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에게 있어 대당비설은 존경스러운 롤모델이었다. 심지어 그는 대당비설의 10여개의 역대 사례를 연구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대당비설의 정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아직까지도 알아내지를 못했다.이때 당설미가 입을 열었다. "아니야. 너는 아직도 몰라. 왜냐하면 너는 내가 누군지 모르잖아.”"그게 무슨 뜻이에요?"주주는 멍해졌다."어, 그럼... 당신이 대당비설이었다고요?"당설미는 인정했다. "맞아, 내가 바로 대당비설이야. 내 정체는 중해 당문에서 온 당설미야.”주주는 놀라서 어안이 벙벙한 채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한편 임건우와 유화는 대당비설이 어떤 사람인지를 애초에 모르고 있었지만 주주의 표정을 보고는 대충 알아차렸다.얼마 후,당설미는 곧바로 프라이빗 클럽의 방에 들어가 노트북의 데이터를 보면서 한켠으로는원격으로 조종까지 하였다. 심지어 중해 당문의 사람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강력한 지원을 해주기를 요구했다. 한편 별장안에서는,수십 대의 컴퓨터들이 순서대로 늘어져 있었고, 검은색의 굵은 케이블, 기가비트 네트워크 케이블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그리고 무려 십여 명의 오퍼레이터들과 십여 명의 조수들이 이곳에서 주식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바로 옆 테이블에서는,왕우의 아버지인 왕전안이 백발의 노인과 대결을 하고 있었다.그리고 한켠에서는 왕우, 방평, 그리고 또 다른 귀부인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사장님, 어때요? 제 실력이 꽤나 괜찮죠? 오늘이 지나면 만리 상맹의 절반의 지분은 사장님한테 들어가게 될겁니다.” 왕전안이 웃으며 말했다."하하하!"그러자 노인네는 활짝 웃으며 콧방귀를 뀌었다."마동재 그 개자식, 그때 그 놈이 사기만 치지 않았더라면, 강주 상권의 일인자는 바로 나였을텐데. 마동재는 애초에 나의 상대도 아니었어. 그 놈을 일찍이 직접 죽이려고 했는데 젠장, 스스로 알아서 죽다니. 정말 재미 없잖어.”왕전안은 계속하여 아부를 하였다."사장님이야말로 당시 상업계의 귀재였잖아요.
그 무리의 선두에 선 사람은 바로 천우였다. 무려 20명의 만리 지하세력의 무자들이 뛰어든 것이다.당설미의 도움으로 만리 상맹은 치명적인 위기를 단번에 이겨냈고, 뿐만 아니라 그녀는 가족의 힘까지 동원하여 배후 세력을 제압하고는 역으로 배후의 회사까지 공격한 것이다. 그리고는 드디어 놈들의 범행 현장인 이 별장까지 찾아냈다."너희들 누구야, 누가 너희들을 들어오랬어? 꺼져!"마침 문 앞에 서 있던 한 부하가 천우를 가리키며 소리쳤다.“철컥!”그러자 천우는 단번에 부하의 손가락을 덥석 잡고는 부러뜨렸다.그 부하는 바로 앨리의 부하였다. 근 몇 년 동안 수많은 성공을 이루어낸 앨리는 자연스레 자신의 부하들의 연봉까지 상승시켰다. 그로 인해 그의 부하들은 웬만한 사람들은 다 얕잡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손가락이 부러지게 되니 그는 아픈 나머지 고함을 질렀다. "네가 감히 내 손가락을 부러뜨려?"천우는 비웃었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린거야? 그럼 하나 더 부러뜨려주지."“철컥!”"으악!""이젠 좀 정신이 들어? 계속 대답 안하면 또 부러뜨린다?”그렇게 천우는 순식간에 철컥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연속으로 손가락을 골절시켰다. 그 결과 앨리의 부하는 오른손의 다섯손가락이 전부 90도로 꺾여버렸다. 그는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다.이를 지켜본 앨리는 크게 노하여 곧바로 자신의 경호원을 불렀다.그러나 경호원 역시 천우에 의해 갈비뼈 7~8개가 단번에 부러졌다.곧이어 천우는 앨리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앨리, 정말 너였구나! 전에 나의 의부님이 네가 불쌍하다고 하길래 널 풀어주고 단지 강주로 쫓아내기만 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넌 그야말로 배은망덕한 놈이었어. 이 참에 차라리 얼른 우리 의부님을 만나서 직접 가서 인사를 드려. 안 그래도 엄청 외로워하실텐데 네가 가면 얼마나 좋아하시겠어?” 천우에 대해서 잘 알고 있던 사람들은 그의 얼굴에 띈 살기 가득한 웃음을 보고는 소름이 돋았다. 그러자 앨리는 침을 삼키며 순간 긴장했다."천우
곧이어 천우는 남겨진 왕전안의 가족들을 바라보았다."왕 사장, 방 사장, 거 참 안타깝게 됐네!"왕우는 무서운 나머지 온몸이 바들바들 떨려났다. 그녀는 천우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전에 좋지 않은 일에 휩싸였던 그녀는 만리의 사람들을 찾아 도움을 구했다. 당시 그녀를 우선적으로 도와준 사람이 바로 천우였다. 바로 그때, 그녀는 천우가 직접 놈들의 열 손가락을 부러뜨리는걸 목격까지 하였다. 그걸 보는 내내 그녀는 기분이 통쾌하여 천우한테 잠깐 설레기도 했었다. 그 틈을 타 그와 좋은 관계로 나아가보려 했지만 천우는 그녀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그러나 오늘만큼은, 그녀는 전혀 다른 기분이 들었다.마음속엔 단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풀썩!"곧이어 왕전안과 방평은 모두 무릎을 꿇었다."천우야, 제발 한 번만 용서해줘. 우리 목숨만이라도 살려줘! 나 오늘부로 당장 강주를 떠날게. 아니, 평생 네 눈에 안 띄면서 살게.”"그래! 천우야, 우리 아직 그래도 저축해둔 돈이 좀 있어. 2천만 원 정도는 있는데, 그걸 모두 너한테 줄게. 그러니까 제발 살려줘!"하지만 천우는 고개를 살며시 흔들며 웃었다."왜 살려달라고 그래? 나 너희들을 죽이겠다고 한 적이 없어! 어차피 우리 서로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이잖아."그러자 왕전안은 크게 기뻐했다. "맞아맞아. 우리가 알고 지낸지 벌써 10년은 됐지. 천우가 어릴 때 내가 아이스크림도 사 준 적 있어!"천우는 한숨을 쉬었다. "나도 잘 알지! 보아하니 다들 정말 강주 빌딩을 좋아하는것 같네. 오늘 우리 의부의 조문회에서도 계속 이렇게 강주 빌딩을 떠올리다니... 그럼 이렇게 하자. 앞으로 다들 강주 빌딩에서 살아.”“여봐라!”"이 사람들을 강주 빌딩으로 데려가서 앞으로 강주 빌딩의 모든 변기는 이 사람들이정리하게 시켜.""어?"순간 왕전안의 가족은 모두들 아연실색했다.전에 변기를 청소하던 무서운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그건 정말 다시는 겪고싶지 않은 인생에서 가장 최악인 장면이었다.생각만
임건우는 순간 멍해졌다.그녀를 보고는 실소를 터뜨렸다. "농담하는 거 아니지?"당설미는 고개를 저었다."당연히 농담 아니죠. 저 매우 진지해요."중해 당문 가주의 딸이 자신을 위해 비서가 되겠다고 하니 임건우는 이 사실이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졌다. 당자현과 자신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그녀의 오빠인 당호천이 알면 절대 반대할 것 같았다. 하지만 두 남매는 사실 평소에 갈등이 꽤나 많은 까다로운 사이였다. 그리하여 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이 일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조급해하지 마."당설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문회장을 바라보았다."하긴, 오늘같은 날에 얘기를 나누긴 좀 그래요. 전 다만 혹시나 찾아둔 사람이 있을가봐 걱정돼서 그래요.”그러자 임건우의 눈빛이 반짝였다.그가 애초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바로 3일 후면 당자현과 진선체의 결혼식이 열릴 예정이다. 때가 되면 당자현은 임건우의 술에 약을 탈테고, 임건우는 절대 가만히 당하고 싶지가 않았다. 적어도 제대로 된 대처를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당자현이 확실히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지 않았단걸 그는 제대로 확인하고 싶었다. 만약 자신의 아이를 가진 채 결혼을 하게 된다면 자신의 아이의 아빠는 외간 남자가 될 상황이니까. 그렇다!그의 목적은 오로지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대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물어보고 싶었다.만약 그녀가 강요 당한거라면...내가 데려가야지!임건우는 자신의 여자가 누군가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는걸 가만히 지켜볼 수가 없었다. 설령 당자현을 괴롭힌 사람이 그녀의 할아버지라 할지라도!만약 정말로 자신이 당자현을 강제로 데려간다면 중해 당문은 필연코 그를 공격할게 뻔하다. 때가 되면 당설미는 자신의 비서가 될래야 될 수가 없다. 그리하여 그는 여러모로 머리가 아파났다. "중해 당문의 당자현이 곧 시집 간다고 들었는데, 요즘 당문에서도 엄청 바쁘겠네?" 임건우는 슬쩍 물었다.“선생님도 자현이를 알아요? 혹시 자현이 팬이에요?”
결국 마동재는 이 세상을 영영 떠나게 되었다.한편 마동재의 또 다른 양아들인 지호는 여전히 연락이 되지 않았다. 아마도 마지막인사를 할 면목이 없어서 나타나지 않은 듯 싶다."유화야, 너무 힘들어하지 마.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일이었어.” 임건우는 다크서클이 짙어 초췌해진 유화를 보고는 마음이 아파났다.유화는 임건우의 품에 안겨 흐느끼며 말했다."우리 아버지, 죽지 않을 수도 있었어요. 이 모든게 다 제 잘못이라고요. 만약 그날 밤 제가 선배님의 방에 가지만 않았더라면......"임건우는 조심스레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그게 어떻게 네 탓이야. 탓할거면 나를 탓해야지. 내가 기어코 고집을 세워서 만리를 강남 상회에 가입시키려고 했어.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유화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하지만 그녀는 임건우를 차마 탓할 수는 없었다. "그런 말 하지 마세요. 만약 선배님이 없었다면 저희 아버지는 진작에 양효천의 손에 의해 죽었을거예요. 전에 동림도에서도 선배님이 저희 아버지를 구한거잖아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선배님을 탓해요?”임건우는 말했다. "네가 그렇게 생각해주면 나야 고맙지! 어차피 벌어진 일, 이젠 천천히 잊자. 오늘 밤나랑 같이 우리 집에 가지 않을래? 내 침대에서 자.”유화는 살짝 솔깃했다.그러나 곧이어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오늘 밤만큼은 전 아버지 곁을 지키고 싶어요. 이것도 마지막이잖아요. 오늘 밤이 지나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고요."임건우는 그녀의 심정을 이해했다.과거에 임우진이 교통사고로 죽었을 때, 임건우도 며칠동안 눈을 붙이지 못했다.그렇게 한 시간이 흐른 뒤,임건우는 태운 별장으로 돌아왔다.그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그는 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자의 숨결, 그리고 다소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하지만 그는 인기척을 숨기지 않고는,당당하게 별장 대문으로 들어갔다.곧이어 그는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한 여자를 발견하였다.역시나 구면인 사람이었다. 그녀는
"뭐야?""이럴 리가 없어!"맥 없이 소파에 눕혀진 자신의 몸과, 벌개진 얼굴을 확인한 그녀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녀가 조사한대로라면 임건우는 무도 수행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저 부모로부터 버려진 재벌 2세로서 여태 처가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살아온걸로 알고 있었는데...그런데 어떻게 이렇게나 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거지? 틀림없이 환각일거야!곧이어 주작은 젖 먹던 힘을 다해 일어서서는 마치 용수철마냥 튕겨나가서는,쏜살같이 임건우를 향해 돌진했다.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초라하게 당할리는 없다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역시나 잔혹했다.맹렬하게 달려드는 그녀를 향해 임건우는 또 따귀를 날렸다.매우 빠른 속도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주 정확하게 주작의 얼굴을 명중하였다. 그 따귀소리는 마치 폭죽소리와도 같이 굉장하게 울렸고, 그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곧이어, 그녀는 번개 맞은 새마냥 나풀나풀 바닥에 쓰러졌다."쾅-"그 후, 임건우는 그녀의 허리에 털썩 주저앉아 그녀를 작은 걸상으로 이용했다.건장한 남성이 짓누르니 그 무게가 굉장했다.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몸을 돌릴 방법이 없었다.주작은 수치스럽고 화가 나 죽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녀는 순간 동림도에서 마주친 그 신비한 임 대사에게 밟힌 치욕을 떠올렸다. 그때의 그 장면이 지금과도 매우 비슷했다. 아니, 사실 지금이 더욱 수치스럽다. 왜냐하면 임건우가 아예 그녀의 허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 느낌은 그녀로 하여금 인생 최대의 치욕을 느끼게 하였다.이때 임건우는 또 한 번 손바닥으로 그녀의 후려쳤다.아악!너무 아파!주작은 떨리는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그러나 임건우가 듣기에는 이 비명이 다소 이상하게 느껴졌다. 고통을 넘어가서는 약간의 통쾌함도 느껴지는 기분? 설마 착각한건가?그는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때렸다."아흑흑흑--"주작의 비명은 확실히 듣기에는 다소 불쾌했다. 하지만 멋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그녀는
하지만 그는 이런 식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불쾌한 기분이 든 그는 곧이어 주작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술병을 거꾸로 들어 그녀의 얼굴에 거침없이 뿌렸다.주작은 그야말로 미칠 지경이었다.이 나이를 먹고 이렇게 수치스러운 일을 당할 줄은 몰랐다.더군다나, 사대 왕희 중 한 명이었던 주작은 자신의 명성과는 맞지가 않은 이러한 모욕을 당하게 되자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이때 임건우가 물었다."말해봐, 누가 널 보낸거야?"하지만 주작은 이를 악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쫘악" 하는 소리와 함께 임건우는 그녀의 옷을 갈기갈기 찢었다."아!"주작은 큰 소리로 외쳤다."너......이 변태새끼야!"임건우는 입가에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드디어 정신이 든거야? 그럼 이젠 본격적으로 놀아볼가.”주작은 잔뜩 화가 나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제서야 정말로 겁이 났다.겉모습은 아무리 강해도 어쨌든 그녀는 본질적으로 여자이긴 하니까.자신의 면목을 걱정하는 한, 그 누구든지 이러한 수모는 겪고 싶지 않아할 것이다.곧이어 임건우가 약 한 알을 그녀의 입에 넣으려 하자 그제서야 그녀는 항복했다."그만해. 내가 다 말할게. 근데 너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 왜 또 물어보는거야? 당연히 우리 도련님이 널 죽이라고 시킨거지.” 그 순간, 임건우는 술병을 주작의 등 위에 가볍게 올려 놓았다.그러자 술병은 그 위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기 시작했다.주작은 수치스러워 어쩔 바를 몰라했다."그 자식은 왜 나를 죽이라고 한거야?"임건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자신과 당자현 사이의 일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도 모를테고, 강주 진씨 집안 사람들도 모르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럼 혹시, 나의 또 다른 정체인 임대사를 알아챈건가?그러나 그는 곧바로 그럴리는 없다고 확신했다.만약 임건우가 임대사라는 것을 알았다면 진선체는 절대 주작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주작의 대답은 놀랍게도 임건우의 예상과는 달랐다. 주작은 이렇게 말했다. "너랑 당자
"주작, 일은 어떻게 됐어? 그 녀석 죽여버렸어? 너 요즘 일 처리를 되게 못하는거 알아?”진선체는 전화를 받자마자 주작을 혼내기 시작했다. 주작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임건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도련님, 죄송합니다. 이번 일은 못해낼 것 같아요.”"뭐라고? 너 다시 말해봐!""제 주인님께서 저를 미리 받아들이셨거든요. 제가 가서 주인님을 모셔야 되는 상황이라 지금 도련님 명령대로 움직일 수가 없어요. 사실 이것도 다 도련님을 위한 일이에요. 주인님 말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도련님마저 여기서 노예로 살아야 돼요.”"쿵!"진선체는 답답한 나머지 머리가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아 잠시 숨을 고르고는 고함을 쳤다."당장 말해, 그 임대사가 도대체 누구야? 내가 당장 가서 그 자식을 죽여버릴거야!""그러지 마세요, 어차피 못 이기실거예요.” "너 뭐라는거야. 나 금릉의 진선체야. 당대 최연소 지급 무자이자 미래의 금릉 가주가 될 사람이라고. 그런데 내가 어떻게...뚜뚜뚜..."말을 반쯤 하던 진선체의 전화는 갑자기 끊겼다.그는 어리둥절하여 멍하니 핸드폰을 바라만 봤다.순간 분노와 억울함이 마음속에서 끓어넘쳤고, 쨍그랑하는 소리가 함께 핸드폰을 아예 박살내고는 펄쩍펄쩍 뛰며, 큰 소리로 외쳤다. "이런 젠장, 대체 임대사 그 자식이 누군데. 내가 반드시 너를 잡아내고, 갈기갈기 찢어버릴거다.”그는 그렇게 한바탕 분풀이를 했다.곧이어 그는 바로 집에 전화를 걸어 가장 빠른 시일내에 그 임대사라는 놈을 찾아내 주작을 구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정신이 돌아온 그는 그제서야 휴대폰이 깨진 것을 발견하였다. 심지어 안타깝게도 그는 금릉 진씨 집안 사람의 휴대폰 번호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결국 그는 바로 호텔을 떠나,차를 몰고 금릉으로 달려갔다.한편 주작과 진선체의 대화 내용은 당연히 주작의 의지가 아니라 임건우가 그녀에게이렇게 강요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 임건우가 그녀에게 약을 먹이고 주사까지 내릴 수도 있으니까.진선체가 당장 자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