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23화

작가: 윤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02 19:00:17
유남준은 재빨리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보니 평범한 푸시 메시지였다.

그는 더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일어나 푸시 메시지를 열어보았다. 다름이 아닌 유남우와 윤소현이 약혼하는 소식이었다.

댓글은 다 좋았다.

“너무 잘 어울려요. 부럽습니다.”

“이게 정말 환상의 커플이죠.”

“윤소현은 정말 운 좋네. 유남우가 얼마나 잘생겼는데. 게다가 호산 그룹의 대표야.”

“...”

모두 저마다 한마디씩 댓글을 달았다.

핸드폰을 끄려던 때에 유남준은 자신과 박민정에 대한 댓글을 보았다.

“전에 유남우의 형, 유남준의 아내가 이 윤소현보다 더 예쁘던데.”

“누가 옆에서 찍은 결혼식 사진을 찾아냈어요. 정말 예쁘네요.”

유남준도 댓글에 달린 박민정과의 결혼식 사진을 보았다.

그때 그는 결혼식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에 크게 보도되거나 촬영 등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결혼식은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아무런 사진도, 영상도 없다. 이 사진은 누가 목숨을 걸고 찍은 사진일 것이다.

유남준은 사진을 핸드폰에 저장했다.

박민정은 잠에서 깬 뒤에야 유남준의 메시지를 보았다.

그녀는 답장을 보내려다가 유남준이 한 말이 생각났다. 그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원수가 찾아와 복수할 봐 두렵다는 것 말이다.

지금은 채팅하면서 위치도 볼 수 있다. 유남준이 무슨 특별한 수단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인지 모른다. 지금 자신이 메시지에 답장하면 누군가에게 들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박민정은 유남준이 보내온 채팅 기록도 아예 삭제했다.

그녀의 추측은 맞았다. 유남우는 좀처럼 유남준을 찾지 못해 사람을 시켜 박민정의 핸드폰을 해킹하라고 했다.

다만 유남우는 아직 유남준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났는데 바보 한 명도 못 찾겠어?”

유남우는 표정이 어두웠다.

부하들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유남우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는 그들은 벌벌 떨었다.

유남우가 난동을 부리려 할 때, 밖에서 누군가 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24화

    “민정 씨는 이미 이혼했어요. 정말 민정 씨를 좋아하신다면 절대 소현 씨와 결혼하지 마세요.”홍주영은 진심으로 유남우를 위해서 말했다. “민정 씨한테 잘해주신다면 민정 씨도 도련님을 받아드릴 겁니다.”유남우는 홍주영이 너무 순진하다고 생각했다. “주영아, 사람은 변해. 그 사람은 이미 나를 사랑하지 않아.”홍주영은 의아해했다. “그럴 리가요? 민정 씨는 전에 도련님을 사랑했잖아요. 지금도 분명 마음속에는 도련님이 있을 거예요. 단지 배 속에 아이가 있어서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울 뿐일 거예요.”유남우가 홍주영보다 사람을 더 잘 보지 않았다면 그녀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그는 지금 박민정이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전에 그 사랑은 어린 소녀가 그녀를 잘 챙겨주는 남자에 대한 고마움일 것이다.“네가 잘못 생각하는 거야.”유남우는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눈빛은 뭔가 씁쓸해 보였다. “난 이제 내 방식으로 그 사람을 다시 가질 거야!”그가 박민정을 얻으려면 유남준보다 더 지독해야 한다. 그 전에 그는 정씨 가문의 후원을 받아야 했다.홍주영은 자신이 유남우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더 말하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도련님께서 이렇게 고집을 부리시니 하는 수 없네요. 앞으로 저한테 남자친구 사귀라고 하지 마세요. 저도 필요 없어요. 제 행복은 혼자인 것 같아요.”이 말을 듣고 유남우는 피식 웃었다.“그래.”홍주영은 물건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가 마신 물컵을 가지고 가서 씻었다.이때 윤소현이 왔다. 홍주영이 물건을 치우고 유남우는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하는 모습을 보며 두 사람이 마치 커플 같았다.그녀는 곧장 걸어 들어갔다. “홍 비서님, 대표님의 사생활까지 관리하시는 줄은 몰랐네요?”홍주영은 물컵을 닦다가 윤소현의 목소리를 듣고 손이 살짝 떨렸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무표정한 얼굴로 기계적으로 대답했다.“소현 씨, 전 전에부터 줄곧 둘째 도련님을 돌봤어요. 이것은 모두 제 일입니다.”윤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25화

    오늘 유남준은 종일 박민정의 답장을 받지 못했다.그는 좀 불안했다.김인우는 눈치 없게 찾아와서 계속 유남준한테 말을 걸었다. “남준아, 유남우 그 녀석이 얼마나 주접을 떠는지 알아? 인터넷에서 유남우랑 윤소현의 세기의 결혼식 소식이 쫙 깔렸어.”정말 막장 드라마 같은 시추에이션이다. 유남우가 이렇게 크게 결혼식을 올리니 나중에 자기가 조하랑과 결혼할 때 체면이 깎이면 어떡할까 김인우는 고민했다. 그리고 냉큼 정신을 차리고 자기가 왜 조하랑과 결혼하는 것을 상상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김인우는 온갖 상상을 다 했다. 유남준은 그에게 차갑게 말했다. “이번에는 누구한테 미행당하지 않았겠지?”“걱정하지 마. 이번에 특별히 조심하고 있어.”김인우가 진지하게 말했다.김인우를 잘 알지 않았다면 유남준은 정말 그를 스파이로 생각했을 것이다.“성원아, 네 딸 좀 보자.”김인우는 빨리 아이를 보고 싶어 안달이었다.그는 밖에 나가서 겨우 방성원을 찾았다. 그런데 방성원은 안색이 아주 안 좋았고 표정은 약간 흐리멍덩했다.“아이랑 그 사람을 잃어버렸어.”“뭐?”김인우는 의아해서 물었다. “어떻게 아이를 잃어버릴 수 있어?”“그 사람이 아이를 데려갔다고.”방성원은 지금 땅을 파서라도 그 여자를 찾아내고 싶었다.어젯밤 그 여자가 갑자기 얌전해졌다. 그래서 그는 그녀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아침에 딸을 맡겼다.이렇게 잠깐 사이에 여자가 사라질 줄은 몰랐다. 예전부터 그녀는 자주 집을 나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찾아낼 수 있었다.이번에는 보안이 철저한데 도대체 어떻게 도망쳤는지 방성원도 의아해했다. “걱정 마, 형수는 자주 집을 나가잖아. 사람을 시켜서 찾아볼게.”김인우는 어떤 상황인지 이해했다.방성원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내 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는 그 사람을...”뒤의 독설을 그는 뱉어내지 못했다.그 여자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남준도 말했다. “서다희보고 찾아보라고 했어. 여자가 아이까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26화

    박민정은 그녀를 훑어보았다. 분유 병을 챙기지 않은 모양이었다. 박민정이 말했다. “여기부터 2km 앞에 슈퍼가 있어요. 제 차에 타실래요? 슈퍼에까지 데려 드릴게요.”여자는 한참 동안 박민정을 바라보다가 한참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아이를 감싸 안고 차에 올랐다.운전기사는 속도를 높여 차를 몰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슈퍼에 도착했다.여자는 좀 난처했다. “제가 지금 돈이 없어요.”그 말을 들은 박민정이 말했다. “그러면 여기서 기다려요. 제가 사드릴게요.”“네, 고마워요.”박민정이 슈퍼에 가는데 운전기사도 따라갔다.가다가 운전기사는 참지 못하고 박민정에게 말했다.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 여자가 사기꾼일 수도 있잖아요? 아이를 돌보면서 아이를 굶기는 것이 친엄마 같지 않아요.”박민정도 조금 의심은 했었다. 하지만 방금 그 여자가 넘어질 뻔했을 때 본능적으로 자기보다 아이를 더 챙겼다. 이건 엄마여야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아이를 계속 굶길 수는 없잖아요. 그런 건 나중에 살펴보죠.”운전기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박민정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가 먹을 분유를 사고 젖병에 분유를 타서 여자에게 주었다.여자는 좀 서툴게 아이에게 젖을 먹였다.이것을 보던 박민정은 그녀를 도우려 했다. “제가 먹일게요.”여자는 좀 민망한 듯 말했다. “죄송해요, 계속 다른 사람이 먹여줬었어요. 그래서 제가 좀 많이 서툴러요.”그녀도 아이에게 잘하고 싶었지만 아이를 돌볼 기회가 전혀 없었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다.박민정은 더 묻지 않고 아이에게 분유를 어떻게 먹이는지 가르쳐 주었다.“괜찮아요, 누구나 초보 엄마에서 시작하는 거죠. 저도 예전에는 서툴러서 두 아들에게 공기를 많이 먹었어요.”이 말에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요.”박민정은 능숙하게 아이에게 분유를 먹였다. 배불리 먹은 아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27화

    박민정은 손에 분유 병을 들고 부엌에서 나왔다. “너희 둘 조심해서 아기를 안아야 해. 아직 백일을 안 지난 것 같으니까 조심해, 알겠지?”박민정은 민수아에게서 아이를 받아 안아 분유를 먹였다. 민수아와 윤우는 모두 호기심에 계속 바라보았다. 이번 주말은 원래 전처럼 평범하게 보내려 했다. 근데 박민정이 갑자기 모녀를 데려올 줄이야. 게다가 너무 귀여운 아기였다. “와, 정말 배고픈가 보네. 먹는 것도 너무 귀여워.”민수아가 말했다. 박윤우도 아이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렇게 귀여운 여동생을 보니 자기도 빨리 여동생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위층에서 여자는 박민정 나쁜 마음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위층의 인기척을 듣고 박민정이 그쪽으로 보았다. 그 여자가 맨발로 계단을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깼어요?”그녀는 아이를 민수아에게 넘기고 빠른 걸음으로 가서 여자를 부축했다.“의사 선생님이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됐으니 누워서 쉬어야 한다고 했어요.”박민정은 이 여자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혼자 아이를 데리고 가는 건지 몰랐다. 이건 너무 위험했다. 여자가 말했다. “고마워요.”“아니에요. 제가 먼저 방에까지 데려다줄게요. 푹 쉬세요. 아이는 제가 먼저 돌볼게요. 마음이 놓이지 않으면 가족에게 전화하셔도 돼요.”박민정이 말했다.여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전 가족이 없어요.”“친구는요?”여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박민정은 좀 놀랐다. 아래층에 있는 민수아도 대화를 듣고 의아해했다. 지금 아직도 가족도, 친구도 없는 사람이 있을 줄 몰랐다. 도대체 어떻게 살았는지 짐작이 안 갔다. “그럼 애 아빠한테라도...”박민정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박민정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그 여자가 말했다. “그 사람은 죽었어요.”이 말을 듣고 박민정은 이 여자가 너무 불쌍해 보였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28화

    박민정은 보답 같은 거는 바라지도 않았다. 보답을 위해서라면 굳이 설인하를 도울 필요가 없다.“자, 제가 부축해 줄게요.”박민정은 설인하를 부축해서 방에 들여보내고 사람을 시켜 보신탕을 올려다 주라고 했다. 막 아이를 낳은 여자는 몸이 허약하니 보신을 잘해야 회복이 빨라진다.설인하더러 쉬게 하고 박민정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민수아와 박윤우는 아이가 잠든 것을 보고도 아이를 침대에 눕히지 않고 계속 아이를 쳐다보았다.“안 힘들어?”박윤우는 박민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엄마, 나랑 형이 어렸을 때도 이렇게 귀여웠어?”박민정은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지, 어렸을 때는 다 귀여워.”“엄마 배 속에 아기가 여동생이면 좋겠다.”박윤우가 진심으로 말했다.박민정도 딸을 낳았으면 했다. 그녀는 이미 아들이 둘이나 있으니 딸까지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딸이든 아들이든 그녀는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다. 민수아 역시 박민정의 배를 보며 말했다. “언제쯤 낳을까, 기대된다.”“출산 예정일은 9월 12일이야.”박민정이 대답했다. “그럼 빠르네. 그때 되면 난리 나겠는데?”민수아는 벌써 신이 났다. 박민정은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차마 그녀의 아름다운 상상을 깨뜨릴 수 없었다.생각해 보면 세 명의 아이들을 돌보면 야기 저기서 울음소리가 터질 것이다. 그간 민수아가 상상한 모습과 매우 다를 것이다. 전에 박예찬과 박윤우가 어렸을 때 얼마나 손이 많이 갔는지 모른다. 박민정과 은정숙은 매일 눈을 붙일 기회조차 없었다. 한 아이가 자고 다른 아이가 깼다.이번에 아이를 나면 유남준더러 돌보라 할 생각이었다. 예찬이랑 윤우는 자신이 돌보았으니 이번엔 애 아빠인 유남준의 차례라고 생각했다. 같은 시각 유남준은 재채기했다.방성원은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 설인하를 찾았는지도 몰랐다. 유남준과 김인우가 보낸 사람들은 아직 그들 모녀를 찾고 있었다.“성원이랑 걔 부인은 왜 이렇게 오랫동안 살았는데 이혼을 하려 하고 가출까지 하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29화

    “성원아, 너무 서두르지 마. 찾을 수 있을 거야.”김인우가 말했다.방성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가서 좀 쉬어.”“안 졸려.”아내와 딸을 찾지 않고서는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는 이상해했다. 설인하는 가족도 친구도 없다. 아이를 데리고 나갔으니 호텔에 가거나 차를 타야 했다. 하지만 진주시의 호텔에는 모두 설인하와 아이에 관한 정보가 없었다.차를 탄 기록이 있는지도 밤새도록 조사했다. 온 진주시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자를 샅샅이 조사했지만 여전히 설인하를 찾지 못했다.차도 타지 않고 호텔도 가지 않았으면 아이를 데리고 도대체 어디로 간 건지 방성원은 정말 몰랐다. 방성원은 그녀가 자신에게 벌을 내리는 거로 생각했다. 그는 어젯밤에 거지들이 있는 곳까지 가보았지만 그녀를 찾지 못했다.김인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그럼 내가 나가서 찾아볼 테니까 너는 좀 쉬어.”그는 지금 농담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혹시라도 나쁜 사람을 만나기라도 한다면 정말 큰일 날 것이다. 그때 서다희 쪽에서 소식이 왔다.“대표님, 인하 씨의 소식을 알아낸 것 같아요.”유남준은 스피커를 켜서 모두가 듣게 했다.“지금 어디에 있는데?”“사모님과 함께 있어요.”서다희가 말했다.서다희도 박민정을 돌보는 보디가드한테서 들었다. 어제 박민정이 두 모녀를 데려왔다고 말이다.그는 이 타이밍이 너무 딱 맞아떨어져서 뭔가 이상했다. 그래서 민수아에게 물어보았고 그 사람이 정말 설인하라는 것을 알아냈다.세 사람은 모두 얼떨떨해져서 있었다. 하루아침에 사라진 설인하가 지금 박민정과 함께 있으니 말이다. “그럴 리가?”김인우가 말했다.유남준 역시 의아해하며 서다희에 물었다. “인하 씨가 어떻게 민정이랑 같이 있어?”“수아 씨 말로는 어제 설인하 씨가 우연히 사모님을 만났는데 몸이 약해 쓰러졌다고 하더군요. 사모님은 그 사람을 병원으로 데려갔다가 다시 집으로 데려왔어요. 사모님은 설인하 씨가 가족과 친구가 없는 게 안쓰러웠대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30화

    박민정은 아직 자신이 방성원의 부인을 집에 데려온 줄 몰랐다. 그저 평소대로 사람을 시켜 설인하를 돌보게 하였고 시간이 있을 때는 자기가 직접 아이를 돌봤다.집에 갑자기 사랑스러운 귀요미가 생기니 더 시끌벅적해졌다. 집에 돌아와서 아기를 본 진서연 역시 너무 좋아했다. “귀여워요. 이름이 뭐예요?”다들 아기 이름이 뭔지 모른다.민수아가 가서 물어보았다. 딸의 이름이 방은정이라는 것을 알았다.“방 씨?”박민정은 의아해했다. 그녀는 진주시에서 방 씨 성의 사람은 방성원밖에 모른다. 하지만 박민정은 아이의 아빠가 방성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보스, 출근할 때 아이도 데려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말도 안 돼. 이렇게 어린아이는 몸이 약해서 함부로 데리고 나갈 수 없어. 쉽게 병에 걸릴 수 있어. 너희도 좀 멀리서 말하는 게 좋을 거야.”박민정이 말했다.“알아요.”진서연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민수아는 한쪽에 앉아 있었는데 뭔가 찜찜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방금 설인하한테 아이의 이름을 물었을 때, 설인하는 어두운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 “방은정이에요.”그의 말투는 아이를 좋아하지 않거나, 애 아빠를 싫어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녀는 결코 그 이름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아니다.“은정아, 앞으로 우리 모두 은정이의 이모로 될 거야, 알겠지?”귀엽고 예쁜 여자아이가 생기자 모두 신이 났다. 방은정은 눈이 엄마를 빼닮아서 더없이 이뻤다. 그 맑은 눈으로 이모들을 향해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위층에 서서 이 모습을 바라보던 설인하는 진심으로 기뻐했다.그녀는 방성원이 영원히 자신을 찾지 못하기를 바란다. 그저 이렇게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좋아요. 모두 은정이의 이모로 해주죠.”설인하가 웃으며 말했다.그녀는 웃을 때 특히 예뻤다.민수아는 그녀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이렇게 예쁜 엄마가 있으니 딸도 예쁜 거로 생각했다. “잘됐네요.”“은정아, 앞으로 우리는 모두 네 이모야.”집에 지금 사람이 많은 데다가 도우미랑 가정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31화

    박예찬은 이 말들을 듣고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조금은 새침을 떨며 조하랑에게 먼저 물었다. “하랑 이모, 이모는 가고 싶어?” “물론이지.” 조하랑은 바로 대답했다. 그러자 박예찬이 말했다. “그럼 우리도 같이 가보자. 하랑 이모의 소원을 들어줘야지.” 조하랑은 이 말을 듣고 그제야 알았다. 자신이 또 이 귀여운 영악한 아이의 장난에 넘어갔다는 것을. 분명 본인이 가고 싶으면서도 일부러 자신에게 덮어씌운 것이었다. 조하랑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알겠어.” 그렇게 셋은 함께 박 씨 가문 옛 저택으로 아이를 보러 갔다. 김인우는 설인하가 자신을 알아볼까 걱정되어 처음에는 조하랑과 박예찬만 들어가게 했다. 그러다 설인하가 요즘 계속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그도 아이를 보러 들어갔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방성원의 딸은 정말 귀여웠다. 그는 일부러 박윤우, 박예찬, 그리고 방은정 세 아이의 사진을 찍어 형제들 단톡방에 올렸다. “성원아, 네가 안심할 수 있게 사진 하나 보낸다.” 단톡방안에서 박윤우와 박예찬, 그리고 방은정의 사진을 보자 모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작은 아이가 세명이나! 너무 귀엽다!” “맞아. 유 형과 방 형이 부럽네.”그러고는 부러운 메시지가 줄줄이 이어졌다. 방성원은 처음에는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그는 유남준의 두 아들이 자기 딸만큼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딸이야말로 소중한 보물이라 여겼다. 그런데 대화의 분위기가 바뀌더니 누군가가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나중에 은정이가 윤우랑 예찬이 중에 누구를 좋아할지 모르겠네. 둘 다 잘생겼으니까.” “아마도 두 꼬맹이가 방은정을 차지하려고 싸우게 될걸.” “하하, 정말 그럴 가능성이 있어.” 방성원은 아버지로서 이 메시지를 보고 기분이 나빠졌다. 그는 미간을 찡그리며 메시지를 보냈다. “헛소리 마. 내 딸은 커서 아무에게도 시집가지 않아.” 자신이 소중하게 키운 딸을 어떻게 두 꼬마에게 주겠는가? 박윤우와 박

최신 챕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30화

    박민정은 유남준에게 안겨 있었기에 그의 깊고 어두운 눈빛이 변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당연히 너는 나와 함께 있어야 해. 내가 죽기 전까지는 말이야.”유남준은 단호하게 한 마디씩 끊어서 말했다.유남준이 과거에 이혼을 결심했던 이유가 자신이 시력을 잃고 박민정의 인생에 지장이 될까 봐서였다. 그 당시 그는 장애를 가진 자신과 죽은 자신은 다를 바 없다고 여겼었다. 박민정은 유남준의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유남준의 어깨를 힘껏 내리쳤다.“내가 누구랑 함께하든 그건 내 마음이에요. 남준 씨는 이제 내 남편도 아니잖아요. 상관하지 말라고요!”물론 박민정도 그 말이 진심이 아니었다.아이 둘을 키우고 배 속에 셋째를 품고 있는 그녀가 다른 남자를 만나 아이들에게 새아빠를 만들어줄 수는 없었다.더군다나 박민정은 자신의 현재 상황으로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도 않았다.그리고 무엇보다도 박민정은 굳이 남자에게 기대지 않고 자신도 아이들을 충분히 잘 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박민정은 단순히 유남준을 약 올리려 했을 뿐인데 유남준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잠시 침묵하던 그는 갑자기 그녀를 안아 올리고는 침실 쪽으로 걸어갔다.박민정은 안간힘을 다해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화를 내며 발버둥 쳤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다음 날 아침.박민정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오전 10시가 넘었다.어젯밤 너무 피곤했고 유남준은 정말 미친 사람 같았다.‘내가 임신 중인데도... 정말 미쳤어.’ 박민정은 이불을 끌어안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유남준은 박민정을 위해 아침을 준비한다며 자리를 비운 지 한참이나 지났다.30분쯤 지나자 유남준이 커다란 밥그릇에 담긴 뜨거운 죽을 들고 나타났다.“배고플 테니까 먼저 죽부터 좀 먹어.”그 죽은 새벽에 유남준이 특별히 요리사에게 전화해서 준비한 것이었다.박민정은 그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유남준은 이러는 박민정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29화

    박민정은 정신을 차리자마자 급히 수건을 집어 자신의 몸을 가리며 말했다.“미안해요...”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유남준을 때려버렸다.갑자기 뺨을 맞은 유남준은 약간 얼어붙은 듯 멍해졌다.“괜찮아. 방금 다친 데는 없지?”그의 물음에 박민정은 더욱 미안해졌다.“아니요. 다치진 않았어요. 그냥 실수로 샤워 젤을 떨어뜨렸어요.”유남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서야 안심했지만 곧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앞으로 샤워할 때 내가 곁에 있어 줄게.”“아니에요. 정말 괜찮아요.”박민정은 얼굴이 빨개지며 수건을 단단히 잡고 경계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유남준을 바라보았다. 유남준은 마치 도둑놈을 경계하듯 자신을 경계하는 듯한 박민정의 모습에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누가 봐도 두 사람은 이미 두 번째 아이를 함께 가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역시 처음에 날 유혹한 건 아이 때문이었겠지.’박민정은 수건을 정리한 후 재빨리 잠옷을 꺼내 입었다.“됐어요. 이제 자러 가요.”“응.”유남준은 박민정을 따라 움직였다.박민정은 휴대 전화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고 유남준도 자연스럽게 그녀와 같은 방으로 들어섰다.“남준 씨는 다른 방에 가서 자요.”박민정이 단호하게 말했다.“여긴 밤에 도와줄 보모도 없잖아. 내가 너랑 같이 자면 혹시 네가 배고프거나 뭐 먹고 싶으면 바로 해줄게.”유남준의 말을 들은 박민정은 그의 요리 실력을 떠올리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됐어요. 차라리 배고픈 게 나아요.”박민정은 임신 중이라 자주 배가 고팠다.특히 여느 때처럼 밤에 갑자기 먹고 싶어지면 곧바로 먹을 걸 준비해야 했다.하지만 오늘 밤만큼은 참기로 마음먹었다.유남준은 박민정의 반응에 목이 메는 듯 답답함을 느꼈다.“그렇게까지 나랑 같이 있기 싫어?”유남준은 깊은 눈빛으로 박민정을 바라보면서 물었다.박민정은 그의 시선에 약간 흔들렸다. “말했잖아요. 우리 이미 이혼했고 앞으로는 아이들 때문에 가족 같은 친구로 지내면...”박민정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28화

    욕실 안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속으로 유남준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드러났다. 그의 훤칠한 몸매가 한눈에 들어오자 박민정은 무심코 한 번 보고 말려다 그만 몇 번 더 훔쳐보고 말았다.그녀가 넋을 놓고 있던 그때 유남준이 재빠르게 수건을 집어 들고 욕실에서 나왔다. 박민정은 급히 시선을 돌리며 아무렇지 않은 척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았다.유남준은 그녀의 시선을 이미 느꼈는지 다가오면서 말했다. “다 봤어?”박민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뭘 봤다고 그래요? 난 남준 씨를 안 훔쳐봤다고요.”“난 휴대 전화 본 거 물어본 건데.”유남준이 킥킥 웃으며 말했다.“근데 언제 날 훔쳐본 거야? 조금 전에?” 박민정은 고개를 푹 숙이며 그제야 자신이 자백해 버렸다는 걸 깨달았다.“그냥... 욕실 문이 열려 있어서 몇 번 본 것뿐이에요.”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중얼거렸다.“뭐 어차피 예전에 다 봤던 거잖아요. 딱히 볼 것도 없고.”“그래? 근데 왜 날 똑바로 못 쳐다보는 거야?”유남준의 목소리는 낮게 울렸고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박민정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고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방금 샤워를 마친 그의 짧은 머리카락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었고 눈빛은 사람을 빨아들일 듯 강렬했다.박민정은 그 눈빛을 견디지 못하고 본능적으로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유남준은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있었고 단단한 상체가 한눈에 안겨 왔다.“뭐가 못 볼 게 있다고? 보면 또 어때요...”박민정은 말하면서도 손을 들어 그의 복근을 슬쩍 만졌다.“촉감 괜찮네요. 별로 변한 것도 없네요.”말을 마친 박민정은 심장이 터질 듯 뛰는 걸 느끼며 급히 욕실로 걸어갔다.“나 씻을 거니까 방해하지 마요!”유남준은 그녀가 빠르게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가 만졌던 복부가 간질간질했다.그는 소파로 돌아와 앉으며 박민정의 휴대 전화를 집어 들었다.화면에는 막 도착한 메시지가 떠 있었다.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에리였다.[에리: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27화

    유남준이 대답하기도 전에 박민정은 휴대 전화를 들고 곧장 침실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그녀는 박윤우에게 다시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그보다 먼저 친구들 단체 채팅방이 난리가 났다.[민수아: 민정아, 지금 유남준이랑 같이 있는 거야? 너희 화해한 거야?][진서연: 보스, 임신 중이니까 조심해야 해요. 제 듣기로는 임신 중에는... 그게... 그러니까... 알잖아요. 그런 일을 하면 안 된대요.][설인하: 민정 씨, 절대 남자의 잘생긴 얼굴이나 달콤한 말에 넘어가면 안 돼요. 처음에 왜 이혼했는지 생각해 봐요.][설인하: 결혼이라는 무덤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는데 다시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면 안 돼요.][민수아: 인하 씨 말이 맞아. 만약 다시 유남준을 받아들일 거라면 신중하게 결정해.][진서연: 맞아요. 너무 빨리 모든 걸 줘버려서는 안 돼요.]박민정은 쏟아지는 메시지를 보고 울지도 웃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그녀는 친구들이 자신을 걱정해 주는 걸 알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박민정: 걱정하지 마. 나 다 알고 있어. 절대 억울한 일 당하지 않을게.]하지만 친구들은 여전히 안심하지 못했다. 특히 설인하는 한 번 더 당부했다. [설인하: 오늘 밤 꼭 혼자 자야 해요. 절대 마음 약해지지 마세요.][박민정: 알았어요.]박민정이 답장을 보냈다.두원 별장 1층.유남준은 박민정이 내려오길 계속 기다렸지만 그녀는 한참 동안 내려오지 않았다.박민정은 위층에서 친구들을 안심시키고 박윤우도 달래고 나서야 침실 문을 열고 나왔다.박민정이 나왔을 때 유남준은 막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화면에는 서다희와의 대화가 떠 있었다.[대표님, 잘하셨어요. 계속 밀고 나가세요. 그리고 남자는 얼굴이 좀 두꺼워야 해요.][알았어.]서다희는 또 다른 메시지를 보냈다.[참, 조금 전에 제가 수아랑 얘기했는데 민정 씨가 대표님과 지금 같이 있다고 들었어. 민정 씨를 얻으려면 민정 씨의 친구들도 챙겨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민정 씨의 친구들이 옆에서 대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26화

    유남준은 박민정의 고집스러운 뒷모습을 보고 몇 걸음에 그녀를 따라잡고 망설임 없이 들어 올렸다.박민정은 자신이 갑작스럽게 허공에 떠오르자 본능적으로 한 손으로 그의 팔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배를 감싸안았다.“뭐 하는 거예요? 빨리 내려놔요!”박민정은 깜짝 놀랐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것만 같았다.“돌아가고 싶다며? 내가 안고 데려다줄게.”유남준의 태도에 박민정은 황당했다.“뭐라는 거예요? 이러고 돌아가려면 몇 시간은 걸리겠어요!”“장난 아니야. 안고 가면 적어도 멀미는 안 하잖아.”유남준은 그녀를 안고 거침없이 걸음을 옮겼다.박민정은 처음엔 그가 농담하는 줄 알았다.그러나 그가 두원 별장을 벗어나 다른 별장 구역까지 걸어가자 주변 사람들은 이상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박민정은 얼굴이 화끈거려 어디든 숨고 싶었다.“그... 그냥 차를 부르죠. 참을 수 있어요.”“안 돼. 네가 참을 수 있어도 우리 아이는 못 참아. 괜찮아. 이렇게 걸어서 가면 딱 잘 시간이야.”유남준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고 박민정은 정말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얼굴을 그의 가슴에 묻으며 말했다. “계속 이러면 정말 화낼 거예요.”유남준은 그제야 걸음을 멈췄다. “그럼 집으로 갈까? 오늘 밤만 여기 있고 내일은 꼭 데려다줄게.”박민정은 유남준의 태도를 보니 오늘은 보내줄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어차피 하룻밤뿐이니 괜찮을 거야.’박민정은 체념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하지만 다음에는 이러지 마세요.”그러자 유남준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서다희가 한 말이 맞았다.‘역시 남자는 얼굴이 두꺼워야 해.’그는 서둘러 발걸음을 돌려 두원 별장으로 돌아왔다.박민정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사람들이 보는 게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했다.두원 별장에 도착하자 박민정은 유남준에게 자신을 내려놓으라고 했다.그리고 박민정은 꽃밭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꽃들은 언제 심은 거예요?”“이틀 전에.”박민정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장난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25화

    박민정은 순간 멍해졌다가 급히 몸을 뒤로 물리며 어색하게 말했다.“아니에요. 차 안이 너무 더워서 그런 것 같아요.”박민정은 정말로 땅속에라도 숨고 싶었다.유남준을 알고 지낸 지 오래됐고 그와 가까이 닿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왜 최근에 그와 가까이 있을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게다가 이상하게 그를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드는지 알 수가 없었다.유남준은 그녀의 말을 믿고 운전기사에게 차 안의 온도를 낮추라고 지시했다.“이제 괜찮아?”“네. 괜찮아요.”박민정은 자세를 바로잡았지만 시선이 자꾸만 유남준에게로 향했다. ‘내가 어릴 때 이 얼굴에 반했었지.’박민정은 혹시라도 그가 눈치챌까 봐 급히 시선을 돌렸다가도 다시 슬쩍 바라보는 행동을 반복했다.박민정의 이런 이상한 행동을 본 유남준은 손을 들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두 손이 맞닿자 박민정은 유남준의 손바닥이 유난히 뜨겁다는 것을 느꼈다. 박민정이 손을 빼려는 찰나 유남준은 갑자기 몸을 기울여 그녀를 감싸안았다.그때 자동차가 급정거하며 큰 소음과 함께 충격음이 들려왔다.“무슨 일이에요?”박민정은 놀라서 불안감에 떨며 물었다.유남준은 창밖을 살짝 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별일 아니야.”유남준이 온몸으로 박민정을 가렸기에 그녀는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볼 수 없었다. 다만 자동차들이 연이어 멈춰 서는 소리와 어디선가 들리는 몽둥이 소리만이 들려왔다.잠시 후 유남준은 운전사에게 말했다.“가자.”“네.”운전기사는 차를 다시 출발시켰고 차는 그 자리에서 빠르게 벗어났다.박민정은 유남준의 품에서 살짝 몸을 빼내고 창밖을 힐끗 보았다.희미하게 싸움이 벌어진 듯한 장면이 보였다.그녀는 대충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유남준이 원한을 산 사람들이 복수하러 온 게 분명했다.그녀가 움직이자 유남준은 그녀를 다시 안으며 말했다.“움직이지 마. 혹시라도 더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안 되잖아.”유남준은 과거 사고를 겪은 이후 항상 대비하고 있었고 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24화

    병원 안.유성혁의 병실에서는 고통스러운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병실 밖에서 기다리던 유석진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의사와 간호사가 나오자 그는 최현아와 함께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유성혁은 온몸에 의료 기구가 꽂힌 채 누워 있었다.“성혁아, 내가 왔어.”유성혁은 목소리를 듣고 힘겹게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아버지...”그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그동안 그가 겪은 일들은 너무나도 참혹했다.“아버지, 이건... 유남준이 한 짓이에요...”유석진은 유남준이 유성혁에게 이런 짓을 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최현아에게 물었다.“어디에서 성혁이를 찾은 거야?”“쓰레기장에서요. 조금만 늦었어도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최현아도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울음을 삼켰다.“정말 너무하네!”유석진은 분노로 이를 악물며 말했다.“유남준은 자기가 아직도 진주시에서 모든 걸 쥐고 흔드는 권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건가?”“아버님, 꼭 성혁 씨를 위해 복수해 주세요. 성혁 씨가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저랑 지훈이는 이제 어쩌죠?”사실 최현아는 유성혁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그한테 벌주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하지만 유성혁은 어쨌든 유지훈의 아버지였다.유성혁도 억울함에 차서 말했다.“아버지, 이 모든 게 다 유남준과 박민정 그 여자 때문이에요. 꼭 저를 위해 복수해 줘요.”“알았어. 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공평하게 이 일을 해결해 줄게.”“네...”유성혁은 그제야 안심하고 눈을 감고 잠들었다. 유석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최현아와 함께 병실을 나와 유남준과 박민정에 관한 이야기를 물었다.최현아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사실에 과장을 더해 유석진에게 알려줬다.“정말 머리가 아프네!”유석진은 분노하며 말했다.그리고 바로 부하들에게 전화를 걸어 유남준의 현재 상황을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꼭 본때를 보여 줘야겠어.”...호산 그룹 안.박민정은 퇴근 후 평소처럼 집으로 돌아가려고 회사 문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23화

    “결과가 어떻게 됐어?”박민정이 묻자 진서연은 알아낸 내용을 전했다.“유남우의 자리에는 변동이 없었어요. 그런데 주주들이 1년의 유예 기간을 줬대요. 1년 안에 또 큰 위기가 생기면 바로 해임한다고 했어요.”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진서연은 의자에 앉으며 못 참고 다시 말했다.“근데 IM 그룹은 대체 누가 설립한 건지 너무 대단하지 않아요? 호산 그룹을 철저히 짓누르고 있잖아요.”“나도 몰라. 예전에 조사해 본 적이 있는데 정보가 거의 없어.”박민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문득 떠올렸다.“참, 어쩌면 에리가 알 수도 있어. IM 그룹 소속 배우잖아.”“정말이에요? 에리는 역시 대단하네요.”진서연이 말했다.하지만 그녀들은 지금 해외에 있는 에리가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미처 몰랐다.그는 매일 이미지에 손해가 가는 광고 촬영을 하고 있었다.심지어 그녀의 매니저조차 종종 물었다.“너 혹시 IM 그룹 고위층한테 미운 짓을 했어? 안 그러면 왜 이렇게 잘나가는 스타를 이런 힘든 곳으로 보내서 쓸모없는 광고를 찍게 하는 거지? 너무 말이 안 되잖아.”그러제 에리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어떻게 알겠어. 나 원래 사람들과 잘 지내왔는데. 형, IM 고위층한테 연락 좀 해서 계약 해지할 수 있는지 물어봐 줘. 위약금은 내가 낼게.”에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했고 사실 매니저도 그와 같은 마음이었다.“알겠어.”IM 그룹 본사.서다희는 에리가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는 말을 듣고 유남준에게 보고했다.“대표님, 에리가 계약 해지하고 진주시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보고를 마친 뒤 그는 덧붙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역시 스타는 스타네요. 아프리카에서 몇 달도 못 버티네요.”유남준은 오늘따라 기분이 좋지 않았다.게다가 에리가 박민정을 좋아하던 사람이었다는 걸 떠올리니 마음이 더 불편해졌다.“돌아오라고 해. 와서 계약 해지에 관해 얘기를 나누지 뭐.” “이렇게 그냥 놔주는 겁니까?”서다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사실 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22화

    박윤우는 그렇게 진서연에게 말하고 여느 때처럼 자신의 라이브 방송 준비에 나섰다.요즘 너무 바쁜 탓에 별로 라이브 방송을 못 했고 많은 아줌마가 박윤우의 방송을 기다리고 있었다.다행히 박윤우는 진서연처럼 직설적이지 않았기에 이렇게 많은 아줌마 팬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진서연은 박윤우가 사라져가는 뒷모습을 보며 그의 말들을 곱씹었지만, 머릿속은 그야말로 혼란스러웠다.‘도대체 왜 인터넷의 나쁜 여자들한테 배워야 한다는 걸까?’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여전히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얼마 후.조하랑과 김인우와 결혼한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고 주요 플랫폼을 통해 결혼 소식이 보도되었다.아침 일찍 일어난 박민정도 그 소식을 보았다.이미 결혼이 확정된 이상 그녀는 조하랑은 위해 어떤 결혼 선물을 준비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호산 그룹 본사.며칠 전 결혼식에서 발생한 사건 때문에 오늘 내부 회의를 열어야 했다.박민정이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어딘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진서연이 다가와 말했다.“보스, 오늘 회사에 주주들이 엄청 많이 왔더라고요. 심지어 고영란 씨도 왔어요. 듣자하니 이사회 다시 열고 대표직을 바꾸는 걸 논의한다고 하던데요.”박민정은 그 말을 듣고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이제 보니, 유남우의 자리가 정말 위험해진 듯했다.그녀가 앉아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영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민정아, 잠깐 위로 올라와 줄래?”“네. 알겠습니다.”박민정은 하던 일을 멈추고 위층 회의실로 향했다.회의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미 유명훈과 유남준의 큰아버지 유석진 일가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이 모두 자리하고 있었다.유남우과 윤소현도 자리에 나와 있었다.윤소현의 얼굴은 잔뜩 어두웠다.고영란은 불안한 표정으로 박민정에게 다가와 말했다.“민정아, 혹시 남준이와 연락할 수 있어? 여기로 오라고 해.”“연락은 해보겠지만 올지는 모르겠네요.”박민정은 휴대전화를 꺼내 유남준에게 전화를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