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46화

작가: 윤지
그 뒤로 박민정이 무슨 말을 하든 손연서는 무조건 합작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앞으로 예찬 엄마가 관리하는 회사하고만 합작할 거예요.]

박민정이 손연서를 도와서 제삼자를 쫓아낸 뒤로 손연서는 박민정을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하게 되었다.

하도 단호하고 완강하게 밀어붙여서 박민정은 더는 거절하지 않았다.

바로 옆에 누워있던 조하랑은 그 모습을 보고서 다소 질투하기 시작했다.

“박민정! 너 나 말고도 친구 엄청 많나 봐?”

그러자 박민정은 바로 조하랑을 품으로 끌어안았다.

“나한테 친한 친구는 너 하나밖에 없어! 아들까지 너한테 빌려주고 있는데, 뭐가 그렇게 언짢아서 뾰로통한 거야?”

‘하긴 아들까지 빌려준 민정인데...’

이윽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박민정에게 물었다.

“참, 무슨 얘기하고 있었던 거야?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고 있으면 물건 판매와 관련되지 않아? 내가 팔아줄까?”

친구로서 조하랑 역시 박민정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박민정은 그제야 조하랑과 자기 아들이 팔로우가 천만 명이 없는 인플루언서라는 것이 떠올랐다.

무엇보다도 팔로우 가운데 지금 박민정이 팔고 있는 스킨케어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대다수이다.

“맞다! 나도 깜빡하고 있었어! 네 도움이 필요하긴 해.”

박민정은 바로 핸드폰을 열면서 스킨케어를 조하랑에게 보여주었다.

이 스킨케어는 지사의 한 제품으로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

따라서 고위직에서 이 제품을 실적이 가장 못 한 마케팅 5팀에 맡긴 것이다.

조하랑은 핸드폰을 받아서 확인해 보았다.

“이 제품? 이거 괜찮지 않았어? 나도 꽤 오랫동안 사용했었어.”

“걱정하지 말고 나랑 예찬이 그리고 윤우한테 맡겨!”

조하랑은 가슴을 탁탁 두드리면서 약속했다.

“그래! 그럼, 내 친구 하랑아, 잘 부탁해.”

“하여튼 이래야만 애교 부리지.”

그렇게 제품 홍보 방안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얘기를 나누고 나서 박민정은 서서히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 조하랑은 바로 제품을 손에 넣었고 두 아이와 함께 판매 방식에 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만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047화

    “무슨 팬이 저렇게도 많은 거야? 판매량은 왜 또 저렇게 높은 거야?”최현아는 지금 바로 거짓 판매라고 입증하고 싶었다.이렇게 단기간에 품절된 다는 것이 말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최현아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 있었다.그건 바로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는 사람 중 김훈과 고영란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두 사람은 증손자와 손자를 끔찍이 여기기로 소문이 자자하다.김훈은 박예찬이 하는 사업을 알고 난 뒤로 자주 거금을 들이면서 지지하곤 했었다.물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김씨 가문의 집사가 어이없을 정도로 지지하고 있었다.“어르신께서 평소에 사용하시는 제품도 아니잖습니까...”‘사용하는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이 많은 걸 어떻게 소모해?’집사는 속으로 혀를 찼다.하지만 김훈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괜찮아. 샤워할 때 쓰면 돼.”“...”‘적어도 한 달이나 쓰셔야 할 것인데...’유씨 가문에서 고영란도 적지 않게 사들였다.“민정이 돈 모자라는 거 아니야?”고영란이 개인 비서한테 물었다.비서 역시 알 리가 없었다.“설마요.”고영란은 한숨을 내쉬면서 넋두리를 놓았다.“그게 아니라면 저 어린 애한테 무슨 짓을 시키고 있는 거야... 한창 놀고먹고 자야 할 나이인데...”‘그냥 심심해서 하는 일일 수도 있는데...’비서는 속으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민정이한테 10억만 더 보내줘.”어찌 됐든 절대 자기 손자를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고영란의 주장이고 생각이었다.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네, 바로 계좌 이체하겠습니다.”비서가 가고 나서 고영란은 박예찬의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물건을 팔아주려고 했으나 품절된 상황이었다.“남준이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혼을 한 거야! 어린 나이에 돈도 벌기 시작한 아이를 두고 참...”고영란은 박민정 배 속의 아이까지 앞으로 고생을 하게 될까 봐 걱정하고 있는 바이다.박민정이 아무리 유명한 작곡가로 돈을 벌고 있다고 하더라도 유씨 가문에 비하면 새 발의 피와 다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048화

    메시지를 보낸 지 한참 되었지만, 답장이 없었다.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엄습하자, 박민정은 더는 재지 않고 바로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유남준의 목소리 대신 차갑기 그지없는 안내음이 들려왔다.“고객님의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뭐? 전원이 꺼져있다고?’유남준이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고 싶었던 박민정은 서다희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바로 그때 조하랑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민정아, 나 왔어.”조하랑은 이불을 젖히고 바로 박민정의 곁에 누웠다.“어때? 직장 상사들도 알았어? 너희 팀에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는지?”조하랑이 불쑥 들어오는 바람에 박민정은 서다희에게 전화한다는 것을 깜빡하고 잊어버렸다.“아시겠지. 너무 잘했어! 역시!”박민정은 진심으로 칭찬을 해주었다.조하랑은 박민정의 팔짱을 끼면서 뿌듯해했다.“너한테 도움이 되었다니 내가 다 속이 시원하고 흐뭇한 거 있지. 성취감이 아주 이만저만이 아니야!”박민정은 그대로 조하랑의 어깨에 기대어 말했다.“우리 하랑이 고마워.”“우리 사이에 그런 말 하면 섭섭하지. 얼른 자자. 너 내일 장례식장에 가야 하지 않아?”“응, 일찍 자자.”내일이면 밤샘 마지막 날이고 모레면 하관하게 된다.그때가 되면 한씨 가문의 친척들도 모두 찾아올 것이다.박민정은 어릴 적부터 한수민에게 귀염을 받지 못했으므로 한씨 가문의 친척들 역시 박민정을 거들떠보지 않았었다.그로 인해 지금 박민정은 알고 있는 한씨 가문의 친척이 얼마 없다.내일 장례식장에 찾아가서 진실을 모든 사람에게 알려줄 생각이었다.이튿날, 아침밥을 먹고 난 뒤 박민정과 조하랑과 함께 나섰다.“엄마, 우리도 같이 갈래.”박예찬은 장례식장에서 한수민이 괴롭힘을 당하게 될까 봐 걱정되었다.박윤우 역시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그래, 엄마 우리도 같이 가자. 소란 피우지 않고 얌전하게 있다고 올게.”박민정은 벌써 두 아이를 어른들 싸움에 끌어당기고 싶지 않았다.오늘 장례식장에 가게 되면 많은 사람의 손가락질을 당할 수도 있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049화

    “어쩜 엄마가 죽었는데 리본 핀도 하려고 하지 않아!”“그러게 말이야. 어쩐지 살아있을 때 유난히 싫어한다고 했어. 양심도 없지 참!”온갖 쓴소리를 입에 함부로 올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행여나 박민정이 듣지 못했을까 봐 일부러 앞으로 다가와 다독이는 척하면서 지적했다.“민정아, 자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남자는 완장을 하고 여자는 리본 핀을 해야 한단다. 네가 네 엄마를 싫어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미 돌아가셨는데 편안하게 돌아갈 수 있게끔 너희들이 자식 노릇을 똑똑히 해야 하지 않겠어?”“그리고 너 오늘에서야 온 거라면서? 밤샘을 3일 동안 해야 하는데 마지막 날에서야 온 거야? 마지막 날은 너도 민호랑 같이 꼭 지키도록 해.”자기와 무관한 일이라고 도덕까지 내세우면서 말하고 있다.예전에 한수민이 박민정에게 못되게 굴었을 때도 그 누구도 한수민을 타일렀던 적이 없다.박민정에게 잘해야 한다면서 말이다.“죄송합니다. 오늘은 그냥 보러 온 것뿐이고 밤샘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박민정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또박또박 말했다.한수민에게 빚진 게 단 하나도 없는 박민정이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조하랑도 나서서 덧붙였다.“하여튼 자기 일 아니라고 쉽게 말씀하시네요! 한 여사님이 예전에 우리 민정이한테 어떻게 했는지 알기나 해요? 우리 민정이 하마터면 그 사람 손에 죽을 뻔했다고요. 그런 사람을 위해서 리본 핀을 하라고요? 당신들이라면 하겠어요?”순간 한씨 가문의 친척들은 자기 말이 맞는다면서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널 낳아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지! 배은망덕한 계집애!”“그래! 아무리 너한테 못되게 굴었다고 하더라도 결국엔 네 엄마잖아! 어떻게 엄마한테 그럴 수 있어!”“괜히 낳았다고 수민이가 살아있을 때 그렇게 말했었는데, 이제야 알 것 같아.”“...”조하랑은 그 장면을 보고서 한수민은 박민정의 친엄마가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박민정이 나서서 말렸다.모두 다 모이게 되면 그때 직접 얘기할 생각이었다.그러나 바로 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050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대다수 사람이 유남우의 얼굴을 알고 있다.다들 하나같이 유남우를 유남준으로 착각하고 있기도 했다.“어머 박씨 가문 사위네.”말하면서 박민정을 풀어주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고자질하기 시작했다.“마침 잘 왔어. 박민정 교육 좀 잘해 봐봐. 엄마가 죽었는데 어쩜 리본 핀도 하려고 하지 않아?”박민호는 저 멀리 서 있는 유남우를 보고서 바로 달려왔다.“사람 잘못 보셨어요. 이분은 매형이 아니라 매형의 쌍둥이 동생이자 호산 그룹의 대표인 유남우 대표님이라고요.”말을 마치고 그 사람들을 향해 몰래 눈짓까지 보냈다.한씨 가문 사람은 본래 권세에 약한 법이다.눈앞에 있는 사람이 호산 그룹의 대표라는 말을 듣고서 거의 동시에 아부를 떨기 시작했으니 말이다.“죄송합니다. 너무 닮으셔서 착각했습니다.”이윽고 그들은 계속 박민정을 무릎 꿇렸다.“박민정, 이제 그만하고 얼른 무릎 꿇어!”유남우는 그 상황을 보고서 다시 입을 열었다.“잘 생각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유씨 가문의 핏줄을 품고 있는 상황인데, 강제로 무릎을 꿇리다가 아이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기게 된다면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습니까?”순간 조금 전까지 기고만장하던 한씨 가문 사람들은 마지못해 손을 놓기 시작했다.“됐어. 임신도 했고 무릎 꿇기 힘들 거야.”“그래. 그만하자.”한편, 조하랑은 이미 김인우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누구에게 도움을 청하면 될지 몰랐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바로 김인우였다.유남준의 수술을 마친 김인우는 박민정이 한씨 가문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서 바로 대답했다.“기다리고 있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네.”조하랑은 핸드폰을 꼭 움켜쥐고서 다시 달려들려고 했지만 달려온 유남우를 보게 되었다.왔을 뿐만 아니라 박민정을 지켜주면서 그 누구도 감히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민정아, 괜찮아?”조하랑은 바로 달려가서 박민정을 안았다.박민정은 아무런 일도 없었으나 밀침을 당한 조하랑은 팔꿈치도 다리도 모두 다치고 피까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051화

    박민정은 물론이고 조하랑 역시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조금 전까지 울음소리에 말소리에 엄청 시끌벅적하던데, 갑자기 왜 조용해진 거야? 무슨 식이라도 치르고 있는 거야?”조하랑이 물었다.“몰라. 들어가서 보자.”들어서자마자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김인우가 와 있었으니 말이다.김인우는 지금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있고 주위에는 검은색으로 통일된 복장을 한 경호원들이 서 있다.김인우의 바로 앞에 서 있는 박민호는 식은땀을 미친 듯이 흘리고 있다.다른 사람들도 크게 숨도 내쉬지 못한 채 숨을 죽이고 있다.“형수님?”김인우가 물었다.조하랑의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달려온 김인우이지만, 정작 조하랑과 박미정을 보지 못했다.김인우는 유남우처럼 말로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다.오자마자 바로 장례식장을 찾아온 사람들을 에둘러 버리고 줄까지 서게 했다.박민정을 괴롭힌 사람이 도대체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서 말이다.‘악한 세력’을 마주하면서 한씨 가문 친척들은 더는 기고만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박민정을 괴롭혔다고 인정하지도 않았다.숨 막히는 분위기를 좀 풀어보려고 박민호가 나섰다.“누나랑 하랑 씨는 병원에 갔습니다.”“인우 형님, 전화 한 번 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오셨다고 말입니다.”박민호는 김인우를 엄청 무서워한다.김인우가 다른 부잣집 도련님들과 달리 얼마든지 극단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오늘 다소 정신을 놓고 있었던 박민호였다.조하랑이 바로 김인우의 약혼녀라는 사실도 잊은 채로 말이다.조금 전에 누군가가 조하랑을 밀쳤는데도 말이다.“민정이 왔어...”박민호가 조심스럽게 김인우의 말에 대답하려고 할 때 박민정이 왔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소리에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과연 박민정과 조하랑을 보게 되었다.김인우를 보게 된 순간 조하랑은 모든 의문이 풀리게 되었다.역시나 악은 악으로 대응해야 하는 법인 듯싶었다.김인우는 바로 일어서서 두 사람을 향해 걸어갔다.“형수님, 괜찮아요?”박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052화

    한씨 가문 사람들은 서로 바라보더니 박민정과 조하랑에게 사과하기 시작했다.“민정아, 미안해. 우리 좀 용서해줘. 나이가 많다 보니 노망나서 그래.”“그래. 우리가 노망나서 그런 거야. 그러니 민정이 네가 봐줘.”“아가씨도 용서해 주세요. 의료 비용은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서로 맞장구를 치면서 사과하기 시작했으나 그 속의 진심이 깃들어있기는 하는지 본인만 알고 있을 것이다.조하랑은 박민정의 손을 잡아당기면서 물었다.“민정아, 어떻게 하고 싶어?”박민정은 이미 어떻게 상대할지 생각해 둔 바가 있었다.“잘못했다고 사과까지 했는데 그냥 넘어가자.”“그래.”조하랑은 박민정이 따지지 않으려는 것을 보고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 좀 어른답게 행동하세요!”“네네.”다들 살아남았다고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박민정에게 다른 계획이 있다는 것도 완전히 모른 채로 말이다.이곳은 필경 장례식장이고 나중에 기자들도 몰려 들것이니 일을 크게 벌여서는 안 되는 부분도 있다.한수민 생전의 친척도 박씨 가문의 사람들도 아직 모두 도착하지 않았으므로 박민정은 진실을 알릴 수 없었다.따라서 쉬는 곳을 찾아가서 타이밍을 기다리기로 했다.그리고 조하랑은 김인우를 찾아갔다.“오늘 고마웠어요.”김인우는 조하랑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물었다.“왜 나한테 도와달라고 전화한 거예요?”조하랑은 순간 말 문이 막혔다.‘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 너만큼 권력이 뛰어난 사람은 없거든.’“유남준 씨랑 친구 사이기도 하니 절대 민정이 홀로 두지 않을 것 같아서요.”그 말을 듣고서 김인우는 콧방귀를 뀌었다.“그렇긴 해요. 근데 그냥 강 변호사님한테 연락하지 그랬어요? 어쩌면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법률 지식도 좀 알릴 수도 있잖아요.”“그 정도 상처면 강 변호사님께서 아주 손쉽게 저 사람들 감옥에 넣을 수 있지 않겠어요?”조하랑은 말끝마다 강연우를 언급하고 있는 김인우를 보고서 주먹이라도 날리고 싶었다.“나랑 연우는 이미 끝난 사이예요. 그러니 앞으로 그 사람 가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053화

    유남우는 웃는 듯 마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위태로운 상황인가 보네요?”그 말을 듣게 된 순간 김인우는 바로 화를 치밀어 오르면서 유남우의 옷깃을 잡아당겼다.“함부로 말하지 마.”유남우는 그런 김인우를 덤덤한 모습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거짓말을 하는 데 꽤 미숙해 보여요.”확실히 김인우는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이고 꽤 같은 것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너 남준이 친동생이잖아. 동생으로서 형이 그렇게 미워? 죽었으면 좋을 정도로 미워?”유남우는 여전히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형이랑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내면서 그동안 단 한 번도 질투하지 않았어요? 사라졌으면 하지 않았어요?”“당연하지!”김인우는 아주 단호하게 대답했다.어릴 적에는 유남준을 질투한 적이 있었다.유남준의 ‘꼬리’로 사는 것이 달갑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람마다 각자 잘난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매사에 일등을 하려고 다툴 필요도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특히 친구 사이에는 더더욱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터득했다.유남우는 아무런 변화도 없이 김인우를 바라보았는데, 그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려는 듯한 눈빛이었다.김인우는 유남우를 놓아주면서 왠지 모르게 유남준의 상황이 걱정되기 시작했다.두 사람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두 꼬마가 있다.뒷문으로 몰래 들어온 박윤우와 박예찬이었다.“형, 저 사람한테서 검은 연기가 보여. 백이면 백 나쁜 사람일 거야.”박윤우가 말했다.박윤우는 그동안 사람을 정확히 봐 왔었다.비록 쓰레기 아빠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느낌이 전혀 달랐다.박예찬은 또다시 한번 동생이 유남우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하자 경계심을 높이기 시작했다.본래 집에 있어야 하는 두 아이였지만 박민정이 괴롭힘을 당하게 될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몰래 빠져놓은 것이었다.나오기 전에 가정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방에서 놀고 있는 상황으로 위장까지 했다.“나쁜 사람은 상대하지 않으면 돼.”박예찬이 말했다.“응.”박윤우는 고개를 끄덕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054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삼삼오오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민정아, 전에는 우리가 잘못했어. 몇 마디 한 것으로 너무 꽁하게 굴지는 마.”전에 박민정을 괴롭혔던 사람이 혹시나 보복이라도 당하게 될 까 봐 거듭 사과한 것이다.윤소현과 윤석후도 그 가운데 서 있었다.두 사람 역시 박민정이 무슨 일을 하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고 있다.박민정은 어느 한 친척의 ‘사과’를 무시해버리고 보고서 하나를 꺼내 들었다.“이건 친자확인 보고서입니다. 저는 한 여사님의 친딸이 아닙니다.”박민정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 한 마디에 모든 사람이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박민호와 윤소현도 물론.박민호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누나가 박씨 가문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누나, 그런 장난하지 마.”박민호는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 말했다.그러자 박민정은 박민호를 바라보면서 대답했다.“나 장난하는 거 아니야.”“제가 보고서를 위조했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는 분이 있으실 것 같아 여러 병원에서 동시에 검사를 맡겼었습니다. 전 박씨 가문의 딸이 아니고 한수민의 딸도 아닙니다.”박민정의 말에 온 장례식장이 끓어번졌다.다들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 모습이다.“한 여사님께서 저를 낳아주신 게 아니므로 앞으로 그러한 이유로 저를 압박하지 않기를 바랍니다.”“더불어 한 여사님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거의 저를 챙겨준 적도 없으므로 키워주신 정 같은 것도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릴 적부터 성인이 돼서까지 한 여사님은 저를 낳아주셨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것을 시키셨습니다. 실은 친딸이 아닌데 말이죠...”“저는 한 여사님께 빚진 게 단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빚진 사람은 바로 저를 친딸로 키워주신 아버지이십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제가 친딸인 줄 아셨거든요.”박민정은 이내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또다시 쥐 죽은 듯한 적막이 찾아오면서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조금 전까지 박민정이 리본 핀을 달아야 한

최신 챕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78화

    윤소현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건 유남우가 이어서 한 말이었다.“내가 왜 너에게 아이를 낳게 했는지 알아?”윤소현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왜요?”“민정이 대신 너한테 복수하려고! 네가 민정이 아이를 다치게 했잖아? 나도 너한테 아이가 다치는 고통을 똑같이 느끼게 하고 싶었어!” 유남우의 얼굴은 왜곡되어 있었고 그의 모습은 마치 악마 같았다.윤소현은 온몸을 떨었다.그녀는 유다혜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가 낳은 아이였다.“유남우 당신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어?”이제야 그녀는 자신이 유남우를 전혀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다혜는 아직 이렇게 어린데 어떻게 그래?”“너도 아이를 아끼는 마음이 있구나?” 유남우가 되묻자 윤소현은 한순간 말을 잃었다.유남우는 그녀가 말이 없자 사람들에게 명령해 그녀를 풀어주었다.“이젠 얌전히 있네?”윤소현은 더는 감히 반항할 수 없었다.“박민정이 이렇게 하라고 시킨 거예요?”그녀는 여전히 유남우를 좋아했기에 그가 한 모든 행동이 박민정의 조종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려 했다.“네가 감히 민정이를 언급해? 너만 아니었으면 민정이는 지금도 나와 함께 있었을 거야!” 유남우는 단호하게 말했다.“박민정 같은 변덕스러운 여자가 뭐가 그렇게 좋아요? 심지어 유남준과 아이가 네 명이나 있잖아요. 그런데 왜 굳이 그 여자를 쫓아다니는 건데요? 내가 뭐가 부족해요?”윤소현이 격한 목소리로 따지자 유남우는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네가 뭐가 부족하냐고. 민정이는 모든 면에서 너보다 나아.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민정이는 원래 내 사람이었어. 이제 다시 찾아올 거야.”유남우의 머릿속에서 박민정은 호산 그룹과 같은 존재였다. 그녀도 그룹도 모두 그의 것이어야 했다.만약 그가 아프지만 않았더라면, 만약 어긋난 일만 없었다면 그는 호산 그룹의 주인이었고 박민정은 그의 아내였을 것이다.윤소현은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눈치챘다.유남우의 마음에는 박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77화

    유남준이 앞으로 나섰다.“안으로 들어가자. 민정아, 네가 너무 많은 일을 겪어서 지금 당장은 이 사람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기억하지 못한다고?모두 놀라움에 말을 잃었다.박민정도 미안한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죄송해요, 저...”“민정아, 들어가서 잠시 앉아. 우리한테 사과할 필요 없어. 우리는 다 네 친고영란.” 조하랑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그래요, 기억이 안 나면 천천히 떠올리면 되죠. 정말 기억이 나지 않으면 우리가 다시 소개할게요.”“맞아요, 다시 소개하면 되죠, 뭐.”그들은 박민정을 거실로 안내했다. 집 안은 예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박민정이 사라진 후로 유남준은 이곳의 어떤 것도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박민정은 순간 머리가 어질어질해졌고 익숙한 풍경을 보자 머릿속에 몇몇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더 이상 떠올리려 하면 두통이 심해져 급히 생각을 멈추었다. 조하랑은 그녀를 소파에 앉혔고 집안에 있는 사람들은 차례로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보스, 저는 진서연이에요. 보스의 오른팔이나 다름없었죠. 보스랑 함께한 지...” 진서연은 손가락을 꼽으며 계산했다, “벌써 5년은 넘었어요.”5년이나?박민정이 진서연의 귀여운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알겠어요. 기억해둘게요.”이상하게도 진서연을 비롯한 이들에게는 경계심이 들지 않았다.그다음은 민수아가 다가왔다.“민정아, 우리는 재작년에 처음 만났어. 난 유 대표님의 비서인 서다희의 약혼녀야. 내 이름은 민수아라고 해.”설인하도 자신을 소개하며 박민정을 자신의 은인이라고 말했다.“민정 씨, 민정 씨가 사라진 이 1년 동안 아이가 정말 많이 변했어요. 이제 거의 두 살인데 벌써 ‘이모’라고 부를 줄 알아요!”김인우도 자신을 소개했다.“민정아, 난 남준이 친구 김인우야”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눈앞의 상황을 보며 유남준이 자신을 속이지 않았음을 느꼈다.그때 유남준이 말했다.“자, 민정이가 갓 돌아오고 아직 밥도 못 먹었을 텐데, 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76화

    서다희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제 생각엔 유남우 씨는 심리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사람 같아요.”박민정이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유남준은 그녀의 반응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차 안에 먹을 걸 많이 준비해뒀어. 좀 먹어두는 게 어때? 가는 길이 꽤 멀 거야.”박민정이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이제 더는 저항하지 않는 그녀는 마음을 굳혔다. 고향으로 돌아가 유남우가 자신에게 또 무엇을 숨겼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진주시.박민정이 무사히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이미 박윤우와 주변 사람들에게 전했다.두원 별장 별장에서 김인우, 조하랑, 진서연 등 모두 소식을 듣고 서둘러 찾아왔다.“윤우야, 거짓말하는 거 아니지? 정말로 민정이가 돌아오는 거 맞아?” 조하랑이 흥분된 목소리로 묻자 박윤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럼요! 제가 이런 걸로 거짓말하겠어요?”박예찬도 옆에서 말했다.“어제 제가 직접 엄마가 있는 도시를 검색했는데 정말로 CCTV에서 엄마가 찍힌 걸 봤어요. 엄마는 아무 이상 없었어요.”박예찬의 말에 더 신뢰가 실렸고 사람들은 더욱 기뻐했다. 이제 모두 박민정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게다가 박민정을 환영하기 위해 각종 음식을 준비했다.그날 오후 비행기는 진주시 공항에 착륙했다.박민정은 차에 올라탄 후 익숙하면서도 낯선 진주시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기억 속에서는 흐릿하기만 하던 이곳이 다시 보니 이상할 정도로 친숙하게 느껴졌다.차는 드디어 두원 별장 앞에 도착했다.밖에서 본 별장의 모습은 어둠 속에 잠겨 있었지만 외부의 풍경은 왠지 모르게 낯익었다.‘분명 여기 온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익숙하지?’유남준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이미 박윤우에게 박민정이 오늘 돌아온다고 알렸는데, 설마 잊은 걸까?“들어가자. 여기가 우리 집이야.”박민정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뒤를 따라 별장으로 들어갔다.문을 열자마자 별장 안의 모든 불이 켜지며 사방이 알록달록한 장식으로 물들었다.그 순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75화

    박민정은 이미 문 앞에 서 있었다.윤소현은 박민정을 보자마자 마치 유령이라도 본 듯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박민정! 너... 정말 살아 있었어!”윤소현은 충격에 빠지면서도 박민정을 없애지 못한 이지원을 원망했다. 왜 박민정이라는 재앙을 없애지 않았는지, 속으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아마도 낯익은 사람을 다시 보았기 때문인지,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았지만 박민정의 머리가 은은히 아파왔다.유남우는 박민정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가 막을 새도 없이 윤소현이 곧장 박민정에게로 달려갔다.“박민정, 왜 이렇게 집요하게 따라오는 거야? 왜 내 남편을 유혹했어? 너도 남편과 아이가 있는 사람이면서 왜 이렇게 뻔뻔한 거야?”그녀의 남편을 유혹했다고?박민정은 유남우를 바라보았다.유남우는 급히 다가와 윤소현의 손목을 잡고 박민정에게 설명했다.“민정아, 이건 다 헛소리야. 우린 혼인 신고도 하지 않았어. 우리는 단지 비즈니스 결혼이었고 겉으로 보여주기 위한 거야.”윤소현은 이 말에 완전히 무너졌고 분노에 차서 말했다.“뭐라고요? 우리가 혼인 신고를 안 했다고요?”유남우는 그녀에게 더 말할 틈을 주지 않고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며 밖으로 나갔다.“유남우, 이 자식아! 놔! 놓으라고!” 윤소현은 계속해서 소리쳤다.“우리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딸은 뭐가 돼요? 나는 당신의 합법적인 아내라고요!”박민정은 멀리 서 있으면서도 윤소현의 말을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머리가 더 아파졌고 약을 가지러 가려 했다.그때, 갑자기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민정아.”박민정이 멍하니 돌아보자 유남준이 시야에 들어왔다.“무슨 일이에요? 손 놓아요. 저는 약을 가지러 가야 해요.”“그 약은 이제 먹으면 안 돼. 그건 기억을 회복하는 약이 아니야.” 유남준은 말을 끝내자마자 그녀를 덥석 안았다.박민정은 몸이 휙 들려 올라가며 무의식적으로 그의 옷을 붙잡았다. “뭐 하는 거예요?”“너 지금 상태가 심각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74화

    박민정은 젓가락을 들지 않았는데 얼굴색이 좋지 않았다.“왜 그래?” 유남우가 묻자 박민정은 폰을 유남우에게 건넸다.“오빠, 인터넷에서 저랑 유남준 씨에 관한 많은 정보를 찾아봤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저를 속이지 않았더라고요. 오히려 오빠가 말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이 말에 유남우는 박민정에게 음식을 담아주던 손을 멈췄다. “민정아, 사실 몇 가지 일은 내가 너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어. 네가 더이상 상처 받는 걸 원하지 않았으니까.” 유남우가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 말하자 박민정은 이해하지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진실을 말해줄 수는 없어요?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른 채 바보처럼 속고 싶지 않아요.”그녀의 눈가가 붉어졌다.“진실보다도 지금 오빠가 저를 속이는 게 더 상처받는 일이에요.”유남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유남준이 말한 건 사실이야. 너는 유남준과 결혼했고 아이도 있었어.”박민정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유남우의 입에서 직접 듣게 되니 여전히 충격을 받았다.“그 다음은요?”“너희는 이미 이혼했어. 유남준에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고 너를 잘 대해주지 않았지.” 유남우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어릴 때 너한테 내 이름이 유남준이라고 말한 거 기억나? 그건 네가 사람을 잘못 알아봤기 때문이야. 내가 심각한 병으로 해외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너는 유남준을 나로 착각하고 결혼했지.”박민정은 그 모든 이야기가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느껴졌다.“그리고요?”“결혼 후에도 유남준은 늘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 유남우는 사진 한 장을 꺼내 박민정에게 보여주며 말했다.“이 사람 기억나?”박민정가 어떻게 그녀를 기억하지 못할 수 있겠는가?그녀는 바로 어릴 적부터 박씨 가문의 지원을 받았던 이지원이었다. 박민정은 어린 시절부터 이지원과 함께 자랐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박민정의 마음 한구석에 설명할 수 없는 반감이 솟아올랐다.“유남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73화

    박민정은 온몸이 얼어붙은 듯했다. 그 순간, 그녀는 입을 벌려 유남준의 팔을 물어버렸다.유남준은 팔에 느껴지는 고통에 숨을 들이켰다. “박민정!”박민정이 입을 약간 열며 말했다.“얼른 나가요! 안 나가면 저 정말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그녀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한 유남준은 서서히 두 손을 놓았다.“몸이 괜찮아지면 인터넷에서 찾아봐. 나는 절대 널 속이지 않았어.”그는 그 말을 끝으로 자리를 떠났다.그가 떠난 후 박민정은 즉시 발코니의 유리문을 닫았다.머리가 그리 아프지 않게 된 그녀는 폰을 꺼내 유남준의 이름을 검색했다.곧바로 유남준에 대한 정보가 나타났다. 예전 호산 그룹의 대표였다는 것과 한 번 결혼을 했다는 내용뿐이었고 그 외의 정보는 거의 없었다.그가 유남우의 형이라는 건 사실이었다.박민정은 다시 자신과 유남준을 검색해 보았고 결국 두 사람에 관한 몇 가지 뉴스 기사를 발견했다.뉴스에 나온 내용은 유남준이 말한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그녀는 유남준과 정말로 결혼한 적이 있었다.이 사실은 박민정에게 마치 번개처럼 강하게 다가왔다. 그동안 믿었던 유남우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왜 나한테 거짓말을 한 거야? 왜?”그녀는 혼잣말을 했다.박민정은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았고 과거의 자신이 작곡가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그랬구나, 그래서 그 곡들이 그렇게 익숙할 수밖에 없었어...”하지만 왜 이 모든 것을 지금은 기억해낼 수 없는 걸까?그날 밤, 박민정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하루 종일 자신에 관한 정보를 검색하며 결국 그녀는 한 아이의 방송을 발견했다. 바로 유남준이 그날 영상 통화를 하자고 했던 그 아이였다.“엄마, 지금 어디 있어요? 너무 보고 싶어요. 언제 돌아와요?”“여기 계신 아저씨, 아줌마들! 제 엄마 보시면 꼭 알려주세요.”박윤우는 카메라 앞에서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하며 끝으로 박민정의 사진이 나왔다.이 영상은 올해 초에 공개된 것이었다.만약 유남준이 아이를 시켜 연극을 하게 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72화

    박민정의 마음은 순식간에 혼란스러워졌다.“어떻게 들어온 거예요? 빨리 나가요!”유남준은 그녀가 너무 흥분할까 봐 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조용히 해. 너한테 할 말이 있어서 왔어. 네가 봐야 할 사진도 있고 여러 가지 보여줄 것도 많아.”박민정은 무서워해야 마땅했지만 이상하게도 유남준이 말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졌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유남준은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고 자신의 폰을 건넸다.“지금 진주시에 없으니 내가 사람을 시켜서 보내온 사진이야. 우리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도 있어.”박민정이 무심코 스마트폰을 받아들었다. 화면을 열어보니 익숙한 얼굴들이 가득했다.사진 속에는 그녀, 또 두 명의 비슷한 나이의 아이들 그리고 유남준이 있었다.또한 그녀가 조하랑, 그리고 다른 몇 명의 여성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유남준은 그녀에게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다.“조하랑 기억나? 네 가장 친한 친구야. 그리고 이 사람들, 네 친구들인데 이름은 설인하, 진서연, 그리고 민수아야.”박민정이 그 말을 들으면서 믿을 수가 없었다. 왜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을까?“진짜예요?”그녀는 사진을 자세히 보았지만 편집된 것 같지 않았다.“당연히 진짜야.” 유남준은 대답했다. “내가 널 속일 리가 없잖아. 널 속인 사람은 유남우야.”박민정은 계속해서 다음 사진들을 넘겨보았는데 이번에는 아직 포대기에 싸여 있는 쌍둥이 아기들의 사진이 나왔다. “이건 작년에 네가 막 낳은 아이들이야. 여긴 박현우, 박현진. 우리 아이들은 네 성을 따랐어. 나는 네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고.” 유남준의 목소리가 잠시 떨렸다.박민정은 아기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속에서 묘한 감정이 피어났다.그녀는 폰을 꽉 쥐며 말했다.“말도 안 돼요. 나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는다고요.”그녀는 기억해내기 위해 애썼지만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팠다.유남준은 그런 박민정을 보며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안았다.“괜찮아?”“약... 약 가져다줘요. 서랍에 있어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71화

    유남우는 예전처럼 그만두지 않았고 계속해서 다가갔다.박민정은 자신이 왜 이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불편했다.“그만...!”박민정이 손을 들어 유남우의 접근을 막았다.“오빠, 지금은 정말 그럴 기분이 아니에요.”유남우가 잠시 멈추더니 목젖을 살짝 움직였다.하지만 이번엔 그는 신사답게 멈추는 대신 박민정의 옷을 풀기 시작했다.“민정아, 우리 진주시로 돌아가자. 가서 결혼해. 응?”박민정은 그의 손을 막으며 말했다.“저... 결혼은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그녀는 유남우에게서 몸을 빼내려 했지만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유남우는 박민정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오빠, 이러지 말아요. 나 무서워...”그 순간, 박민정은 몸과 마음이 유남우와의 접촉을 거부하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분명 이전에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인데 왜 이렇게 거부감이 들까?그 이유를 그녀 본인도 제대로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확실히 원하지 않았다.유남우는 그런 박민정의 반응을 받아들이지 못했다.왜 박민정이 기억을 잃고 나서도 여전히 자신을 거부하는 걸까.그는 멈추지 않았다.박민정은 자신이 그를 거부할 수 없다는 걸 알고 더 이상 반항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연인 관계였고 지난 1년간은 그녀의 병 때문에 각방을 써왔었다.언젠가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박민정은 자신이 유남우를 선택했다는 것을 기억했다.기억을 잃기 전이라면 분명 그를 좋아했을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이미 자신의 첫 잠자리를 다른 사람과 가졌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유남우가 이렇게 오래 참아왔는데 그녀가 계속 거부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박민정은 더 이상 거부하지 않았고 유남우는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그러나 그가 더 나아가려던 순간, 손끝이 차가운 감촉에 닿았다.고개를 들어보니 박민정이 눈을 꼭 감은 채 눈물 한 방울이 눈가에서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이 순간, 그의 가슴은 깊고 날카로운 고통으로 가득 찼다.유남우는 곧바로 옆에 있던 담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70화

    “무슨 일이야?”유남우가 전화를 받으며 물었다.“도련님, 큰일입니다. 회사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많은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매도하면서 주가가 폭락했어요. 게다가 유석진이 다시 주주총회를 소집하려 하고 있습니다.” 홍주영이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유남우는 핸드폰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일단 상황을 최대한 안정시켜. 곧 돌아갈게.”“도련님, 저 혼자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요. 고 사모님도 이미 도착했는데 유석진이 회의에서 그분에게 모욕적인 말을 했습니다!” 홍주영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났다.그녀는 유남우가 해외에서 무슨 중요한 일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회사를 방치하고 떠날 일이 있는지 의문이었다.유남우는 핸드폰을 쥔 채 눈앞의 박민정을 바라보며 한순간 갈등에 빠졌다.유남준은 그의 통화 내용을 알아채고는 비웃듯 말했다.“회사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떻게 민정이를 책임지겠다는 거지?”말을 마친 유남준은 핸드폰을 꺼내 박민정의 눈앞에 내밀었다.“민정아, 이걸 봐. 이건 우리 결혼 증명서야.”박민정이 핸드폰 화면에 비친 결혼 증명서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사진 속에서 자신은 하얀 셔츠를 입고 환하게 웃고 있었고 옆에는 유남준이 앉아 있었다.그리고 증명서에는 두 사람 선명히 적혀 있었다.유남우는 더 이상 전화를 이어가지 않고 홍주영과의 통화를 끊어버렸다.“민정아, 이런 증명서는 원하는 만큼 만들어낼 수 있어. 전혀 믿을 가치가 없어.”그러자 유남준이 도전적으로 물었다.“그렇다면 민정이가 나와 함께 진주시로 돌아가는 걸 허락할 수 있겠어?”유남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민정이는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 돌아가는 건 무리야.”“어디가 아픈 건데?” 유남준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묻자 유남우는 비웃음을 섞어 말했다.“민정이 몸 상태조차 모르는 주제에 남편이라니. 우습지 않아?”그는 유남준을 무시한 채 대놓고 박민정의 손을 잡았다.“가자, 민정아. 방으로 들어가자.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