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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아까부터 전화벨 소리가 계속 울리던데,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

간호사가 다가와서 말했다.

그 말에 박예찬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벨 소리가 울리지 않자, 간호사는 더는 다가오지 않았다.

박예찬은 본래 3층으로 올라가려고 했지만, 위로 올라가는 모든 통로가 봉쇄되어 있었다.

박예찬은 고사하고 파리 한 마리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다.

하는 수 없이 2층의 어느 한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 수술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

호산 그룹, 마케팅 부서.

오늘 왠지 모르게 일하는 내내 마음이 불안한 박민정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긴 하지만, 정확히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몰라 싱숭생숭하기만 했다.

한수민의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기 전까지만 해도 정도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팀장님, 윤소현 씨께서 또 부르십니다.”

노크하고 들어온 팀원이 박민정에게 말했다.

박민정은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리면서 물었다.

“지금 어디에 있는데요?”

“바로 옆 사무실에 계십니다.”

“네, 지금 바로 갈 테니 그만 가서 업무 보세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 박민정은 눈앞이 흐려지면서 약간 휘청거렸다.

바로 사무실 테이블을 짚긴 했으나 불안감은 점점 부풀어 올랐다.

겨우 정신을 부여잡은 박민정은 팀원에게 손을 흔들면서 괜찮다고 표시했다.

“나 괜찮아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이윽고 천천히 걸음을 내디디며 사무실을 나왔다.

옆 사무실 안에는 윤소현, 최현아 그리고 추경은이 한창 웃음 보따리를 풀고 있었다.

세 사람은 박민정을 보게 된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이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민정 씨, 오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내로 올 생각 없었죠?”

윤소현이 먼저 비아냥거리면서 운을 떼기 시작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최현아가 말리는 척하면서 맞장구를 쳤다.

“엄마를 잃은 사람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 동서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줘.”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잖아요.”

윤소현은 한 손으로 턱을 괴면서 잔뜩 비꼬는 모습으로 덧붙였다.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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