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가씨…저 자식은...”장대현은 또다시 무슨 말을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이때 불같은 여윤아가 한 번 더 장대현에게 발길질을 하였다. “꺼져, 넌 해고야.”“아…”장대현은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는 가까스로 중황 빌딩의 사장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는 얼마나 많은 것을 바쳤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처음 보는 놈 때문에 자신이 제명되게 생겼다니, 얼마나 억울하단 말인가?그는 장문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아까 그를 죽이지 못한 것이 매우 한스러웠다!장대현은 모든 것을 잃은 눈빛으로 주저앉아버렸다.옆에 있던 왕수진과 채윤철도 적지 않게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유지연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 병신 같은 놈이 어떻게 여윤아를 아는 거지? 저 자식이 여윤아의 귀한 손님이라고? 말도 안 돼.’“설마 이 자식이 언니 몰래 여윤아를 꼬신 건가?’그녀는 이러한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여윤아는 아까 그 경호원들을 시켜 장대현을 밖으로 내팽개쳤다.장문혁은 무릎을 꿇고 여윤아에게 사죄하며 말했다. “아가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감히 아가씨의 귀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함부로 날뛰었습니다.”장문혁은 본래도 겁이 많은 성격이라, 그 유명한 여 씨 가문 아가씨 앞에서 감히 찍소리도 하지 못하였다.또한, 임건우에게도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임 선생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순간 눈이 멀어, 귀인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제발 대인께서 불쌍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하지만, 임건우는 그런 그를 쳐다도 보지 않고 손을 가볍게 휘휘 저었다.여윤아는 그런 그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귀찮게 하지 말고, 꺼져!”지금 이러한 상황에서 장문혁이 어찌 감히 자리를 뜨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는 곧 의기소침하게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얼굴에는 원망스러운 표정이 가득하였다.옆에 있던 왕수진과 채윤철도 눈치 있게 물러났다.그들은 사실상 장문혁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깜짝이야, 뭐 하는 거야?”“설마 너 날 여기 데리고 온 이유가 나를 덮치기 위해서야?”임건우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차마 여윤아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지 못하였다. 그저 그녀의 품에 안겨 눈이 휘둥그레져 있을 뿐이었다.지금 이 여자를 받아줄지 말지가 관건일 뿐이다.“여윤건도 참, 나에게 이런 어려운 문제를 내주다니!”하지만 이때…여윤아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더욱이는 복부를 감싼 채 피를 토해냈다.어?임건우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허둥지둥하였다.“이 봐. 여윤아! 눈 좀 떠 봐!!”임건우는 그제야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여윤아는 임건우를 껴안은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이 제대로 서 있지 못해서 그에게 잠시 기댄 것이었다.“괜찮아? 아까 말하지 그랬어. 정신이 좀 들어?”임건우는 곧바로 그녀의 손목을 당겨 맥을 짚었다. 그는 곧바로 그녀의 몸 상태를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아마도 방금 장대현을 발로 차면서 생긴 내력 때문에 발작을 일으킨 것 같았다.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녀를 부축하였다.임건우는 어이가 없었지만, 지금은 사실 그럴 여유도 없었다. 그는 곧바로 그녀를 한 손에 안고, 호화로운 소파 위에 그녀를 눕혔다. 그런 뒤 자신을 감싸고 있던 그녀의 손을 억지로 떼어냈다.“아!”“야, 임건우. 지금 너 위험을 틈타 내 몸에 손을 대려 하는 거지? 만약 너 지금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난 귀신이 되어서도 널 쫓아다닐 거야.”“무슨 소리야!”임건우는 답답해 미쳐버릴 것 같았다.“여윤아, 너 제정신이야? 내가 네 몸에 손을 대긴 왜 대? 너랑 잘 생각은 단 1도 없으니, 꿈 깨!”여윤아는 그 소리에 또 다시 피를 토할 뻔했다. “이 봐, 너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이래봐도, 난 강주 대학교 퀸카였어. 아! 아이고, 아파…”임건우는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었다. 그는 직접 그의 심장부위에 손을 가져다 댔다.그는 그녀에게 끊임없이 기를 불어넣기 시작하였다.그렇게 30분도
이때 여윤아가 정적을 깨며 말했다. “임건우, 저 새박뿌리는 필요해?”지금 경매에 나온 물건은 새박뿌리였다.임건우는 화면을 한번 보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이때 누군가 13억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하였다. 공교롭게도 그 사람은 다름아닌 김수정이었다.그녀의 진지한 표정을 보니, 꼭 그 약재를 얻고자 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여윤아 그녀는 결코 질 성격이 아니다. 그녀는 곧바로 19억을 제시하였다.사회자가 큰 소리로 외쳤다. “귀빈 1호분께서 방금 19억을 제시하셨습니다! 더 제시하실 분 계신가요?”이미 사람들은 그 귀빈 1호가 여 씨 가문의 아가씨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설령 그들한테 꼭 필요한 약재라 할지라도, 그들은 진작에 포기했을 것이다. 그들은 감히 여윤아의 체면을 깎아내릴 수 없었다.하지만 김수정은 달랐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였다. “20억!”거기에 질 여윤아가 아니다. 그녀는 곧바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였다. “30억!”“31억!”“35억!”임건우는 화면 속 김수정의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보았다. 김수정은 잠시 그 대머리 남자와 상의를 하더니,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그렇게 새박뿌리는 여윤아에 의해 입찰되었다.다음 나온 물건은 사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약재였다.하지만 그다음으로 나온 물건은 백두산에서 난 각시서덜취로 연식도 길고, 흔치 않은 약재였다.“이거 필요해!”임건우가 말했다.사실상, 각시서덜취는 여 씨 가문의 병을 고치는 데 있어서는 별 효과가 없지만, 우나영이 은상결을 연마하는 데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김수정과 대머리 남자는 각시서덜취를 보고는 곧바로 50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하였다.임건우의 신경은 온통 김수정에게 향해 있었다. ‘도대체 이 여자는 어디서 이렇게 많은 돈을 얻은 거지? 도대체 이 여자 뭐 하는 사람이야? 정체가 뭐지?’그리고 그는 순간 이 여자가 일부로 자신의 아버지 곁에 있었으며, 분명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는 경
”아니, 벌써 떠난다고?”임건우는 당장이라도 김수정을 쫓아가고 싶었다. 그는 그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하지만 여윤아가 그런 그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어디 가? 곧 물건들을 받아야 돼. 양이 많아서 같이 가야 해.”“너 혼자 못해?”“난 이런 약재에 대해선 잘 몰라. 또 이번 경매에 나온 물건들은 모두 오래된 약재들이잖아. 행여나 내가 잘못 건드려서 망가지기라도 한다면 어떡하려고 그래? 이 약들은 우리 할아버지를 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물건들이잖아. 신중해야지.”임건우도 생각해 보니 맞는 말 같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거렸다.김수정의 곁에는 동도국의 수행자들이 있으니, 지금 그녀를 쫓아간다 할지라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유화와 함께 다음 기회를 노리면 된다. 여윤아는 여전히 걱정이 많은 것 같았다.이곳은 어쨌든 여 씨 가문의 호텔인데, 누가 감히 여윤아가 입찰 받은 약재들을 훔칠 수 있겠는가? 그녀는 쓸데없는 걱정이 너무 많다.그렇게 30분 후, 두 사람은 약재를 가지고 호텔을 떠났다.“임건우! 나 좀 데려다줘!” 여윤아가 말했다.그녀는 방금 강주 대학교에서 호텔로 왔다. 그녀의 그 대단한 롤스로이스 차가 마침 고장이 나서, 그녀는 아까 다른 사람의 차를 타고 이곳에 오게 된 것이다. 또한 그녀의 손에는 아직도 적지 않은 물건들이 들려져 있었다. 대략적인 가치는 수백억 원이 넘을 것이다. 확실히 누군가가 그녀를 데려다주지 않으면, 행여나 위험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응!”임건우는 그렇게 정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여윤아가 자신에게 대하던 태도도 많이 좋아졌으니, 예전만큼 지내는 게 그렇게 괴롭지는 않았다.그는 그렇게 자신의 M8의 시동을 걸었고, 여 씨 네 저택으로 향했다.하지만 그 두 사람은 누군가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하였다. 그들이 막 출발하자 뒤에 검은색 차 한 대가 따라갔다. 안에 타고 있던 그 남자는 곧장 전용 무전기로 보고하였다. “목표물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그런데 이때 임건우의 차 뒤 범퍼가 한 차와 세게 부딪혔다.“뭐야? 지금 뒤 차랑 박은 거 아니야? 야! 그러니깐 내가 운전 잘하라고 했지?” 여윤아가 이때다 싶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전혀 파악이 되지 않았다. 이때 또 다른 큰 차가 역주행하면서 임건우의 차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앞의 밝은 헤드라이트 때문에 그 둘은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었다.“악!”여윤아는 본능적으로 크게 소리를 질렀다.만약 이 큰 대형 차와 부딪히게 된다면, 아무리 M8이라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햄버거의 패티처럼 납작해지게 될 것이다.바로 이때 임건우는 가속페달을 밟았다. 그렇게 위험한 방식으로 큰 차를 가까스로 피하였다. 왼쪽으로 급히 회전하면서 큰 차의 앞부분과 M8의 뒤 범퍼가 살짝 스쳐 지나갔다. 큰 차는 임건우를 거쳐 뒤에 있는 검은색 차량과 세게 부딪혔다.“쾅…..”큰 소리가 대로변에서 울려 퍼졌다.임건우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가속페달을 밟고 앞으로 돌진하였다.여윤아는 마침내 정신을 차렸는지, 임건우를 향해 소리쳤다. “방금 차 사고가 났어. 너 차랑 부딪혔다고! 근데 지금 왜 도망치는 거야? 뺑소니라고 누명이라도 쓰게 된다면 어쩌려고 그래?”임건우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대답하였다. “방금 사고는 누군가 일부로 낸 사고야.”그의 머릿속에는 순간 김수정과 임봉이 스쳐 지나갔다.“뭐? 누가 고의적으로 낸 사고라고?” 여윤아는 몇 초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다가, 잠시 뒤 버럭 화를 냈다. “당장 돌아가! 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야겠어!”임건우는 그런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뭐라고?”“앞을 봐.”여윤아가 눈을 똑바로 뜨고 보니, 앞에는 수많은 차들이 역주행을 하며 그들을 따라붙고 있었다.“가자!”임건우는 급커브를 돌면서 골목길로 들어섰다. 그는 골목길로 들어서고 나서도, 미친 듯이 차를 몰았다.“끼익…끼이익!”
차가 30미터 높이의 대교에서 떨어지는 것은 무슨 느낌일까?상상조차 되질 않는다.“쿠웅…” 큰 소리가 대교 주변으로 울려 퍼졌다.대교 주변은 부서진 차의 부품들로 가득하였다.차의 에어백은 이미 터진 후였다.여윤아는 그대로 기절해버렸다.다리 위에서 지나가던 차들은 하나같이 멈춰 서서 떨어진 차를 구경하였다. 몇몇 사람들은 경찰에 신고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 차들 중 한 여자가 마스크와 모자를 쓴 채 내렸다.이 사람은 바로 김수정이다.그녀는 다리 쪽으로 가서 아래를 몇 번이고 확인하였다.곧 그녀는 전용 무전기를 들고 명령했다. “강 주변을 계속해서 감시해. 그들이 떠오르면 바로 나한테 연락하고. 3번과4번은 어서 물에 들어가 화물을 건져낼 준비를 해. 다른 지상 인원들은 우선 자리를 뜨도록 해. 경찰들에게 걸리지 않게 조심해. 곧 경찰이 현장에 올 거야.”김수정은 명령을 내린 후, 다시 차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그런 다음 승용차에 몸을 싣고 서둘러 그 자리를 벗어났다.곧 다리 위에 있던 세 대의 검은색 차량이 빠르게 사라졌다.김수정이 배치해두었던 사람들도 그 자리에서 재빠르게 철수했다.......30분 후.3번과 4번이 김수정에게 임건우의 차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그들이 경매에서 가지고 갔던 인삼 또한 없었다고 말했다.“뭐?”“그럴 리가 없잖아?”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김수정은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벌떡 일어섰다. 그녀는 무수한 인력들을 투입하였지만, 조금의 수확도 없었다.“사람이 없다는 게 말이 돼? 너희들 다 눈뜬 장님들이야?”그 이백 년 된 인삼과 약재들은 그녀가 꼭 필요로 했던 것들이다. 그녀는 그 약재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니, 절대 잃어버릴 수 없었다.이때 한 수하가 입을 열었다. “저희는 확실히 사람을 보내 계속해서 강 주변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강에서 나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당시 바람이 세게 불고 있었고, 물살이 매우 강했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가까스로 목숨
전화가 끊어지자마자 대머리 남자는 옆에서 꽥꽥 소리를 질렀다. “너 또 그 늙은 노인네한테 가는 거야? 그냥 죽여버려. 자기는 충분히 그럴 수 있잖아.”김수정은 대답하였다. “안 돼. 아직 이놈은 이용할 가치가 있어.”......철벅…철벅…강 북쪽에서 임건우는 여윤아를 안은 채 엉금엉금 물에서 기어 나왔다.물 밖으로 나온 뒤, 그는 즉시 여윤아에게 다가가 심폐소생술을 하였다. 그가 심폐소생술을 한지 채 1분도 안 되어 그녀는 콜록거리며 깨어났다.“우리 지금 살아있는 거야?”“정말 죽을 뻔했어.” 임건우는 힘겨워 하면서 겨우 바닥에 앉았다.정말 아까 상황을 다시 생각하면 눈앞이 아찔하다.차의 모든 에어백이 터진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은 차에서 탈출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심지어는, 충돌로 인해 차 앞 범퍼가 크게 변형되어 있었고, 여윤아의 다리는 그 사이에 끼어 있었다.그들은 젖 먹던 힘까지 다 쓰고 나서야 차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생각지도 못하게, 강한 강물이 그들을 휩쓸어 가기까지 하였다.그들은 그렇게 겨우 살아서 기어 나오게 된 것이다.여윤아는 아랫입술을 어루만지며,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너…설마 내 입술에 뽀뽀했어?”“뭐? 뽀뽀? 난 인공호흡을 했을 뿐이야.”“너…이 나쁜 자식!” 여윤아는 울먹거렸다.“너 지금 사리분별이 안 돼??목숨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어? 지금 네 말은 너의 깨진 첫 키스가 목숨보다 중요하다는 거야?”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 MZ 세대와의 세대 차이는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컸다.임건우는 덧붙여서 말했다. “지금 그 상황에서도 난 너와 이 약재들을 구했어. 지금 이것들을 구하려고 내 차 한 대를 잃었으니, 네가 무조건 배상해야 해, 알겠어?”“난 첫 키스를 잃었다니깐?”“나는 무슨 차를 원하냐면…”“알았어. 내일 차 한 대 뽑아주면 되잖아.”임건우가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 11시가 넘은 시각이었다.우나영과 유화는 거실에서 TV를 보면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아들,
다음 날 아침.일곱 시가 채 되기 전에 두 대의 차량이 태운 별장 앞에 당도했다.최신형 포르쉐에 탄 사람은 다름 아닌 임호진 임청, 감미연, 고수아였다. 임호진은 다친 팔이 아직 채 낫지 않았기에 임청이 운전대를 잡았다.그리고 뒤에는 관을 실은 트럭이 그들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임호진은 너무 흥분한 탓에 어젯밤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해서 눈에 핏발이 서 있었다.하지만 기분은 무척 좋아 보였다.임건우가 죽은 마당에 관을 들고 우나영을 찾아가 한바탕 수모를 퍼부어줄 생각을 하니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여자와 뜨거운 밤을 보낼 때보다 더 짜릿한 느낌이었다.사실 저번에 슈퍼모델과 뜨거운 밤을 준비했다가 밤새 실패한 뒤로 약간의 트라우마가 남은 임호진이었다.최근에도 시도를 해보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뒷좌석에 앉은 두 여자들은 뭐가 그렇게 기분 좋은지 잔뜩 들뜬 목소리로 수다를 떨었다.“우나영 그 여자 전에는 집안에서 온갖 잘난 척을 다 하더니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겠죠?”“그러니까요. 식물인간이 되었으면 가만히 누워서 죽을 날이나 기다리면 되지 굳이 깨어나서 이 야단법석이네요. 남편 죽고 아들까지 죽었는데 차라리 따라서 죽는 게 더 속 편하죠. 하늘나라에서 가족 상봉이라도 하게.”그들이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별장 관리인이 그들의 차를 막아나섰다.차 문을 내린 임청이 기고만장하게 말했다.“저는 임씨 그룹 2세 임청이에요. 안에 들어가야겠으니까 당장 문 열어요.”하지만 관리인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주인의 허락 없이는 들여보낼 수 없습니다. 들어가시려거든 집 주인분께 허락을 받고 오세요.”결국 임호진이 같은 주택단지에 사는 친구에게 연락해서 가구 선물하러 왔다고 설명해서야 그들은 단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임건우의 태운 별장은 주택단지에서도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었다. 임호진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흥분을 금치 못했다.“임호진, 도착했어. 벨 누르고 들어갈까?”임청의 질문에 임호진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벨
혼돈 나무, 정말 신령한 나무였다.단순히 다른 이들의 무기를 흡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부에서 오는 부정적인 힘까지도 흡수할 수 있었다...아니, 혼돈 나무는 단순히 피해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힘을 대량으로 흡수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바꿔버렸다.임건우의 앞에 소용돌이가 형성되었다.수많은 자연의 힘이 그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갔고 혼돈 나무는 끊임없이 그것을 흡수하며 임건우는 투시를 통해 혼돈 나무가 대량의 자연 에너지를 흡수한 후 나무가 급격히 자라나는 것을 보았다.처음에는 겨우 5미터였던 작은 나무가 금세 6미터, 7미터, 10미터, 15미터로 자라기 시작했다!그리고 여전히 자라고 있었다!임건우는 그 광경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곳의 자연 에너지가 이렇게 강력하다니 혼돈 나무가 임건우의 자복궁 안에 들어온 지 오라지만 그동안 크게 자라지 않았었는데 지금처럼 기세 좋게 자라날 줄이야.혼돈 나무의 가지에 달려 있던 혼돈 구슬도 서서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것도 마치 혼돈 나무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슛!엽지원은 귀왕의 몸이어서 육체가 없기에 상대적으로 더 강한 내성을 가졌지만, 시간이 흐르자 더는 버티지 못하고 급히 임건우의 항마추로 다시 들어갔다.그런데 당자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다.당자현은 임건우를 힐끗 보며 눈 속에서 애틋한 감정과 함께 약간의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밖으로 튕겨 나간 부영록은 이에 대해 불만이 가득했다.“이게 뭐야, 만 년 전에 존재했던 자연 신전이라고? 나도 들어가서 내 기회를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 문도 못 들어가다니! 내가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잖아! 어떻게 이렇게까지 당해야 하는 거지? 나도 할 수 있잖아! 당자현보다 못할 리 없잖아!”부영록은 이를 악물고 다시 고전을 향해 돌진했다.하지만 그 순간 강력한 자연의 기운이 부영록을 압도하며 다시 밖으로 튕겨 나갔다.부영록은 공중에서 피를 토하며 땅에 떨어졌다.“어떻게... 가능하지?”부영록은 입을 떡 벌리고 자신이
그 중 한 자루의 검은 이미 녹슬어 버렸다.검에 새겨진 부적과 문양은 사라지고 검에서 뿜어져 나오던 영력이 모두 사라졌으며 재료마저 변질되어 더는 빛을 발하지 않았다.마치 평범한 쇠덩어리처럼 보였다.다른 하나는 혈색 긴 검이었다.상태는 조금 더 나았지만, 그 검의 영력과 에너지는 서서히 혼돈 나무로 흡수되고 있었다.두 자루의 검에서 나온 에너지는 혼돈 나무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혼돈 나무의 가지에 달린 열여섯 개의 잎은 번쩍이며 초록빛 광채를 내뿜었다.마치 그 자체로 생명을 얻은 것처럼 작은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었다.임건우는 손을 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없어요.”부영록은 불만스러운 듯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칫, 아깝다고 생각해? 내가 네 거 뺏어가겠어?”임건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진짜 없어요.”“흥, 어차피 난 별로 관심 없으니까.”임건우는 말없이 웃어 보였다.그러곤 백옥에게 물었다.“스승님, 우리 연호에 신풍곡이라는 문파가 있나요?”백옥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들어본 적 없다.”“그럼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죠? 아, 그나저나 갑자기 생각났는데 비유궁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영혼이 하나 있어요. 혹시 들어본 적 있나요?”백옥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그때 부영록이 갑자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비유궁이라... 나는 알고 있어.”모두 부영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부영록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건 삼국 시대부터 존재한 수련 문파로 당시엔 오대 선문 중 하나로 꼽히며 고수들이 넘쳐났어. 그런데 지금도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네.”잠시 생각에 잠긴 부영록은 자연 신전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중요한 건 바로 이 자연 신전이야. 지금 우리가 눈앞에서 기회를 맞이했으니 이 신전이 사라지길 지켜볼 건지, 아니면 안으로 들어가 한 번 싸워볼 건지 선택해야 해.”모두가 그 절세의 노인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임건우는 입을 열었다.“저 노인은 때때로 고통스러워하는 것 같고 행동도 이상해
임건우는 당연히 당자현을 탓하지 않았다.오히려 끝없는 마음의 아픔만이 느껴졌다.임건우는 천천히 다가가 당자현을 부드럽게 품에 안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넌 왜 이렇게 바보 같아? 임신한 걸 알면서도 이런 곳에 오다니... 많이 힘들었지? 다행히 지금은 무사하지만, 만약 네가 사라지면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당자현은 임건우의 얼굴을 감싸며 손끝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당자현의 눈은 임건우를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가득 채우며 마치 세상에 그저 둘만 있는 것처럼 깊은 눈길을 보냈다.당자현은 감정을 담아 속삭였다.“난 이 삶이 이렇게 끝날 줄 알았어. 우리의 인연은 아마 다음 생에서야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이렇게 찾아와주니까... 이제는 내가 죽어도 아쉬움이 없어.”임건우는 당자현의 엉덩이를 가볍게 쳤다.“그런 말 하지 마. 네가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지.”“맞아, 네 말이 맞아! 자기야...”당자현은 망설임 없이 임건우에게 입맞춤했다.둘의 입술이 닿자 점점 숨이 가빠지고 감정이 고조되었다.백옥은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땅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부영록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임건우와 나지선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기에 이 상황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그 당시 자신도 그들과 함께 있었고 임건우가 그녀를 안을 때 그 어떤 감정을 느꼈든 기억이 떠올랐다.부영록은 잠시 그 장면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런 감정은 이제 자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부영록은 잠시 후 고개를 돌려 다른 일을 했다.“이 무기들, 품질이 꽤 괜찮군.”백옥은 시체에 꽂혀 있던 여러 개의 비검을 뽑아들고 세심히 살펴보았다.각각의 검은 마치 정수를 담고 있는 듯한 기운을 발산하며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검 위에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고 그것이 마치 작은 진법처럼 보였다.그뿐만이 아니었다.모든 무기에는 천병각이라고 새겨진 세 글
푹!피가 하늘을 찌르며 쏟아지고 시체가 널브러졌다.신풍곡의 200명 넘는 고수들, 그중에서도 그 최고 지도자인 장문까지 한 방에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신풍곡 장문의 목에는 긴 칼이 꽂혀 있었다.그의 눈은 크게 뜨였고 고통스럽게 한마디를 남겼다.“어떻게... 이런 일이... 안에 있는 사람은 대체 누구냐?”하지만 그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순간적으로 생명의 기운이 사라지고 눈을 영원히 감았다.그때 임건우와 일행의 마음속에는 큰 충격이 일었다.자연 신전 안에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니 그리고 그 사람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심지어 부영록까지 눈이 휘둥그레져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그 안의 여자가 그들을 죽이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이렇게 한 번의 손짓으로 200명이 넘는 고수들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다면 그들이 죽는 것은 단 한 번의 손동작으로 해결될 것이다.임건우가 당자현에게 물었다.“자현아, 그 안에 있는 사람, 대체 누구야?”당자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도 몰라. 난 이곳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어. 백호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지.”그들이 말하는 사이 청동 고전의 대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쿵!끽!금속이 마찰되는 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만으로도 문이 얼마나 오랫동안 닫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청동문에 낀 청록색과 먼지들이 그 문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마치 이 문이 1만 년을 넘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것처럼 그 무게감과 고대의 느낌이 났다.딸각딸각...발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임건우 일행은 모두 뒤로 물러서며 긴장했다.그리고 그들 앞에 등장한 것은 백발에 깊은 주름이 새겨진 할머니였다.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녀의 머리는 엉망이었고 얼굴의 절반은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었다.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이 시대의 것이 아니었고 전혀 다른 시대의 옷처럼 보였다. 그녀의 전신에서
“흑흑흑, 흑흑흑.”울음소리가 청동 고전의 전당에서 퍼져 나왔다.그 울음소리는 간헐적이고 때로는 높은 음으로 때로는 낮은 음으로 이어졌지만, 강력한 정신적 영향을 주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마치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온 울음처럼 세상 모든 것들이 함께 슬퍼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그 울음소리는 모든 생명에게 슬픔을 강하게 전파했다.그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즉시 그 감정에 휘말려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다.눈물이 멈추지 않고 흐르며 심지어 정신력이 약한 이들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울며 통곡하다가 마음속에서 뭔가가 터져 나오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고통스러웠다!엄청난 고통이었다!임건우는 자신의 정신력으로 고전의 전당에서 나오는 울음소리를 막으려 애썼다.임건우가 가진 정신력은 이미 엄청나게 강력했지만, 한때 취혼관에서 얻었던 힘 덕분에 한층 더 강해졌음에도 그 울음소리는 여전히 임건우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부영록은 그나마 괜찮았다.백옥은 오히려 더 힘들어 보였다.백옥은 육체적으로 강했지만, 정신력은 임건우보다 약했기에 울음소리에 즉시 영향을 받았다.눈물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급기야 백옥은 소리 내어 울음을 터뜨렸다.현장에서는 울음소리가 가득했다.그때, 당자현이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그 손가락에서 하얀빛이 번쩍였고 그 빛 속에서 기이한 문양들이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그 하얀 빛은 실처럼 길게 퍼져 나가며 반구 형태의 보호막을 형성했다.그 보호막은 임건우와 백옥, 부영록을 감쌌다.이것은 정신력으로 만들어진 방어막이었다.울음소리가 그 방어막에 부딪히자, 보호막의 문양들이 떨며 황금빛 기운을 발산했고 그 울음소리의 대부분을 막아냈다.“저 울음소리는 대체 누구의 울음소리인가?”“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아파요... 흑흑흑... 못 참겠어요... 울고 싶어요...”문파 사람들은 무작정 울기 시작했다.그들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 울음소리에 휘말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때, 갑자기 울음소리가
공 장로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외쳤다.“흩어져라! 모두 흩어져!”공 장로는 크게 외치며 가장 먼저 옆으로 물러섰다.임건우를 한눈에 보고 절대 고수로 착각한 것이다.자신의 희귀한 영보를 그렇게 쉽게 빼앗아 갈 수 있다면 임건우는 평범한 존재가 아니라는 판단이었다.이 틈을 타, 임건우는 쉽게 당자현에게 다가갔다.이 순간의 당자현은 여전히 아름다웠다.마치 천계에서 내려온 신선 같은 모습이었지만, 온몸은 피투성이였고 머리칼은 흐트러져 있었다.임건우는 천천히 걸어 당자현 앞으로 나섰다.그리고 손을 들어 당자현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자현아, 내가 왔어.”“자기야!”당자현은 고개를 살짝 들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임건우를 올려다보았다.당자현은 바로 임건우의 품에 뛰어들었다.“크악!”이때, 금강마원이 상황을 알아차렸다.한 인간이 당자현 곁으로 다가갔다는 사실에 그의 눈에서 핏빛 살기가 번쩍이며 천지를 울리는 포효를 내질렀다.그의 몸이 갑자기 두 배로 불어나더니 발을 세게 구르며 중력 영역을 다시 펼쳤다.순식간에 적들을 반쯤 쓰러뜨리고 바람처럼 임건우를 향해 돌진했다.“건우야! 조심해!”백옥이 외치며 금색 대검을 들고 달려왔다.그 대검은 그녀 몸집보다 두 배는 커 보였고 무게는 상상조차 어려웠지만, 그녀는 그것을 손쉽게 다루며 화살처럼 빠르게 다가왔다.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날린 비검이 백옥을 향해 날아왔지만, 백옥은 가볍게 그 비검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갔다.백옥이 들고 있는 대검 역시 범상치 않은 물건이었다.뒤이어 부영록도 달려왔다.임건우는 커다란 비밀을 품고 있었기에 부영록은 어떤 일이 있어도 임건우를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그런데 바로 이때 당자현이 갑자기 눈부신 하얀 손을 들어 올리며 금강마원을 향해 소리쳤다.“백호야, 안 돼! 멈춰!”쿵!쾅!금강마원은 당자현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거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이 될 뻔했던 돌진을 멈추며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옆에 있는 거대한 청동 기둥
“누구냐!”임건우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문파 사람들에게 발각되었다.한 노인이 크게 외치며 오색 찬란한 빛을 띤 검을 휘둘렀다.날아든 검은 임건우를 허리부터 반으로 베려는 기세였다.그 순간, 임건우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압도적인 위기감이 몰려왔다.지금껏 겪어온 어떤 위험보다도 강렬한 공포였다.임건우는 본능에 따라 최강의 방어술인 현무방갑술을 발동하며 자신의 몸을 감쌌다.온몸에 무수한 주술 문양이 떠오르더니 하나로 모여 거대한 방패를 형성했다.임건우는 이 방패로 검격을 막아내려 했다.그 장면을 지켜보던 백옥은 겁에 질려 얼굴을 돌렸다.“안 돼...”부영록도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멍청하네. 이렇게 무모하게 덤비다니... 이 정도 실력으로 문파 고수의 공격을 정면으로 막으려 하다니 그건 스스로 죽으러 가는 거잖아.”푹!임건우가 힘겹게 형성한 현무방갑술은 단 한 번의 공격만 막아냈다.방패는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고 날카로운 검날이 임건우의 몸을 향해 깊숙이 파고들었다.하지만 바로 그때였다.임건우의 몸속에 있던 혼돈 나무가 살며시 가지를 흔들었다.회색빛 혼돈 원기가 검날을 향해 뿜어져 나왔다.슛!순식간에 혼돈 원기가 검날을 휘감더니 그 검을 통째로 임건우의 자복궁으로 빨아들였다.“뭐야, 어떻게 된 거지?”임건우 자신도 어리둥절했다.임건우는 죽기는커녕 혼돈 원기가 그 검마저 흡수해버린 것이다.이건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임건우는 급히 자신의 몸속을 내시했다.그리고 자복궁 안에서 한 가지 광경을 발견했다.그 검은 지금 혼돈 나무의 가지에 걸려 있었다.검은 온통 피처럼 붉었고 검신에는 세밀한 문양과 부적 같은 각인이 번쩍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임건우는 그제야 깨달았다.이 검은 조금 전 금강마원에게 큰 상처를 입혔던 바로 그 신검이었다.어마어마하게 날카롭고 법력이 강했던 검이 이런 처지로 전락하다니.그러자 임건우는 혼돈 나무가 얼마나 기적 같은 존재인지를 문득 깨달았다.그동안 임건우는
‘이건 무슨 개념이지?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임건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만약 독수리 부대에 이런 전력이 있었다면 고대 결계 저편에서 벌써 승리하지 않았겠어?’부영록이 말했다.“너 아직 못 알아챘어? 저 사람들 옷이 전부 같은 디자인이잖아. 이건 같은 문파 소속이라는 증거야. 아마도 문파 내에서 누군가 자연 신전을 발견하고 이를 문파 고위층에 보고했을 거야. 그래서 문파의 전력을 총동원해 자연 신전을 탐색하러 온 거지.”부영록의 말에 임건우와 백옥은 그제야 그 사실을 눈치챘다.“저 흰 털 원숭이가 설마 금강마원이야?”“그런데 체형이 우리가 발견한 발자국과 전혀 맞지 않잖아. 혹시 이건 새끼고 진짜 큰 게 따로 있는 건가?”부영록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금강마원은 체형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만약 천 장 크기로 변신했다면 인간의 이런 연합 공격 앞에 커다란 표적이 되는 셈이잖아. 그러면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 테니까. 이 정도 크기라도 여전히 너무 큰 거고.”그들은 금강마원의 몸을 둘러싼 청색 강기를 발견했다.마치 방어막처럼 보였고 인간들의 법보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하지만,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고수로 보이는 노인 몇 명의 무기는 심상치 않았다.먼저 은빛 채찍이 하나 있었다.길이가 무려 백 미터는 되어 보였는데 채찍이 금강마원의 몸에 닿을 때마다 공간이 뒤흔들렸고 금강마원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비록 청색 강기가 뚫리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었다.또 하나는 새빨간 영검이었다.그 칼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고 금강마원에게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무기였다. 칼이 닿을 때마다 금강마원의 몸에 피구멍이 뚫렸고 땅에는 피가 흥건히 고였다.“으악!”그 순간, 하늘을 찢을 듯한 고음이 전장을 뒤덮었다.갑자기 전장에 난입한 한 여성이 전투가의 노랫소리를 터뜨렸다.그 소리는 강력한 관통력을 지니고 있었고 최고 수준의 정신력을 담고 있었다.마치 아홉 하늘의 천둥과 끝없는
눈앞에 펼쳐진 청동 고전은 웅장함 그 자체였다.거대한 고전은 원시 숲 깊은 곳에 우뚝 서 있었고 그 끝이 구름 속에 닿을 정도로 높았다.마치 하늘 위의 신성한 도시처럼 압도적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고전은 고풍스럽고 단아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표면에는 푸른 녹이 내려앉아 있었다.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은 고대의 아득한 세월을 넘어온 듯 거대한 존재감을 뿜어내며 보는 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세 사람은 눈앞의 광경에 완전히 압도당했다.임건우와 백옥은 이 고전이 뿜어내는 웅장한 기세에 깊은 충격을 받았고 부영록은 놀란 눈으로 말문을 열었다.“이거... 설마 자연 신전인가? 너무 말도 안 되는걸.”임건우와 백옥은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뭐라고요? 자연 신전이라고요?”“그게 뭔데? 신들이 사는 곳인가?”부영록이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했다.“자연 신전은 자연의 규칙을 담고 있는 장소야.전설에 따르면, 자연 여신이 도를 깨우치며 규칙을 응집시켰던 곳이지. 삼국 시대, 자연 여신이 신이 되기 전에는 그저 평범한 인간 여자였다고 해.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기회를 잡아 자연의 힘을 깨닫게 되었고 이 신전에서 도를 깨우치며 3천 년을 수련했대. 그렇게 신성에 도달한 그녀는 전무후무한 자연 여신이 되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고 자연 신전도 자취를 감췄지. 그 후로 만 년 동안 수많은 선역과 태고 성지에서 이 자연 신전을 찾으려 했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어. 그런데 여기에 있다니... 믿을 수가 없네.”부영록의 눈빛이 열정으로 타올랐다.“크아!”그때 갑작스럽게 금강마원의 거대한 포효가 들려왔다.이번에는 더 강렬한 소리와 함께 대지를 울리는 진동이 전해졌다.숲은 땅이 흔들리며 흔들렸고 나무가 휘청였으며 바위들이 굴러내렸다.그뿐만 아니라 하늘 위로 칼날처럼 날카로운 검광이 솟구쳤고 찬란한 빛 무리가 허공을 가로지르며 날아갔다.분명 앞쪽에서 엄청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백 리나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세 사람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