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화

그럼 이 반지는 누구에게 주는 것일까?

설마 송은택의 마음속에 정말 한별이라는 여자가 있는 것일까? 처자식까지 버릴 정도로 그 여자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한창 생각에 잠길 때, 송은택이 돌아왔다. 내가 그 반지를 들고 있는 것을 보자, 그는 안색이 돌변하더니, 내가 금방 아이를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힘을 써서 날 밀어내며 반지를 빼앗았다.

“저리 비켜, 누가 이 반지에 손을 대라고 한 거지?”

난 배를 감싸며 식탁에 부딪쳤고, 봉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처가 찢어지더니 점차 통증이 밀려왔다.

그러나 송은택은 조심스럽게 그 반지를 닦고 있을 뿐,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날 본 척도 하지 않았다.

내 배에서 끔찍한 피가 흘러내리자, 송은택은 그제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윤미야, 지금 피를 흘리고 있어!”

송은택은 떨리는 두 손으로 얼른 날 일으켜 세웠다.

“배가 너무 아파요, 빨리 병원으로 가요.”

난 송은택을 꽉 붙잡고 있었고, 말을 할 때마다 배의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그래, 지금 바로 데려다 줄게.”

그러나 문을 나서기 직전, 송은택의 핸드폰 벨소리가 소란스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은택아, 너 선물 가지러 집에 돌아갔다며? 그런데 왜 아직도 오지 않은 거야? 한별이가 곧 도착할 텐데.]

송은택은 날 힐끗 바라보더니 바로 목소리를 낮추었다.

“지금 번거로운 일이 좀 생겨서. 처리 다 하는 데로 달려갈게.”

그의 말을 듣고, 내 마음속에는 끝없는 씁쓸함이 밀려왔다.

번거로운 일, 그 남자에게 있어 나 강윤미는 그의 아내도, 심지어 사람도 아니었다.

바로 이때, 전화 너머로 달콤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오래 기다렸지? 미안, 차가 좀 막혀서.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다들 잘 지냈어? 그나저나 은택은?]

이 목소리를 듣자, 송은택은 몸이 굳어졌고, 마치 다른 사람으로 된 것처럼 눈에 그윽한 빛이 맴돌았다.

나와 함께한 5년 동안, 송은택은 종래로 이런 눈빛으로 날 바라본 적이 없었다.

“윤미야, 지금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나 빨리 가봐야 해. 너 혼자 택시 타고 병원에 가.”

송은택은 강제로 내 손을 떼어내며 애원하는 날 밀어냈고, 그 반지를 들고 쏜살같이 밖으로 달려갔다. 집에는 오직 나의 쓸쓸한 그림자만 남았다.

그날, 상처를 입은 산부인 내가 어떻게 갓난 아이를 안고 병원에 다녀갔다 왔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내가 집에 돌아올 때, 시간은 이미 한밤중이었다.

집안은 어두컴컴했고, 송은택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SNS에 사진을 올렸다.

[가장 소중한 선물, 평생 너만 사랑할게.]

그리고 사진 속에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손이 하나 있었다.

이것은 송은택이 아침에 가져간 그 반지였는데. 그 여자의 손가락과 딱 들어맞았다.

아래에 여러 사람들이 댓글을 달았다.

[이거 한별이 아니야? 왜 은택이 폰으로 사진을 올린 거야?]

[너 일찍 떠나서 모르나 본데, 오늘 은택이 엄청 취해서 한별이 손을 잡고 아예 놓지 않으려 했어. 한별이 어디 가든 자신도 따라갈 테니 평생 함께 하겠다잖아, 정말 닭살 돋아.]

[야, 우리 반 선남선녀 답네. 그렇게 오래 떨어져 있었는데도 만나자마자 다시 서로를 사랑할 수 있다니. 정말 부러워.]

그 많은 댓글을 바라보며 난 마음속이 복잡해졌다.

만약 그 두 사람이 천생연분이라면, 난 또 무엇이고, 내 딸은 또 무엇인가?

난 바로 송은택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연결된 후 오히려 여자와 남자의 애매한 숨결소리가 들려왔다.

[한별아, 날 떠나지 마. 그동안 네가 보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어. 나의 아내는 너밖에 없어!]

난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나와 송은택은 이미 끝났다.

...

이튿날 오후, 송은택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미안해, 윤미야. 어제 회사 일 때문에 바빠서 너와 연락할 시간이 없었어.”

“그래요?”

난 소파에 앉아 차갑게 송은택을 바라보았다. 전처럼 얼른 현관으로 달려가 그를 마중하는 대신, 오늘의 난 담담하게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은택 씨, 예전에는 나한테 거짓말을 한 적이 없잖아요.”

그것은 정한별이 보낸 영상이었다. 어디서 내 번호를 알았는지, 오늘 아침 내 SNS를 추가했다.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