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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영상 속, 정한별은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송은택과 팔짱을 끼며 숙연하게 목사를 향해 걸어갔다.

송은택은 한쪽 무릎을 꿇고 진심 어린 말투로 입을 열었다.

[한별아, 나의 아내로 되어줄래?]

옆에는 두 사람의 친구들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받아줘, 받아줘!]

영상은 여기에서 멈췄다.

이런 명백한 증거를 보자, 송은택은 안색이 돌변했다.

“윤미야, 너 지금 이런 일로 나와 따지려는 거야?”

이 말을 듣자, 난 저도 모르게 코웃음을 쳤다.

“내 남편이 밖에서 다른 여자와 결혼식까지 올렸는데, 지금 오히려 내가 따지고 있다고 원망하는 거예요? 그럼 난 내 남편을 선뜻 양보해야 마음이 너그러운 아내인 거냐고요?”

송은택은 미간을 비비며 짜증을 냈다.

“그냥 친구들끼리 장난 좀 친 것뿐이냐. 당신한테 말하지 않은 것도 다 당신이 오해할까 봐 그런 거고. 정한별은 내 고등학교 동창인데, 유학을 갔다가 이제야 돌아왔어. 우리가 환영 파티를 열어줬는데, 한별이가 결혼식 한 번 체험해 보고 싶다고 해서 소꿉놀이해준 것뿐이야. 윤미야, 나 지금 정말 피곤하니까, 귀찮게 좀 굴지 마.”

말을 마치자, 송은택은 양복 외투를 벗은 다음, 방에 돌아가 잠을 잤다.

그의 양복에서 나는 낯선 향수 냄새를 맡으며, 난 차갑게 웃었다.

“그래, 정한별과 밤새도록 침대에서 뒹굴었으니 당연히 피곤하겠지.”

이제 나 자신을 위해 움직여야 했다.

저녁 무렵, 송은택은 오후에 한 말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나와 딸 한별이를 데리고 나가서 밥을 먹었다.

레스토랑에 도착할 때, 정한별이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흥, 불여우가 제 발로 찾아오다니.

난 정한별을 가리키며 송은택에게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좀 설명해 봐요.”

“방금 한별이랑 통화했는데, 내가 당신 데리고 나와서 밥 먹는다는 것을 듣고, 자기도 배가 고프다며 따라온 거야.”

송은택은 미간을 찌푸리며 나에게 설명을 한 뒤, 돌아서서 웃으며 정한별과 인사를 했다.

두 사람은 다정하게 같이 앉았고, 송은택은 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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