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옥이 땅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녀는 양홍미가 한 말에 놀라 멍해졌다. 머릿속에는 몇조, 강주 갑부, 전 세계 갑부 등 단어들만 날아다니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되었다.그녀는 가슴을 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애초의 결정에 후회하고 있었다.그녀의 친한 친구 홍영평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심수옥을 호되게 욕했다.학창 시절에 그렇게 총명했던 사람이 이런 바보짓을 저지르다니.이렇게 좋은 사위도 싫으면, 옥황상제를 사위로 삼으려는 건가?그녀는 놀라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했다.만약 임건우가 여전히 심수옥의 사위였다면, 그녀는 반드시 심수옥과 자주 만났을 거고, 그렇게 되면 그녀의 장사도 아주 잘 됐을 건데. 하지만 지금은......바로 이때,그림 속의 미인처럼 아름답기만 한 여인이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그녀의 카리스마가 사람을 놀랍게 했다.비록 흰색 드레스차람 뿐이었지만 사람에게 직시할 수 없는 느낌을 주었다.임건우가 고개를 돌려 쳐다보더니 살짝 웃으며 여인을 맞이했다."유화야, 너 왜 왔어? 오후에 이사회를 열어야 한다며?"들어온 사람은 다름이 아닌 바로 유화였다.유화는 들어오자마자 바닥에 앉아 있는 심수옥을 발견했다. 하지만 잠깐 놀란 후 바로 못 본 척하고 방긋 웃으며 임건우를 향해 말했다."당연히 돌격 검사하러 왔지. 이곳에서 어느 다른 여인을 건들지는 않았나 하고."임건우가 듣더니 코를 만지며 어색해하는 기색을 드러냈다.나머지 사람들은 놀라서 유화를 바라보았다.얼마 전 뛰쳐나와 이쪽의 상황을 구경하던 여직원 몇 명은 유화를 본 순간 즉시 부끄러워했다.염혜수조차도 속으로 크게 실망했다.임건우의 전처 유가연은 강주 으뜸으로 가는 미인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와 관계가 많이 좋아 보이는 이 여인도 마찬가지로 보기 드문 절세 미인이었고. 임건우가 염혜수를 마음에 두지 않은 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홍영평도 놀라서 어안이 벙벙해졌다.유화를 알고 있었으니까.그녀는 일찍이 한 파티에서
풀썩-심수옥이 다시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번에는 경악도 실망도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었다.그전에는 돈에 눈이 멀어있었지만, 이 순간 유화의 살기 어린 한마디가 그녀를 문득 깨닫게 했다.그녀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만리상맹의 현 대표라는 걸. 그녀의 말 한 마디면 그녀와 그녀의 가족은 즉시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었다.돈에 미쳐서 만리상맹의 재산을 강점할 생각을 하다니.설령 빼앗아 올 수 있다고 해도 쓰기도 전에 죽을 게 뻔했는데.그녀는 놀라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공포스러운 결말을 생각하니 일어서서 사과할 힘조차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아무리 해도 납득할 수가 없었다. 임건우가 어떻게 만리상맹의 최대 주주로 된 거지?설마 만리상맹도 예전에 임우진이 창립한 건가?그녀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든, 지금 모든 사람이 심수옥을 바라보는 표정에는 경멸과 조롱으로 가득했다.홍영평조차도 그녀를 싫어하기 시작했다.이때 양홍미가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경호원 한 명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다.양홍미가 초라하게 바닥에 앉아있는 심수옥을 가리키며 말했다."이 여인의 이름은 심수옥, 잘 기억해 둬. 지금부터 이 여인은 우리 경성샵과 홍성 클럽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으니, 앞으로 이 여인을 우리 샵과 클럽에 한 발작도 들여놓지 못하게 해. 그리고 지금 당장 밖으로 내쫓아.""네!"경호원이 대답하고는 심수옥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심수옥이 큰 소리로 외쳤다."임건우! 내가 아무리 그래도 네 전 장모야! 네가 감히 나한테 이런 짓을 해? 가연이 너를 찾아올 게 두렵지 않은 거야?"임건우는 순간 머리가 아파 났다.그는 진짜로 심수옥이 돌아가 유가연 앞에서 헛소리를 할까 봐 두려웠다.그래서 눈살을 찌푸리며 경호원에게 "다치게 하지 마."라고 말했다.이에 유화가 임건우를 노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넌 정말 마음이 여려빠졌다니까. 나였으면 당장 저 여인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을 건데."임건우가 한숨을 쉬었다.그는 자신과 유가연이 가짜 이혼을 했
"당연하죠.""잘됐네. 성문 씨가 알게 되면 틀림없이 매우 기뻐할 거야."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한 바퀴 다 돌았다.경성샵는 호화로움을 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화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여자는 아니라 곧 흥미를 잃고 임건우를 향해 말했다."오빠, 이쪽에서 볼 일 다 끝났지? 끝났으면 나랑 같이 가자. 그냥 가서 얼굴 한 번만 비추면 돼...... 무엇보다 오빠가 그 지분에 서명해야 하거든."임건우는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유화가 김구용과 도봉전의 지분을 풍연경 손에서 앗아와 임건우에게 넘겨주게 되었다는 걸.그리고 마동재가 쥐고 있는 지분은 아직 건들지 않았다는 걸.주로 지호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들은 나중에 지호가 돌아온 후 다시 구체적인 사항을 의논할 계획이었다."그럼 30분만 기다려 줘."몇 사람은 함께 사장실로 들어갔다.그리고 임건우가 염혜수가 심혈을 기울여 쓴 기획안을 진지하게 훑어보기 시작했다.사실 염혜수는 이번 만남을 위해 치장에만 심혈을 엄청 기울였고, 몸에 걸친 옷마저 정성껏 골라 큰돈을 들여 사들인 것이었다. 임건우와 단둘이 한 공간에 있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심지어 고의로 임건우를 꼬셔내는 작은 수단까지 생각했는데, 두 사람의 만남이 네 사람의 만남으로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녀는 답답해서 피를 토하고 싶을 지경이었다.그러다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기세등등한 유화를 쳐다보고는 임건우를 유혹할 생각을 철저히 단념했다.조금이라도 이상한 마음을 드러냈다간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없게 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20분 후, 임건우가 기획안을 다 보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쓴 기획안이 매우 상세하네. 내가 나중에 엄마와 상의해 보고 일주일 후에 답장을 줄게."염혜수가 듣더니 기뻐하며 얼른 말했다."그래요, 임 사장님."임건우가 말했다."먼저 나가서 일해."염혜수는 전혀 내키지 않는 티를 드러내지 않고 순순히 걸어 나가 방문을 닫았다.그후
그 말을 들은 두 자매는 너무 놀라 입이 떡 벌어졌다.유지연이 소리질렀다.“엄마, 무슨 소리 하는거야? 오늘 약 안 먹었어?”이 집안에서 임건우와 합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유지연이다.유지연은 임건우가 자신이 꿈에서도 그리던 마스크 사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때문이다. 심지어 어제밤도 임건우와 잠자리를 함께 하는 꿈을 꾸었었다.꿈에서 깨었을때 옷이 축축해있었다.임건우랑 언니는 이미 이혼한 사이이고 결혼했을때도 서로 잠자리를 갖지 않았기에 자기와 연애를 한다고 해도 언니는 할 말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엄마가 언니더러 다시 합치라고 했다.그럼 유지연한테는 기회가 없었다.심수옥이 욕설을 퍼부었다.“엄마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너 날 바보 취급 하는거니?”유지연이 말했다.“엄마가 제 정신이면 언니한테 다시 합치라는 소리 못할거 아니야? 며칠전에는 임건우랑 이혼하라고 들들 복더니 고작 며칠 지났다고 다시 번복하는거야? 엄마는 결혼이 애들 소꿉놀이 같아?”심수옥이 말했다.“그래, 후회한다, 왜. 나 스스로한테 따귀를 날리고싶은 심정이야. 그때 참았어야 하는건데…….”말이 끝나기 바쁘게 심수옥이 자신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다행히도 유가연이 앞을 막아나섰다.전에도 얼굴에 손자국이 있는걸 본적 있었는데 그땐 임건우가 때린줄 알았다. 지금 알고보니 자신이 때린거였다.“엄마,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러는거야? 보기도 싫다며?”심수옥이 훌쩍이며 말했다.“임건우, 돈 많잖아. 지금의 경성샵, 만리상맹, 레드 홀릭 모두 다 임건우거잖아. 해마다 수백억은 벌텐데……. 내가 너한테 이혼하라고 부추키지만 않았어도 너 강주에 제일 큰 부자가 될수 있었는데……. 이게 다 얼마야, 내가 참지 못하고 그만…….”자매는 어안이 벙벙해났다.유가연이 물었다.“임건우가 부자라서 다시 합치라는거야? 엄마, 엄마한테는 돈이 늘 나보다 중요하지? 엄마는 그냥 돈이 중요한거야, 생각도 하지 마. 나 그 사람이랑 다시 합칠 생각 없어.”말을 마친 유가연이 방으로 들어갔
전화를 받은 임건우는 마침 만리상맹의 이사회를 참가하고 있었다.유화의 말처럼 만남의 자리였다.연회장에는 주주들과 지사의 대표님들이 와 계셨다. 그중에는 임건우와 유화의 기가 막히는 무술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마음속 깊이 이 둘을 탄복하고 있었다. 무술을 다룰줄 모르는 마동재한테는 약점이었다. 이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들 입 다물고 있었다.왜냐하면 강한자가 이 세상을 지배하는 법이기 때문이다.마동재는 입양한 세 자녀들 덕에 오늘의 상업 제국을 만들어낼수 있었다.유화가 승급하면서 많이 달라졌지만 유화의 남자 역시 신 같은 존재였기에 다들 존경어린 마음이었다.이때 대표님이 입을 열었다.“임 선생님 지금 강남 상회의 회장직을 맡고계시는데 예전에 강남 상회에는 전문적으로 세워진 기관이 있었어요. 예전에는 중해 시에 있었던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임 선생님은 앞으로 중해 시에 계시는건가요?”임건우가 임 대사님이라는 사실을 높은 자리에 계신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알고있었다.임건우는 머리를 저었다.“아니요, 집이 여기에 있는지라 중해 시에 머물지는 않을겁니다. 강남 상회가 중해 시에 본사를 세울수 있다면 왜 그 본사를 강주에 세울 생각은 하지 않는거죠?”대표가 무릎을 치며 말했다.“그렇네요, 전 왜 생각하지 못했을가요?”다른 대표도 존경을 표시하며 물었다.“임 대사님, 전에 동림도에 있을때 암말기에 들어선 서강에 으뜸 가는 부자 등비홍을 치료할수 있다고 들은것 같은데……. 사실인가요?”임건우는 한 눈에 대표가 암이라는것을 보아냈다.“암 걸리신거죠?”중년 대표는 임건우앞에 꿇으며 말했다.“임 대사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절 살려만 주신다면 시키시는 일 뭐든지 다 할게요.”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의아해했다.다들 이진석이 암에 걸렸다는것도 놀라웠지만 임건우가 암을 고칠수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필경 동림도에 갔던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다들 그 현장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모르고 있었다. 뭇 사람들의 시선이 임건우를 향했다. 임
심수옥은 오는 길에 자신감이 넘쳤다.왜냐하면 그가 꼼꼼히 다시 분석했기 때문이다.임건우와 유가연이 대학 시절부터 연애하기 시작하고 그 후 유씨 집안에서 생활하는것까지 여러모로 고민했다...... 이 여자는 돈을 위해 과거의 디테일을 또렷이 떠올릴 정도로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유가연이 아플 때 세심히 돌봐주지를 않나.유가연이 힘들 때 발을 씻어주지를 않나.그 행복의 표정은 절대 꾸며낸 것이 아니다.옛날의 그녀가 이런 화면을 보면 임건우가 참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여자를 위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니 자존심 따위는 필요 없고 기둥서방과 마찬가지인 비열한 성격이 틀림없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태도가 바뀌었다. 그것을 유익한 조건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임건우는 평생 포기할 수 없는 큰 딸이다.따라서.그녀는 결론을 내렸다.전에는 다른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지금은 그녀가 태도를 밝히기만 하면 임건우는 무조건 재혼을 받아들일 것이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아직 임건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사랑보다 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흥. 참 바보야. 하지만 바보여도 귀여워.”“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당신을 잡을 수 있겠어?”심수옥은 태운 별장에 도착했을 때도 콧노래를 흥얼거렸다......그녀는 목소리가 듣기 좋아서 노래를 부르면 아주 듣기 좋다.그리고 이때우나영과 반하나도 동네 입구에 도착했다.두 사람은 동네 앞 시장에서 채소와 식자재를 사 들고 들어가는데 심수옥이 자기 집 문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봤다.사실 태운 별장 8번지의 열쇠가 계속 유가연의 손에 있었다.다만 심수옥이 그것을 모를 뿐이다.철문은 감지되면 바로 문을 연다.차가 들어가자 심수옥도 따라서 들어갔다.방금 심수옥은 머리를 숙이고 인터넷에서 레드 홀릭의 최근 정보를 찾다가 흉터 제거 크림을 보았는데 한 병에 10억이나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것은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한 여배
내리는 여자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깜짝 놀라 하마터면 몸을 돌려 도망갈 뻔했다.뜻밖에도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우나영이 돌아왔다.우나영은 그녀가 갑자기 긴장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며 말했다.“심 여사님께서 여긴 어쩐 일이죠?”심수옥은 주먹을 쥐고 용기를 내어 웃으며 말했다.“사돈, 방금 밖에서 돌아오셨군요. 전......”우나영은 말을 끊었다.“그만! 우리는 이미 사돈사이가 아니니 이 호칭을 막 쓰지는 마십시오.”심수옥은 넉살좋게 웃으며 말했다.“참 말씀을. 하루의 사돈은 평생 사돈이라잖아요.”우나영은 바로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심수옥 씨.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건가요? 내 아들은 이미 당신 딸과 이혼했는데 어찌 또 사돈 사이가 됩니까? 그쪽이 신분이 너무 높아 올라갈 수 없어서요. 직접 말하세요. 우리 집엔 무슨 일입니까! 솔직히 우리 집은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심수옥은 속으로 우나영에 대해 욕설을 퍼 부었지만 겉으로는 웃으며 말했다.“임건우에게 할 말이 좀 있어서 왔습니다.”우나영은 곧바로 거절을 했다.“할 말 있으시면 직접 저한테 하세요.”“그럼...... 알겠어요! 전에 임건우와 우리 집 가연이가 이혼한 건 사실 오해가 좀 있어서이거든요. 제가 전에 임건우를 오해해서 나쁜 영향을 끼친 탓이에요. 두 사람 이혼 후 모두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정말 후회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두 사람을 재혼시키고 싶거든요...... 그 두 사람이 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도 알고 저도 잘못을 깨달았습니다. 사돈, 앞으로 임건우를 아들처럼 대할 것을 꼭 약속드릴게요.”심수옥의 아버지는 교사이시고 자신도 대학생이라 말을 참 이쁘게 하고 있었다.우나영은 이 말을 듣자 화가 많이 가라앉았다.웃는 사람을 때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안은가.하지만 아들을 재혼시킬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이럴줄 알았으면 애초에 왜 그렇게 하셨습니까? 지금 이미 이혼한 사이인데 다시
수영장에는 미처 다 정리하지 못한 물이 어느 정도 남아있었다. 곧이어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심수옥이 수영장 안으로 떨어졌다."살려줘, 살려달라고!""아...아악... 다리에 쥐가 난 것 같아..."심수옥은 물 안에서 퍼덕거리며 몸부림 쳤다.한편 우나영은 여전히 분노에 가득차 있었다."언제까지 불쌍한 척 할거야? 내가 바보인 줄 알아? 물이 이렇게나 얕은데 설마 죽기라도 하겠냐고.” 유화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까 말이에요. 정말 보면 볼수록 희한한 여자라니깐요. 고작 그깟 돈을 위해서이런 짓이나 하다니. 하지만 이게 바로 심수옥의 본성이긴 하죠. 전에는 선배님더러 이혼하라고 협박까지 하고, 유가연을 임호진한테 시집 보냈잖아요. 임호진이 선배님의 사촌 동생인걸 알면서도, 그 사람이 임씨 그룹을 빼앗으려고 한 것도 알면서도 결혼을 강행시킨게,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요?”“......”“......”우나영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동안 이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그제서야 자초지종을 알게 된 그녀는 단단히 화가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너 왜 나한테 이런 얘기 안 했어? 유씨 집안이 널 이렇게나 괴롭혔는데 왜 가만있었냐고. 앞으로는 유가연이랑 아예 모든 관계를 끊어. 난 내 아들이 이런 모욕을 당하는걸 바라지 않아.""알겠어요."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점점 가라앉는 심수옥을 발견하고는 얼른 말했다."저 여자, 정말 다리에 쥐가 난 것 같아요."곧이어 호주머니에 담긴 핸드폰, 차 열쇠를 꺼내서 던지고는 바로 뛰어 들었다.손으로 심수옥을 끌어 당기자마자 그녀는 곧 임건우를 껴안고 손을 놓지 않았다.그제서야 수영장 바닥에 발이 닿은 임건우는 몸이 반쯤 밖으로 드러났다.수영장의 수심이 얕은 덕이었다."이젠 쥐 안 나죠? 손 놓으세요!""이 손 놔도 안 죽어요."임건우가 그녀를 안고 수영장을 벗어나고 나서야 심수옥은 손을 놓았다.땅에 착지하자마자 그녀는 임건우에게 주먹을 날리려 했다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