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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당연하지.”

송은택은 고개를 끄덕이며 추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네가 가고 싶다면 당연히 가봐야지.”

“하지만 학교에 규정이 있잖아. 본교 학생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을걸?”

정한별은 백미러를 통해 날 바라보더니 은근히 교활하게 웃었다.

끼익-

송은택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고, 나에게 말했다.

“윤미야, 넌 혼자 택시 타고 돌아가.”

깊은 밤중에 난 딸을 안고 낭패하게 차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정한별은 날 향해 웃더니 입을 벌려 소리 없이 말했다.

“당신 이미 졌어요.”

하지만 난 정말로 졌을까?

송은택이 망설임 없이 정한별을 데리고 떠나는 것을 보자, 난 냉소를 지었다.

“지금 누가 이길지 아직 모른다고.”

...

집으로 돌아간 후, 난 정한별이 올린 SNS를 보았다.

[너와 만난 건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이야.]

그리고 사진 속의 두 사람은 서로를 꼭 껴안고 있었다.

난 그 아래에 댓글을 달았다.

[더러운 연놈들끼리 아주 발광을 하고 있네요.]

짐을 싼 다음, 난 그날 저녁 딸을 데리고 친정집을 돌아갔다.

첫날, 송은택은 나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튿날, 송은택은 나에게 문자를 두 개 보냈다.

사흘째 되던 날, 송은택은 마침내 수상함을 알아차렸는지 나에게 수십 통의 전화를 하며 변명했다.

[윤미야, 당신 어디에 간 거야? 왜 내 문자를 씹는 거지?]

[나와 한별이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야. 그날 단지 학창 시절이 떠올라서 내가 같이 학교에 가준 것뿐이야. 우리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

[다른 건 몰라도, 우리의 딸을 봐서라도 나에게 다시 기회를 줘.]

난 송은택의 새빨간 거짓말을 아랑곳하지 않았고, 조용히 딸 한별이를 재웠다.

만약 그 남자가 정말로 잘못을 뉘우쳤다면, 내 친정집에 와서 날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송은택은 시간을 낭비하는 전화를 할지언정, 직접 와서 설명하고 싶지 않았으니, 나와 우리의 딸을 마음에 두지 않은 게 분명했다.

이때다 싶어, 난 딸 한별을 엄마에게 맡긴 다음, 시간을 내서 돌아갔다.

“언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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