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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소파에 기대어 움츠리고 있는 박민정은 누군가를 붙잡고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유남준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박민정은 금방 그를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다.

유남준은 이젠 그저 전남편일 뿐이다.

시간이 너무나도 지루하게 흘렀다.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는 박민정은 또다시 휴대폰을 꺼내어 보았지만, 아무한테서도 연락이 안 왔다.

갑갑한 그녀는 식지로 주소록을 뒤지다 자연스럽게 유남준의 이름에 멈추었다.

저도 모르게 그 이름을 누르고 말았다.

사립병원.

내일이면 곧 수술로 들어갈 유남준은 전화벨 소리를 들었지만, 참고 끊어버렸다.

이를 본 박민정은 드디어 유민준에 대한 미련을 철저히 버리려고 다짐했다.

그녀는 주소록에 들어있는 ‘유남준’을 차단해 버렸다.

유남준은 한수민이 죽었는지 모르는 채 병상에 누워서 이튿날의 수술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도드렸다.

그는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시력을 회복하여 박민정과의 재결합을 기대하고 있었다.

서희는 비록 한수민이 죽은 소식을 알고 있지만, 수술받기 직전인 유남준에게는 입밖에도 내지 않았다.

많은 부조금을 긁어모으기 위한 박민우는 장례식을 크게 치려고 많은 사람에게 알렸기에 기사까지 났다.

그는 박민정을 설득하려고 전화를 했다.

“누나, 장례식에 꼭 나와 줄 거지? 아무리 그래도 엄마 딸 이잖아, 보는 눈들도 많고 하니깐, 누나가 꼭 올 거지?”

“알았어, 내가 알아서 갈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기사를 통해 한수민이 죽은 소식을 들은 조하랑은 박민정이 걱정돼서 김 회장에게 상황보고를 한 후 박혜찬을 데리고 박씨 가문 옛 주택으로 달려갔다.

“얘, 왜 나한테 얘기 안 했어, 혼자 어떻게 감당하려고?”

박민정과 가까운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녀가 한수민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한수민의 죽음에 제일 힘들어하는 사람은 박민정일 것이다.

아무런 내색도 내지 않은 박민정은 두 아이를 저쪽에 가서 놀라고 보내면서 말했다.

“너도 잘 알잖아, 나와 그 사람 사이에는 감정 따위란 건 없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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