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랑은 성격이 데면데면한 축이다. 박예찬은 오늘 동생이랑 똑같은 옷을 입었다.“윤우야, 잠시 후 연기 잘할 수 있지?”“형, 걱정하지 마.”여전히 애티가 풀풀 나는 말투로 대답했다.집에 남은 사람이 조하랑만 아니어도 이런 하책은 쓰지 않을 거다. 한데 동생이 자기와 너무나도 달라서 이럴 수밖에 없었다.“간다.”박윤우가 박예찬의 팔을 붙잡으면서 말했다.“형, 돌아와서 무슨 일인지 꼭 얘기해줘.”찌질남아빠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너무나 궁금했다.“알았어, 걱정하지 마.”박예찬은 동생의 팔을 밀어낸 후 뒷문으로 빠져나갔다.그가 나간 지 얼마 안 되어 조하랑은 방문 앞에서 노크하면서 말했다.“얘들아, 나와서 과일 먹자.”박윤우는 아주 자연스럽게 방문을 열고 나가면서 말했다.“이모, 윤우는 잠자고 있으니 내버려 둬요. 내가 먹을게요.”조하랑은 약간 놀라워했지만, 박윤우가 형으로 가장했는지는 몰랐다.“윤우는 괜찮은 거지? 왜 이 시간에 잠자? 병원에 가야 하는 거 아니야?”박윤우는 포크로 과일을 찍어서 입으로 넣으면서 잘래잘래 머리를 흔들었다.“필요 없어요. 동생의 병은 원래 이래요. 습관적으로 잠자요.”“그렇구나.”조하랑은 종래로 박예찬을 어린애로 본 적이 없었는지라 의심하지 않았지만, 볼이 미어지게 먹고 있는 애를 보면서 물었다.“예찬아, 예전에 너 과일 싫어하지 않았나?”박윤우는 흠칫하며 먹던 것을 내려놓았다.“배불러. 방으로 돌아가서 놀래, 부르지 마.”시간이 길면 들통날까 봐 방 안에 숨어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알았어, 녀석.”조하랑은 못 이기는 척하면서 웃었다.박예찬은 별장 안팎에 설치된 CCTV를 요리조리 피하면서 쥐도 새도 모르게 별장을 빠져나와 길옆에 서서 택시를 불러 탔다.“아저씨, 단양길에 있는 이곳으로 데려다주세요.”어제 카메라에 찍힌 길거리 화면을 기사한테 보여주었다.몇 살 안 돼 보이는 어린이를 본 기사는 의아스러웠다.“아가야, 엄마, 아빠는?”“아빠가 그곳에서 일해요. 지금 아빠
박예찬은 택시에서 내려 즉시 김인우를 추적한 위치에 따라 사립병원을 찾기 시작했다.드디어 눈에 잘 띄지 않는 병원 대문 앞에서 여러 명의 변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지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박예찬은 조심스럽게 대문으로 다가갔다. 워낙 체격이 작은 어린애라서 가림물을 쉽게 찾아 끝내 대문 근처까지 접근했다.대문 앞에는 가림물이 없었다. 그리고 뒷문도 어딘지 모른다. 어떻게 들어가야 할지 뾰족한 수가 안 생겼다. 박예찬은 큰 나무 뒤에 숨어서 김인우한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때마침, 두 의사가 병원으로 들어갔다.딴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 박예찬은 두 의사의 뒤를 따라 들어가려고 시도했다.과연, 경호원들이 쫓아와서 앞길을 막았다.“얘! 저리 가서 놀아.”그중 무뚝뚝하게 생긴 경호원이 막아 나섰다.평범한 애들이라면 벌써 무서워서 울음보를 터뜨렸을 것이다.근데, 박예찬은 아주 태연하게 안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우리 아빠는 이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선생님이에요. 아빠가 나더러 오라고 했어요.”이 도발적인 상황에 경호원은 잠깐 망설이었다. 이 병원 직원들은 아직도 우에서 내린 명령을 받지 못해 애를 여기까지 데려왔나 싶어서 확인 전화를 걸려는 참이었다.“아!”갑자기 앞에 있던 애가 배를 그러안고 처참한 신음을 냈다.“왜 그래?”경호원이 급히 다가가서 물었다.“제 배가 너무 아파요… 똥 마려워요. 병원 안에 있는 화장실에 가서 똥 싸야겠어요. 전에 자주 왔댔어요… 나와서 아저씨랑 다시 얘기해요.”말도 끝내기 전에 박예찬은 안쪽으로 줄행랑을 놓았다.어린애가 거짓말을 할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 한 경호원은 행여나 해서 뒤쫓아 갔다.화장실의 표식을 본 박예찬은 재빨리 뛰어갔다.경호원은 밖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애가 화장실에서 나오면 밖으로 데리고 나갈 예산이었다.힘들게 병원까지 들어왔는데 순순히 나갈 수는 없었다.박예찬은 화장실 안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이때, 두 사람이 들어와서 작은 소리로 얘기를 나누
“아까부터 전화벨 소리가 계속 울리던데,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간호사가 다가와서 말했다.그 말에 박예찬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벨 소리가 울리지 않자, 간호사는 더는 다가오지 않았다.박예찬은 본래 3층으로 올라가려고 했지만, 위로 올라가는 모든 통로가 봉쇄되어 있었다.박예찬은 고사하고 파리 한 마리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다.하는 수 없이 2층의 어느 한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수술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호산 그룹, 마케팅 부서.오늘 왠지 모르게 일하는 내내 마음이 불안한 박민정이다.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긴 하지만, 정확히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몰라 싱숭생숭하기만 했다.한수민의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기 전까지만 해도 정도는 아니었으니 말이다.“팀장님, 윤소현 씨께서 또 부르십니다.”노크하고 들어온 팀원이 박민정에게 말했다.박민정은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리면서 물었다.“지금 어디에 있는데요?”“바로 옆 사무실에 계십니다.”“네, 지금 바로 갈 테니 그만 가서 업무 보세요.”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 박민정은 눈앞이 흐려지면서 약간 휘청거렸다.바로 사무실 테이블을 짚긴 했으나 불안감은 점점 부풀어 올랐다.겨우 정신을 부여잡은 박민정은 팀원에게 손을 흔들면서 괜찮다고 표시했다.“나 괜찮아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이윽고 천천히 걸음을 내디디며 사무실을 나왔다.옆 사무실 안에는 윤소현, 최현아 그리고 추경은이 한창 웃음 보따리를 풀고 있었다.세 사람은 박민정을 보게 된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이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민정 씨, 오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내로 올 생각 없었죠?”윤소현이 먼저 비아냥거리면서 운을 떼기 시작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최현아가 말리는 척하면서 맞장구를 쳤다.“엄마를 잃은 사람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 동서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줘.”“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잖아요.”윤소현은 한 손으로 턱을 괴면서 잔뜩 비꼬는 모습으로 덧붙였다.“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
단양길 개인 병원.구석에서 몸을 숨긴 채 이곳을 지키고 있던 박예찬.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으나 위층에서 진행하고 있는 수술은 끝나지 않았다.점심시간이 되었지만, 의사들은 그마저 반납해 버렸다.박예찬은 박윤우의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어떻게 됐어?][뭔가 좀 알아내긴 했어. 근데 좀 더 지켜봐야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박예찬이 바로 답장을 보냈다.답장을 보내자마자 꽁꽁 봉쇄해 놓았던 위층의 문이 열리는 것이 보였다.의사 가운을 입은 의료진들이 계단을 타고 우르르 내려오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김인우도 있었다.잔뜩 엄숙한 얼굴로 김인우가 입을 열었다.“다들 수고 많았어요. 주문해 놓았으니 얼른 식사부터 하시죠.”“네, 잘 먹겠습니다.”박예찬은 의료진들을 천천히 훑어보았는데, 그중 연세가 좀 있어 보이는 몇몇은 확실히 의료계에서 유명한 의사였다.그중 박예찬이 알고 있는 신경과 전문의도 있었다.순간 박예찬은 모든 퍼즐이 맞춰졌고 ‘답’을 얻어낼 수 있었다.수술받은 사람은 바로 쓰레기 아빠 유남준이라는 것을.“근데 왜 엄마한테 직접 말씀드리지 않고 이혼하려고 한 걸까? 굳이 왜?”유남준에 대한 태도와 생각이 좀 바뀌게 되는 순간이었다.김인우 일행이 가고 나서도 박예찬은 3층으로 올라갈 수 없었다.3층 문이 곧바로 닫혔을뿐더러 아직도 경호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대충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박예찬은 더는 병원에 머물지 않고 점심 먹으러 나서는 간호사들을 따라서 몰래 나왔다.마침내 집으로 돌아온 박예찬.때마침 박윤우도 조하랑에게 들통나기 일보 직전이었다.“예찬이 일어날 때 되지 않았어? 왜 못 나오게 하는 거야?”“비켜 봐봐. 들어가 봐야겠어. 무슨 일이라도 난 거 아니야?”조하랑은 박윤우의 방어를 뚫고 박예찬의 방으로 들어갔다.문이 열리는 순간 박윤우는 모든 게 들통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박예찬이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이불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이모, 나 괜찮아.”무탈해 보이는 박예찬을 확인하는 순
박예찬은 마냥 의문이 들기만 했다.“익숙한 회사라고? 그럴 리가... 혹시 이 회사 본 적이 있어?”박윤우는 자기 노트북을 펼치고서 IM 그룹의 외부 사진을 자세히 훑어보았다.“쓰레기 아빠 회사인 것 같아.”그 말에 박예찬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말도 안 돼!’IM 그룹은 진주시뿐만 아니라 국내 곳곳에서 이름만으로 간담이 서늘해지는 존재이니 말이다.하물며 앞이 보이지도 않은 유남준인데, 회사를 차리다니 놀라울 따름인 일이다.“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박예찬이 물었다.“그럴 리 없어. 내가 형만큼 문자에 대한 기억력은 강하지 않지만, 그림에는 꽤 익숙하거든.”박윤우는 어느 한 건물 이미지를 가리키면서 덧붙였다.“쓰레기 아빠 회사에 간 적이 몇 번 있는데, 매번 여기로 들어갔었어.”박예찬은 박윤우가 가리키고 있는 건물을 보았는데, 그곳은 IM 그룹에 속하지 않은 곳이었다.따라서 모든 게 공교로운 일이라면서 마침 잇닿아 있는 회사라고 생각했다.“여긴 IM 그룹 영역이 아니야. 쓰레기 아빠 회사 규모도 얼마 되지 않을 거야.”박예찬의 말을 듣고서 박윤우는 더는 따지지 않고 그의 생각을 인정했다....호산 그룹.윤소현 일행은 박민정을 괴롭히려고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하지만 박민정은 앞으로 며칠 동안의 업무를 모두 마치고 가버렸다.“그냥 이렇게 간 거야?”화가 치밀어 올라 펄쩍펄쩍 뛰고 있는 윤소현이다.이때 마케팅 5팀의 팀원이 다가와서 말했다.“무슨 문제라도 있으시면 직접 저희한테 말씀하시면 됩니다. 팀장님께서 가시기 전에 저희한테 당부하셨습니다. 팀원으로서 저희도 팀장님 못지않게 프로젝트에 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윤소현은 모든 팀원을 흘겨보고 난 뒤 더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이윽고 바로 위층에 있는 대표이사실로 올라갔다.“남우 씨는 어디에 있어?”유남우는 대표이사실에 없었다.“대표님께서 요즘 바쁘십니다.”유남우 비서의 대답에 윤소현은 의혹만 들었다.‘뭐가 바쁘다는 거?
노크도 하지 않은 채 부랴부랴 들어온 윤소현을 보고서 정수미는 당황했다.서두도 없이 바로 친딸에 관해 묻자 그 역시 약간 언짢았다.“누구한테 들은 거야?”정수미는 아직 이에 대해 윤소현에게 알린 적이 없다.이성을 부여잡은 윤소현은 그제야 약간 뻘쭘하기 시작했으나 바로 기특한 척을 하기 시작했다.“다름이 아니라 저 역시 동생에 관해서 알아낸 게 있어서 그래요.”“뭐라고?”정수미는 흥분한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뭘 알아냈는데?”“동생에 관해서 알고 난 뒤로 저도 한번 알아봤는데, 한수민 씨 간병인의 딸이 바로 제 동생이었어요.”윤소현은 정수미가 이미 알아낸 내용을 다시 한번 말했다.그 말을 듣고 난 정수미는 그리 흥분하지 않았다.“나도 이제 알게 됐어.”“네? 이미 알고 계셨군요. 아직 모르시는 줄 알고 급히 달려온 건데...”그 모습을 보고서 정수미는 자기가 윤소현을 오해했다고 착각하게 되었다.“소현아, 힘써줘서 고마워.”“그리고 미리 하는 말인데, 엄마가 설령 딸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절대 너에 대한 사랑은 줄지 않을 것이니 절대 걱정하지 마.”윤소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계속 연기했다.“알고 있어요. 엄마야말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동생이랑 서로 챙겨주면서 꼭 잘 지낼 거예요.”잘 지내기는커녕 정수미의 친딸이 바로 죽었으면 하는 윤소현이다.“그래.”정수미는 친딸을 찾아서 그동안 못 해준 것을 모두 해주고 사랑해주고 싶은 마음뿐이다.정씨 가문의 재산을 모두 친딸에게 주려는 마음도 없었다.왜냐하면, 비서가 준 자료에 따르면 지금 친딸의 교육 배경으로는 정씨 가문을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윤소현의 마음이 결코 그리 순수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러한 마음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회사를 관리할 수 있고 절대 손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참, 소현아, 한수민 부고 소식 듣지 않았어? 인사는 하고 왔어?”정수미는 매정한 사람이 아니다.어찌 됐든 윤소현의 친엄마는 한수민이고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끊었다
“어떻게든 엄마보다 먼저 찾아야 할 거야. 찾고 나서 바로 머리카락이든 뭐든 유전자 검사할 것들을 가지고 와.”윤소현은 가장 먼저 친자확인 검사부터 할 생각이다.만약 함미현이 정수미의 친딸만 아니라면 모든 건 제자리로 돌아가니 말이다.하지만 만약 친자로 드러난다면 절대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네.”비서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모든 걸 당부하고 난 뒤 윤소현은 그제야 전화를 끊고 계속 쉬기 시작했다....박민정은 퇴근하고 나서 직접 운전해서 돌아갔다.두원 별장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박민호가 말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장례식장은 지금 한창 한수민의 장례로 바삐 돌고 있었다.박민정은 밖에 서서 한수민의 영정 사진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나서야 다시 두원 별장으로 향했다.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조하랑이 덥석 안기면서 말했다.“오늘 어땠어?”“괜찮았어. 며칠 동안의 업무를 앞당겨서 완성했거든. 앞으로 집에만 있고 어디에도 가지 않을 거야.”“그럼 됐어. 그동안 집에서 케이크도 만들고 밀린 드라마도 보고 재미있게 놀자.”조하랑이 흥분해 마지 못하면서 말했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두 아이도 드디어 침실에서 나왔다.“엄마가 오니 바로 나오네? 종일 방안에만 있더니! 방안에서 뭘 했는지 한 번도 나오지 않았었어.”조하랑이 박민정에게 고자질했다.그 말을 듣고서 박예찬이 약간 눈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이모, 설마 같이 드라마를 봤으면 했던 건 아니지? 우리 유치원생인데?”순간 조하랑은 말 문이 턱 막히고 말았다.‘역시나 보통 녀석이 아니야.’박민정은 티격태격하는 그들의 모습에 오래간만에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알았어! 애들은 애들끼리 어른은 어른끼리 놀게.”박예찬과 박윤우는 그제야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조하랑은 박민정의 손을 잡고 소파에 앉았다.“얼른 드라마나 보자. 수아 오면 그때 저녁 먹자.”“그래.”시끌벅적한 것이 역시나 집안이 따뜻했다.박민정과 조하랑은 그렇게 드라마를 보고 민수아가 오고 나서 여자
그 뒤로 박민정이 무슨 말을 하든 손연서는 무조건 합작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앞으로 예찬 엄마가 관리하는 회사하고만 합작할 거예요.]박민정이 손연서를 도와서 제삼자를 쫓아낸 뒤로 손연서는 박민정을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하게 되었다.하도 단호하고 완강하게 밀어붙여서 박민정은 더는 거절하지 않았다.바로 옆에 누워있던 조하랑은 그 모습을 보고서 다소 질투하기 시작했다.“박민정! 너 나 말고도 친구 엄청 많나 봐?”그러자 박민정은 바로 조하랑을 품으로 끌어안았다.“나한테 친한 친구는 너 하나밖에 없어! 아들까지 너한테 빌려주고 있는데, 뭐가 그렇게 언짢아서 뾰로통한 거야?”‘하긴 아들까지 빌려준 민정인데...’이윽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박민정에게 물었다.“참, 무슨 얘기하고 있었던 거야?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고 있으면 물건 판매와 관련되지 않아? 내가 팔아줄까?”친구로서 조하랑 역시 박민정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박민정은 그제야 조하랑과 자기 아들이 팔로우가 천만 명이 없는 인플루언서라는 것이 떠올랐다.무엇보다도 팔로우 가운데 지금 박민정이 팔고 있는 스킨케어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대다수이다.“맞다! 나도 깜빡하고 있었어! 네 도움이 필요하긴 해.”박민정은 바로 핸드폰을 열면서 스킨케어를 조하랑에게 보여주었다.이 스킨케어는 지사의 한 제품으로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따라서 고위직에서 이 제품을 실적이 가장 못 한 마케팅 5팀에 맡긴 것이다.조하랑은 핸드폰을 받아서 확인해 보았다.“이 제품? 이거 괜찮지 않았어? 나도 꽤 오랫동안 사용했었어.”“걱정하지 말고 나랑 예찬이 그리고 윤우한테 맡겨!”조하랑은 가슴을 탁탁 두드리면서 약속했다.“그래! 그럼, 내 친구 하랑아, 잘 부탁해.”“하여튼 이래야만 애교 부리지.”그렇게 제품 홍보 방안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얘기를 나누고 나서 박민정은 서서히 잠자리에 들었다.이튿날 아침, 조하랑은 바로 제품을 손에 넣었고 두 아이와 함께 판매 방식에 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다.그전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