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옥의 전화를 끊자마자 임건우는 화가 치밀어올라 욕설을 퍼부었다. "내가 살다살다 이런 장모님을 만날 줄이야. 전생에 나 장모님한테 빚이라도 졌나봐.”그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유가연은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 "화내지 마, 그럼 우리...계속할까?”임건우도 하고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다.여기까지 온 이상 제대로 끝을 볼 수가 있었는데 심수옥이 목에 칼을 댄다고 노발대발하는 바람에 유가연은 말로는 계속 하고싶다 했지만 눈빛은 걱정으로 가득해보였다.심지어 이렇게 난리가 난 바람에 기분까지 다 가라앉았다.“됐어, 일단 집으로 돌아가자!" 임건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계속한다해도 기분이 이미 안 좋기도 하고, 우리 둘 다 처음이라 첫 경험을 이렇게 아쉽게 보낼 순 없어. 괜찮아. 다음에 더 완벽하게 해보자. 우리 아직 같이 지낼 날이 많잖아?” “여보, 고마워!”“아니야, 괜찮아. 오직 널 위해서라면 너의 어머니까지 감당해야지.”두 사람은 서둘러 정리하고는 체크아웃한 후 곧장 유 씨네 별장으로 향했다.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그들은 심수옥이 거친 말투로 욕설을 퍼붓는 것을 듣게 되었다. "임건우 그 놈, 정말로 우리 가연이 건드린다면 나 절대 용서 못 해. 내가 그 자식 갈기갈기 찢어버릴거야.”“쿵!”유가연은 분노로 가득 찬 채 문을 세게 열었다. “엄마, 도대체 어쩌려고 이러는거야? 나 이미 결혼했어. 임건우는 내 합법적 남편이야. 우리 둘이 같이 방 잡는게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 엄마는 내가 노처녀가 됐으면 좋겠어?”심수옥은 물었다. "너 정신 나간거야?”임건우는 정말로 어이가 없었다. 그는 심수옥의 이런 미친 짓을 더이상 보고싶지 않았다. “여보, 나 먼저 갈게. 나중에 연락해.” 심수옥은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뭐라고? 감히 누구한테 여보래? 내가 경고하는데 다시는 가연이 꼬실 생각 하지마. 너같은 쓰레기는 가연이랑 어울릴 수가 없어.” 임건우는 못 들은 척 하려했지만 심수옥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 “심수옥 당신, 권력이
“혈기단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그리 높지 않아서 출단률이 매우 좋네. 난로하나로 30여 개를 제련할 정도라니.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제련하여서 갖고 다니다가 수시로 먹어야겠어.”임건우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지하실을 떠났다.그때 마침 반하나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유가연의 회사를 그만둔 후 그녀는 옷차림까지 싹 다 변했다. 엉덩이가 보일 듯한 짧은 반바지를 입고, 회색의 얇은 스타킹도 신고,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임건우는 여자 다리를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가 보기에도 침을 흘릴 정도였다.“이봐, 동생. 이리 와서 나 좀 도와 물건 좀 들어줘." 반하나는 임건우에게 손을 흔들며 그녀의 벤츠 트렁크를 가리켰다.임건우는 지나가면서 강한 향기를 맡았다.향수 냄새가 아닌 그저 타고난 몸에서 나는 체향이었다. 이런 체향을 가진 사람은 흔치 않았다. 하지만 반하나가 바로 그 흔치 않은 사람이었다. 그 체향은 반하나가 격하게 움직일수록 더욱 강하게 풍겼고 그 향은 임건우의 가슴을 파고들었다.“이게 다 뭐예요? 뭐가 이리도 많아요? 이사 가요?” 임건우가 물었다.“그래, 맞아. 환영해줄거지?”“허허, 당연히 환영하죠.”하지만 사실 이사는 아니었다. 다음 주 월요일이면 중해로 가야 돼서 반하나는 이 세집을 처리하려고 하였다.그렇다. 그녀는 강주에서 세집살이를 하며 살았다. 왜냐면 그녀는 현지인이 아니니까.그녀의 고향은 상경 쪽이었다.하지만 그녀의 말로는 상경 쪽에는 더이상 친척도 별로 없고, 부모님은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지내고있어 국내에 돌아오는 일은 아주 적었기에 서로 감정이 깊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짐을 옮기는거였으면 미리 말 좀 하지 그랬어요. 내가 인차 와서 도왔을텐데!” 임건우가 말했다.“누군 안 부르고 싶었는 줄 알아? 내가 전화하니까 넌 받지도 않더구만. 너 설마 내 번호를 차단이라도 한거야?” 반하나는 눈을 뒤집으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그럴리가요? 내 핸드폰...”임건우는 그제서야 핸드폰이 아직
남자는 끊임없이 옷을 잡아당기며 하소연하자 방명철은 짜증이 난 얼굴로 말했다. "해명이요? 어떤 해명을 원하는거예요? 따님이 갑자기 발작하는건 원래 몸이 허약해서 그런거예요. 다른 환자들은 괜찮은데 왜 하필 따님만 그렇겠어요? 스스로 돌이켜보세요. 딸을 제대로 못 키운 당신 탓이죠.” “뭐라고요?”화가 치밀어오른 남자는 주먹을 날리고 싶었지만 병원에서 차마 그럴 수가 없었기에 그저 참았다.하지만 딸의 상황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좋지 않았다.몸은 계속 경련을 일으켰고, 모니터에 보이는 혈압은 최저치에 도달했다.그때 경보음이 울렸다.곧 한 의사가 달려오더니 응급처치를 하였다.한편 옆에 있던 다른 환자의 가족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당신 딸이 어제 그 명의한테서 치료를 받지 않아서 이렇게 된 거일거예요. 봐봐요, 우린 괜찮잖아요. 상황도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왜 하필 그 쪽 따님만 아직도 심각하겠어요? 아이고, 어제 치료를 막지 마셨어야죠.”“맞아요.그 의사 진짜 대단해요. 차매홍 씨는 어제 심정지까지 왔었는데 그 명의가 구해냈다니까요.”“그리고 제가 듣기로는 어제 그 의사랑 함께 온 영감도 상경에서 온 당대 최고의 명의래요.”남자는 사실 이 말들을 의심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경험을 듣고나니 크게 후회됐다.눈앞에 누워있는 딸은 상태가 위급하고 심각해보였고,의사들은 한참 동안 애를 써봤지만 별 소용도 없었다.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달려들어 방명철의 뺨을 무자비하게 때렸다. 코피가 줄줄 날 정도였다. “당신은 환자 죽이는 의사야. 당신만 아니었다면 내가 어제 그 명의를 거절하지도 않았어. 당신이, 당신이 우리 딸 죽이는거야. 만약 우리 딸이 진짜 문제가 생기면 나 절대 당신 용서 못 해.” 방명철은 크게 소리쳤다. "명의는 개뿔. 어제 그 자식 의사도 아니라고요. 제가 이미 사람 시켜서 조사도 다 해봤어요. 그 사람 아예 의술에 대해서는 모르고 그냥 멍청한 놈이라고요. 다들 사기꾼한테 단단히 속은거라요.” 그는 마음속으로 여전히 임건
직접 확인해보니 역시나 어젯밤 그 젊은 여자였다.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어제 차매홍의 상황보다는 좀 나아보였다. 차매홍은 영혼마저 털릴 정도로 고통스러워했었다.“아! 명의가 왔다! 명의가 왔어!”누군가가 임건우를 알아보고는 소리를 질렀다.방명철을 붙잡고 난리 치던 그 남자는 방명철을 확 밀치더니 임건우의 앞에서 풀썩 무릎을 꿇고는 자신의 뺨을 때렸다. “명의님, 저희 딸 좀 구해주세요! 어제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눈이 잘못돼서 명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 환자를 죽이는 의사놈을 믿어버렸어요.”방명철은 달려들어 소리쳤다. "누구한테 감히 환자 죽이는 의사래? 나 당신 고소할거야.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이 사람이야말로 환자 죽이는 의사라고. 아니다. 이 사람 아예 의사도 아니라고. 못 믿으면 직접 물어봐 봐. 의사 자격증이 있기나 한건지. 그게 없으면 이 사람은 의학을 배워본 적 없는 그냥 사기꾼일뿐이라고.” 이때 이청하는 노발대발했다. "방명철, 이젠 그만해! 어제 임건우가 몇 명을 구해냈는지 너도 봤잖아?”방명철은 말했다. "청하야, 너 이 자식한테 단단히 속은거라니까? 이 자식 애초에 이미 결혼도 했고 와이프도 있어. 와이프는 유가연이라고 하고 둘은 대학 동창이래. 더이상 속지 말라니까! 이 자식 꼭 무슨 꿍꿍이라도 있는거야.”임건우의 눈빛은 차가워졌다. "날 뒷조사한거야?”방명철은 코방귀를 뀌었다. "내가 널 뒷조사하는 게 뭐가 어때서? 왜? 이제서야 사기꾼이란걸 인정하려는거야? 명의는 개뿔, 의사자격증도 없으면서. 나 마음만 먹으면 너 신고하고 널 감옥에 보낼 수도 있어. 넌 처벌받아야 돼.”바로 이때, 누군가의 그림자가 다가왔다.“팍” 하는 소리와 함께 방명철의 뺨을 때렸다. 바로 노익장의 왕이지였다.그는 크게 화를 냈다. "또 너였냐? 또 너같은 어린 놈이 감히 임 선생님을 계속해서 모욕해? 대체 뭔 속셈이냐? 의사자격증이 있으면 다냐? 나도 의사자격증이 없는데 어디 한번 신고해서 나도 잡아가라고 하지 그랬냐.”세상에나
여윤아는 역시나 남다른 생각을 갖고있었다.“동건의 와이프야. 독에 중독돼서 내가 지금 약을 제련해야 몸에 있는 고충을 꺼낼 수 있어. 그 약을 제련하려면 한비연의 피가 필요해.” 여윤아는 흥미진진하여 이것저것 캐물었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고리문의 얘기만 간단하게 해주었다.여윤아는 자신의 가슴을 치며 말했다. "동건도 어떻게 보면 우리 여 씨네 사람인데 와이프가 일 생기면 당연히 나도 도와야지. 한비연의 피는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 근데 왜 하필 한비연의 피인지 말해줄 수 있어?”임건우는 대답했다. "그 정도는 대답할 수 있지. 한비연의 체내에 구양영맥이 있어서 그 사람의 피가 고충을 억제시킬 수 있어. 뿐만아니라 그 사람이 만약 여 씨네의 적양신공을 수련하고나면 그 후의 결과는 더욱 대단할거야.”“어?!”여윤아는 눈을 이리저리 돌리더니 불현듯 좋은 생각이 났다.“그래, 알겠어. 내가 피를 받고나면 너한테 연락할게.”그렇게 전화가 끊겼다.그때, 갑자기 한 줄기의 사람의 그림자가 달려들더니 쿵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임건우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는 냅다 절을 하더니 자신의 뺨을 무자비하게 때렸다.임건우는 깜짝 놀라 한참 후에야 똑똑히 보았는데, 바로 방명철이었다.“임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눈이 달려있는데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사기꾼이라 욕했다니... 저를 용서해주십시오!”옆에는 이청하와 왕이지가 함게 걸어 들어왔다. 이청하는 임건우에게 짧게 귓속말을 한 후에야 그는 깨달았다. 왕이지가 방명철에게 크게 노하여 당장 의학계에서 쫓아낼 생각이었다는 것을. 왕이지에게 이런 일은 그저 식은 죽 먹기였다.방명철은 왕이지에게 아무리 빌어도 소용이 없어서 임건우에게 찾아온 것이었다. “건우 씨, 방명철 이 사람 그동안 행동이 과격하긴 했지만 그래도 의술은 괜찮아요. 한번은... 봐주죠?” 마음씨 착한 이청하는 방명철이랑 아는 사이이기도 해서 그를 도와 사정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청하 씨가 그렇게
유화가 물었다. "너 지금 어디야? 내가 너 데리고 갈게.”임건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넌 우리 엄마를 따라. 그래야 내가 안심해.나한텐 사람 시켜서 같이 가면 돼.”유화는 승낙했다. "알겠어. 그럼 나 천우 오빠 시켜서 널 데리러 가라고 할게.”그렇게 전화는 끊겼다.전화를 마친 임건우는 더이상 입맛이 없었다.왕이지와 이청하도 옆에서 다 듣고나서는 임건우더러 볼 일을 봐라고 얼른 돌려보냈다.임건우는 자리를 뜨기 전, 왕이지와 전화번호를 교환하였다. 자신의 할아버지조차도 존경해오던 왕이지가 임건우의 전화번호를 받고는 어린 애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이청하도 참지 못하고 웃었다.그리고 난 후 임건우는 카운터에 가서 계산을 마치고 바로 식당을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화는 백위무관의 주소를 보내왔고, 천우가 이미 임건우를 데리러 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알겠어. 그 사람한테 전해줘. 경도운하 수상버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천우가 데리러 온다고 한 이상, 그는 굳이 병원 지하주차장에까지 가서 차를 끌어오고 싶지가 않았다.머릿속으로는 뭔가를 생각하면서 천천히 걸어갔다.그러나 곧 그는 뒤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미행하는 것을 감지했다.“허, 이번엔 또 누구냐?”눈을 번쩍인 임건우는 모르는 척하며 발길을 돌려 일부러 인적이 드문 곳으로 향했다.마침내 어느 허물어진 벽 밑까지 다달랐는데 뒤를 돌아보니 그를 미행해온 사람은 무려 6명이나 되었다.“이렇게나 오래 따라왔는데, 이젠 좀 나오지?”“어쭈, 이 자식. 눈치가 꽤 빠르네?”여섯 명이 에워싼 가운데 키 크고 우람진 누군가가 먼저 입을 열었다. 피지컬은 가민조 못지 않았는데 가민조는 지방으로만 가득하다면 이 놈은 몸에 온통 근육뿐이었다. 나머지 다섯 명 또한 누가 봐도 쉬운 상대들은 아니었다. 괜히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뭔 일로 날 찾아왔을가?” 임건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한편으론 이렇게 생각했다.대체 누가 보낸걸가? 임 씨네는 아닐테고.우람진 그 녀석은 기분 나
임건우도 의아해했다.직접 백위무관을 찾아내겠다고 말만 했었는데 뜻밖에도 백위무관의 사람이 자신을 찾아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설마, 정말로 임봉이 백위무관의 사람을 시킨걸가?하지만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임건우는 전에 임 씨네 장원에서 한 발로 단숨에 반경 10메터의 땅을 무너뜨리면서 자신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는데, 임봉이 고작 몇 명을 시켜서 자신을 죽일 수가 있다고 생각한건지. “누가 시킨거야?” 임건우가 물었다.우람진 그 놈은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왜 그걸 말해야 되지? 너희 둘, 내가 살아있는 한 무조건 복수하고야 말거야. 감히 우리 백위무관에게 모욕을 줘? 너희들 살아남은걸 후회하게 해주마.”“철컥!”천우는 발을 들어 또 한번 밞아 놈의 남은 다리도 부러뜨렸다.심지어 분쇄될 정도로 골절이 생겼다.강주밑바닥에서 만리상맹의 3대 우두머리 중 하나인 천우의 입장에서는, 다리 몇 개를 부러뜨리는건 그저 식은 죽 먹기였다.천우는 차갑게 웃었다. “그 백위무관이 대체 얼마나 잘났길래 그래? 너희들 관주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지만 날 만나면 달려들지 못할걸? 감히 나 임 선생을 위협할 수 있을가? 너희들에게 기회를 줄게. 배후가 누군지 제대로 말해. 아니면 너희들 내일까지 목숨이 붙어있겠는지 나도 장담 못해.” 놈은 고통스러워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때 천우의 입에서 나유세의 이름이 나오자 그제서야 놈은 심상치 않을걸 느꼈다.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 너 대체 누구야?” 천우는 허세가 가득했다. “만리상맹의 천우라고 해.”“뭐라고?”놈은 크게 놀랐다. "네가 바로 만리의 우두머리 천우라고?”천우는 오만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 나야!”그 순간, 놈은 후회막급하였다.놈은 바로 방명철이 도움을 구했던 진경이라는 사람이었고 그는 임건우를 혼내러 찾아왔었다. 방명철로부터 들은 바로는 임건우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남을 속이는 사기꾼이었고, 심지어 그를 무너뜨리고 나면 2억을 준다고
그녀는 지금 강주제1인민병원에 있다.어제의 그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바로 이번 강주에서 발생한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한 연쇄살인의 범인이었다. 하지만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제자인 마영우 또한 이번 사건이랑 연관되어 있었다. 사실 어젯밤에 범인을 잡은 후 취조를 거쳐 이미 많은 것을 알아냈고, 진남아는 직접 병원에 찾아와 피해자들의 상황을 보러 온 것이었다.“쿵쿵쿵-”진남아는 참을 수 없는 분노로 가득찬 채 방명철의 임시사무실로 향했다.한편 방명철은 진경으로부터 받을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진경에 대해 신심이 가득했다. 진경은 이런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매우 능숙했기 때문이다. 방명철은 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어봤었고 그때마다 항상 진경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도움을 청하는데 드는 비용이 적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믿고 안심하고 맡길 수 있었다.그리하여 방명철은 빨리 두 손이 부러진 임건우의 모습을 보고싶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정체가 탄로가 나면 안됐기에 직접 찾아갈 수가 없었다.“거의 처리됐겠지?”“그 짐승같은 손... 이미 부러질대로 부러졌을거야.”그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 바로 진경에게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진경이 전화를 받았다. “형, 형. 어떻게 됐어? 임건우 그 자식 손, 제대로 부러뜨린거야?”몇 초가 지난 후, 뜻밖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근데 너의 앞날은 부러지겠는데?”“뭐야? 넌 설마... 임건우?”방명철은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하더니 일이 잘못됐음을 깨달았다.바로 이때, 쿵하는 소리와 함께 한 여자가 문을 부수며 달려 들어왔다.“누굴 찾으세요?”“넌 끝났어!”진남아는 방명철과 쓸데없는 말을 하고싶지가 않아 바로 수갑을 꺼내들더니 방명철의 손목에 채웠다. ...... ......어느덧 오후 두 시,백위무관의 문앞에서는,포르쉐 한 대가 문 앞에 서있었다.바로 천우의 차였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임건우는 창문을 내리고 밖을 내다봤다. “백위무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