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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두 손을 꼭 움켜쥔 박민정은 차갑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사과하기 싫다면요?”

정수미는 고개를 돌려 유남우를 바라보았다.

“남우야, 이런 직원을 굳이 남겨둘 필요가 있을까?”

하는 수 없이 유남우는 박민정에게 사과하라고 ‘강요’했다.

“박 팀장님, 얼른 사과해요.”

박민정은 고사하고 유남우마저 정수미에게 미움을 살 수 없는 처지다.

호산 그룹에 있어서 정씨 가문의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이니 말이다.

그리고 정수미의 실력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유남우는 잘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자기의 실력 역시 잘 알고 있기에 정수미로부터 박민정을 지킬 수 없었다.

박민정도 그 모든 걸 모를 리가 없어 이를 악물고 윤소현과 함미현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윤소현은 마지못해 사과하는 박민정의 모습을 보고서 득의양양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이대로 박민정을 순순히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듣자 하니 어제 우리 미현이한테 이것저것 엄청나게 시켰다면서? 겨우 사과 한마디에 우리 미현이가 받았던 상처가 사라질 것 같아?”

“제가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리시겠습니까?”

윤소현은 바닥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적어도 무릎은 꿇고 사과해야 성의가 보이지 않겠어?”

그 한마디에 옆에서 듣고 있던 함미현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윤소현의 옷깃을 당겼다.

“언니, 그만해도 돼.”

“우리 미현이 이렇게 착해서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래. 엄마가 이렇게 나서주지 않았더라면 너 오늘도 쟤한테 당하고 있었을 거야.”

함미현에게 말하고 나서 윤소현은 박민정에게 덧붙였다.

“지금 무릎 꿇으면 어제 있었던 일은 눈 감아 줄게.”

박민정은 그제야 정수미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내가 언제 시켰다고 그러는 거지?’

박민정은 얼렁뚱땅 ‘죄’를 뒤집어쓸 수 없어 무릎을 꿇지 않았다.

이윽고 직접 함미현에게 물었다.

“미현 씨, 제가 어제 어떻게 괴롭혔는지 또 어떻게 이것저것 시켰는지 설명 좀 해주시겠습니까?”

순간 들이닥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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