외면한 채 아들에게 소리쳤다.유지훈은 박민정의 뒤에 숨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싫어요. 가면 때릴 거잖아요.”이 말을 들은 최현아는 화가 났다. 최현아는 박민정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할까 봐 무서워서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지훈아. 엄마가 방금 너무 급했어. 이리 와봐. 절대 때리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유지훈은 여전히 그녀한테로 가려 하지 않았고 최현아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싫어요. 안 믿어요. 흥.”그는 말을 마치고 쏜살같이 달아났다.최현아는 자신이 이런 아들을 만났다는 것에 화가 났다. 그녀는 화를 참으며 유지훈을 따라갔는데 일부러 박민정의 어깨를 세게 치면서 지나갔다. 박민정은 어이가 없었지만 최현아를 외면하고 손연서를 비롯한 그녀들을 찾아갔다.그녀들은 박민정을 보자마자 손을 흔들었다.최현아의 포섭을 받은 엄마들은 박민정을 외면한 채 못 본 척했다.그녀들은 호산 그룹의 이인자인 최현아의 시아버지가 돌아왔다는 것만 알고 있다. 유남우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 자리는 당연히 최현아 시아버지의 것이다.그래서 그녀들은 최현아한테 잘 보이려 했다. “민정 씨, 이리 와서 앉아요. 이따 같이 차를 타고 교외로 가요.”손연서가 말했다.“좋아요.”박민정이 가서 앉았다.지원 엄마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예찬 엄마, 방금 최현아가 다른 엄마들이랑 말한 게, 예찬 엄마를 왕따 시키면 그 사람들의 남편이 호산 그룹과 합작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어요.”지원 엄마는 전에 어느 라인에 서야 할지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 그녀는 박민정이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최현아는 박민정의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전에 아이를 왕따시킨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부모까지 왕따시키네요.”박민정은 다른 엄마들을 봤다. 이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있었는데 박민정이 자기들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입을 다물고 멀리 피했다. 도한 엄마가 말했다. “신경 쓰지 말아요.”솔직히 말해서 이 세상 대부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1화

    [여러분 남편은 같이 가나요?]단톡방에서 한 사람이 물었다.다른 사람들이 답장을 보냈다. [제 남편이 너무 바빠서 못 갈 걸요?][맞아요. 우리 남편도 주말엔 회사 일로 바빠요.][우리 엄마들끼리 가면 되죠. 남편은 일하라고 하고요.][...]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대부분 사람의 남편이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알고 박민정은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밤에 그녀가 자고 있을 때 유남준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뭐 해요?][이제 자려고요.]박민정이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유남준은 아직 방성원과 함께 있다. 두 사람의 아내가 모두 박씨 가문 저택에 있으니 불쌍한 남자 둘이서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았다. 그는 박민정의 무뚝뚝한 답장에 좀 섭섭했다. [아니야. 자.]이 메시지를 보고 박민정은 잘 준비를 했다. 근데 문뜩 생각해보니, 예찬의 아버지인 유남준도 친자 활동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았다.[저기, 예찬이 유치원에서 내일 친자 활동이 있어요. 시간이 있으면 오고 시간이 없으면 오지 않아도 돼요. 잘게요.]그녀는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바로 누워 잤다.유남준이 가든 말든 어쨌든 그녀는 아들의 친자 활동에 참여할 것이다.이튿날 아침 일찍 박민정은 일어나서 셰프와 함께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했다.진서연은 하품하며 걸어 나왔다. “보스, 왜 이렇게 일찍이 일어나서 음식을 직접 만드는 거예요?”“오늘 예찬이 유치원에서 친자 활동이 있어. 거기 갈 때 가지고 갈 것이야.”박민정이 말했다.“그렇군요.”진서연은 눈을 비비며 씻으러 갔다.집의 세 여자가 모두 일어났다. 박민정은 이미 먹을 것을 준비해 두었고 그녀들의 것도 남겨 주었다.그녀가 유치원으로 가려 할 때 손연서와 도한 엄마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민정 씨, 오늘 와요?][당연하죠.][잘됐네요. 우리 오랫동안 못 봤잖아요.][근데 조심해야 해요. 오늘 최현아가 좀 이상한 것 같아요.]먼저 어린이집에 온 손연서는 최현아가 수많은 아줌마와 사석에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0화

    “아니에요. 별장 청소와 정리는 가정부가 하면 돼요.”박민정의 말에 설인하가 고집을 부렸다.“안 돼요. 그 얘기는 이미 청소는 모두 제가 하기로 했잖아요. 그대로 해요. 민정 씨, 나와 방성원의 관계 때문이라면 이러지 않아도 돼요. 그리고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긴 하지만 전부 처음부터 배울 거예요.”설인하는 박민정이 거절할까 봐 박민정이 다른 말을 하기도 전에 청소하기 시작했다.박민정은 설인하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별장 관리인을 불러서 앞으로 매월 급여 발급할 때 설인하에게도 주라고 지시했다.사실 박민정이 설인하에게 별장 청소를 시키지 않은 것은 방성원과의 관계 때문이 아니라 현재 그녀의 몸 상태가 감당을 못할까 봐서였다.게다가 박민정이 설인하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그녀도 예전에는 부잣집 딸로서 아무 일도 해본 적이 없이 자랐었다.설인하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결혼한 후 어떤 일을 겪었을지를 생각하며 마음 아파했다.설인하는 집 안 청소도 하고 또 주동적으로 진서연을 찾아서 업무상의 일을 시작했다.박민정은 소파에 앉아서 휴식하고 있었는데 진서연이 언제 나갔었는지 밖에서 들어오며 말했다.“보스, 정민기 씨가 찾아요.”“알았어.”박민정은 소파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자, 정민기가 손에 서류 더미를 들고 있었다.“전에 조사하라고 한 함미현에 관한 자료예요. 출생한 병원과 그때 혈액 등 기록들이에요. 서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함미현은 정수미의 친딸이 아니에요.”박민정이 서류를 받아보자, 거기에는 함미현의 출생 관련 기록들이 그대로 있었다. 만약 염혜란이 입양한 거라면 이런 내용을 모두 만들었을 수는 없을 것이다.“최근에 염혜란 씨에 대한 소식은 없어요?”박민정의 물음에 정민기가 신중한 표정으로 변하며 말했다.“사람을 시켜서 염혜란 씨 집 근처 CCTV를 모두 조사했는데 그중 한 카메라에서 종적을 찾았는데 옆으로 차 한 대가 지나가면서 염혜란 씨도 같이 화면에서 사라졌어요. 그 차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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