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가 물었다. "너 지금 어디야? 내가 너 데리고 갈게.”임건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넌 우리 엄마를 따라. 그래야 내가 안심해.나한텐 사람 시켜서 같이 가면 돼.”유화는 승낙했다. "알겠어. 그럼 나 천우 오빠 시켜서 널 데리러 가라고 할게.”그렇게 전화는 끊겼다.전화를 마친 임건우는 더이상 입맛이 없었다.왕이지와 이청하도 옆에서 다 듣고나서는 임건우더러 볼 일을 봐라고 얼른 돌려보냈다.임건우는 자리를 뜨기 전, 왕이지와 전화번호를 교환하였다. 자신의 할아버지조차도 존경해오던 왕이지가 임건우의 전화번호를 받고는 어린 애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이청하도 참지 못하고 웃었다.그리고 난 후 임건우는 카운터에 가서 계산을 마치고 바로 식당을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화는 백위무관의 주소를 보내왔고, 천우가 이미 임건우를 데리러 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알겠어. 그 사람한테 전해줘. 경도운하 수상버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천우가 데리러 온다고 한 이상, 그는 굳이 병원 지하주차장에까지 가서 차를 끌어오고 싶지가 않았다.머릿속으로는 뭔가를 생각하면서 천천히 걸어갔다.그러나 곧 그는 뒤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미행하는 것을 감지했다.“허, 이번엔 또 누구냐?”눈을 번쩍인 임건우는 모르는 척하며 발길을 돌려 일부러 인적이 드문 곳으로 향했다.마침내 어느 허물어진 벽 밑까지 다달랐는데 뒤를 돌아보니 그를 미행해온 사람은 무려 6명이나 되었다.“이렇게나 오래 따라왔는데, 이젠 좀 나오지?”“어쭈, 이 자식. 눈치가 꽤 빠르네?”여섯 명이 에워싼 가운데 키 크고 우람진 누군가가 먼저 입을 열었다. 피지컬은 가민조 못지 않았는데 가민조는 지방으로만 가득하다면 이 놈은 몸에 온통 근육뿐이었다. 나머지 다섯 명 또한 누가 봐도 쉬운 상대들은 아니었다. 괜히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뭔 일로 날 찾아왔을가?” 임건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한편으론 이렇게 생각했다.대체 누가 보낸걸가? 임 씨네는 아닐테고.우람진 그 녀석은 기분 나
임건우도 의아해했다.직접 백위무관을 찾아내겠다고 말만 했었는데 뜻밖에도 백위무관의 사람이 자신을 찾아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설마, 정말로 임봉이 백위무관의 사람을 시킨걸가?하지만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임건우는 전에 임 씨네 장원에서 한 발로 단숨에 반경 10메터의 땅을 무너뜨리면서 자신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는데, 임봉이 고작 몇 명을 시켜서 자신을 죽일 수가 있다고 생각한건지. “누가 시킨거야?” 임건우가 물었다.우람진 그 놈은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왜 그걸 말해야 되지? 너희 둘, 내가 살아있는 한 무조건 복수하고야 말거야. 감히 우리 백위무관에게 모욕을 줘? 너희들 살아남은걸 후회하게 해주마.”“철컥!”천우는 발을 들어 또 한번 밞아 놈의 남은 다리도 부러뜨렸다.심지어 분쇄될 정도로 골절이 생겼다.강주밑바닥에서 만리상맹의 3대 우두머리 중 하나인 천우의 입장에서는, 다리 몇 개를 부러뜨리는건 그저 식은 죽 먹기였다.천우는 차갑게 웃었다. “그 백위무관이 대체 얼마나 잘났길래 그래? 너희들 관주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지만 날 만나면 달려들지 못할걸? 감히 나 임 선생을 위협할 수 있을가? 너희들에게 기회를 줄게. 배후가 누군지 제대로 말해. 아니면 너희들 내일까지 목숨이 붙어있겠는지 나도 장담 못해.” 놈은 고통스러워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때 천우의 입에서 나유세의 이름이 나오자 그제서야 놈은 심상치 않을걸 느꼈다.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 너 대체 누구야?” 천우는 허세가 가득했다. “만리상맹의 천우라고 해.”“뭐라고?”놈은 크게 놀랐다. "네가 바로 만리의 우두머리 천우라고?”천우는 오만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 나야!”그 순간, 놈은 후회막급하였다.놈은 바로 방명철이 도움을 구했던 진경이라는 사람이었고 그는 임건우를 혼내러 찾아왔었다. 방명철로부터 들은 바로는 임건우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남을 속이는 사기꾼이었고, 심지어 그를 무너뜨리고 나면 2억을 준다고
그녀는 지금 강주제1인민병원에 있다.어제의 그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바로 이번 강주에서 발생한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한 연쇄살인의 범인이었다. 하지만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제자인 마영우 또한 이번 사건이랑 연관되어 있었다. 사실 어젯밤에 범인을 잡은 후 취조를 거쳐 이미 많은 것을 알아냈고, 진남아는 직접 병원에 찾아와 피해자들의 상황을 보러 온 것이었다.“쿵쿵쿵-”진남아는 참을 수 없는 분노로 가득찬 채 방명철의 임시사무실로 향했다.한편 방명철은 진경으로부터 받을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진경에 대해 신심이 가득했다. 진경은 이런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매우 능숙했기 때문이다. 방명철은 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어봤었고 그때마다 항상 진경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도움을 청하는데 드는 비용이 적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믿고 안심하고 맡길 수 있었다.그리하여 방명철은 빨리 두 손이 부러진 임건우의 모습을 보고싶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정체가 탄로가 나면 안됐기에 직접 찾아갈 수가 없었다.“거의 처리됐겠지?”“그 짐승같은 손... 이미 부러질대로 부러졌을거야.”그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 바로 진경에게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진경이 전화를 받았다. “형, 형. 어떻게 됐어? 임건우 그 자식 손, 제대로 부러뜨린거야?”몇 초가 지난 후, 뜻밖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근데 너의 앞날은 부러지겠는데?”“뭐야? 넌 설마... 임건우?”방명철은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하더니 일이 잘못됐음을 깨달았다.바로 이때, 쿵하는 소리와 함께 한 여자가 문을 부수며 달려 들어왔다.“누굴 찾으세요?”“넌 끝났어!”진남아는 방명철과 쓸데없는 말을 하고싶지가 않아 바로 수갑을 꺼내들더니 방명철의 손목에 채웠다. ...... ......어느덧 오후 두 시,백위무관의 문앞에서는,포르쉐 한 대가 문 앞에 서있었다.바로 천우의 차였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임건우는 창문을 내리고 밖을 내다봤다. “백위무
“쾅-”큰 굉음과 함께대문 반 짝이 날려가 땅에 내리꽂혔다.하마트면 사람들을 다치게 할 뻔했다.한창 권법을 연습하고 있던 한 무리의 무관 남녀들이 크게 놀라 다들 욕을 퍼부었다.그러다가 곧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날아들어오더니 그는 마침 문짝에 부딪혔다.안그래도 두 다리가 부러진 진경은 고통스러워 돼지 멱 따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아!”“뚱보다!”“뚱보야, 너 왜 그래?”“두 다리가 부러졌네. 누구야, 누가 그랬어? 내가 복수할거야!”사람들은 진경의 다리를 만져보더니 다리가 완전히 뒤틀려 뼈가 피부를 뚫고 튀어나온 것을 보고는 크게 놀라 보기만 해도 고통스러웠다.그 중에서도, 이쁘장하고 몸매도 늘씬한 한 여자가 다가가더니 진경의 다리를 눌렀다.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가뜩이나 상처가 심한 다리에 또 한번 뼈가 부러지자 진경은 크게 비명을 질렀고 완전히 기절해버렸다.“이 여자였어!”입구에 서서 지켜보던 임건우는 그 여자의 얼굴을 보고는 잠시 멈칫했다.아는 사람이었다.바로 전에 강주대학에서 만난 마녀영의 2호 고수인 진향이었다.뜻밖에도 그녀 역시 백위무관의 사람이었다.“다 너희들 때문이야. 너희들이 뚱보를 이렇게 만들었지?”무관에는 족히 40여 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모두 통일된 복장을 입고 가슴에는 백위라는 글자와 한 마리의 호랑이 도안을 수놓았다. 그들은 모두 문 앞에 서있던 임건우와 천우를 노려보았다. “저벅저벅”두 사람은 백위무관의 대문으로 들어섰다.임건우는 무관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인테리어는 고전적이고 아주 운치가 있었으며 벽에는 적지 않은 수묵화가 걸려있었는데 모두 팔극권을 연습하는 도안이 그려져있었다.한참을 살펴보던 임건우의 눈빛은 돌고 돌다 진향에게로 향했다.마찬가지로 진향도 그를 보고있었다. 그녀는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굳이 얘기를 꺼내진 않았다.“내가 그런거야.”천우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럼, 이 사람. 정말 너희 백위무관의 사람 맞아?”성질 급한 한 남자가 펄쩍 뛰며 물었다. "세상에
진향은 천우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오로지 무덤덤한 임건우만을 쳐다봤다.그녀는 임건우에게 전혀 호감따위는 없었다. 유부남이라는 사람이 여윤아에게 작업을 걸었고, 관건은 여윤아는 이런 쓰레기에게 당한 사실을 딱히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리하여 진향은 임건우에게 단단히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임건우, 너 나한테 제대로 설명해야 돼. 진짜 아무 이유 없이 우리 백위의 사람을 건드린거라면 난 너 절대 용서 못 해. 이 자리에 여윤아가 있다 하더라도.”천우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아무 말도 않고 임건우를 바라봤다.임건우는 뒷짐을 지면서 물었다. “진향, 너도 혹시 백위무관의 제자니?”진향은 분노를 추스리며 대답했다. “그래. 백위무관의 관주가 내 외삼촌이야.”임건우는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더니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좋아. 여윤아를 봐서라도 너 곤란하게 하지 않을게. 돌아가.”“뭐라고?”진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임건우. 나도 여윤아를 봐서 너한테 기회를 주는 거야. 너 우리 백위무관이 어떤 곳인지 알아? 찻집으로 아는건 아니지? 니가 오고싶다고 해서 맘대로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너 착각하지마.”대화를 듣고있던 백위무관의 사람들은 드디어 눈치 챘다.진향과 이 놈은 서로 아는 사이라는 것을.이렇게 된 이상, 오히려 좋게 협상하여 해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진향의 눈빛은 차가웠고 언짢기도 했다. “나한테 제대로 설명 좀 해보라고. 지금,당장.”임건우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 얘기해줄게. 이 뚱보, 누군가한테서 2억을 받고 5명을 끌고 날 죽이려고 했어. 내 손을 부러뜨리려고. 근데 그러던 와중에 나한테 당해서 보다싶이 저렇게 두 다리가 박살이 난거고. 됐냐?”“뭐? 뚱보가 그런 짓을 했다고?”진향의 시비를 따지는 사람이라 이 얘기를 듣고는 눈살을 찌푸렸다.무자로 사는 사람이 글쎄 남의 돈을 받고 사람을 때리려 하다니, 그야말로 파렴치한 놈이네.결국 두 다리가 부러진 것도 자업자득인거
"두둑-", 뼈뿌러진 소리다.천우가 한 방에 바로 그 사람 손목을 부러버렸다.손목뼈가 밖으로 튀어나와 피부를 뚫어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으아악, 으아악!"그 사람은 손목이 아프다 못해 숨을 쉴 수 없어 손을 쥔채 땅바닥에 뒹굴며 고함을 질렀다.이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본 사람들은 무서워 가슴이 벌렁거렸고 한기가 꼬리뼈로 부터 정수리로 치솟는것 같았다. 진향은 여대학생이다. 팔극권 도 잘하고, 링에 자주 올라 싸웠지만, 그런 싸움은 그저 맛보기에 불과했다. 지난번 강주대학교와 청룡사가 다툴때도 피 토하는 정도가 젤 치렬한 장면이였다.그녀는 지하세계의 싸움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때문에 자기눈으로 직접 동창이 이정도로 맞은 걸 보니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너, 너무했어!""정녕 우리 바이웨이 에 아무도 없는 줄 아는가?"한 중년인이 무리밖으로 나섰다.큰 소리로 외치자 천우한테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팔극권은 빠르고 독하여 내력이 무척 왕성하였다.그가 올라가자 동창들의 정신은 크게 진작되었다:"둘째 선배, 저인간 저쓰래기 패죽여줘요."이 둘째선배가 나서니 꽤 볼 만했다. 마치 파도가 겹쳐 일파만파로 이어지는 것 같았다.하지만 천우의 얼굴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눈을 두 번 껌뻑하고"헛 동작만 해대길뿐 정말 실속이 없네."라고 말했다. 진향은 예쁜얼굴을 굳은채 말했다: "우리 팔극권이 실속 없다고? 너 대체 권법을 알기나 하는거니?우리사람 두 명 좀 다쳤다고 잘난 척 하지마, 너희들 아직 고수를 만나지 못해서 이런거야."이 말은 사실 임건우를 들어라고 한 소리였다.하지만 임건우은 옆에 서기만 하고 꼼짝하지 않았고 눈빛이 허무했다.마치 이 싸움을 전혀 보지 못한 것 같았다.진향은 그걸보고 왠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자 했다."찌질아,허세 좀 그만부려, 이따 무릎 꿇고 내 신발을 먹게 해줄게." 진향은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근데 바로 이때, 천우는 세차게 발을 걷어차 둘째 선배의 팔극 권력 을 맞대했다."쾅-"폭죽
이런 꼴통 같은 놈이 모든 백위의 제자들을 물리칠 수 있는 고수라고?죽어도 못 믿지.임건우는 여윤아의 체면을 보고 천우를 향해 손짓 했다."이런 쪼무래기 땜에 화 낼 필요 없어!”천풍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소리쳤다." 나유세 어디 갔어? 나오라고 해. 안 그러면 내가 버드와이저 무관 전체를 다 때려 부술거야.”살기 넘치는 천우 앞에서 전 버드와이저 무관 사람들이 찍소리 하나 못하고 눈빛만 움츠러 들었다. 결국 진향이 입을 열었다. "우리 외삼촌 나갔어요.”임건우가 담담하게 답했다."그럼 전화해, 한 시간만 줄 테니.”진향이 이를 악물더니 결국 외삼촌에게 전화를 걸었다.“외삼촌...”방금 두 글자가 나오자 천우가 핸드폰을 낚아챘다.“나관주, 한 시간을 줄테니 버드와이저 무관으로 돌아와. 도착 못하면 이 무관 없어질거야.”“뭐라고?”밖에서 친구와 차를 마시고 있던 나유세는 차 한 모금을 뿜어내고 말았다."당신 누군데?”“만리의 천우.”“만리상맹, 천우?" “우리 버드와이저 무관은 만리상맹하고 우물물과 강물이나 다름이 없는데 무슨 소리 하는거야? ” 나유세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건드리면 안되는 사람을 건드렸단 뜻이지. 기억해. 단 한 시간뿐이다.”말 마치자 마자 손아귀를 조이더니 멀쩡한 아이폰 한 대가 천우의 손에 꽈배기가 돼 부품이 산산조각이 났다.진향은 하마터면 숨이 멎을 뻔했다.너무 횡포스럽고 유세 떠는데, 그의 외삼촌이 나유세라고 해도 이처럼 유세 떨진 않았다.개중 누군가는 알아들었다.“만리상맹의 천우?”“천우장수?”“세상에!”“뚱보가 도대체 어떤 사람을 건드렸길래, 거장이라 불리는 천우장수까지……”이 순간 임건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비록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손 한번 쓰지 않고 두 손만 짊어진 채 삼대처럼 서 있었지만 마치 우뚝 솟은 큰 산처럼 우러러보아야 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진향의 얼굴에는 아직 손바닥자국이 남아 있어 화끈거리지만 임건우에 대해선 여전히 경멸과 분노만 남아
“언제 이렇게 닭살쟁이가 됐어?”유가연이 간드러지게 웃었지만 마음만은 달콤했다.“이 모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야. 그리고 뭐야, 너희 엄마는 어때? 울고 불고 너랑 나랑 이혼 안 하면 목 매달아 죽겠다고 하지는 않았어?”유가연이 맘속으로 ‘당연하지!’라고 했다.하지만 입으로는 "상관마. 그저 우리 엄마 환자라고 생각하면 돼. 맞다. 내가 왜 전화했는지 알아? 오늘 우리 외할아버지의 66세 생신이야. 저녁에 생신 축하하러 같이 가야지.”“외할아버지 생신? 이제 와서 말해?”“원래 나 혼자 가려고 했었거든, 근데 생각이 바뀌었어,이따가 4시에 일찍 퇴근해서 우리 회사에 나 픽업하러 와줘.”“그래 좋아, 꼭 제시간에 갈게, 안녕, 쪽~!”전화 마치고 고개를 들었더니 모두들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아닌가.급격히 돌변하는 화풍에 모두 적응이 안 됐다.방금까지도 전쟁터에서 생사가 오가고 있었는데 글쎄 갑자기 시시콜콜 사랑 쟁탈전이나 하고 있으니. ......30분 후 나유세가 바로 달려왔다. 그리고 함께 온 두 사람이 또 있었다. 백발동안의 노인 한 분과 파란색 옷과 긴 바지를 입은 청년.자신의 무관 대문이 떨어져 나간 것을 보고 나유세는 벌컥 화를 냈다, 들어가 보니 뚱보와 다른 제자도 중상을 입은 게 아니겠는가,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천우를 향해 포효하듯 소리 질렀다. “만리 천우, 사람 너무 업신여기는데! 너희 만리상맹과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어떻게 이리 악랄할 수가 있어?”“원한이 없다고? 너의 제자가 밖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물어보기나 했어? 내가 죽이지 않은 것만 해도 자비를 베풀었다고 생각해" 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나유세가 진향을 바라보자 진향이 작은 소리로 뚱보에 관해 얘기를 해주더니 임건우를 가리켰다.그러나 임건우의 눈빛은 방금 들어온 노인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바로 그 백발동안의 노인이었다. 비록 아무 말 하지 않고, 얼굴에 한끝의 기쁨도 표정 변화가 없었지만, 여전히 나유세보다 한 수 위일 것이라
임건우는 마음속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거대한 연꽃이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연꽃이 아직 임건우를 덮기 전 임건우는 이미 그 강력한 자연 신력을 느낄 수 있었다.연꽃의 각 꽃잎에는 금빛의 문자가 흐르고 있었다.수많은 자연 신력이 별처럼 빛나며 빛줄기가 하늘을 가르며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그 거대한 금연이 내려올 때 임건우는 거의 무릎을 꿇을 뻔했다.임건우는 이 금연이 자신의 딸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칠까 봐 걱정되었다.급히 몸을 비틀어 피하려 했지만, 그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연꽃 아래서 강력한 힘이 자신을 끌어당기며 임건우의 딸을 그의 품에서 강제로 빼앗아 갔다.임건우는 아기를 다치게 할까 봐 너무 힘을 쓸 수 없었다.결국 아기는 금연 위에 놓였다.빛이 흐르고 연꽃의 에너지는 아기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그 장면은 정말로 경이로웠다.연꽃의 꽃잎에 흐르는 문자가 마치 강물처럼 아기에게 들어갔다.이 과정은 오래가지 않았다.결국 연꽃은 에너지로 변해 아기의 몸에 완전히 흡수되었다.모든 것이 조용히 가라앉았다.아기가 땅으로 떨어졌다.그때 임건우는 기민하게 다가가서 아기를 받아 안았다.그가 아기를 품에 안고 천천히 일으켰을 때 당자현이 급하게 계단을 내려오며 물었다.“자기야, 금색 연꽃을 본 적 있어? 하늘에서 내려왔던 그것 말이야.”“응...? 그게 뭐지?”“자연 신전의 전수야.”임건우는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임건우는 아기의 몸을 가리키며 말했다.“그것이...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갔어.”“뭐라고?”당자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어떻게 아기의 몸속으로 들어갔지? 그건 내 것이었는데!”임건우는 그 표정이 괴상하게 변하며 대답했다.“그렇다면 네가 그 전수를 받지 못한 거야?”당자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금연은 자연 여신의 신격이야. 신격을 얻어야만 자연에 친숙해지고 자연을 지배하며 자연의 규칙을 손에 넣을 수 있어.”당자현은 잠시 말을 멈추고 씁쓸하게 웃었다.“그러니까 앞으로 자연 여신은 우리
당자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자기야, 생각나지 않으면 그냥 둬. 과거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지금이야. 봐, 우리 딸이야. 코와 입이 너랑 똑같아.”임건우는 생각을 정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자현의 말이 맞았다.전생이라든지 그런 것은 지나간 일에 불과하다.마치 점술사가 넌 전생에 황제였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그냥 그런 이야기일 뿐 실제로 중요한 건 지금, 임건우가 얼마나 당자현을 아끼고 사랑할 것인가였다.“내가 안아도 될까?”임건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녀는 너의 딸이니까 당연히 안아도 돼.”임건우는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아기를 품에 안았다.그녀의 연약한 몸을 다칠까 걱정하며 아주 조심스럽게 다뤘다.그런데 아기를 안자마자, 임건우는 한 가지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바로 아기 몸속에서 엄청난 자연의 신력이 흘러나고 있다는 것이었다.“이게...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당황해하며 당자현을 바라봤다.“그녀의 몸속 자연의 신력이 이렇게 강하다니 이런 게 가능해? 계산을 해보니 넌 아직 두 달이나 더 있어야 할 예정이었잖아. 그런데 왜 지금 바로 태어난 거지? 혹시 조산아인가?”당자현은 고개를 저었다.“조산은 아니야. 이 자연 신전 안에는 시간 흐름이 다른 공간이 있어. 그것도 조절할 수 있지. 난 거기서 잠깐 있었을 뿐인데 그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 거야. 자연의 신력도 그곳에 가득하니까 여기서 태어난 아이는 자연적으로 그런 힘을 갖는 거지. 그리 이상할 것도 없어.”임건우는 놀랐다.특히 당자현이 이 자연 신전에 대해 그렇게 잘 알고 있다는 점이 더 의아했다.“자현아, 너 이곳에 예전에 와본 적이 있지?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잘 알 수 없잖아?”당자현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 지었다.“그래서 아까 내가 물어본 거야. 내가 누구인지 생각나지 않아?”“바로 1000년 전의 자연 여신이야.”“뭐... 뭐라고?”임건우는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 후, 이제 막 부모가 된 두 사람은 딸을 돌보기 시작했다.
“아이가 태어났다고?”임건우는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순간적으로 강하게 혈육의 연결을 느꼈다. 마음속에서 감동이 밀려왔다.이런 감정은 처음이었다.마치 새로운 자신이 태어난 것 같았고 생명이 이어지는 느낌이랄까.임건우는 자신이 겪고 있는 금단의 변화에 신경을 쓸 겨를도 없이 급히 앞을 향해 달려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약해 보이는 당자현을 발견했다.당자현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고 얼굴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당자현은 갓 태어난 새하얀 아기를 품에 안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울고 있었다.임건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처음 아버지가 된 사람처럼 당황한 표정으로 서서히 한 발 한 발 다가갔다.불안한 마음으로 아기에게 시선을 두었다.손을 내밀었지만, 어떻게 안아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그 손은 결국 당자현의 얼굴에 닿았고 그의 이마에 부드럽게 이마를 맞대며 애틋하게 키스한 후 가슴 깊이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이렇게 빨리 낳았어? 너무 힘들었지?”당자현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보다 더 기쁘고 행복해. 지난 생, 그 전생, 우리는 아이를 낳지 못했잖아. 지금 드디어 꿈을 이룬 거야.”“자기야, 이제 나를 기억할 수 있겠어?”임건우는 당자현을 바라보며 눈을 맞췄다.그 순간, 두 사람의 정신력은 공중에서 교차하며 강렬한 자기장을 형성했다.임건우의 정신력이 강하지만, 당자현의 정신력은 그보다 훨씬 강력했다.두 사람은 마치 텔레파시처럼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색색의 정신력이 교차해 아름다운 빛의 물결처럼 흐르며 거대한 정신의 거미줄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그 속에서 둘이 아닌 셋이 함께 감싸져 있었다.그 순간, 임건우는 갑자기 하나의 장면을 보았다.산 중턱에 우뚝 솟은 궁전과 건물들이 선기가 흐르는 듯한 아름다움 속에 별들이 둘러싼 모습이 펼쳐졌다.그곳에서는 성대한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새 신부는 붉은 혼례복을 입고 화려하고 아름다웠으며 그 모습이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하객들은 모두
부영록은 강하게 튕겨져나가며 몸이 바닥에 떨어졌다.부영록은 움직이지 않았다.백옥은 무표정한 얼굴로 부영록을 살펴보며 다가갔다.몇 초 후, 부영록이 천천히 눈을 떴지만, 그 눈빛은 여전히 혼란스러워 보였다.그녀는 백옥과 그 앞에 있는 청동 고전, 그리고 펼쳐진 상황에 충격을 받으며 물었다.“백... 백 통령, 여기는 어디죠? 세상에, 이렇게 큰 청동 고전이 있다니 이건 상상도 못했어요!”백옥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세상에, 혹시 일체의 두 영혼을 가진 건가?’쿵!청동 거대한 문이 마침내 닫혔다.임건우는 여전히 자연의 힘을 흡수하고 있었다.수많은 규칙이 담긴 에너지가 임건우의 자복궁에 흘러들어 가 혼돈 나무에 의해 흡수되었고 동시에 혼돈 기운이 나무에서 퍼져 나와 자복궁 속 혼돈 기운의 농도가 열 배로 증가했다.그리고 혼돈 나무는 이제 50미터 높이로 자라났다.임건우 옆에 있던 금강마원은 그를 노려보며 이빨을 드러냈고 손을 들고는 마치 임건우를 쳐 죽일 듯이 보였다.당자현은 그것을 보고 급히 막아섰다.“그건 내 가장 중요한 사람, 우리 아이의 아버지야. 나를 존중하듯 건우를 존중해야 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함부로 해치면 안 돼. 알겠지? 그렇지 않으면 난 너를 두고 떠날 거야.”금강마원은 마치 이해한 듯 고개를 숙여 사죄하며 귀여운 소리를 내며 사정했다.하지만 이 모든 일은 임건우에겐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임건우는 마치 정신을 집중한 듯 눈을 감고 오랫동안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당자현은 조용히 말했다.“자연의 힘이 건우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그러니 건우가 여기서 조용히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두자.”당자현은 손을 뻗어 자연 신전에 깊숙이 있는 곳을 향해 손짓하며 입에서 고대하고 신비로운 음절을 발음했다.그 순간, 자연 신전 깊은 곳에서 더 많은 자연의 힘이 흘러나왔다.만약 임건우가 이 장면을 봤다면 분명 깜짝 놀랐을 것이다.당자현은 자연의 힘에 영향을 받는 대신, 마치 그 힘을 다루고 있는 듯 보였고
혼돈 나무, 정말 신령한 나무였다.단순히 다른 이들의 무기를 흡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부에서 오는 부정적인 힘까지도 흡수할 수 있었다...아니, 혼돈 나무는 단순히 피해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힘을 대량으로 흡수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바꿔버렸다.임건우의 앞에 소용돌이가 형성되었다.수많은 자연의 힘이 그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갔고 혼돈 나무는 끊임없이 그것을 흡수하며 임건우는 투시를 통해 혼돈 나무가 대량의 자연 에너지를 흡수한 후 나무가 급격히 자라나는 것을 보았다.처음에는 겨우 5미터였던 작은 나무가 금세 6미터, 7미터, 10미터, 15미터로 자라기 시작했다!그리고 여전히 자라고 있었다!임건우는 그 광경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곳의 자연 에너지가 이렇게 강력하다니 혼돈 나무가 임건우의 자복궁 안에 들어온 지 오라지만 그동안 크게 자라지 않았었는데 지금처럼 기세 좋게 자라날 줄이야.혼돈 나무의 가지에 달려 있던 혼돈 구슬도 서서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것도 마치 혼돈 나무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슛!엽지원은 귀왕의 몸이어서 육체가 없기에 상대적으로 더 강한 내성을 가졌지만, 시간이 흐르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급히 임건우의 항마추로 다시 들어갔다.그런데 당자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다.당자현은 임건우를 힐끗 보며 눈 속에서 애틋한 감정과 함께 약간의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밖으로 튕겨 나간 부영록은 이에 대해 불만이 가득했다.“이게 뭐야, 만 년 전에 존재했던 자연 신전이라고? 나도 들어가서 내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 문도 못 들어가다니! 내가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잖아! 어떻게 이렇게까지 당해야 하는 거지? 나도 할 수 있잖아! 당자현보다 못할 리 없잖아!”부영록은 이를 악물고 다시 고전을 향해 돌진했다.하지만 그 순간 강력한 자연의 기운이 부영록을 압도하며 다시 밖으로 튕겨 나갔다.부영록은 공중에서 피를 토하며 땅에 떨어졌다.“어떻게... 가능하지?”부영록은 입을 떡 벌리고 자신이
그 중 한 자루의 검은 이미 녹슬어 버렸다.검에 새겨진 부적과 문양은 사라지고 검에서 뿜어져 나오던 영력이 모두 사라졌으며 재료마저 변질되어 더는 빛을 발하지 않았다.마치 평범한 쇠덩어리처럼 보였다.다른 하나는 혈색 긴 검이었다.상태는 조금 더 나았지만, 그 검의 영력과 에너지는 서서히 혼돈 나무로 흡수되고 있었다.두 자루의 검에서 나온 에너지는 혼돈 나무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혼돈 나무의 가지에 달린 열여섯 개의 잎은 번쩍이며 초록빛 광채를 내뿜었다.마치 그 자체로 생명을 얻은 것처럼 작은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었다.임건우는 손을 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없어요.”부영록은 불만스러운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칫, 아깝다고 생각해? 내가 네 거 뺏어가겠어?”임건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진짜 없어요.”“흥, 어차피 난 별로 관심 없으니까.”임건우는 말없이 웃어 보였다.그러곤 백옥에게 물었다.“스승님, 우리 연호에 신풍곡이라는 문파가 있나요?”백옥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들어본 적 없다.”“그럼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죠? 아, 그나저나 갑자기 생각났는데 비유궁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영혼이 하나 있어요. 혹시 들어본 적 있나요?”백옥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그때 부영록이 갑자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비유궁이라... 나는 알고 있어.”모두 부영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부영록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건 삼국 시대부터 존재한 수련 문파로 당시엔 오대 선문 중 하나로 꼽히며 고수들이 넘쳐났어. 그런데 지금도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네.”잠시 생각에 잠긴 부영록은 자연 신전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중요한 건 바로 이 자연 신전이야. 지금 우리가 눈앞에서 기회를 맞이했으니 이 신전이 사라지길 지켜볼 건지, 아니면 안으로 들어가 한 번 싸워볼 건지 선택해야 해.”모두가 그 절세의 노인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임건우는 입을 열었다.“저 노인은 때때로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고 행동도 이상해
임건우는 당연히 당자현을 탓하지 않았다.오히려 끝없는 마음의 아픔만이 느껴졌다.임건우는 천천히 다가가 당자현을 부드럽게 품에 안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넌 왜 이렇게 바보 같아? 임신한 걸 알면서도 이런 곳에 오다니... 많이 힘들었지? 다행히 지금은 무사하지만, 만약 네가 사라지면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당자현은 임건우의 얼굴을 감싸며 손끝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당자현의 눈은 임건우를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가득 채우며 마치 세상에 그저 둘만 있는 것처럼 깊은 눈길을 보냈다.당자현은 감정을 담아 속삭였다.“난 이 삶이 이렇게 끝날 줄 알았어. 우리의 인연은 아마 다음 생에서야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이렇게 찾아와주니까... 이제는 내가 죽어도 아쉬움이 없어.”임건우는 당자현의 엉덩이를 가볍게 쳤다.“그런 말 하지 마. 네가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지.”“맞아, 네 말이 맞아! 자기야...”당자현은 망설임 없이 임건우에게 입맞춤했다.둘의 입술이 닿자 점점 숨이 가빠지고 감정이 고조되었다.백옥은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땅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부영록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임건우와 나지선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기에 이 상황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그 당시 자신도 그들과 함께 있었고 임건우가 그녀를 안을 때 그 어떤 감정을 느꼈든 기억이 떠올랐다.부영록은 잠시 그 장면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런 감정은 이제 자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부영록은 잠시 후 고개를 돌려 다른 일을 했다.“이 무기들, 품질이 꽤 괜찮군.”백옥은 시체에 꽂혀 있던 여러 개의 비검을 뽑아들고 세심히 살펴보았다.각각의 검은 마치 정수를 담고 있는 듯한 기운을 발산하며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검 위에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고 그것이 마치 작은 진법처럼 보였다.그뿐만이 아니었다.모든 무기에는 천병각이라고 새겨진 세 글
푹!피가 하늘을 찌르며 쏟아지고 시체가 널브러졌다.신풍곡의 200명 넘는 고수들, 그중에서도 그 최고 지도자인 장문까지 한 방에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신풍곡 장문의 목에는 긴 칼이 꽂혀 있었다.그의 눈은 크게 뜨였고 고통스럽게 한마디를 남겼다.“어떻게... 이런 일이... 안에 있는 사람은 대체 누구냐?”하지만 그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순간적으로 생명의 기운이 사라지고 눈을 영원히 감았다.그때 임건우와 일행의 마음속에는 큰 충격이 일었다.자연 신전 안에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니 그리고 그 사람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심지어 부영록까지 눈이 휘둥그레져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그 안의 여자가 그들을 죽이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이렇게 한 번의 손짓으로 200명이 넘는 고수들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다면 그들이 죽는 것은 단 한 번의 손동작으로 해결될 것이다.임건우가 당자현에게 물었다.“자현아, 그 안에 있는 사람, 대체 누구야?”당자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도 몰라. 난 이곳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어. 백호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지.”그들이 말하는 사이 청동 고전의 대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쿵!끽!금속이 마찰되는 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만으로도 문이 얼마나 오랫동안 닫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청동문에 낀 청록색과 먼지들이 그 문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마치 이 문이 1만 년을 넘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것처럼 그 무게감과 고대의 느낌이 났다.딸각딸각...발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임건우 일행은 모두 뒤로 물러서며 긴장했다.그리고 그들 앞에 등장한 것은 백발에 깊은 주름이 새겨진 할머니였다.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녀의 머리는 엉망이었고 얼굴의 절반은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었다.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이 시대의 것이 아니었고 전혀 다른 시대의 옷처럼 보였다. 그녀의 전신에서
“흑흑흑, 흑흑흑.”울음소리가 청동 고전의 전당에서 퍼져 나왔다.그 울음소리는 간헐적이고 때로는 높은 음으로 때로는 낮은 음으로 이어졌지만, 강력한 정신적 영향을 주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마치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온 울음처럼 세상 모든 것들이 함께 슬퍼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그 울음소리는 모든 생명에게 슬픔을 강하게 전파했다.그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즉시 그 감정에 휘말려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다.눈물이 멈추지 않고 흐르며 심지어 정신력이 약한 이들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울며 통곡하다가 마음속에서 뭔가가 터져 나오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고통스러웠다!엄청난 고통이었다!임건우는 자신의 정신력으로 고전의 전당에서 나오는 울음소리를 막으려 애썼다.임건우가 가진 정신력은 이미 엄청나게 강력했지만, 한때 취혼관에서 얻었던 힘 덕분에 한층 더 강해졌음에도 그 울음소리는 여전히 임건우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부영록은 그나마 괜찮았다.백옥은 오히려 더 힘들어 보였다.백옥은 육체적으로 강했지만, 정신력은 임건우보다 약했기에 울음소리에 즉시 영향을 받았다.눈물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급기야 백옥은 소리 내어 울음을 터뜨렸다.현장에서는 울음소리가 가득했다.그때, 당자현이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그 손가락에서 하얀빛이 번쩍였고 그 빛 속에서 기이한 문양들이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그 하얀 빛은 실처럼 길게 퍼져 나가며 반구 형태의 보호막을 형성했다.그 보호막은 임건우와 백옥, 부영록을 감쌌다.이것은 정신력으로 만들어진 방어막이었다.울음소리가 그 방어막에 부딪히자, 보호막의 문양들이 떨며 황금빛 기운을 발산했고 그 울음소리의 대부분을 막아냈다.“저 울음소리는 대체 누구의 울음소리인가?”“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아파요... 흑흑흑... 못 참겠어요... 울고 싶어요...”문파 사람들은 무작정 울기 시작했다.그들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 울음소리에 휘말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때, 갑자기 울음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