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건우는 턱을 만지며 이청하의 골반 쪽을 바라보다가 그녀가 눈치채기 전에 얼른 시선을 떼며 말했다."좋습니다. 어르신을 봐서라도 제가 한마디 할게요. 여씨 가문의 사람들은 내공을 엉망으로 수련한 것 같네요, 이 무공은 심맥에 큰 부담을 줍니다. 깊이 수련할수록 그 부담이 더 커지고요, 매번 수련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차며 경련이 일어나고, 심할 경우에는 쇼크가 올 우려도 있습니다." 임건우의 말을 들은 여씨 가문 사람들은 안색이 확 변했다. 그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중 여윤아만 콧방귀를 뀌었다."난 믿지 않아. 우리 할아버지는 현급 고수시고 이미 칠순도 넘으셨어. 나의 내공은 우리 할아버지보다 아직 한참이나 뒤떨어져 있는데, 이런 내가 올해를 못 넘긴다고? 완전히 허튼소리야."임건우는 기가 차서 썩소를 보였다."그건 네가 여자이기 때문이야. 너희 무공은 여자가 수련하기에 전혀 적합하지 않아! 봐, 어느 여자가 너같이 생겼니? 머리가 무겁고 발이 가벼워서 흔들거리며 걷는 것 좀 봐. 이게 아마 후유증일걸?" 임건우의 사정없는 말에 기가 막힌 여윤아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내가 어디가 안 예뻐? 얼마나 많은 여자가 부러워하고 또 얼마나 많은 남자가 곁눈질하는데... 뭐 머리가 무겁고 발이 가볍다? 넌 분명 남자가 아닐 거야!'여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도 분노를 금치 못했다. 여윤아는 그들 가문의 보배이다, 이렇게능멸을 받는 것을 접수할 수가 없었다. "당신들의 공법이 여자한테 주는 부담은 남자에게 주는 부담의 두 배도 더 돼, 심장은 이미 과부하로 큰 상처를 입었을 거야!""혹시 해결 방법이라도 있습니까?"곰곰이 말을 듣 고있던 여윤건이 물었다. 그러자 임건우는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말이 다른 곳으로 빗나가고 있네요, 전 빚을 받으러 온 것이지 병 봐주러 온 것이 아닙니다." "빚이라니? 도대체 무슨 빚을...?"그들은그제서야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여윤아가 이에 대하여 간단
이흥방은 여윤건의 말을 듣고 얼굴색이 변하면서 황급히 말했다."여선생, 욕심이 과하오. 모든 일은 선후가 있는 법이오. 임선생은 내가 먼저 점 찍어 놓은 손녀사위인데, 어떻게 뺏을 수가 있소?""왜 뺏으면 안 되는 거요? 아직 결정된 일도 아닌데, 임선생과 당신의 손녀는 결혼도 안 했고, 설사 결혼했다 하더라도 다시 이혼할 수도 있으니 누가 더 재간이 있는지 겨루어 봐야지요. 내 손녀도 누구한테도 뒤처지지 않고 나이도 더 어리니 후에 가서 더 총명한 아이를 나을수도 있는 거요.""헛소리를 지껄이지 마오!""흥, 헛소리? 공정하게 경쟁하는거요." 여윤건은 정말 여윤아와 임건우을 맺어주고 싶었다, 임건우라는 강자를 여씨 가문에 끌어들인다면야 그야말로 호랑이에게 날개가 돛힌격이고 백억 천억을 얻는 것보다도 더 값진 것이다. 한 가지 그가 말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여윤건은 예전에 지급 무사의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다. 임건우가 두 손가락으로 여택수의 검을 잡던 장면을 다시 자세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임건우의 실력이 그 지급 고수보다도 더 높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설마 선천적 종사란 말인가? 이렇게 젊은 선천적 종사가 과연 존재할 수 있는 걸까?'이청하와 여윤아는 두 노인의 말을 듣고 얼굴이 빨개졌다. 특히 여윤아는 임건우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임건우가 너무 싫었다. 그런데 뭐 그에게 아이를 낳아준다고?"그놈은 나쁜 놈이에요. 난 싫어요! 흥, 임건우! 난 네가 치료할 필요 없어. 네가 또 나를 놀리면 난…. 널 물어 죽일 거야."성이 나서 발을 동동 구르던 여윤아가 빠른 걸음으로 뛰쳐나갔다. 이때 눈을 껌벅이던 여택수가 갑자기 말했다."아버지, 잊으셨어요? 윤아는 이미 약혼자가 있어요."여택수는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작은 목소리로 육씨! 라고 말했다. 여윤건은 한참 멍한 표정을 짓더니 그제야 갑자기 생각난 듯 한숨을 내쉬고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임건우는 이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여씨 가
이를 바탕으로 수련하여도 문제가 없는 공법을 수정하여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가 이를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고 바로 공법을 요구한 것은 여윤건에 대한 테스트였고, 만약 내주기 싫어 거절했다면 여씨 가문은 이번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여윤건은 곧 임건우에게 얇은 책 한 권을 건네주었다. 임건우는 빠른 속도로 한 번에 열 줄씩 쭉 훑어보았다. 약 1분 후, 그는 책을 덮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어르신, 제가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이 공법은 온전하지 않습니다. 뒷부분은 다른 누군가가 추가한 것이지요? 앞뒤가 전혀 다른 공법입니다. 그러니 이런 잠재적 위험이 있을 수밖에요." 여윤건의 두 눈이 커다랗게 변했다."임선생님의 말씀은 조금도 틀리지 않습니다. 우리 여씨 가문의 이 공법은 적양신공이라하는데, 중간에 잠시 유실되어 뒷부분의 일부가 잃어졌습니다. 후에 가문의 선배님들이 약간의 기억으로 보충한 것입니다." "알겠어요. 돌아가서 연구해보며 최적화시킬 방법이 없는지 알아볼게요."여윤건은 놀란 얼굴로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때, 여씨 가문의 자제 한 사람이 들어왔다."어르신, 문밖에 유가연이라는 여자분이 찾아왔습니다. 남편을 찾아왔다고 합니다."여윤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임건우는 지금 여씨 집안의 가장 귀한 손님으로, 이럴 때 아무 사람이나 집에 들일 수가 없었다."무슨 유모연인지 유막연인지 모르는 사람이니 어서 돌려보내!""잠깐만요, 절 찾으러 온 겁니다.""네?...""제 아내예요."뜻밖의 대답에 여윤건은 한동안 멍해졌다. 알고 보니 임건우는 이미 결혼해서 아내가 있은 상황이었다. 그는 이흥방이 너무 우스워 졌다. '이 늙은이가 임건우를 손녀사위로 삼으려고 급한 꼴 봐봐, 설마 임건우가 결혼했는지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건가? 아니... 가만보자, 혹시 손녀더러 남의 남편을 빼앗으라는 건 아니겠지?'"어서 가서 임 사모님을 모셔 와, 공손하게! 알겠느냐?"여윤건이 얼른 말했다."잠깐만
"어르신, 청하씨, 그럼 먼저 가볼게요.""그래, 다음에 또 보지!"임건우는 이흥방과 이청하와 작별을 고하고 여윤건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잠깐만요!"떠나려는 순간 이청하는 갑자기 임건우의 손을 잡았다."응?"임건우는 의아해 났다. 이청하는 그의 앞에 서더니 손을 뻗어 그의 옷깃을 정리하고는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당신의 옷깃이 헝클어졌어요." 그리고 웃으면서 뒤로 물러섰다.'어…. 이건 뭐지?'임건우는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껴졌다. 다시 고개를 들어 유가연을 바라보니 그녀의 눈에서는 불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임건우는 그제야 이청하가 일부러 유가연을 화나게 한 것임을 알아차렸다. 지난번 유가연이 그녀에게 뻔뻔하다고 욕한 것을 마음에 둔 것이 분명했다. 다음 순간 유가연은 화가 나서 홱 하고 돌아서 가버렸다."가연아, 가연아, 가지 마!"이흥방은 손녀딸을 보더니 임건우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건우, 이번 주 일요일이 청하 할머니 생일인데, 꼭 우리 집에 오게나. 할머니가 자네를 보고 싶어 하네."임건우는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넘어질 뻔했다. 그는 손을 내저으며 얼른 쫓아갔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윤건이 쯧쯧거리며 웃었다."이선생, 내가 보기에 임선생은 자기 아내한테 매우 신경을 쓰는 것 같소. 빼앗아 오려면 수단이 좀 더 날카로워야 할 거 같소."부끄러워 얼굴이 새빨개진 이청하는 얼른 할아버지를 붙잡고 자리를 떠났다. ......"가연아, 가연아, 내 말 좀 들어봐."마침내 유가연을 따라잡은 임건우는 유가연을 힘껏 끌어당기더니 그녀가 벗어나지 못하게 꼭 끌어안았다. 유가연은 힘껏 발버둥을 쳤지만, 벗어날 수가 없었다."이거 놔, 무슨 할 말이 있어? 그 미녀 의사를 찾아갈 거지.""어? 질투하는 거야?""질투는? 누가 너 같은 자식을 질투한다고 해? 썩 꺼져! 읍....."유가연의 뒷말은 임건우의 키스에 의해 막혀버리고 말았다. 이런 말이 있다, 여자가 화났을 때는
임건우는 유가연의 차에 올랐다. 유가연은 아직도 수줍음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물었다."아까 그 여자 누구야?""불량배야, 여윤아라고." "머? 여윤아라고? 난 건우 네가 걔를 따라갔다는 소리를 듣고, 혹여나 거기 갔다가 다시못 나올까 봐 걱정돼 죽을 뻔했단 말이야." "걱정 말어, 여씨네는 절대 날 못 건드려."임건우는 조수석에 앉아 유가연의 허벅지에 손을 얹고 토닥였다. 유가연은 오늘 슈트에, 다리에는 검은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그녀의 섹시한 모습에 마음이 싱숭생숭해 난 임건우는 유가연한테 몸을 천천히 기대면서 아까의 키스를계속하려고 했다. 그러자 유가연은 그를 홱 밀어냈다."너 정말! 너 여씨 가문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결하였는지 아직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어. 여윤아는 건드리기 쉽지 않은 사람인데... 혹시 그 여의사에게 부탁한 거 아니야?""당연히 아니지." "그럼 어떻게 해결한 거야? 설마 건우 네가 실력으로 여씨 가문의 사람들을 모두 굴복시킨 건 아니겠지?""어? 너…너 어떻게 알았어?"임건우는 어리둥절해 났다."너 정말 미쳤구나, 내가 바보야?"유가연은 임건우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틀림없이 이청하 혹은 이흥방의 도움으로 일을 해결하였을 것이다. 그녀는 비록 이청하를 미워하고 있지만 오늘 이 일은 그녀의 어머니 심수옥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임건우를 너무 호되게 비난할 수는 없었다."네 엄마는? 지금 좀 어때?"임건우가 말머리를 돌렸다. "뭐가 네 엄마야? 우리 엄마잖아! ""나는 어머님으로 모시고 싶어. 하지만 중요한 건 너의 엄마가 나를 사위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야, 방금 네 엄마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나도 너만 아니었으면 정말 참을 수 없었을 거야, 상대도 하기 싫어."임건우도 참고만 사는 성격은 아닌지라, 어지간하면 참아줄 수 있지만 한계를 벗어나면 인내심을 잃기 마련이다. 유가연은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건우야, 엄마가 너한테 막 대하는 거 알아, 내가 대신 사
임건우는 유씨 집안 저택에서 나왔다.임건우는 파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심수옥을 정신병자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심수옥은 여전히 집 안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거 봐, 내가 말했지! 넌 도대체 어디서 이런 놈을 데리고 온 거야?! 돈도 제대로 못 벌고, 이제는 가짜 수표로 장모인 날 속이려 하다니. 이 자식은 도대체 날 뭘로 생각하는 거야? 날 바보로 아는 거야? 정말 낯짝도 두껍지…이 자식이 드디어 죽고 싶은 거로구나?”결국 심수옥은 도자기 한 개를 깨뜨리고 나서야 조금 진정되었다.유가연은 지쳐서 더 이상 말대꾸도 하기 싫었다. “나 출근해야 돼. 점심은 엄마 혼자 해결해!”......임건우는 다시 심수옥의 교통사고 현장으로 돌아왔다. 이미 여지훈은 사라진 후였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 또한 아까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아니었다.그는 흰색 BMW M8를 타고 곧장 은행으로 향했다. 그는 은행에 도착하자 마자, 여씨 가문이 줬던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었다.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이미 그의 계좌에는 130억 원의 거금이 들어있었다. 매달 이자만 해도, 일반 회사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었다. 또한, 아버지 임우진이 살아있을 때조차도 이렇게 많은 금액이 자신의 수중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하지만, 임건우의 심경은 일반인들과는 달랐다.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에게는 숫자에 불과했다.이때, 한 은행 직원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선생님, 앞으로 입출금 문제나 대출이자 부분에서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를 찾아주세요. 선생님께 24시간 언제든지 특별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이 직원은 한 서른 살쯤 되어 보이는 여성이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였으며, 보조개가 예쁘게 자리 잡고 있었다.이 직원은 바로 이 은행의 부지점장인 김인선이다.방금 임건우가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려 했을 때, 그가 내민 금액을 보고 그녀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부지점장인 자신이 직접 나서서 그
가민조는 그 여자의 다리를 부둥켜안고 소리쳤다. “자기야, 돈은 결코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마음이야. 난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자기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을 찾을 수 없어.”그 여자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웃기지 마. 나는 이런 사랑 따위는 필요 없어. 나에겐 전혀 소중하지 않아.”마침 BMW 520 차 한 대가 그들 앞에 멈춰 섰다. 창문을 내리자, 웬 젊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그러자 그 여자는 활짝 웃으며 그 젊은 남자를 맞이했다. “자기야, 드디어 왔구나! 잠시만 있어 봐! 금방 갈게!”그리고 힘껏 가민조를 걷어차며 말했다. “좀 놔!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들을래? 저기 내 남자친구가 데리러 왔단 말이야! 저 남자야말로 나 모소정과 어울리는 남자야. 톰 브라운을 입고, BMW를 운전하는 남자. 너같이 허름한 국산 차나 운전하는 남자는 나와 어울리지 않아. 혹시 너 누가 버린 차를 주워온 건 아니지? 다신 보지 말자.”그 젊은 남자도 가민조를 아는 것 같았다. 그는 가민조를 향해 소리쳤다. “야, 가민조! 모소정은 이제 내 여자야. 네가 순순히 놓아주지 않으면, 일상생활도 못하게 만들어버릴 거야. 이 거지야, 넌 여자친구가 있을 자격이 없어!”모소정은 콧방귀를 뀌며, 가민조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런 뒤, 그녀는 뾰족한 하이힐로 그의 허벅지를 세게 걷어찼다.이때,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심하군. 겨우 520이나 몰고 다니면서, 부자인 행세를 하다니. 자신이 무슨 재벌이라도 되는 것 마냥 행동하는 군. 어차피 다른 사람들 눈에는 가난한 거지와 다름이 없을 텐데 말이야.”“누구야? 누가 함부로 지껄이는 거야?”모소정은 자기 남자친구를 대신해 소리쳤다.그리곤 임건우를 보자마자,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야. 임건우 너였어? 나는 또 대단한 사람이라도 온 줄 알았네. 원래 구걸이나 하고 다니던 동네 거지 주제에 어딜 껴? 가민조와 둘이 아주 쌍으로 한자리에 모였네. 이 거지 형제들 같으니.”모소정은 임건우를 알고 있
“어…”임건우는 멍해졌다. 김인선이 이 젊은 남자와 아는 사이일 줄은 전혀 몰랐다.또한, 김인범?누가 봐도, 둘은 남매 사이인 것 같았다.김인범은 당황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었다. “누나, 그게…내 차가 고장이 나서…그래서 누나 차를 잠시 몰고 온 거야…”그러고는 그는 황급히 김인선을 향해 눈짓을 했다.그는 방금 자신의 여자로 만든 모소정 앞에서 창피해지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김인선이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쓸 리가 없다. “뭐야, 네 전기 자전거 또 고장 났어?오늘 당장 가서 수리해! 그리고 오늘 내 차는 운전하면 안 되는 날인 거 몰라? 됐고, 어서 임 선생님께 사과드려!”모소정은 남자친구인 김인범의 BMW가 본인이 소유한 차가 아닌, 누나의 차라는 소리에 좌절했다. 또한, 자동차도 아닌, 전기 자전거라니…!전기 자전거에 비하면, 국산 차는 명품이나 다름이 없었다!김인범은 더욱 뻔뻔해졌다. “내가 왜 저런 놈에게 사과해야 돼? 저 자식은 지금 다른 집안에게 빌붙어 사는 하인일 뿐이잖아? 차라리 지나가던 개에게 사과하는 게 낫겠어.”“짝!”김인선은 김인범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너 말 다했어? 어떻게 감히 임 선생님께 함부로 대할 수 있어? 임 선생님은 우리 은행의 Vvip고객이셔! 어서 사과해. 안 그러면, 오늘 나 가만히 안 있을 줄 알아!”Vvip고객?김인범은 순간 어리둥절해졌다.모소정은 Vvip 고객의 기준을 잘 알지 못하였다. 하지만, 김인범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Vvip 고객이 되려면, 개인 예금이 적어도 100억 원은 넘어야 한다.또한, 이건 예금일 뿐이지, 자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오늘 그의 누나는 Vvip 고객, 즉 거물에게 미움을 사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는 적어도 1년 동안 그의 누나에게 시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한, 다시는 누나에게서 경제적으로 도움도 받지 못하게 될 게 뻔하다.그는 곧바로 임건우에게 사과했다. “임 선생님, 죄송합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당신을 비꼬고,
임건우는 당연히 당자현을 탓하지 않았다.오히려 끝없는 마음의 아픔만이 느껴졌다.임건우는 천천히 다가가 당자현을 부드럽게 품에 안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넌 왜 이렇게 바보 같아? 임신한 걸 알면서도 이런 곳에 오다니... 많이 힘들었지? 다행히 지금은 무사하지만, 만약 네가 사라지면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당자현은 임건우의 얼굴을 감싸며 손끝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당자현의 눈은 임건우를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가득 채우며 마치 세상에 그저 둘만 있는 것처럼 깊은 눈길을 보냈다.당자현은 감정을 담아 속삭였다.“난 이 삶이 이렇게 끝날 줄 알았어. 우리의 인연은 아마 다음 생에서야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이렇게 찾아와주니까... 이제는 내가 죽어도 아쉬움이 없어.”임건우는 당자현의 엉덩이를 가볍게 쳤다.“그런 말 하지 마. 네가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잘 살아야지.”“맞아, 네 말이 맞아! 자기야...”당자현은 망설임 없이 임건우에게 입맞춤했다.둘의 입술이 닿자 점점 숨이 가빠지고 감정이 고조되었다.백옥은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려 땅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부영록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임건우와 나지선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기에 이 상황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그 당시 자신도 그들과 함께 있었고 임건우가 그녀를 안을 때 그 어떤 감정을 느꼈든 기억이 떠올랐다.부영록은 잠시 그 장면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런 감정은 이제 자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부영록은 잠시 후 고개를 돌려 다른 일을 했다.“이 무기들, 품질이 꽤 괜찮군.”백옥은 시체에 꽂혀 있던 여러 개의 비검을 뽑아들고 세심히 살펴보았다.각각의 검은 마치 정수를 담고 있는 듯한 기운을 발산하며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검 위에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고 그것이 마치 작은 진법처럼 보였다.그뿐만이 아니었다.모든 무기에는 천병각이라고 새겨진 세 글
푹!피가 하늘을 찌르며 쏟아지고 시체가 널브러졌다.신풍곡의 200명 넘는 고수들, 그중에서도 그 최고 지도자인 장문까지 한 방에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신풍곡 장문의 목에는 긴 칼이 꽂혀 있었다.그의 눈은 크게 뜨였고 고통스럽게 한마디를 남겼다.“어떻게... 이런 일이... 안에 있는 사람은 대체 누구냐?”하지만 그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순간적으로 생명의 기운이 사라지고 눈을 영원히 감았다.그때 임건우와 일행의 마음속에는 큰 충격이 일었다.자연 신전 안에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니 그리고 그 사람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심지어 부영록까지 눈이 휘둥그레져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그 안의 여자가 그들을 죽이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이렇게 한 번의 손짓으로 200명이 넘는 고수들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다면 그들이 죽는 것은 단 한 번의 손동작으로 해결될 것이다.임건우가 당자현에게 물었다.“자현아, 그 안에 있는 사람, 대체 누구야?”당자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도 몰라. 난 이곳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어. 백호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지.”그들이 말하는 사이 청동 고전의 대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쿵!끽!금속이 마찰되는 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만으로도 문이 얼마나 오랫동안 닫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청동문에 낀 청록색과 먼지들이 그 문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마치 이 문이 1만 년을 넘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것처럼 그 무게감과 고대의 느낌이 났다.딸각딸각...발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임건우 일행은 모두 뒤로 물러서며 긴장했다.그리고 그들 앞에 등장한 것은 백발에 깊은 주름이 새겨진 할머니였다.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녀의 머리는 엉망이었고 얼굴의 절반은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었다.그녀가 입고 있는 옷은 이 시대의 것이 아니었고 전혀 다른 시대의 옷처럼 보였다. 그녀의 전신에서
“흑흑흑, 흑흑흑.”울음소리가 청동 고전의 전당에서 퍼져 나왔다.그 울음소리는 간헐적이고 때로는 높은 음으로 때로는 낮은 음으로 이어졌지만, 강력한 정신적 영향을 주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마치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온 울음처럼 세상 모든 것들이 함께 슬퍼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그 울음소리는 모든 생명에게 슬픔을 강하게 전파했다.그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즉시 그 감정에 휘말려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다.눈물이 멈추지 않고 흐르며 심지어 정신력이 약한 이들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울며 통곡하다가 마음속에서 뭔가가 터져 나오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고통스러웠다!엄청난 고통이었다!임건우는 자신의 정신력으로 고전의 전당에서 나오는 울음소리를 막으려 애썼다.임건우가 가진 정신력은 이미 엄청나게 강력했지만, 한때 취혼관에서 얻었던 힘 덕분에 한층 더 강해졌음에도 그 울음소리는 여전히 임건우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부영록은 그나마 괜찮았다.백옥은 오히려 더 힘들어 보였다.백옥은 육체적으로 강했지만, 정신력은 임건우보다 약했기에 울음소리에 즉시 영향을 받았다.눈물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급기야 백옥은 소리 내어 울음을 터뜨렸다.현장에서는 울음소리가 가득했다.그때, 당자현이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다.그 손가락에서 하얀빛이 번쩍였고 그 빛 속에서 기이한 문양들이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그 하얀 빛은 실처럼 길게 퍼져 나가며 반구 형태의 보호막을 형성했다.그 보호막은 임건우와 백옥, 부영록을 감쌌다.이것은 정신력으로 만들어진 방어막이었다.울음소리가 그 방어막에 부딪히자, 보호막의 문양들이 떨며 황금빛 기운을 발산했고 그 울음소리의 대부분을 막아냈다.“저 울음소리는 대체 누구의 울음소리인가?”“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아파요... 흑흑흑... 못 참겠어요... 울고 싶어요...”문파 사람들은 무작정 울기 시작했다.그들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 울음소리에 휘말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때, 갑자기 울음소리가
공 장로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외쳤다.“흩어져라! 모두 흩어져!”공 장로는 크게 외치며 가장 먼저 옆으로 물러섰다.임건우를 한눈에 보고 절대 고수로 착각한 것이다.자신의 희귀한 영보를 그렇게 쉽게 빼앗아 갈 수 있다면 임건우는 평범한 존재가 아니라는 판단이었다.이 틈을 타, 임건우는 쉽게 당자현에게 다가갔다.이 순간의 당자현은 여전히 아름다웠다.마치 천계에서 내려온 신선 같은 모습이었지만, 온몸은 피투성이였고 머리칼은 흐트러져 있었다.임건우는 천천히 걸어 당자현 앞으로 나섰다.그리고 손을 들어 당자현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자현아, 내가 왔어.”“자기야!”당자현은 고개를 살짝 들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임건우를 올려다보았다.당자현은 바로 임건우의 품에 뛰어들었다.“크악!”이때, 금강마원이 상황을 알아차렸다.한 인간이 당자현 곁으로 다가갔다는 사실에 그의 눈에서 핏빛 살기가 번쩍이며 천지를 울리는 포효를 내질렀다.그의 몸이 갑자기 두 배로 불어나더니 발을 세게 구르며 중력 영역을 다시 펼쳤다.순식간에 적들을 반쯤 쓰러뜨리고 바람처럼 임건우를 향해 돌진했다.“건우야! 조심해!”백옥이 외치며 금색 대검을 들고 달려왔다.그 대검은 그녀 몸집보다 두 배는 커 보였고 무게는 상상조차 어려웠지만, 그녀는 그것을 손쉽게 다루며 화살처럼 빠르게 다가왔다.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날린 비검이 백옥을 향해 날아왔지만, 백옥은 가볍게 그 비검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갔다.백옥이 들고 있는 대검 역시 범상치 않은 물건이었다.뒤이어 부영록도 달려왔다.임건우는 커다란 비밀을 품고 있었기에 부영록은 어떤 일이 있어도 임건우를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그런데 바로 이때 당자현이 갑자기 눈부신 하얀 손을 들어 올리며 금강마원을 향해 소리쳤다.“백호야, 안 돼! 멈춰!”쿵!쾅!금강마원은 당자현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거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이 될 뻔했던 돌진을 멈추며 갑자기 방향을 바꿔 옆에 있는 거대한 청동 기둥
“누구냐!”임건우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문파 사람들에게 발각되었다.한 노인이 크게 외치며 오색 찬란한 빛을 띤 검을 휘둘렀다.날아든 검은 임건우를 허리부터 반으로 베려는 기세였다.그 순간, 임건우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압도적인 위기감이 몰려왔다.지금껏 겪어온 어떤 위험보다도 강렬한 공포였다.임건우는 본능에 따라 최강의 방어술인 현무방갑술을 발동하며 자신의 몸을 감쌌다.온몸에 무수한 주술 문양이 떠오르더니 하나로 모여 거대한 방패를 형성했다.임건우는 이 방패로 검격을 막아내려 했다.그 장면을 지켜보던 백옥은 겁에 질려 얼굴을 돌렸다.“안 돼...”부영록도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멍청하네. 이렇게 무모하게 덤비다니... 이 정도 실력으로 문파 고수의 공격을 정면으로 막으려 하다니 그건 스스로 죽으러 가는 거잖아.”푹!임건우가 힘겹게 형성한 현무방갑술은 단 한 번의 공격만 막아냈다.방패는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고 날카로운 검날이 임건우의 몸을 향해 깊숙이 파고들었다.하지만 바로 그때였다.임건우의 몸속에 있던 혼돈 나무가 살며시 가지를 흔들었다.회색빛 혼돈 원기가 검날을 향해 뿜어져 나왔다.슛!순식간에 혼돈 원기가 검날을 휘감더니 그 검을 통째로 임건우의 자복궁으로 빨아들였다.“뭐야, 어떻게 된 거지?”임건우 자신도 어리둥절했다.임건우는 죽기는커녕 혼돈 원기가 그 검마저 흡수해버린 것이다.이건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임건우는 급히 자신의 몸속을 내시했다.그리고 자복궁 안에서 한 가지 광경을 발견했다.그 검은 지금 혼돈 나무의 가지에 걸려 있었다.검은 온통 피처럼 붉었고 검신에는 세밀한 문양과 부적 같은 각인이 번쩍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임건우는 그제야 깨달았다.이 검은 조금 전 금강마원에게 큰 상처를 입혔던 바로 그 신검이었다.어마어마하게 날카롭고 법력이 강했던 검이 이런 처지로 전락하다니.그러자 임건우는 혼돈 나무가 얼마나 기적 같은 존재인지를 문득 깨달았다.그동안 임건우는
‘이건 무슨 개념이지?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임건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만약 독수리 부대에 이런 전력이 있었다면 고대 결계 저편에서 벌써 승리하지 않았겠어?’부영록이 말했다.“너 아직 못 알아챘어? 저 사람들 옷이 전부 같은 디자인이잖아. 이건 같은 문파 소속이라는 증거야. 아마도 문파 내에서 누군가 자연 신전을 발견하고 이를 문파 고위층에 보고했을 거야. 그래서 문파의 전력을 총동원해 자연 신전을 탐색하러 온 거지.”부영록의 말에 임건우와 백옥은 그제야 그 사실을 눈치챘다.“저 흰 털 원숭이가 설마 금강마원이야?”“그런데 체형이 우리가 발견한 발자국과 전혀 맞지 않잖아. 혹시 이건 새끼고 진짜 큰 게 따로 있는 건가?”부영록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금강마원은 체형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만약 천 장 크기로 변신했다면 인간의 이런 연합 공격 앞에 커다란 표적이 되는 셈이잖아. 그러면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 테니까. 이 정도 크기라도 여전히 너무 큰 거고.”그들은 금강마원의 몸을 둘러싼 청색 강기를 발견했다.마치 방어막처럼 보였고 인간들의 법보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하지만,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고수로 보이는 노인 몇 명의 무기는 심상치 않았다.먼저 은빛 채찍이 하나 있었다.길이가 무려 백 미터는 되어 보였는데 채찍이 금강마원의 몸에 닿을 때마다 공간이 뒤흔들렸고 금강마원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비록 청색 강기가 뚫리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었다.또 하나는 새빨간 영검이었다.그 칼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고 금강마원에게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무기였다. 칼이 닿을 때마다 금강마원의 몸에 피구멍이 뚫렸고 땅에는 피가 흥건히 고였다.“으악!”그 순간, 하늘을 찢을 듯한 고음이 전장을 뒤덮었다.갑자기 전장에 난입한 한 여성이 전투가의 노랫소리를 터뜨렸다.그 소리는 강력한 관통력을 지니고 있었고 최고 수준의 정신력을 담고 있었다.마치 아홉 하늘의 천둥과 끝없는
눈앞에 펼쳐진 청동 고전은 웅장함 그 자체였다.거대한 고전은 원시 숲 깊은 곳에 우뚝 서 있었고 그 끝이 구름 속에 닿을 정도로 높았다.마치 하늘 위의 신성한 도시처럼 압도적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고전은 고풍스럽고 단아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표면에는 푸른 녹이 내려앉아 있었다.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은 고대의 아득한 세월을 넘어온 듯 거대한 존재감을 뿜어내며 보는 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세 사람은 눈앞의 광경에 완전히 압도당했다.임건우와 백옥은 이 고전이 뿜어내는 웅장한 기세에 깊은 충격을 받았고 부영록은 놀란 눈으로 말문을 열었다.“이거... 설마 자연 신전인가? 너무 말도 안 되는걸.”임건우와 백옥은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뭐라고요? 자연 신전이라고요?”“그게 뭔데? 신들이 사는 곳인가?”부영록이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했다.“자연 신전은 자연의 규칙을 담고 있는 장소야.전설에 따르면, 자연 여신이 도를 깨우치며 규칙을 응집시켰던 곳이지. 삼국 시대, 자연 여신이 신이 되기 전에는 그저 평범한 인간 여자였다고 해.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기회를 잡아 자연의 힘을 깨닫게 되었고 이 신전에서 도를 깨우치며 3천 년을 수련했대. 그렇게 신성에 도달한 그녀는 전무후무한 자연 여신이 되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고 자연 신전도 자취를 감췄지. 그 후로 만 년 동안 수많은 선역과 태고 성지에서 이 자연 신전을 찾으려 했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어. 그런데 여기에 있다니... 믿을 수가 없네.”부영록의 눈빛이 열정으로 타올랐다.“크아!”그때 갑작스럽게 금강마원의 거대한 포효가 들려왔다.이번에는 더 강렬한 소리와 함께 대지를 울리는 진동이 전해졌다.숲은 땅이 흔들리며 흔들렸고 나무가 휘청였으며 바위들이 굴러내렸다.그뿐만 아니라 하늘 위로 칼날처럼 날카로운 검광이 솟구쳤고 찬란한 빛 무리가 허공을 가로지르며 날아갔다.분명 앞쪽에서 엄청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백 리나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세 사람조차도
주변의 천지 영기가 말도 안 되게 진했다.임건우가 공법을 전환하자마자 그의 몸 주변에 수많은 영기 소용돌이가 생겨났고 끝도 없는 영력이 마치 물고기 떼처럼 그의 몸속으로 빠르게 스며들었다.그것도 아주 순수한 영력이었다.임건우는 숨 한 번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상쾌해지는 기분을 느꼈다.그때 부영록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입을 열었다.“뭔가 이상한데?”부영록은 주변 환경을 살피며 말했다.“이 발자국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자연 속성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 이건 꽤 비정상적이야.”백옥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앞에 있는 숲을 봐봐. 울창하게 우거진 원시림이잖아. 이런 곳에 자연의 기운이 많은 건 당연하지 않아?”그러나 부영록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넌 모르는 거야. 내가 말하는 자연 속성은 자연 규칙이 담긴 속성을 말하는 거야. 영기와는 아주 다른 개념이지.”임건우가 부영록을 보며 물었다.“그러니까 뭘 의미하는 거죠?”부영록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자연 속성의 규칙은 일종의 신의 힘이야. 그걸 자연선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이런 게 그냥 생기는 게 아니야. 그리고 금강마원 같은 존재가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이 말은 어쩌면 이 안에... 신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야.”“신이라고?”임건우와 백옥은 깜짝 놀랐다.특히 백옥은 더더욱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 세계의 규칙이 불완전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로서는 신의 존재는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었다.삼천 년이라는 기록된 역사를 통틀어 지구에서는 단 한 명의 신도 나타난 적이 없었다.그것은 완전히 깨진 허공 너머에 있는 손에 닿을 수 없는 꿈 같은 존재였다.백옥이 입을 열었다.“삼국 시대부터 지금까지, 삼천 년 동안 이 땅에 신이 나타난 적은 한 번도 없었어.”부영록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그건 확실히 알 수 없지.”그렇지만 이곳에서 느껴지는 자연 속성의 규칙의 힘은 그들에게 있어 나쁜 일이 아니라 오히려 엄청난 기회였다
임건우는 몹시 걱정스러웠다.이렇게 거대한 금강마원을 당자현이 어떻게 상대할 수 있겠는가?생각 끝에 고대 결계에서 요수와 수십 년간 싸워온 백옥이 이 원시의 거대 요괴에 대해 알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즉시 가나절의 문을 열고 백옥을 불러냈다.“금강마원이란 게 대체 뭔가요?”하지만 의외로 백옥은 그 이름을 듣고는 영문을 모른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금강마원? 처음 듣는데?”백옥은 하늘로 날아올라 거대한 발자국의 전모를 보더니 경악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어떻게 이런 큰 발자국이 있을 수 있어? 그렇다면 이 고릴라는 대체 얼마나 크다는 거야?”옥 목걸이를 매고 있던 부영록이 입을 열었다.“금강마원은 고대 태고 시대에서 기원한 존재로 원시의 이형종이야. 태고 요계에서도 가장 정점에 서 있는 존재 중 하나로 금강마원 중 최강자는 심지어 신체를 이룰 수 있고 한 주먹으로 행성을 부수고 한 발로 허공을 찢어 놓을 수 있다네.”임건우와 백옥은 부영록의 말을 듣고 아연실색했다.그때 백옥은 부영록의 얼굴을 주의 깊게 살펴보다가 문득 무언가를 떠올리고 깜짝 놀라 말했다.”응? 너 중해의 치안 관리관이었던 나문천의 딸 아니야? 그런데 이런 걸 어떻게 알고 있어? 너의 수련 수준은...”부영록은 백옥을 무심하게 쳐다보며 대꾸도 하지 않았다.비록 지금의 백옥이 부영록보다 높은 수련 단계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부영록의 눈에는 여전히 발끝으로 밟아 죽일 수 있는 하찮은 존재로 보였을 뿐이었다.부영록은 백옥의 질문에 답하기도 귀찮다는 듯 대신 임건우에게 말했다.“만약 네 여자가 정말 금강마원을 만난 거라면 미안하지만 결과는 뻔해. 그건 십중팔구 생존 가능성이 없는 결말이야. 금강마원은 몹시 흉포하고 잔인해서 네 여자는 아마 단번에 한입에 삼켜졌을 거야.”임건우의 표정이 굳어졌다.임건우는 이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난 그녀의 시신을 찾기 전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아. 난 믿을 수 없어.”세 사람은 그 근처를 샅샅이 뒤졌다.30분 동안 반경 50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