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들은 네가 직접 청한 사람들이잖아. 그런데도 네가 결정할 수 없다고? 풍연경, 네가 이렇게까지 파렴치할 줄은 몰랐네?""난 정말 결정을 할 수가 없다니까. 회장님은 슈퍼 고수인데 내가 무슨 수로 결정을 해?” 곧이어 풍연경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마동재, 더이상 집착하지 마. 어차피 고작 딸이잖아. 설령 너의 애인이라 하더라도 뭐가 그리도 아쉬운거야? 더이상 이렇게 협조하지 않는다면, 나는 널 건드릴 수 밖에 없어.” "퉤!"마동재는 풍연경의 얼굴에 가래를 뱉었다."내가 너랑 똑같은 줄 알아? 유화는 내 딸이야. 내 딸한테 그 더러운 물 뿌리지 마. 그리고 내가 너한테 말해두는데, 우리 유화 남자도 있어, 너가 감히 건들기는 무서운 그런 남자라고. 만약 내 예상이 맞다면 그 남자, 지금쯤이면 날 구하러 여기로 오고 있을거야. 너희들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팍!"이때 풍연경은 손바닥으로 마동재의 얼굴을 후려쳤다."이렇게까지 좋게 말을 했는데도 너가 눈치가 없다니, 나도 더이상 참지 않아. 당장이라도 널 죽여주마.” “여봐라, 마동재의 손가락 다섯 개를 잘라서 프라이빗 클럽으로 보내!”"쏴-"이때 옆에 있던 부하 한 명이 개산도를 뽑았다.성큼성큼 걸어 다가왔다."사부님, 한 가닥 한 가닥씩 자를가요, 아니면 한 칼에 직접 자를가요?" 그는 얄밉게 손짓하며 물었다.마동재는 얼굴이 부들부들 떨렸다.안 무섭다는 건 당연히 거짓말이지.그러나 그는 어쨌든 최대한 센 척을 해보려고 억지로 말했다. "풍연경, 배짱이 있으면 직접 내 목을 베. 너까짓게 얼마나 대단한 놈인지 나도 좀 제대로 알아보고 싶어.”순간 풍연경은 얼굴이 어두워졌다."당장 잘라!"부하들은 칼을 들었다."쾅-"이때 홀의 문이 갑자기 큰 힘에 의해 터져버렸다.문은 아예 부스러기로 부서졌다.무수한 파편들이 막 튕겨났다.많은 사람들은 높은 층에서 떨어지면서 나무 부스러기에 찔려 쿡쿡하는 소리가났다.순간, 원래는 히히덕거리며 원숭이처럼 마동재를 바라보던
“아저씨, 여긴 어쩐 일이세요?”중년 남자가 육남수 앞에 달려들어 공손하게 절을 하고 황송해하는 모습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풍연경은 단칼에 마동재의 목을 베어 육남수를 두려움에 떨게 하려고 했다.그러나 지금 그는 동작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사해의 고위층관리는 아마 이 중년의 내력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똑똑히 알고 있다. 왜냐하면 바로 그가 돈을 들여 상경에서 초청한 무도 고수인 현급중기고수이기 때문이다.상경 육씨 가문의 자제로 이름은 육무평이다.그는 지금 이 노인을 아저씨라고 부르는데 그 말은 이 노인도 육씨 가문의 일원이란 말인가? 육씨 가문의 어르신인가?육남수는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보면서 물었다.“너야말로 여긴 무슨 일러 온 거야?”육무평은 바보가 아니다. 육남수가 상대방의 진영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갑자기 웃으면서 그의 말에 답했다.“전 풍 사장님 초대받아 강남 상회 경기에 슬쩍 참석하려고 온겁니다.”그의 말에 육남수는 노발대발하며 꾸짖었다.“이것도 경기라고 입 밖에 내는 거야! 당장 상경으로 돌아가! 그리고 내 허락 없이는 한 발짝도 나올 생각하지 마!”“아저씨, 그...... 알았어요!”육무평은 쓴웃음을 지으며 풍연경에게 말했다.“풍 사장님, 죄송합니다. 도울 수 없게 된 거 같아요. 전에 말씀하신 수당은 그대로 돌려 드릴게요.”그는 말을 마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아니, 도망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그 누구보다도 지금 가장 놀란 사람은 풍연경이다.육무평은 고수 중에서도 가장 강한 실력을 갖춘 고수다. 동도국의 오노 요헤이는 무도만 놓고 보면 육무평에게 당해 낼 수 없다. 그는 정신 염력으로 상대를 이기고 쥐도 새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의 정신상태를 흩어버리면 잠시 행동 능력을 잃게 할 수 있다...... 이것이 그의 필사기 라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그래서 오노 요헤이를 위해서라도 풍연경은 억지로 유화를 데려와 그의 애제자를 모셔야 했다.
자리에서, 오노 요헤이라는 동도 남자가 일어섰다.그는 분노하여 외치면서, 동도 무사도를 꺼냈다.“용기가 있으면, 나와 결투하자!”유화는 이때 임건우에게 말했다.“바로 그 자야. 신비한 수단이 있는데, 내 단전을 폐했어.”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 원수는 내가 직접 갚아줄게.”이때 육남수는 이미 마동재를 데리고 돌아왔다.“임 선생님, 감사합니다!” 마동재는 먼저 임건우에게 감사의 말을 한 다음에, 비로소 육남수에게 감사했다.“한 가족인데 괜찮아.”임건우는 그가 내상을 좀 입은 것을 보고, 즉시 손가락으로 그에게 진원을 좀 주입했다.육남수에게 유화와 마동재를 잘 보호할 것을 당부하고 나서야, 비로소 뒷짐을 진 채, 앞으로 걸어갔다.“결투를 원해? 좋을 대로!”그는 오노 요헤이를 보며, 우렁차게 말했다.오노 요헤이는 무사도를 휘두르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네가 뭔데? 무슨 자격으로 나와 결투를 한다는 거지?”임건우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너는 야나기타 조직인가?”‘뭐?’오노 요헤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동공이 갑자기 움츠러들었다.이와 동시에, 풍연경의 표정에서도, 순간적으로 당황한 기색이 나타났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임건우의 눈을 벗어나지 못했다.“보아하니, 스타를 찾았나 보네.”임건우의 눈빛이 번쩍이며, 바로 한 걸음에 올라가서, 오노 요헤이의 아래턱을 탈구시켜 버리려고 했다.지난번에 조우했던 야나기타 조직의 킬러들은, 모두 이빨 속에 숨긴 독약으로 죽었다.턱이 빠지기만 하면, 그는 독약을 깨물고 자결할 방법이 없다.중간에 어떤 바보가 튀어나와서, 임건우를 가로막을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너는 내 스승에게 도전할 자격이 없어. 내가 너와 결투할 것이다.”그는 바로 오노 요헤이의 애제자이다.임건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눈에서는 살의가 번쩍였다.“방금 전에, 우리 집의 유화가 한 달 동안 함께 있어야 한다고 한 게 바로 너지?”그자의 표정은 비할 데 없이 도도했다.“그
"우우웅-"그 찰나, 임건우는 머리가 서서히 뻐근해 남을 느꼈다. 이윽고 모종의 강렬한 힘에 사로잡혀 마치 칼로 에이는듯한 고통을 선사해 주면서 마치 영혼까지 찢어갈겨버릴 정도로 아파났다."뭔 정신적 염력이 이리 강하지?""아니야, 이건 응련이였어!"임건우는 주먹을 질끈 쥐고는 자신의 정신적 염력을 동원하여 철통방어를 시전했다.다행히도 며칠전에 추귀한테서 배워온 정신적 염련의 수련법을 조금이나마 터득했기에 망정이니 아니면 그조차도 이 공격을 막아내기 만무했다.‘이 동도 자식, 꽤 하는데?’임건우는 그 자리에 서서 한켠으로 정신적 염력을 막으면서 또 다른 한켠으로는 그의 공격수법을 고민하였다. 어떻게 하면 당해낼수 있을지...하자만 외부인의 눈으로 볼때 임건우는 이미 오노 선생의 염력에 단단히 공제당하고 있었다.오노 요헤이 본인도 그렇게 생각했으니. 그뒤 기혈의 칼날을 멈추고 자신의 실력을 뽐내려 했다.제자 한명쯤이야 그는 거뜬히 희생시킬수 있었다. 제자의 부상으로 유화한테 사과를 받아내려 하는줄로 다들 알수 있지만 실은 그게 아니였다.유화의 아름다움, 그가 눈여겨 보며 탐내고 있는건 여색이였다.저 아릿다움과 싱싱한 맛을 직접 즐기려고 입을 다시고 있던 것이였다."흠! 뭐야, 난 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별거 없네! 풍군, 내가 말하는데 연호에는 그리도 인재가 없나 보죠? 이정도는 완전 페물급이잖아요. 소위 종사라 하는 것들은 내가 모조리 죽여버릴수 있다고!"이에 풍연경은 한숨을 내쉬면서 긴장을 풀었다.아까 임건우가 오노 선생의 제자를 그자리에서 죽여버릴때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그러나 보아하니 결투는 오노 선생의 승리로 마무리 될거 같아서 그나마 한시름 놓을수 있던 거다.그는 어깨의 상처를 주무르며 말했다."역시 오노 선생님이시군요."반면 유화는 다급해서 어쩔바를 몰라했다."사형이 그들의 요술에 걸렸나봐요, 이를 어째요?!"육남수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종사인 임건우를 한방에 공제해 버릴수 있는거라면 이 동도 자
유화와 마동재는 막 뛰쳔가고 싶은 충동이 있었지만 사해루의 무자들이 앞길을 막고 있어 그러지도 못했다."크아앙-"오노 요헤이는 웨침을 동반하여 손에 들려있던 타나카를 들고 임건우를 향해 찔렀다.유화는 차마 눈뜨고 그 모습을 볼수가 없었다. 반면 사해루의 고층들은 재미있다며 한시도 눈을 뗴지 않고 구경하고 있었다.바로 그 찰나.오노 요헤이의 칼날은 두 손가락에 짚어져 미동도 하지 못했다."하?!"오노 요헤이는 등골이 서늘해 났다. 손가락의 주인은 다름아닌 임건우였다. 바로 그가 칼로 찌르려고 했던 임건우였던 거다.그의 눈빛은 생기를 되찾고 입꼬리는 조금 올라가 있었다.아까 임건우는 고이려 공제된 척 하였던 것이다. 이로써 오노 요헤이의 주위를 분산시킬수 있었고 또한 경각심을 낮추려고 했다. 원래 아까 기혈의 칼날을 거둬들이지 않았다면 진짜로 위험했을거다. 그러나 이건 이미 과거로 되였고 굳이 잘난체를 하며 임건우한테 시간을 벌어다 주었기에 다시 반격을 준비할수 있었다.사실 임건우는 처음에 진짜로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었다. 오노 요헤이의 염력 공격은 실로 강력했기 때문이였다. 아마 당자현이라도 쉽사리 우위를 점한다고 확증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비단 지속적으로 공제할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두 사람을 공제할수도 있었다.과연 그 극한은 어디에 있을지도 의문이였다. 설마 여기에 있는 모든 이를 다 통털어서 공제할수 있을지도?이런 강력한 염력의 소유자라니, 실로 두려울 따름이였다.그러나 임건우는 이내 자신의 판단이 다소 그릇되였음을 감지했다. 정신적 염력의 원천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니 그 염력의 래원은 오노 요헤이 본신이 아닌 그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 였다...!"정신적 염력을 공제할수 있는 법기네요?"지금 오노 요헤이는 막 경악스런 눈빛으로 임건우를 바라보고 있었다.공제를... 벗어났어?!"뭐지? 왜 아무렇지 않은거지?""꽤 실망한 모습이네요."임건우는 살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두 손가락으로 칼날을 끊어버리려고 까지 했지만 예
"쓰으윽-"공기속에는 아까 비참하게 죽은 하수인들의 피비린내가 풍겼다.이건 피비린내가 아니다... 임건우의 패악스런 살기가 도사리고 있는 거다.허공에 날렸던 하수인의 머리통은 공중에서 붉은 줄을 그으며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 이내 데굴데굴 결투를 구경하던 사해의 여성 관중한테로 굴러갔다."꺄아아악!!"그녀들은 어찌나 놀랐는지 걸상에서 펄쩍 뛰여 내려며 소리질렀다.아까까지 오노 요헤이가 임건우의 배를 가르려고 했을때 두눈 부릅뜨고 흥미나게 구경하던 사람들 답지 않게.이때 육남수도 서서히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렸다.기실 아까 임건우가 구슬을 거둬들일때부터 이미 서서히 정신이 들었었다. 다만 가슴이 꽁한 것이 차마 일어설수가 없었다.고통보다는 수치심이였다. 아주 심각한 수치심이였던 거다.겨우 동도의 자식한테 이 굴욕을 당하다니, 이건 조상님한테 질타받아도 마땅한 거였다.이때 옆에 나란히 쓰러져 있는 오노 요헤이를 보자 화가 치밀어 올랐는지 제꺽 가서 발로 짓밟아 버렸다.파악-겨우 쓰러져 있는 사람한테 화풀이 하는거나 다름이 없었다.오노 요헤이의 머리는 수박마냑 붉은 빛갈을 드러내며 부서져 버렸다."이런... 제길!"육남수는 행여나 피가 튈까 뒤걸음질 치기까지 했다."뭐하는 거야? 누가 죽이라고 했어? 아직 물어볼 말이 남아있는데!"임건우는 타나카를 거두고 있는데 육남수가 묻지도 않은채 오노 요헤이를 죽여버린 거였다. 임건우는 순간 화가 동했지만 이미 늦은 터였다.임건우의 질타에 육남수는 곧장 사과했다."네...? 죄... 죄송합니다!"그는 바닥에 꿇어앉아 임건우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하...’임건우는 가까스로 화를 참으면서 육남수를 째려 보았다, 이 멍청이를 확 죽여버릴수도 없고...! 오늘 여기로 데려온거 자체가 실수였나? 야나기타 조직은 그렇다 치고 이 구슬의 출저도 알아보고 싶었은데 머리가 날아가 몸뚱아리한테 물어볼수도 없는 노릇이다.더 말해봤자 죽은자를 되돌릴수도 없고, 임건우는 원통한 채로 화를 꾹꾹 눌렀
임건우와 풍연경뿐이었다.어깨의 상처가 이미 출혈을 멈췄지만 풍연경은 여전히 고통스러운지 계속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당신 누구야?”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가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다.‘마동재 그놈은 대체 어디서 이런 고수를 데려왔지?’중요한 건 상대가 아주 젊다는 거다.“성은 임, 이름은 건우, 아버지는 임우진.”임건우는 빙빙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 말에 풍연경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임우진의 아들이라고?”복잡한 표정으로 임건우를 한참 동안 바라본 풍연경은 끝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뭘 웃지?”“아무것도 아니야. 그쪽 손에 잡혔으니 나도 할 말이 없어. 모든 건 운명이니 나 죽여!”풍연경은 오히려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하지만 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당신을 죽이려면 아까 벌써 죽였겠지. 물어볼 게 있으니 내가 묻는 물음에 대답이나 해. 그러면 한 방에 깔끔하게 보내줄 수 있으니까. 그렇지 않으면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할 거야.”풍연경도 이내 고개를 저었다.“물어보지 마. 아무 말도 하지 않을 테니까!”“툭!”임건우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사진 한 장을 풍연 경 앞에 던졌다.사진 속에는 한 여자애가 있었는데 약 열대여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앳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벌써부터 미인의 자태를 뽐냈다.그 사진을 본 순간 풍연경은 낯빛이 어두워졌다.왜냐하면 사진 속 여자애는 바로 그의 딸 풍여진이었기 때문이다.“지…… 지금 무슨 뜻이야?”“아무 뜻도 없어. 딸이 참 예쁘게 생긴 데다 분위기도 있더라고. 만약 이 얼굴에 메이드복이나 간호사복, 혹은 아예 아무것도 안 입으면 더 예쁠 것 같던데. 제가 참 특이한 취미가 있는데 당신 딸이 원할지 모르겠네.”임건우는 사악한 미소를 지은 채 사진을 바라보더니 일부러 혀로 입술을 핥았다.“이게 감히!”그 말에 풍연경은 버럭 화를 냈다.“내가 못 할 것 같아?”이 사진은 유화가 임건우한테 준 거다. 적은 언제나 나를 가장
"이 일의 전말로 말할 것 같으면, 너의 아버지가 침몰선 한 척을 인양한 그날로 거슬러 올라가야 돼.""그 오래된 침몰선에서 너희 아버지가 현무천서 한권을 얻었었거든.""사실 그냥 거북 껍데기야.""하지만 그 거북의 껍데기에는 신기한 부호와 오래된 문자들이 적혀있었어. 그리고 그게 바로 어느 한 오래되고, 심오한 무공 비적이었어. 수법진결이라고 불리기도 했지."풍연경이 임건우를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난 줄곧 믿지 않고 있었어. 그런데 지금 사실이 눈앞에 놓여있으니 안 믿을 수가 없구나. 네가 아마도 그 현무천서 속의 무공 비적을 얻은 거 같아."임건우가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속으로는 큰 충격을 받았다.현무천서?이 네 글자에 대해서 그는 들어본 적도 없었고, 그의 어머니 우나영이 그에게 언급한 적도 없었다.그가 물었다. "그럼 야나기타 조직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거지?"풍연경이 대답했다. "네 아버지가 현무천서를 얻었다는 소식이 유출되어 실수로 몇 사람의 귀에 들어갔어. 그 중 한명이 바로 동도 야나기타 조직의 사람이었고... 야나기타 조직은 미치도록 현무천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했어. 그리고 우리 SH그룹의 배후가 바로 야나기타 조직이고."임건우가 물었다. "야나기타가 대체 어떤 조직이지?"풍연경은 이미 입을 연 이상 더는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답했다. "동도에서 가장 오래된 닌자 유파야. 지금 대중이 알고 있는 조직들보다도 더 오래되고 큰 세력이지. 동도 삼성 알지? 사실 삼성의 배후도 야나기타 조직이야."임건우가 듣더니 크게 놀랐다.풍연경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회벽기죄가 무슨 뜻인지는 너도 알고 있을 거고. 너의 아버지도 당연히 알고 있었겠지. 하지만 그는 포기하려 하지 않았어. 그래서 그런 참극을 초래했던 거고. 그리고 내가 반드시 너에게 알려줘야할 사실이 있어. 넌 너의 부모님의 참사가 유영욱이 초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임건우가 속으로 흔들렸다. "그럼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