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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정한별은 날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정말 냉정한 사람이네요. 자신의 남자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는데도 이렇게 침착할 수 있다니. 나 같으면 진작에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을 거예요. 은택은 고등학교 다닐 때 나에게 첫눈에 반했고, 그 3년 동안 줄곧 나만 바라봤어요. 날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포기할 수 있단 말이에요. 내가 손가락만 까딱해도 은택은 망설임 없이 내 곁에 올 거예요. 아, 그저 모르죠? 사실 두 사람의 결혼기념일은 내 생일이에요.”

“그래서요?”

난 차갑게 웃었다.

정한별은 멈칫하다가 이내 피식 하고 웃었다.

“아,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알 것 같아요. 이렇게 모르는 척하면 계속 송씨 가문의 사모님 행세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정한별은 팔을 안으며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냥 꿈이나 깨요.”

나도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허, 날 뭘로 본 거죠? 나 오늘 송은택과 이유하려고 찾아온 건데. 아직 깨어나지 않은 이상, 똑똑히 전해줘요. 내일 법원에서 연락이 갈 테니까 절대로 지각하지 말라고. 그리고 그 사모님이란 타이틀 말인데요, 미안하지만 난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요. 원하다면 정한별 씨가 가져가요. 그러나 그게 뜻대로 될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네요.”

법원 소환장을 남겨둔 다음, 난 곧바로 집을 나섰다.

...

이튿날, 난 아침 일찍 법원에 도착했다. 잠시 후, 송은택도 정한별을 데리고 나타났다.

날 본 순간, 송은택은 다정한 눈빛으로 성큼성큼 나에게 다가왔다. 뒤에 있던 정한별은 하이힐을 신고 있어서 비틀거렸지만, 그는 본 척도 하지 않았다.

“윤미야, 이제 장난 그만하고 나랑 같이 집에 돌아가자.”

“송은택 씨, 난 장난을 친 적이 없어요. 지금 정말 당신과 이혼하고 싶은 건데.”

난 침착하게 대답했다.

“아니, 난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거야!”

송은택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

뒤에 있던 정한별은 비틀거리며 달려왔고, 그녀의 안색은 그리 좋지 않았다.

“윤미야, 꼭 이렇게 소란을 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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