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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조하랑은 성격이 데면데면한 축이다. 박예찬은 오늘 동생이랑 똑같은 옷을 입었다.

“윤우야, 잠시 후 연기 잘할 수 있지?”

“형, 걱정하지 마.”

여전히 애티가 풀풀 나는 말투로 대답했다.

집에 남은 사람이 조하랑만 아니어도 이런 하책은 쓰지 않을 거다. 한데 동생이 자기와 너무나도 달라서 이럴 수밖에 없었다.

“간다.”

박윤우가 박예찬의 팔을 붙잡으면서 말했다.

“형, 돌아와서 무슨 일인지 꼭 얘기해줘.”

찌질남아빠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알았어, 걱정하지 마.”

박예찬은 동생의 팔을 밀어낸 후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그가 나간 지 얼마 안 되어 조하랑은 방문 앞에서 노크하면서 말했다.

“얘들아, 나와서 과일 먹자.”

박윤우는 아주 자연스럽게 방문을 열고 나가면서 말했다.

“이모, 윤우는 잠자고 있으니 내버려 둬요. 내가 먹을게요.”

조하랑은 약간 놀라워했지만, 박윤우가 형으로 가장했는지는 몰랐다.

“윤우는 괜찮은 거지? 왜 이 시간에 잠자? 병원에 가야 하는 거 아니야?”

박윤우는 포크로 과일을 찍어서 입으로 넣으면서 잘래잘래 머리를 흔들었다.

“필요 없어요. 동생의 병은 원래 이래요. 습관적으로 잠자요.”

“그렇구나.”

조하랑은 종래로 박예찬을 어린애로 본 적이 없었는지라 의심하지 않았지만, 볼이 미어지게 먹고 있는 애를 보면서 물었다.

“예찬아, 예전에 너 과일 싫어하지 않았나?”

박윤우는 흠칫하며 먹던 것을 내려놓았다.

“배불러. 방으로 돌아가서 놀래, 부르지 마.”

시간이 길면 들통날까 봐 방 안에 숨어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알았어, 녀석.”

조하랑은 못 이기는 척하면서 웃었다.

박예찬은 별장 안팎에 설치된 CCTV를 요리조리 피하면서 쥐도 새도 모르게 별장을 빠져나와 길옆에 서서 택시를 불러 탔다.

“아저씨, 단양길에 있는 이곳으로 데려다주세요.”

어제 카메라에 찍힌 길거리 화면을 기사한테 보여주었다.

몇 살 안 돼 보이는 어린이를 본 기사는 의아스러웠다.

“아가야, 엄마, 아빠는?”

“아빠가 그곳에서 일해요. 지금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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