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 경찰관의 말은 즉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동시에 동혁을 쳐다봤다. 방금 이 인신매매범이 시 경찰청 경감 조동래를 안다고 했고, 서로 잘 아는 사이인 것처럼 전화를 걸어 자신을 만나러 오라고 했다. 그 후 불과 1분도 안 돼서 조동래의 전화가 걸려왔다. 유상비는 별말 없이 직속 상사의 명령에 따라 바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나 조동래야. 이 선생님이 지금 남동경찰서에 계셔? 대체 무슨 실수를 한 거야?” 전화가 연결되자, 휴대폰에서 조동래의 성난 목소리가 들렸다. 심지어 유상비는 그 목소리에 약간의 긴장감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 선생님?’ 유상비는 동혁을 전혀 떠올릴 수 없었다. 지금 그는 동혁이 어떻게 불렸는지도 모르고, 마리가 계속 이 삼촌이라 부르며 소리쳤지만,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울고 있어서 분명히 듣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그가 어떻게 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말을 귀담아들을 수 있을까? 유상비는 억울한 듯 말했다. “조 경감님, 저희가 이 선생에게 실수를 한 일이 없는데…….” “쓸모없는 놈, 이 선생님 같은 거물이 자기 경찰서에 있는지도 모르다니! 거기 그대로 있어. 내가 바로 갈 테니!” 조동래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가 선우설리의 전화를 받았을 때, 마침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바로 이쪽으로 올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운전하는 동료에게 경보를 울리고 속도를 더 내라고 재촉했다. 유상비는 전화를 끊고, 다급하게 쩔쩔맸다. “빨리! 빨리! 조 주임님이 이 선생님이라는 거물을 만나러 곧 이곳으로 오겠다고 했어. 이 선생이란 분이 바로 우리 경찰서에 있다고 한다. 너희들 중 본 사람 있어? 빨리 나를 그분께 안내해!”조동래도 쩔쩔매는 그런 거물이라니.만약 그가 그 이 선생님께 잘 보인다면, 출세하여 높은 곳에 오를 날이 더 가까워질 것이다!유상비는 얼른 부하들에게 지시했다.“당장 이 선생님이란 분을 찾아!”“유 경위님, 이따가 그 이 선생
조동래가 소리치는 소리에 하마터면 유상비의 심장이 튀어나올 뻔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했다. 조동래는 본래 H시에서 가차없기로 유명하고, 범죄자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염라대왕이라고 부른다. 조동래가 화가 난 것을 눈치채고, 모두 한 마디도 못한 채 겁에 질려 두 다리를 떨고 있었다. 평소 오만함이 넘치는 전진조차도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움츠릴 정도였다. “조, 조 경감님 죄송합니다. 이미 부하를 시켜 그 이 선생님을 찾으라 했는데…….” 유상비는 잔뜩 위축되어 조동래를 맞이했다. “저분이 바로 네가 찾고 있는 그 이 선생님이야. 유상비 넌 참 간도 크다. 이 선생님을 감히!” 조동래는 유상비의 얼굴에 뺨을 한 대 때리며 한 마디 던지고는, 바로 동혁에게로 향했다. 동혁의 옆에 서 있는 두 명의 놀란 경찰관을 보고 그는 다시 말했다. “니들 지금 수갑 가지고 뭐 하는 거야? 왜? 나까지 잡을래?” 두 경찰관은 서둘러 물러섰다. “회장님, 제 부하를 잘 단속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조동래는 동혁에게 다가가 떨린 목소리로 말했다. 갑자기 현장의 공기가 차가워지더니 정적이 흘렀다. ‘유상비 저 멍청이!’ ‘전진 저 놈은 보는 눈도 없어!’ ‘회장님을 향해 입으로 욕하고, 이 인신매매범을 총살해야 한다고 아우성치는 저 행인들도 다 눈이 멀었고만’당당한 시 경찰청 경감이자 허세량 시장의 최측근. 강직하고 정의롭게 악을 응징하겠다는 얼굴로 대중 앞에 나타난 조동래. 그런 그가 이 젊은이 앞에서는 이렇게 위축되다니! 조동래가 이동혁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두려움과 죄송함이 느껴졌다. 심지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도 있었다. 두려움과 죄송함을 느끼면 충분하지 않나? 일찍이 시 전체의 유명한 마약 단속 영웅으로 조동래는 수많은 범죄자를 처벌했는데, 뜻밖에도 이 젊은이를 존경까지 하다니! 그는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저러는 걸까? 동혁의 배경을 조동래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조 경감님, 제가
풀썩! 유상비는 스스로 동혁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눈이 삐어서 선생님께 실수를 범했어요. 조 경감님에게 부디 말 좀 잘해주십시오. 제발 해고만은…….” 그는 울부짖으며 용서를 빌었고, 동혁의 다리를 붙잡으려 달려들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당당했던 남동경찰서 경위가 해임되자 이런 비굴한 얼굴을 드러냈다. 동혁은 한 발로 그를 걷어찼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그는 조금도 동정을 베풀고 싶지 않았다. 오늘 만약 자신이 일반인이었다면 무작정 잡혀가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었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어!” 조동래도 콧방귀를 뀌며 동혁을 바라보았다. “이 선생님, 제가 선생님 차의 블랙박스의 증거를 여기 사람들이 똑똑히 볼 수 있도록 공개해서, 선생님이 모함당한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그가 도착했을 때, 구경꾼들이 동혁을 법으로 처벌하라고 끊임없이 외치는 것을 들었다. ‘영웅이 이런 모욕을 당하다니.’ 이 전신은 분명 마음이 매우 아팠을 것이다. 이 일로 이 전신이 H시 전체에 나쁜 인상을 갖지 않길 바랐다. 동혁은 조동래에게 애매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조동래는 바로 그 아우디 A4 블랙박스의 영상을 뽑아오라고 지시했다. 당시 공사장 밖에서 동혁의 차가 문 앞에 있는 깡패들과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혁이 깡패에게서 마리를 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잘 잡혔다. 임시로 구해 온 대형 스크린에 영상이 흘러나오자 안과 밖을 세 겹으로 에워싸고 있던 행인들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그가 정말 마리를 구했다.’ ‘그녀를 인신매매범에게서 구해냈을 뿐만 아니라, 이 어여쁜 어린아이가 깡패들에게 이용당할 뻔한 것을 막았다.’ “정말 영웅이었어! 죄송합니다. 우리가 다짜고짜 누명을 씌우다니 실수했어요!” “인정이 메마른 이 사회에서 보기 드문 정의로운 사람을 우리가 인신매매범이라고 모함했다니! 양심이 너무 찔린다!” “방금 찍었던 짧은 틱톡 영상을 바로 삭제했는데도 벌써 욕하는 네티즌들이 있어!” “왜 지웠
전진은 당황했다. 그는 방금까지 동혁이 아우디 A4를 탄다고 무시했는데, 뜻밖에도 지금 자신의 BMW X6 때문에 조동래에게 꼬투리를 잡히게 생겼다. “조 경감님, 그냥 넘어가시지요! 저희 집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조동래가 손을 흔들어 그의 말을 막았다. “내가 널 어찌할 수는 없지. 하지만 네 나쁜 행동에 대해서는 도로교통공단 임 경장과 이야기할 거야. 넌 잠자코 해직을 기다려!” 전진은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졌다. “고소하다!” 행인들은 잇달아 환호성을 지르며 너도나도 박수를 쳤다.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자 조동래는 다시 이동혁에게 와서 사과했다. “됐어요, 별일 아닙니다.” 이동혁은 손을 내저었습니다. 누명을 벗은 걸로 충분했다. 조동래는 조용히 길게 안심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갈게요.” 이동혁이 자신의 차를 향해 돌아섰을 때, 수소야가 마리를 데리고 왔다. 이번에는 전진이 멀리서 바라보지도, 모녀를 막을 엄두도 못 냈다. “삼촌, 엄마가 고맙다고 전해달래요!” 마리는 달려와서 동혁의 허벅지를 껴안고 그에게 매우 친근하게 말했다. “삼촌이야말로 고마워. 아까 사람들이 삼촌을 억울하게 대했을 때 우리 마리만 계속 삼촌을 도와줬어.” 동혁은 마리를 안아줬다. 그는 이 소녀를 매우 좋아했다. “이 선생님, 저희 마리를 구해줘서 고맙습니다.” 수소야가 허리를 숙이며 고맙다고 하자, 동혁은 말했다. “소야 씨는 그냥 이동혁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이동혁?” 수소야는 순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동혁의 모습을 어디서 본 것 같았는데, 이름을 들으니 무언가 생각났다. “이 선생님, 백항남을 아십니까?” “백항남이라면, 학교 다닐 때 그 이름을 가진 친구가 있었습니다.” 동혁은 갑자기 그 이름의 주인을 떠올렸다.동혁이 H시에서 학교를 다니던 때, 가까웠던 두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나는 당연히 아내 진세화이고 다른 하나는 백항남이었다. 당시 동혁은 항남과 매우 친한 친구였는데, 나중에 자신과
“삼촌, 안녕히 가세요!”마리는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마리도 안녕!”동혁은 수소야에게 물었다. “마리 할아버지, 할머니 집 주소 좀 알려주시겠어요? 시간이 있을 때 제가 두 노부모님과 마리를 보러 가고 싶어서요.”항남은 그가 부대로 떠나 전에 유일한 형제였다.항남이 세상을 떠나고 아내도 재혼를 했으니, 이제 그가 항남의 가족을 잘 보살펴야 했다.수소야는 바로 주소를 알려주었다.그리고 그녀는 아쉬워하며 마리를 안고 차에 올랐다.동혁은 차를 몰고 공사장으로 돌아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세화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여보, 백항남 기억해? 마리가 그의 딸이라니, 참 공교로운 일이야!”가는 길에서 동혁은 백항남을 언급했다. 그러나 자신이 인신매매범으로 몰린 일은 말하지 않았다.그는 보통 세화에게 그런 기분 나쁜 일들은 말하지 않았다.그는 세화가 향방주택을 맡아 관리하게 된 후, 사실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녀에게 심리적 부담을 더 주고 싶지 않았다.“물론 기억하지. 2년 전에 H시으로 돌아왔을 때, 만난 적 있어.”세화가 동혁에게 옛일을 하나 이야기했다.“항남 씨는 처음에 남쪽에서 창업을 했어. 직접 항난그룹을 세웠는데, 2년 전 그가 H시로 돌아왔을 때, 시에서 직접 큰 땅을 H시 산업단지 설립을 위해 항난그룹에게 주었어.”“그는 또한 우리 같은 옛 동창들을 그의 파티에 초대했어. 당시 주태진 같은 사람들이 모두 그에게 아부하려고 했지만, 그가 평생동안 인정한 사람은 오직 동혁 씨뿐이었어. 그가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있는 것도 모두 당신 때문이라고 했지.”세화는 이 지난 일을 말하면서 여전히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럼 왜 갑자기 죽었지?”동혁이 묵묵히 듣다가 갑자기 물었다.“교통사고가 났고, 그 때부터 항난그룹이 경쟁자에게 밀려서 어려워지기 시작했어. 투신자살을 했다. 사생활 문란하다. 바람을 피웠다는 등의 소문도 났지. 어쨌든 2년 전 이 일이 H시에서 크게 벌어졌어.”항남의 처지가
집에 와서야 세화의 기분이 거의 나아졌다.동혁은 차를 세우러 가는 틈을 타 선우설리에게 전화를 걸어 향남에 관한 모든 자료를 조사하라고 했다.항남이 정신병원으로 자신을 찾아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사고가 났다.‘분명 배후가 있을 거야.’한편.대당유원지.여기는 박용구의 본거지이다.“뭐, 최삼식과 애들이 호아병단에 통째로 당했다고?”박용구는 동생의 보고를 듣고 깜짝 놀라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전에 그는 최삼식을 시켜 50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향방주택 공사장에 가서 소란을 피우게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 모두가 연락이 끊길 줄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그는 서둘러 다른 부하들을 시켜 상황을 알아보게 했다.부하들은 바로 최삼식이 호아병단에 잡혀갔다는 소식을 가져왔다.그는 김대이의 처지를 떠올렸다.‘설마 그 이동혁이 정말 호아병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박용구는 놀라서 온몸을 떨었다. 아무리 암흑가에 악명이 자자해도 그도 결국은 사람, 총과 대포가 있는 군대를 만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그는 서둘러 주원풍에게 전화를 걸었다.“주 회장님, 우리가 이번에 잘못 건드린 것 같습니다. 이동혁 이놈이 정말 호아병단을 소환할 줄은!”“쓸모없는 놈, 이까짓 일로 무서워 놀래다니!”주원풍은 전화기 너머로 아무 망설임 없이 차갑게 꾸짖었다.예전에 그는 박용구 같은 깡패에게 감히 이런 말을 꺼내지도 못했다.하지만 이제 그는 이씨 가문의 지지를 얻고 있는 만큼, 이런 깡패들은 안중에 두지 않았다.박용구의 눈에 살기가 스쳤다.‘주원풍이 네 놈이 뭔데 감히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지?’박용구는 주원풍이 아닌 이씨 가문을 보고 건축자재협회에 가입했다.그런데 그때 주원풍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호아병단이 오늘 훈련 임무가 있었는데, 마침 향방주택 공사장을 지나쳤고, 지휘관 심홍성이 워낙 정의감이 넘치는 인물이니, 네 부하들이 소란을 피우는 걸 보고 잡았을 거야.” “네?” 박용구는 당황했다. ‘그 이동혁이란 바보의 힘이 큰 줄
“언니, H시로 돌아온 거야?” 세화는 기쁘게 전화를 받았다. 심천미는 며칠 전에 일을 처리하러 고향에 다녀온다고 말했었다. 그 후 어디로 사라졌는지 어떤 연락도 할 수 없었다. 세화는 한참을 걱정했다. 그런데 지금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틀림없이 일이 다 잘 처리됐을 것이다. 그래서 세화는 더 기쁘게 절친의 전화를 받았다. “웅, 우리 아가! 내 전화를 받고 이렇게 기뻐하니, 그렇게 이 언니가 보고 싶었어?” 전화 맞은편에서 심천미의 애교 가득한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또! 우리 완벽한 내 친구가 왜 이렇게 목소리가 안 좋아?” 이미 이런 대화가 익숙했던 세화는 절친에게 사양할 필요 없이 자신이 겪은 문제를 직접 말했다. 그녀는 천미가 자신을 도와 박용구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지난번에 그녀는 심천미와 쇼핑하러 나갔는데, 몇몇 깡패들에게 그들을 막더니 강제로 차에 태우려고 했다. 당시 세화는 놀라서 당황했만, 천미는 여전히 침착했다. 그 깡패들의 출신을 정확히 묻더니 직접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깡패들의 보스들이 직접 와서 사과하며, 심천미에게 아첨을 했다. 천미는 절친 세화의 부탁이라면 두말하지 않고 들어주었다. 내일 공사장에도 한 번 오겠다고 단숨에 승낙했다. 하지만 곧이어 그녀는 욕을 하기 시작했다. “세화 이년아, 내가 네 언니 맞아? 어떻게 네 생일잔치도 나에게 알리지 않았어?” “언니가 지난 며칠 동안 사라져서 연락 두절인데, 내가 어떻게 언니에게 알릴 수 있겠어? 무슨 문제라도 있었어? 나한테 말 못 하는 것 보니, 오히려 언니가 날 자매로 여기지 않는 거 아니야?” 세화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날 운정관에서 세화는 원래 자신의 생일잔치에 친한 언니인 천미를 부르려고 했지만, 계속 연락이 되지 않아서 기분이 쭉 우울했었다. “그럼 됐어! 비긴 걸로 해.” 심천미는 말장난을 그만두며 말했다.“네 일은 다 들었어. 진씨 가문의 그 개X식 정말 사람이 아니야. 이미
이 말을 듣고 동혁의 눈빛이 갑자기 차갑게 식었다. 심천미라는 이 여자는 동혁을 볼 때마다 세화와 이혼하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그녀가 그렇게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하지만 동혁은 끝내 화를 참았다. 동혁은 어제 세화에게 이 여자와 싸우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세화는 조금 기분이 나빴다. “언니, 난 동혁 씨와 잘 지내고 있는데 왜 이혼을 해?” “당연히 이혼해야지, 넌 정말 아무 쓸모도 없는 이런 불구와 평생을 살고 싶냐?” 천미는 역시 입이 거칠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동혁에게 새 별명을 지어주었다. 세화는 그녀가 말을 하면 할수록 말이 더 심해질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재빨리 말했다. “언니,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하지 마. 동혁 씨는 아무 쓸모도 없는 게 아니야. 단지 얼마 전 정신병원에서 나와서 잠시 일을 하지 못했을 뿐이야. 요 며칠 내가 몇 번이나 문제를 겪었을 때, 모두 동혁 씨가 도와줘서 해결했어.” 천미는 세화의 마음이 착하다는 것을 알고, 동혁을 동정하여 이렇게 말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옆에서 시종일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동혁을 보고 시큰둥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약간이라도 혈기 있는 남자였다면 이렇게 무관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맘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 멍청이!’ 그녀는 더욱 동혁을 경멸하며 비꼬았다. “이동혁! 혼자 네 아내도 도울 수 없어서, 절친한 친구인 나 같은 사람에게 도움이나 청하게 두고. 쯧쯧. 네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면, 이렇게 마음 편히 있을 수가 없지!” 이 여인이 자꾸만 자존심을 건드리자 동혁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차갑게 말했다. “천미 씨, 내 아내가 당신과 부딪히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런 말을 했을 때, 당신 얼굴은 이미 내 주먹에 납작해졌을 거요.” “네가?” 천미는 여전히 동혁을 시큰둥하게 바라보았다. “쓸데없이 자존심은. 걱정 마라. 아내 앞에서 때리지는 않을 테니.” 동혁은 담담히 말했다. “내가 이미
그러나 오한민은 결국 그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의 자신에게는 동혁을 죽일 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원래는 사정우와 동혁 사이를 이간질해서, 이 두 사람이 죽기 살기로 싸우게 하려고 했다.가장 좋은 결과는 사정우가 동혁을 해치우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손을 쓸 필요 없이.오한민이 알게 된 소식에 따르면, 동혁은 촬영장에 달려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세화를 마중한 뒤에는 확실히 블루라군 별장단지로 가서 사정우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오한민이 보기에,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죽음을 재촉하는 행동이다.그러나 놀랍게도 한 시간이 지난 뒤, 빅토리아병원에 멀쩡하게 나타난 동혁은 여전히 기세 등등하게 날뛰고 있었다.사정우는 H시의 한 이류 가문의 폐물에게 반죽음이 된 상태였다.사씨 가문에서는 당연히 이 창피한 소식이 퍼져 나가지 않게, 빨리 덮으려고 했다.그래서 오한민도 블루라군 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다.‘이동혁이 어떻게 조금도 다치지 않고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이런 의문들 때문에 오한민의 마음은 동혁에 대한 거리낌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오한민은 원래 신중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서, 철저하게 계획한 뒤에 행동하는 걸 좋아했다. 여태까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하지 않았다.‘지금은 더더욱 경솔하게 이동혁에게 손을 대서는 안 돼.’[이동혁, 그럼 네가 며칠 더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겠어!]오한민의 이 말은 거의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내뱉었다. 공기 중에는 얼음 부스러기들이 가득한 것처럼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그러나 동혁에게 이런 말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동혁이 바닥에 널부러진 오태강을 발로 차서 나연지 앞으로 보내면서 말했다.“그놈을 데리고 꺼져. 빅토리아병원은 이제 문을 닫으니까 여기선 치료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서 치료해!”동혁 때문에 놀라서 간담이 서늘해진 사람들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핸드폰 화면을 통해 그 모습을 보고 분통이 터진 오
얼른 핸드폰을 받은 황성민은 동혁과 오태강에게 카메라를 맞췄다.“이동혁, 너 뭐 하려는 거야!”오태강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자, 도망치려고 힘껏 일어났다.펑! 한 발로 오태경을 발로 차서 바닥에 쓰러뜨린 뒤, 오태경의 앞에 간 동혁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오한민 잘 봐. 이게 바로 네가 나를 도발한 대가야.”[이동혁, 네가 감히!]오한민의 놀란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왔다.자기의 아들 오반석은 능력이 너무나 부족했다.그래서 오태강은 자신의 친조카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역점을 두고 계속 양성한 자신의 후계자였다. 그래서 사립병원들을 모두 조카인 오태강에게 맡긴 것이다.‘이동혁은 지난번에 반석이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는데, 지금은 또 태강이에게 손을 대려고 해.’‘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이동혁, 네가 감히 태강이에게 손을 댄다면, 맹세하건대 나 오한민은 반드시 너와 끝장을 보겠어!]오한민이 분노하며 포효했다.이를 갈고 있는 모습은, 평소 TV 매체에서 항상 모든 걸 파악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투자계의 거물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더군다나 화면상의 위협은 동혁의 굳은 결심을 전혀 흔들 수가 없었다.“그럼 끝장을 보던가.”동혁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목소리가 울리면서, 들어올린 다리로는 오태강의 한쪽 무릎을 힘껏 밟았다.“안 돼, 삼촌 살려주세요... 아악!”뼈가 부러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더불어.동혁에게 짓밟힌 오태강의 한쪽 다리는 무참하게 박살이 났다!처참한 비명소리가 병원 1층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오랫동안 메아리가 계속되었다.복도의 사람들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나연지, 소태란 등 빅토리아병원 사람들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창백해졌다.아까 자신들의 따귀를 때렸던 동혁의 모습과 지금 동혁이 보여준 무자비하고 잔인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마음속으로부터 깊은 공포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7개 부문의 수장들조차도 모두 멍하니 동혁을 바라볼 뿐이다.새로 부임한 이 시장 나
[사람은 살아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마련이지. 친구 사이에도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이야.]오한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이동혁, 네가 만약 나 오한민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나도 원한과 선입견에 전혀 개의치 않고 너를 친구로 사귀도록 하지.][반석이 부러진 다리는 치료하면 되고...]동혁조차도 오한민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의아했다.‘그러나 내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당연히 오한민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아. 이건 상대방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오한민처럼 순수하게 이익만 추구하는 괴물에게,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 친구.’‘이익이 있다고 여기면, 언제든지 태도를 바꿔서 상대방을 칼을 찌를 수 있어.’“헐, 부모 자식 간의 도리가 정말 대단한 걸.”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 부사장이 이렇게 갈수록 냉혹하게 변하니, 당신과 나는 친구가 되지 못할 것 같아.”[그럼 상의할 필요가 없는 건가?]미소를 갈무리한 오한민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병원 간판을 내려.]말을 마치자, 화면 속의 오한민이 손을 뻗어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는 아주 명석하게 분석했다.‘조카 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넘어간 이상, 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여전히 동혁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빅토리아병원이 문을 닫는 건 이미 확정된 거야.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없어.’“잠깐.”동혁이 오히려 오한민을 부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 부사장이 방금 사정우를 언급한 이상, 알고 싶은 문제가 있어.”[무슨 문제야?]오한민이 조용히 물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사정우가 우리 아내를 속여서 누드사진을 찍게 한 건, 네가 뒤에서 부추긴 거지?”잠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가, 오한민이 결국 입을 열었다.[오후에 비행기에서 뿌린 사진을 봤는데, 진세화 씨 누드사진은 찍지 못했던 모양이더군. 오히려 사정우의 애정 행각을 담은 사진을 보게 되었지.][나는 이동혁 네가 정말 능력이 있다는 걸 인정하
[너는... 이동혁?]오한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동혁과 실제로 만난 적이 없지만, 자료 속의 사진을 통해서 동혁의 얼굴을 알고 있다.더군다나 아들 오반석의 두 다리가 동혁에게 부러진 뒤, 그의 머릿속에는 더욱 자주 동혁의 얼굴이 떠올랐다.설사 동혁이 재로 변하더라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결국 투자계에서 잔뼈가 굵은 거물답게 잠시 놀랐던 오한민은 곧 평정심을 찾았다.오한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동혁, 태강이 핸드폰이 왜 네 손에 있지?]지금 오한민의 마음속에는 무수한 추측이 떠올랐다.그러나 오태강이 동혁의 손에 넘어갔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현대 사회에서 핸드폰은 사람 몸에 달린 세 번째 손이나 다름없어.’‘이유 없이 태강이 핸드폰이 이동혁의 손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거야.’동혁은 카메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태강을 비추면서 웃었다.“어, 당신 조카도 나하고 함께 있어. 조카는 큰 문제가 없으니까 오 부사장은 안심하시길.”오한민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오태강의 양쪽 뺨에 난 새빨간 손바닥 자국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러나 이동혁의 말도 틀리지 않은 것 같은데.’‘확실히 큰 문제는 없어 보여.’‘적어도 내 아들 반석이 두 다리를 부러뜨린 것에 비하면 그래.’오한민의 말투도 평온했다.[이동혁, 우리는 공명정대한 사람들이니까 솔직하게 말해. 목적이 뭐야?]‘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떨어진 것도 이미 사실이기에, 더 이상 말해봤자 무의미해.’‘분노도 아무 의미가 없어.’‘이동혁의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흥정하는 게 정도야.’전형적인 사업가의 마인드!“목적은 없어.”동혁이 느릿느릿 말했다.“바로 오 부사장의 빅토리아병원에 와서 한 바퀴 돌았다가, 마침 아주 불쾌한 일이 생겨서 여기 문을 닫게 만들 생각이야.” “지금은 단지 오 부회장에게 알려주는 거야.”핸드폰 화면 속의 오한민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병원 문을 닫기 전에, 또 특별히 전화를 걸어서 알려주는 거라고?’‘이동혁은 지금 대놓고 도발
부태서는 바로 그렇게 가 버렸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깔끔하게!응급실 복도는 기이할 정도의 정적 속에 빠졌다.그동안 배경을 믿고 동혁에게 끊임없이 소란을 피웠던, 나연지나 소태란도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부천정의 손자까지 동혁에게 쫓겨났어. 이제 누가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는 걸 막을 수 있겠어?’“태강 씨,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요, 저 개새... 이동혁이 이렇게 병원 문을 닫게 해서는 안 돼요!”나연지는 오태강의 팔장을 끼고서 한껏 애교를 부렸다.오태강의 총애에 힘입어 겨우 빅토리아병원의 원장 자리에 올랐다.병원이 문을 닫게 된다면, 나연지가 제일 먼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꺼져, 귀찮게 하지 말고!”오태강은 참을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질렀다. ‘지금 무슨 방법이 있단 말이야!’이때 동혁이 천천히 말했다.“오태강, 빅토리아병원에 또 무슨 대단한 주주가 있으면 모두 오라고 해. 시간을 절약하게 말이야.”동혁의 이 오만방자한 말을 듣자, 오태강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매섭게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이동혁, 너는 고작 2류인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에다가, H시 시민들이 모두 아는 폐물일 뿐이야.” “뭘 우쭐대면서 뭐가 만족스럽다는 거야!”오태강의 표정과 말투는 경멸로 가득 차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씁쓸했다.그렇다. 동혁은 H시 사람들이 다 아는 폐물 데릴사위였다.그러나 바로 이 쓸모없는 인간이 지금 오태강을 물러설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넣은 것이다.많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들 중에서 가장 사람들 앞에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전전 시장인 할아버지를 후원자로 둔 부태서였다.그러나 부태서는 동혁의 몇 마디 말에 쫓겨났고, 자신의 지분이 손실을 입는 것도 외면했다.오태강이 또 어떤 주주를 청할 수 있을까?동혁은 오태강의 욕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볍게 웃었다.“네가 주주를 찾을 수 없어? 그럼 내가 한 명 불러줄게.”말을 마친 동혁은 앞으로 나서면서 오태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줘.”동혁의 말 뜻을 이
“나는 사람을 너무 업신여겨, 어쩔 건데?”동혁의 무심한 듯 말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기세를 담고 있었다.모두 어리둥절했다.‘부태서는 전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지만, 이동혁은 진씨 가문의 폐물 데릴사위일 뿐이야.’‘두 사람의 신분과 지위는 하늘과 땅 차이야.’‘부태서가 국면을 전면적으로 장악하고 나서면, 이동혁은 그저 설설 기면서 모든 면에서 약세에 처할 수밖에 없을 텐데?’‘어떻게 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완전히 정반대가 됐지?’동혁은 끝없이 날뛰는 반면에, 부태서는 상대방의 핍박에 직면하고도 모호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태서야, 너 어떻게 된 거야? 병이 나서 정신이 흐릿해진 거야?” “네 앞에 있는 자는 폐물이야! 네 대단한 실력으로 밟아버려!”오태강은 부태서를 자극하며 응원했다.오태강이 이렇게 자극하자, 부태서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졌다.두 눈에 쌍심지를 켠 부태서가 동혁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이동혁, 이번에는 내가 너를 건드린 게 아니야.” “빅토리아병원에 내 지분이 있는데, 네가 일부러 문제를 일으킨 거 아니야!”부태서의 대답은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났다.이 말은 아무리 봐도 동혁에게 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부태서, 나는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릴 거야. 네가 이곳의 주주인지 거와는 상관없어.”동혁도 눈살을 찌푸리면서 짜증을 냈다.“너한테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은 거니까, 바로 대답하면 돼. 그런데 왜 성가시게 자꾸 딴 얘기만 하는 거야?”“네가 말해도 소용없지만 어쨌든 말해 봐.”“너 대신 네 할아버지가 결정해야 돼?”동혁이 부천정을 언급하자, 앞서 블루라군 별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르면서 부태서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우리 할아버지는 H시에서는 가장 큰 권력을 가진 토착세력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설씨라는 녀석의 호통에 할아버지는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했어. 그저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나를 데리고 도망쳤지.”‘별장을 떠나기 전에도 내가 또 따귀를 맞고 쓰러졌
동혁의 말은 모두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빅토리아병원의 주주인 부태서 앞에서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리겠다고 큰소리쳤어.’ ‘게다가 상대방에게 의견을 묻다니!’‘이건 면전에서 따귀를 때리는 것하고 무슨 차이가 있어?’오태강은 곧바로 웃음을 터뜨렸다.“이 자식, 그 일을 부태서에게 왜 물어? 네가 부른 7개 부문의 수장들에게 물어야지.”“저 사람들에게 물어봐, 부태서 앞에서 저들이 감히 빅토리아병원을 봉쇄할 수 있겠어?”오태강은 비꼬는 말로 조롱하면서 동혁을 보고 비웃었다.“하하, 당연히 감히 할 수 없겠지. 부태서가 누군데 말이야!”“부태서는 우리 H시 전전 시장님의 친손자야. H시 넘버원 청년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지!”“H시에서 부 전전 시장님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데.” “저 7개 부문 수장들이 감히 우리 빅토리아병원을 건드릴 수 있다면, 내가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저 사람들을 아버지로 모시겠어!”“이동혁, 넌 웃음거리가 됐지만 그래도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돼.” “오늘 부태서 씨가 있으니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나연지, 소태란 등도 큰 소리로 비웃었다.‘전전 시장의 손자도 우리 병원 주주인데 뭐가 무서워.’‘7 개 부처가 연합해서 법을 집행해도 상관없어.’‘오늘 70개 부서가 오더라도 못 해!’사람들의 조롱에 7개 부서의 수장들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지금 황성민 같은 사람들조차도 동혁이 너무 서둘렀다는 생각이 들었다.‘비록 새 시장인 이동혁이 지위와 권력이 대단하다 해도.’‘부태서와 비교하면 확실히 평범한 수준이야.’‘부태서의 할아버지가 H시를 20년 동안 장악했던 전 시장 부천정이라는 걸 기억해야 해.’‘새로 부임한 시장이 부임하자마자, 현지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전 시장의 미움을 샀어.’‘정말 현명하지 못한 처사 아니야?’“나는 저 사람들에게 묻지 않았어.”차가운 눈빛으로 황성민 등을 힐끗 쳐다본 뒤, 동혁은 다시 부태서를
거들먹거리며 걸어오는 청년의 말투는 오만하기 짝이 없었다.모두들 자기도 모르게 이 청년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오만하게 날뛰면서 걸핏하면 죽여버리겠다니, 도대체 누구야?’“부태서!”청년을 보자마자 황성민 등의 표정은 크게 변했다.온 청년은 뜻밖에도 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 부태서!부천정은 H시에서 지 20년이나 시장을 지냈기에, 그의 손자가 누구인지 사람들은 당연히 잘 알고 있다.사람들의 반응을 본 오태강이 씩 웃었다.“보아하니 당신들 모두 부태서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모양이네.” “그래, 부태서도 여전히 우리 빅토리아병원의 주주야!”황성민 등의 표정은 안절부절 종잡을 수가 없었다.모두 부태서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라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었다.실제로 H시의 많은 회사들은 부태서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다. 그의 표면상의 신분은 한 투자회사의 사장으로, 여러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사실상 부태서의 투자회사가 이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할아버지 부천정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것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이 선생님.”골치아프게 됐다는 걸 깨달은 황성민이 재빨리 고개를 돌려 동혁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오늘 이 빅토리아병원의 간판을 내리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저 부태서는 부천정 전전 시장의 손자입니다. 저희도 그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일 줄은 몰랐습니다.”황성민은 동혁에게 빅토리아병원 때문에 전전 시장 부천정과 충돌하지 말라고 일깨워준 것이다.이들은 부천정이 H시에서 가공할 만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훤히 알고 있었다.신구 시장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다면, 누가 이기고 질지 정말 말하기 어렵다.“퇴직한 늙은이의 손자가 아주 대단하군요. 당신들 일도 그만두게 할 수 있겠어요?”동혁은 일곱 부서의 수장들을 향해서 싸늘하게 말했다.모두 동혁의 차가운 눈빛에 고개를 숙인 채 감히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마음속으로만 고통을 호소할 뿐!오태강과 어깨동무를 한 채 얘기를 나누던 부태서가 이
“엉엉, 태강 씨, 저 자식한테 또 맞았어!”나연지는 울며불며 오태강의 품속으로 달려들었다.“지금 그 녀석이 얼마나 날뛰는지 직접 봤지?”“당신 앞에서도 감히 나를 때렸어!”“저 자식은 내 얼굴을 때린 게 아니라, 분명히 태강 씨 얼굴을 때린 거야. 흑흑...”동혁에 대한 원한에 사무친 나연지는 끊임없이 오태강을 선동했다. 분노한 오태강이 손을 써서 동혁을 완전히 죽여버리도록!“됐어!”나연지의 울음소리에 짜증이 난 오태강이 나지막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동혁을 바라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새끼, 내가 방금 너한테 말했지. 나연지는 내 여자라고.”“감히 내 앞에서 내 여자를 때리다니, 나 오태강은 안중에도 없다는 거야?”오태강의 말투는 극도로 음산했다.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동혁이 씩 웃으며 말했다.“나는 너처럼 머리도 안 돌아가면서 시치미를 떼는 사람을 가장 싫어해. 나를 본 적도 없으면서, 무슨 수로 너를 눈에 넣는 걸 본다는 거야?”“네 면전에서 네 여자를 때렸는데도, 너는 여전히 이걸 물어보네.”“내가 티를 안 내서 그런 건가?”“그럼 내가 다시 네 면전에서 네 병원 간판을 내리게 해서 증명해 주겠어.”동혁의 이 말을 듣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숨을 들이마셨다.‘오태강이 아주 기고만장해서 날뛰는 건 자신이 여러 사립병원의 소유주이기 때문이야.’‘게다가 리성투자회사 사장 오한민의 친조카라서 밑천이 두둑하기 때문이자.’‘그러나 이동혁은 오히려 그보다 더 날뛰고 있어!’‘대놓고 오태강에게 나는 정말로 너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고 말했어!’‘이걸 오태강이 참을 수 있겠어?’과연 동혁의 말이 떨어지자, 오태강의 짙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마음이 평온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이를 악물고 있던 오태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자 헛웃음을 터뜨렸다.“좋아, 좋아, 좋아! 네가 내 병원을 어떻게 문을 닫게 할 건지 내가 한번 보겠어!”“네가 7개 부서의 이 폐물들에게 시킬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