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구레한 이야기를 나누던 임건우가 물었다.“엄마, 제가 처음 가연의 엄마에게 인사를 드리려고 유씨네 집에 갔을 때 아버지가 저한테 가져가라고 했던 선물 진주목걸이를 기억해요?” 우나영이 말했다.“당연히 기억하지. 너희 아빠가 보배 골드 진주 한 알을 넣었어. 그 목걸이는 최소 20억 가치를 하지.”여기까지 말한 그녀는 화가 났다.“우리는 네 장모에게 충분히 잘했어. 하지만 그녀는 돈을 밝히는 사람이었어. 아들, 만약 유씨네 집에서 불쾌한 일이 있다면 그냥 이혼해! 긴 고통보다 짧은 고통이 나아!"“엄마, 걱정마세요. 지난번에 소란을 피웠더니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게다가 제가 이렇게 능력 있는데 그 여자가 정말 나를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정말 나를 화나게 하면 제가 뺨을 후려칠 거예요.”“쳇, 누가 널 믿어!”“못 믿어요? 제가 지난번에 때렸는데 가연이도 아무 말도 못했어요.”“진짜야? 감히 장모님도 때릴 수 있어?”“그럼요, 참, 엄마, 다시 물어볼게요. 아버지는 그때 왜 꼭 이 진주를 장모님께 선물하라고 했을까요? 이 안에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우나영이 말했다.“그건 나도 몰라. 네 아버지는 가끔 기분에 따라 행동해,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누가 알겠어.”임건우가 다시 물었다.“엄마, 아빠랑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아버지한테 특별한 건 없었어요? 예를 들면 비교적 신비롭다든지?”우나영은 의문이 갔다.“그건 왜 물어봐? 네 아버지가 뭐가 특별해? 그의 가장 특별한 점은 조금도 특별하지 않다는 거야.”그렇다, 엄마에게 물어봐도 아무 소용이 없다.한편 우나영은 다른 얘기를 꺼냈다. “레드 홀릭 시리즈 제품의 홍보모델을 한명 찾아야겠는데 엄마가 반년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연예계에 익숙하지 않아. 추천할 사람이 있어? 우리 제품을 홍보해줄 수 있어?” 임건우는 재빨리 웃으며 말했다.“엄마, 당자현은 어때요?”“당자현?”우나영은 깜짝 놀랐다.“넌 정말 이 엄마를 너무 높이 평가하네. 당연히 당자현을 알지
임건우는 멍 때렸다.방금 당자현과 자신이 눈을 마주친 것을 보면 분명히 그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그녀는 예측하지 못했던 다른 남성의 등장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앨런, 오해하지 마. 내 친구야.”앨런이라는 남성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여전히 내키지 않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자현, 오늘은 우리가 호흡을 맞추는 관건적인 시간인데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은 방해하지 않는게 좋잖아? 먼저 돌아가라고 하자!”앨런은 키가 1미터 75센티 정도 되고 이목구비도 잘생긴 편이며 당자현에 호감이 있는듯 했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부터 달랐다.미남이 미녀를 사랑하니 나무랄 데가 없다.관건은 임건우의 키는 1미터 80센티를 초과하고 얼굴의 이목구비나 피부 결이 모두 그를 초과하였다는 것이다. 특히 임건우는 특이한 기운을 내뿜고 있어 앨런마저도 임건우를 보니 위축되었다. 하여 앨런은 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그때 당자현이 말했다.“앨런, 임건우는 아주 중요한 친구야. 이번 콘서트보다 더 중요해.”앨런은 듣자마자 표정이 불쾌해졌다.“설마 네 남자친구는 아니지?”당자현은 얼굴을 붉혔다.“물론 아니야. 임건우 씨는 이미 결혼했어.”“그래!”앨런은 임건우가 결혼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순간 경계심이 사라졌다.“그렇다면 같이 들어가자!”이어 고개를 돌려 임건우에게 말했다.“당신은 운이 좋네요. 오늘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나와 자현이의 호흡을 볼 수 있어요.”임건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으며 얼굴에는 표정 하나 없이 아주 고요했다.그때 당자현이 앨런의 신분을 소개했다.“임건우, 내가 소개해줄게, 이 분은 한강에서 온 피아니스트야. 앨런이라고 부르면 돼! 앨런은 피아노 실력이 아주 대단해. 지난번 내 콘서트에 문제가 생겨 중도에 그만두었는데 팬들에게 보상하기 위해 특별히 앨런을 섭외하여 호흡을 맞추기로 했어.”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앨런에게 담담하게 말했다.“반갑습니다.”앨런은 거들먹거리며 머리를 끄덕였다.이때 당
뚱보 언니가 당자현의 계약을 장악하고 있으니 그녀가 이렇게 말하니 당자현도 어떨 수가 없었다.그녀가 임건우를 잡으며 말했다. “임건우, 나중에 내가 다시 뚱보 언니와 상의할게.”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괜찮아. 너도 곤란한 일 같으니 다른 연예인을 섭외해볼게... 바쁜 거 같으니 난 먼저 가볼게. 콘서트 준비에 방해하면 안 되니까.”“잠깐만!”당자현이 그를 붙잡았다.그녀가 임건우를 두 번이나 붙잡으니 앨런은 너무 불쾌하여 하마터면 욕할 뻔했다.당자현이 언제 남자를 잡은 적이 있을까? 하물며 결혼까지 한 남자이다.“임건우, 온 김에 앉아서 차 한 잔 마시고 내 신곡을 들어줘. 이상한 곳이 있으면 얘기 좀 해줘.”앨런은 마침내 참지 못했다.“저 분이 음악을 알아?”당자현이 말했다.“난 팬들에게 들려주려고 노래하는 거야. 사람은 태어났을 때부터 음악을 알기에 임건우도 당연히 들을 줄 알아.”임건우는 평소 그녀의 노래를 즐겨 듣기에 곧바로 앉았다.앨런은 콧방귀를 뀌었다. “참 운이 좋네요.”별장에는 음악 연습을 위해 만든 거대한 방이 따로 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앨런은 수입산 스타인웨이 피아노 앞에 자리를 잡아 길쭉한 손가락으로 건반 위 악보를 한 번 힐끗 보더니 연주하기 시작했다.임건우는 그런 그를 보며 확실히 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피아노 소리로 실력의 높고 낮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임건우도 피아노를 칠 줄 안다. 우나영은 어릴 때부터 그가 여러 재주를 알기 바랐다.하여 그는 5살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자격증까지 땄다.뒤이어 당자현의 노랫소리가 울리며 그는 자기도 모르게 노랫소리에 빠졌다.임건우는 그녀의 은은하면서도 슬픈 노랫소리에 단번에 빠져들었다.“세상 속에 고된 나의 하루도.”“항상 네가 있었어.”“나의 삶이 허물 투성이라도 내 손을 잡아준 사람...”그는 당자현이 표현하는 그 세계에 들어간 것 같았다. 절망에 빠진 여자가 자신의 애인만을 기다렸다.그러던 그때 앨런의 피아노 소리가 삑소리가
임건우의 담담한 대답에 앨런은 미간을 찌푸렸다.십여 차례의 실패로 인해 이미 짜증이 났는데, 지금 영문도 모르는 놈이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피아노 실력을 의심하고 있다. “꽝!”그는 두 손으로 피아노 건반을 세게 누르더니 벌떡 일어섰다.“좋아요, 해봐요. 당신이 피아노 칠 줄 아는지 보고 싶네요!”뚱보 누나는 즉시 눈살을 찌푸렸다.“임건우 씨, 괜히 소란 피우지 말아요. 앨런은 한강 최고의 피아니스트인데, 그조차도 못 치는 곡이면 다른 사람은 더 안 돼요.”임건우가 다가갔다.“어차피 그는 지금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차라리 좀 쉬고 기분전환을 하는 게 좋잖아요?”당자현은 오히려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볍게 움직였고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임건우, 피아노 칠 줄도 알아?”임건우는 웃으며 말했다.“어렸을 때 엄마가 피아노를 배우라고 강요했어. 억지로 10급까지 땄어. 하지만 지금은 너무 오랫동안 만지지 않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일단 시도해볼게.” 앨런이 조롱했다.“피아노 10급은 그냥 입문일 뿐예요. 진정으로 마스터 급이 되려면 아주 갈 길이 멀어요! 제일 중요한 것은 음악에 대한 이해와 가창자와의 공감이죠. 그리고 상황에 맞춰 조절도 해야 되고요.”당자현은 웃으며 말했다.“앨런, 방금 피곤해서 실수한 거일 수도 있으니 먼저 좀 쉬면서 기분전환을 해. 임건우, 네가 한번 해봐, 아주 기대돼!”그녀가 앨런에게 말할 때 태도는 그냥 일반적이었지만 임건우와 말할 때는 소녀의 정서를 엿들을 수 있었다. 하여 앨런은 더욱 질투가 나 마음속으로 말했다.‘흥, 조금 있다 내가 단단히 비웃어줄게!’“딩동!”임건우가 앉아서 손가락으로 건반을 치자 곧 익숙한 느낌이 저절로 생겼다.그는 악보를 힐끔 한 번 보더니 자기도 모르게 위의 내용을 똑똑히 기억했다.이전에 그는 한 번 보면 잊지 않는 능력이 없었다.그러나 무명공법 축기를 수련한 뒤 신체의 경락, 혈맥만 환골탈태의 변화가 생겼을 뿐만 아니라 뇌조차도 일반인보다 강대해졌다. 축기는
“세상 속에 고된 나의 하루도...”당자현의 노랫소리에 임건우의 정신력은 더욱 활발해졌고 손가락의 율동도 물이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그가 눈을 감자 당자현도 눈을 감았다.노랫소리와 피아노 소리는 마치 두 명의 점프하는 요정처럼 손을 잡고 춤을 춘다.“윙!”두 사람은 순간 머리가 띵하더니 영혼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눈을 감은 두 사람은 마치 서로를 본 것 같다. 노래 속의 해석처럼 그녀는 고통 속에서 자신의 애인만을 기다리고 있다.임건우의 피아노 소리는 마치 겹겹이 쌓인 것 같았고 수많은 기운을 뿜어냈으며 음 하나하나에 영혼을 실은 것 같았다.때로는 연인이 가을바람 가랑비에 맞고 있고 때로는 번개가 치는 듯했고 결국 짝을 잃은 늑대가 슬피 우는 듯했다...한 곡이 끝나고 여음이 귓가에 맴돈다.눈을 뜬 임건우는 당자현을 깊이 응시하면서 마치 일종의 착각이 드는 것 같았다. 당자현이야말로 자신이 그토록 찾던 그 사람인 것 같았다.바로 그때 누군가가 두 사람의 착각을 완전히 깨뜨렸다.“정말 좋아요. 너무 감미로워요. 제가 들었던 중 가장 좋은 노래와 피아노 연주였어요.”앨런이다. 그 시각의 그는 눈물을 흘린 채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그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는 것 같았다.“임건우 씨, 방금 제가 막말한 거에 대해 사과할게요. 당신이야말로 위대한 피아니스트예요. 나는 당신 앞에서 말할 자격도 없습니다. 제 평생 들어 본 것 중 가장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였어요. 아쉽게도 방금 녹음하지 못했어요.”임건우는 방금까지만 해도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앨런이 갑자기 태도를 바뀌는 것도 모자라 무릎까지 꿇고 사과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싱긋 웃었다. 앨런이 한강에서 가장 대단한 피아니스트 될 수 있었던 것은 어느 정도의 실력은 있는 것 같았다. 보아하니 그는 단지 조금의 자만심과 당자현에 대한 호감 때문에 그를 조롱한 것이고 실제로는 큰 결함이 없는 사람이었다.그렇지 않으면 피아니스트가 될 수 없다.그리고 그때 뚱보 누나는 눈물범
사실 임건우는 얼굴을 비추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레드 홀릭 시리즈 제품을 위해, 엄마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그는 어쩔 수 없니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또 다른 원인도 있긴 하다.당자현의 간절한 눈빛을 마주한 그는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그녀가 속상해있는 모습을 그는 보고 싶지가 않았다.남녀 주인공이 서로 집착하는 느낌의 음악 배경 내용과도 똑같은 상황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당자현의 별장을 떠난 후,임건우는 곧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소식을 알렸다.우나영은 듣자마자 기뻐서 뛰어다녔다. "정말? 다행이네, 아들아. 너가 인맥이 이렇게 넓을 줄은 몰랐어. 당자현까지 알 줄이야. 그 가맹만 있으면 우리 레드 홀릭도 언젠가는 틀림없이 대박 날거라고 난 믿어.”그러다 잠시 멈칫한 그녀는 다시 물었다."맞다, 당자현의 홍보 비용으로는 얼마가 필요할 것 같아? 꽤 비싸겠지? 우리 지금 장부에는 2천만 원 정도가 있긴 한데, 만약 부족하면 좀 더 빌릴 수 있는지 내가 다시 방법을 생각해볼게."임건우는 웃으며 말했다."안심해. 당자현은 무료로 우리의 홍보대사가 되겠다고 약속했어.""뭐라고?""공짜라고. 한 푼도 낼 필요 없어.""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그 여자가 어떻게 한 푼도 받지 않을 수가 있어? 너 도대체 그 여자랑 무슨 관계야?""이건......잠시 비밀로 할게. 맞다, 3일 후면 당자현이 강주에서 콘서트를 여는데 와서 구경할래? 내가 표 몇 장을 갖고 있긴 한데, 엄마한테 한 장 남겨줄게.” 이 표들은 모두 당자현이 방금 그에게 준 것이었다."그럼, 물론이지!"그렇게 전화를 마치자마자 임건우는 또 바로 여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는 약 제련에 성공했다고 그녀에게 소식을 전하였다.여윤아가 지금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바로 그녀의 얼굴인지라 그녀는 듣자마자 바로 홍엽 산장으로 달려갔다.임건우가 애스턴 마틴을 몰고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여윤아는 이미 일찍 도착해있었다.그렇게 반시간이 지난 후,
짙게 풍기던 약 향기도 완전히 사라졌다."된거야?" 유화가 물었다."거의 다 됐어."임건우는 미리 준비한 약즙 한 그릇을 집어 들었다.바로 오늘 약지림에 가서 조제한 약즙이었다.곧이어 붓 한 자루로 회백색 진흙 위를 가볍게 쓸었다.그리고 3분이 지난 후,임건우가 여윤아의 혈도를 가리키자 그녀가 깨어났다.여윤아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방금 누가 날 기절시킨거야?"유화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누가 너를 기절시킨게 뭐가 중요해? 얼른 가서 세수나 해.얼굴 위에 아직도 상처가 있는지 확인도 해보고.”"어?"유화가 일깨워주자 여윤아는 인차 손을 내밀어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딱딱한게 마치 진흙을 한 층 바른 것 같았다.하지만 원래 아팠던 느낌은 완전히 사라졌다."빨리 화장실에 가서 씻어!" 임건우가 말했다."알겠어."여윤아는 재빨리 화장실에 뛰여들어 쏴아아 씻었다.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방금까지만 해도 극도로 긴장된 심경이었는데, 지금은 눈물이 핑 돌아 기쁨에 겨운 눈물을 흘렸다.거울 속의 자신의 얼굴은 눈처럼 희고 피부는 섬세하여 불면 터질 듯 하였다.정말 조금의 상처도 없었다."싸구려" 라는 세 글자도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임건우!"여윤아는 소리를 지르며 달려갔다.옆에 있던 유화와 반하나는 무시한 채, 임건우의 몸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나 너한테 시집 갈 거야."그리고는 뽀뽀를 하려고 입을 내밀었다."쪽-"여윤아는 기습 뽀뽀에 성공한 줄 알았다. 하지만 바로 심상치 않은걸 발견하였다. 이제 보니 입 맞춘건 바로 유화의 손바닥이었다.손바닥의 여윤아와 임건우의 입술 사이를 막고 있었다."내려와!"유화는 여윤아를 끌어내렸다. "우리 사부한테 시집가고 싶으면 뒤에 가서 줄이나 서."여윤아는 충격을 받았다. "너희들...설마 너희들도..."한편 반하나는 머리를 갸우뚱한 채 여윤아의 얼굴을 뚫어져라 보고는 손으로 잡아당겨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주 멀쩡하여 흥분하면서 말했다. "건우야
"에이, 설마?""원래 잎이 세 개밖에 없었는데, 이제 시간이 지난지 얼마 됐다고? 잎이 여덟 개 다 자라고 꽃도 피었다고?""이 영토, 정말 신통한데!"임건우는 전까지만 해도 이 팔엽 현빙화가 적어도 5년의 시간이 더 걸려야 꽃을 피울 수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지금은 하룻밤 사이에 꽃이 피어 무려 5년이나 단축되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임건우는 화분 속의 시커먼 영토를 어안이 벙벙하게 바라보았다."내가 보물을 주웠네!"그는 곧 꽃을 따서 반하나랑 어머니에게 단약을 만들어 주려고 하였다.그러나 손을 뻗자마자 멈추었다.지금으로서는 팔엽 현빙화가 이 하나밖에 없는데, 아무리 이 신기한 영토가 꽃을 24시간만에 피워냈다고 하더라도 떼어내고 나면 더이상 없다고 생각했다.꽃 한 송이만으로는 너무 적긴 해.기껏해야 단약 두 알을 만들 수 있다.팔엽 현빙화의 씨앗을 얻어 계속 키워낼 방법은 없는걸가?생각에 잠긴 임건우는 손은 거두었고 꽃을 꺾지 않았다. 내일이 된 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다리기로 했다.그리고 나서 그는 종이와 펜을 들고 흉터 제거 크림의 완전한 제조법을 쓰기 시작했다.이름: 레드 홀릭 제거 크림.............이튿날 아침,임건우는 뜻밖에도 팔엽 현빙화가 또 다른 두 송이의 꽃을 피어낸 것을 발견하였다.이번에 그는 바로 한 송이를 땄다.그리고는 물에 담구어 보존하였다.단약을 만드는 데에는 여전히 여러가지 보조 약재를 준비해야 했다.팔엽 현빙화만으로는 당연히 될 수가 없었다.한편,금추 세월 별장에서는,방금 아침잠에서 깬 한연아는 바로 배를 뒤로 젖히고 눈을 똑바로 떴더니, 하마터면 놀라 기절할 뻔했다.새하얀 뱃가죽 위에는 그릇만큼 큰 검은 반점이 나타나 배꼽 전체를 덮어 매우 역겨워 보였다. 관건은 이 검은 반점 위에는 알지 못할 누군가의 얼굴도 있었다는 것이다.어제 한 여러 차례의 CT에서 나온 기이한 영상과 결합한 그녀는 자신이 확실히 사악한 일에 걸려든 것이라고 의심하게 되었다.한강 사람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