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도련님들도 뒤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들의 눈빛 깊은 곳에서는 분노가 솟구치고 있었다. 지금 동혁에 대한 그들의 대처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제설희가 안전해지만 하면 이동혁, 저 자식을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 “날 보내주고, 더 괴롭히지 않겠다고?” 동혁이 냉소했다. “너희들 정말 거만하군. 누가 너희 같은 쓸모없는 것들이 내게 그런 식으로 말해도 된다고 했지?” 동혁은 말을 마치면서 손바닥으로 제설희의 뺨을 때렸다. “너!” 사람들이 놀라며 분노했다. ‘이 바보가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굴 줄이야.’ ‘우리가 그냥 보내주고 더 괴롭히지도 않겠다고 했는데 뜻밖에 설희의 뺨을 한 대 더 때리다니.’ “그래, 방금 우리의 태도가 정말 거만했어. 사과할게.” 육문재는 억지로 웃음을 짜내며 동혁에게 조금의 호감이라도 느끼게 하려 했다. “사과하면 끝인가?” 동혁은 육문재를 흘겨보았다. 예일권이 말했다. “다른 조건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 “뭐 조건은 간단해. 너희가 말한 거야.” 동혁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모두들 쇼핑센터 입구 앞에 가서 벌로 3시간 동안 서 있고 그동안 아이스크림을 배 터질 때까지 다 먹는 거야.” “말도 안 돼. 그러다 잘못되면 사람 죽는다고.” 예일권이 화를 냈다. 그들은 이전에 동혁을 모욕하기 위해 이 두 가지 요구를 했었다. 그런데 지금 동혁이 뜻밖에도 다시 그들에게 동일한 요구를 했다. 사무실 안 육문재 등은 그저 성난 눈으로 동혁을 쳐다보며 뭐라 대답은 할 수 없었다. 동혁은 냉소했다. “그렇다면 너희들은 내가 쇼핑센터 입구에서 죽어도 된다고 생각했단 말이야?” 동혁은 손을 들어 다시 제설희의 뺨을 때렸다. “왜 또 설희를 때리는 거야? 지금 이게 설희와 무슨 관계가 있다고? 그 생각은 우리가 한 거잖아.” 육문재 등이 노호했다. 동혁은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 한 명 한 명 모두 명문가 도련님들이잖아. 내가 감히 너희들을 건드릴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제설희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온갖 악독한 말로 동혁을 욕했다. 이제 그녀는 지금까지의 시크한 여신의 이미지를 완전히 집어던졌다. 그 모습을 보고 곽진한 등은 눈살을 찌푸렸다. 모두 제설희가 지금 매우 화가 나고 흥분한 상태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설희 입에서 저런 욕설과 독설이 나온다고? 평소 때의 제설희와는 완전 딴판이야.’ “드디어 본색을 보이는군.” 동혁은 웃었다. “내가 왜 계속 네 뺨을 때린 지 알아? 바로 네 저 추종자들에게 마음속의 여신의 정체가 대체 어떤지 보여주려는 거야.” 동혁은 말을 마치면서 들고 있던 손바닥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울부짖던 제설희도 놓아주었다. “자, 이제 뺨 10대를 다 때렸네.” 동혁은 손을 털며 분노로 힘줄이 솟구치는 육문재 등을 바라보았다. “너희들이 내게 스스로 뺨 10대를 치라고 해서, 내가 제설희의 뺨 10대를 때렸어. 어때 이제 만족해?” 열받아 흥분한 육문재 등의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 제설희는 자리에 주저앉아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이동혁, 이 독한 놈. 네놈 아내의 할아버지 가족은 이미 제씨 가문의 사람이 됐어. 내가 매일매일 그 사람들을 괴롭혀 주겠어. 제씨 가문의 개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똑똑히 알게 할 거야.” “아, 그럼 나야 정말 고맙지.” 동혁은 웃으며 대답했다. “으, 그럼 네 아내에게 복수해 주마.” 제설희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동혁은 얼굴을 무표정하게 바꾸며 제설희를 바라보았다. “죽고 싶으면 그렇게 해.” “너희들은 설희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약 좀 발라.” 육문재가 갑자기 안아린과 유준기 등 몇 명을 향해 손짓을 했다. 그들은 육문재의 말에 따라 아직 울부짖고 있는 제설희를 데리고 나갔다. 동혁이 육문재를 힐끗 쳐다보았다. “너흰 아직도 꺼질 생각이 없어?” “너를 밟아 죽일 때까지는 우리가 여길 떠날 수 없지.”육문재는 증오하는 눈빛으로 동혁을 주시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문재야, 비켜
곽진한 등은 모두 도현욱이 동혁을 호되게 혼내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가 전화 한 통을 받고 급히 가려고 했다. ‘대체 무슨 예선이길래 우리의 여신인 설희 일보다 더 중요하다는 거야?’ “예선? H시 군부에서 국외 전장으로 가는 군인 선발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각 지역 군대의 뛰어난 군인들이 모두 참가하고 싶어도 정원이 너무 적어 경쟁률이 엄청나다던데?” “특전사 생활을 오래 한 우리 사촌 형도 떨어졌는데 현욱이 네가 예선을 한다고?” 육문재는 놀라며 도현욱을 쳐다보았다. 도현욱은 육문재를 쳐다보지도 않고 거만하게 말했다. “예선에 드는 게 뭐가 어렵다고? 네 사촌 형이 너무 부족해서 그런 거겠지.” 육문재는 콧방귀를 뀌었지만 그렇다고 반박할 수도 없었다. 도현욱은 N도 군부의 특수부대에서 근무하면서 군부의 최고지휘기관에 직속으로 소속되어 있었다. 그곳에 속해 있다는 것 자체가 도현욱이 군인으로서 이미 자질이 남보다 뛰어나다는 뜻이다. 도현욱은 그런 용맹한 군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 속해있었고, 거기다 중대장도 맡고 있는 일반적인 군인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현욱아, 이번에 예선을 통과하고 뒤에 남은 몇 차례의 선발전을 잘 통과하여 국외 전장으로 나갈 자격을 얻게 된다면 네 위세가 정말 하늘을 찌를 거야.” “맞아, 나도 들었어. 이번 선발은 예전과 달리 매우 특별하다며? 이 전신이 직접 지시한 거라 일단 자격을 얻으면 이 전신의 직속이나 다름없다고 하더라고. 그럼 앞으로 승승장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 그러자 몇몇 도련님들이 도현욱을 부러워하며 말했다. “그 심석훈 총지휘관도 그런 경우잖아.” 자만심이 흘러넘치는 곽진한조차 인정했다. “심 총지휘관은 이 전신의 훈련소 출신 병사로 수많은 공을 세웠어. 그런 경력이 있으니 젊은 나이에 N도 군부 총지휘관으로 취임한 거겠지. 평소에 도에서 큰 회의가 있을 때마다 우리 아버지와도 나란히 앉아.”주위 도련님들이 더욱 도현
도현욱은 거만한 얼굴로 이번 예선 통과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렇게 자신 있어? 예선을 통과할 수 있다고?” 동혁은 약간의 미소를 지며 말했다. ‘이놈들 봐라?’ ‘많은 사람들이 이번 선발을 오해해서 국외 전장 파견 자격을 얻으면 자신들이 승승장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보네.’ 동혁은 이런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기로 결정했다. ‘이럴 때는 본보기가 필요하지.’ ‘눈앞의 이 도현욱이라는 놈이 아주 좋겠어.’ “나는 우리 특수부대의 에이스야. 가문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어서 실력에 더해 연줄도 있지. 그러니 예선 통과는 당연하지.” 도현욱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가문에서는 이미 그를 위해 안배를 해두었다. 그래서 그가 적당히 실력발휘만 한다면 예선을 통과하는 것은 거의 확실한 일이었다. 그다음 있을 몇 차례 선발 경쟁 역시 가문에서 당연히 힘을 쓸 것이다. “그럼, 곧 알게 되겠네. 현실이 얼마나 가혹한지.” 동혁은 도현욱의 말을 무시하며 설전룡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예선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 있다가 내가 가서 한번 보자.” [예? 형님은 결선을 하면 오시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설전룡이 의아해했다. 동혁이 말했다. “진짜 좋은 인재가 예선에서 탈락할까 걱정돼서.” 동혁은 자신이 이전에 선발 경쟁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역시 이득이 있는 곳은 어디든 부패가 있기 마련이니까.’ [그럼, 형님이 오시면 시작하겠습니다.] 설전룡도 눈치가 있어서 동혁이 단순히 예선을 참관하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하하!” 동혁이 휴대폰을 내려놓자 육문재 등이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먼저 군부 주둔지에 들어가고서 그런 얘기를 해라. 한번 가봐. 그곳이 무슨 네 집처럼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곳인 줄 알아?” “대체 어떻게 자신이 이 전신인 척할 수 있지? 뭐? 좋은 인재가 탈락할까 봐 걱정돼?” “자기 코가 석자라고, 그게 딱 너 같은데? 지금 남 걱정할 시간에 네 걱정부터 하시지.”
동혁의 말을 듣고 육문재 등의 안색이 변했다. “이럴 때도 허세나 부리다니,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너와 놀아줄 시간이 없네. 우선 선발 예선부터 참관하고 와서 다시 너와 천천히 결판을 내주지. 오늘 너를 죽여주겠다고 약속했으니 절대로 그 약속을 지켜주마.” 육문재 등은 더 이상 동혁을 상대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걸어 운전기사를 불렀고 차들이 바로 그들을 데리러 달려왔다. 현소는 이 명문가 도련님들의 거만에 격노했다. “너희들 왜 이렇게 거만하지? 우리 형부가 정말 그곳으로 못 갈 거 같아? 지금 내가 너희들에게 보여 주마!” 현소는 화가 나서 휴대폰을 꺼내 아빠인 장영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는 예선을 참관하러 가고 싶다고 애교를 부렸다. 물론 그녀는 그것이 동혁을 위해서라고는 감히 말하지 못했다. [무슨 계집애가 예선 참관을 하겠다고 이래? 알았어, 내가 연락해서 알아볼게.] 장영도는 지난번에 근무일에 술을 마셔서 자신과 자신의 상관까지 함께 벌을 받았다. 하지만 그 후 문제를 잘 처리해서 이미 풀려나 있었다. 장영도는 금방 방법을 찾았다. “고마워요, 아빠.” 현소는 육문재에게 휴대폰을 흔들어 보였다. “이렇게 전화 한 통이면 선발 예선을 참관할 수 있는데, 당신들은 뭐가 대단하다고 그리 득의양양해하는 거지?” “흥, 어린 계집애 주제에 재주가 좀 있네.” 육문재 등은 현소 때문에 체면을 구겼지만 그녀와 더 따지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바로 참관을 위해 모두 각자 출발했다. 동혁은 떠나면서 수소야에게 남아 태성쇼핑센터의 인수 업무를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곧바로 군부 주둔지 근처의 한 훈련장에 도착했다. “저놈을 왜 여길 데려왔어?” 현소를 마중 나온 온 장영도는 동혁을 보고 인상을 찡그렸다. 지난번 동혁의 신고로 장영도를 도와준 상관인 백선풍은 처벌을 받았고 석훈에게 따로 벌까지 받았다.그 일로 백선풍이 장영도를 한바탕 호되게 꾸짖기도 했다. 그래서 장영도는 지금 동혁이 죽도록 미웠다. “아빠, 이동혁이 오고
“그건 이동혁이 무슨 일을 저질렀느냐에 달려 있겠지.” 장영도가 재차 말했다. “큰 죄를 졌다면 군부 사람이 아니라도 형벌을 받아야 하고 작은 죄를 졌어도 조금의 교육은 필요하지 않겠어?” “게다가 저 바보는 허세도 엄청 부리잖아. 아마 이번에 또 그러면 한바탕 얻어맞고 정신 좀 차리지 않겠어? 사법부의 저 사람들은 절대 호락호락한 사람들이 아니야. 괜히 고분고분하지 않고 고집부리다가 더 혼만 날 거야.” 현소가 이 말을 듣자 작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매형이 제발 말대꾸하지 않고 얌전히 조사받아야 할 텐데.” 천화도 걱정이 태산이었다. “하하하, 오자마자 사법부에서 마중을 나오다니, 죽을 곳에 스스로 찾아온 꼴이잖아.” “너희들 생각에 이동혁이 감히 사법부 사람들에게 대들 수 있겠어? 만일 정말 그러면 난 그놈이 아주 혼이 제대로 날것이라고 장담하지.” “이동혁 이 바보 같은 놈, 정말 그놈 때문에 웃겨 죽겠어.” 육문재 등은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다. “군부에서 하는 선발이 언제부터 일반인의 참관을 허용했지? 아주 난장판이 됐네. 당장 사실 조사해. 처리할 거 다 처리하고.” 이때 동혁은 굳은 표정으로 사법부 사람들에게 지시했다. 그는 가는 도중에 이 사실을 알렸다. “예!” 사법부 사람들이 식은땀을 흘렸다. “그리고 내가 듣자 하니, 이번 선발에 명문가들이 뒤에서 자기 가문의 자제를 위해 준비를 해 두었더군. 그것도 조사해!” 동혁은 또 지시했다. “예!” 사법부의 사람들은 지금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전신께서 이렇게 직접 지시를 하시다니, 그렇다면 규율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건데 우린 이제 죽었어.’ 야외 훈련장. 구름처럼 운집한 군인들이 한마디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번 선발에 참가한 군인들은 가지런히 바둑판 모양으로 줄지어 있었다. 모두가 침묵하고 있을 때. 위장색의 오픈 지프 한 대가 훈련장으로 천천히 들어왔다. 깃대에 앞에 서 있는 대도독 설전룡은 H시 군부의 간부들과 함께
“여보, 이렇게 씻겨 주는 것도 이게 마지막이야…….”“우리 결혼한 지 3년이나 됐는데도 아직…….”“이혼하기 전에 내 처음을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세화는 욕조에 앉아 있는 이동혁의 뒤에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가느다란 손으로 남편의 몸을 정성을 다해 씻겼다. 물에 흠뻑 젖은 두 사람의 모습이 아주 선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세화는 남편 동욱의 건장한 몸에 바디워시를 칠하기 시작했다. 탄탄한 복근이 손끝을 스치지나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그러나 동혁의 얼굴을 보는 순간 콧날이 시큰거리더니 결국 두 눈에서 주르륵 눈물이 떨어졌다.너무나도 잘 생긴 외모였다. 하지만 눈에는 초점이 없었고, 비뚤어진 입가를 따라 침까지 흐르고 있었다. 정교하게 빚었다가 찌그러뜨린 점토 공예품과 같다고 할까.“여보, 도대체 지난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세화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 채 흐느끼기만 했다.3년 전,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린 첫날밤에 남편 이동혁이 갑자기 사라졌다. 영문도 모르게.하룻밤 사이에 신랑이 도망쳤다고 소문이 나면서 세화의 친정인 진씨 집안은 H시 전체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진씨 가문 최고 어른인 진한영이 강제로 이혼을 시키려고 했지만, 세화는 남편을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동혁이 말도 없이 떠난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라 믿으며. 그리고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는 것도.크게 노한 진한영은 세화의 가문 내 모든 자격과 권리를 박탈했다. 그 뿐만 아니라 세화의 가족을 진성그룹에서 쫓아냈다.그런데 3개월 전, 동혁이 세화의 집 앞에 던져졌다. 당시 모든 기억을 잃었고, 말은커녕 침만 질질 흘리는 완전 바보가 된 상태로.울고 싶은데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기막힌 상황에도 세화는 매일 동혁을 데리고 병원을 오갔다. 남편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라며.이 사실이 알려지며 진씨 집안의 체면은 더 말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자 진한영은 또다시 세화에게 당장 이혼하라는 협박과 회유를 일삼았다. 정말
전화기 너머에서 탁자와 의자가 뒤집히는 듯한 소리가 한바탕 이어졌다.감격에 겨워 떨리는 설전룡의 음성이 들려왔다.[큰 형님, 정말 큰 형님이십니까? 어디 가셨던 겁니까?][그동안, 큰 형님 소식이 전혀 없어 저희들 모두 초조해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형님 신분이 극비라 명령 없이는 찾으러 갈 수도 없었습니다!]동혁이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귀찮은 인간들이 있었어. 괜찮아, 지금은 이미 회복했어.”[설마 형님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단 말입니까? 누굽니까? 큰 형님이 명령만 내리시면, 제가 모두 이끌고 가서 납작하게 밟아버리겠습니다.]분노한 설전룡이 목소리를 높였다.“됐어.” 동혁의 얼굴이 살을 에일 듯이 차가워졌다. 이씨 집안의 일에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고 싶지는 않았다. 반드시 자신이 해결해야 했다.“네가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어.”“오늘 밤 안에 천룡투자그룹이 H시에 진출하는 걸로 조치를 취해!”“동시에 2조 원을 H시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해!”종군 3년 동안, 수하들을 데리고 전장에서 싸웠을 뿐 아니라 해외에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그게 바로 천룡투자그룹이었다!그는 천룡투자그룹을 이용해서 세화를 도울 생각이었다![예!]설전룡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큰 형님, 제가 즉시 H시에 가겠습니다. 형님이 안 계시는 동안, 안팎으로 시끄럽게 하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일부 사항들은 제가 직접 보고하는 게 좋겠습니다.]“좋아.”……천룡투자그룹, H시 전격 진출!이 소식은 마치 천둥 같이 그날 밤 H시 전체로 퍼졌다!이렇게 되면 H시 내의 여러 세력 가문들 사이에서 대대적인 권력 재편이 불가피하다!천룡투자그룹은 세계 최고의 대자본이다. 수중에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투자 전문 기업이었다.만약 H시 어느 한 가문이라도 천룡투자그룹을 먼저 잡는다면 분명 엄청나게 그 세력을 키우게 되는 건 물론, H시 최정상에 서게 될 것이다!이튿날 아침, 스스로 병원을 나온 동혁은 먼저 진씨 가문으로 갔다.진씨 집안의 저택.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