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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공항 마중

작가: 우주멍
동혁은 최원우와 자세하게 이야기한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어젯밤의 여론이 뒤집힌 게 분명 누군가가 배후에서 음모를 꾸몄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렸다.

[N도 이씨 가문입니다.]

최원우가 대답했다. 일이 벌어지자 그는 바로 조사에 착수했었다.

“그 바보들이, 정말 죽어봐야 정신을 차리려나?”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제 이천기를 손봐준 일로 이씨 가문이 겁을 먹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오히려 어젯밤에 이씨 가문에서 음모를 꾸밀 줄이야.’

“이천기는? 다리를 절단했어?”

동혁이 무심코 물었다.

그는 자신의 힘을 조절하는 면에서 아주 뛰어났다.

‘이천기와 천우민에게 같은 힘을 썼어.’

‘천우민이 다리를 절단했으니 이천기도 똑같겠지?’

[아니에요. 이씨 가문이 연줄을 써서 전국 최고의 정형외과 전문의인 하원종 선생을 오늘 오후에 전세기 편으로 N도로 데려온다고 합니다.]

최원우가 말했다.

최씨 가문이 명문가인만큼 N도에도 정보를 얻을 만한 자신들의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하 선생? 그래 내가 왜 그분을 깜빡했지? 정형외과에서는 바로 그분이 최고인데.”

동혁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진창하를 돌아보고는 하원종을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다.

...

N도 국제공항.

어느 계류장.

고급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와서 멈췄다.

이씨 가문의 가주인 이연이 이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을 이끌고 차에서 내렸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이번에 아주 어렵게 하 선생님을 모신 거야.”

“하 선생님을 뵙게 되면 모두 깍듯이 공손하게 굴어. 절대 선생님 앞에서 명문가의 허세 따위는 부리면 안돼.”

이연은 진지하게 수차례 당부했다.

그 말에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젊은 가족들이 정신을 다시 똑바로 차렸다.

이씨 가문에서 하원종의 비서에게 연락했을 때.

하원종은 중요한 수술을 하고 있었다.

이씨 가문은 그에게 연락해 수십억을 제시하며 거액의 돈을 줄 테니 즉시 수술을 포기하고 N도로 달려와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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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전체가 그 분노의 외침에 의해 놀라 소란스러워졌다. 한순간에 많은 사무실에서 사람들이 놀라서 밖으로 나왔다. “누구야! 누가 감히 나를 이렇게 말해? 나와!” 왕연석은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병원 관리자이자 리더로서, 왕연석은 항상 자신의 권위를 중요시해 왔다. 그런 사람이 이렇게 모욕당하니 당연히 분노를 참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말했다.” 이윽고 머리가 희끗희끗하지만, 여전히 정정한 하원종이 군중 속에서 걸어 나왔다. 얼굴이 붉게 상기되고, 두 눈에서 불꽃이 튀어 오를 기세로 왕연석을 노려보았다. 아직도 화가 가라앉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 어르신은 다름 아닌 동혁과 함께 병원에 온 하원종이었다. “이 노인네, 네가 뭐길래 나를 감히 욕해!” 왕연석은 이마의 혈관까지 튀어나올 정도로 화를 냈다. 그러나 주형민은 하원종을 보고 순간 멈칫하더니, 갑자기 놀라서 외쳤다. “하, 하원종 선생님!” 이 한마디가 순식간에 건물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와, 정말 하원종 선생님이네! 국내 정형외과의 권위자!” “하원종 선생님이 얼마 전 외부 전장에서 팀을 이끌고 귀국했잖아요. 국가 뉴스에서도 성대하게 보도되었는데요!” “왕 부장은 정말 오만하네요. 감히 하원종 선생님을 욕하다니, 나수민 원장님도 하원종 선생님의 제자인걸요!” “더 중요한 건, 정형외과 병원의 지도자로서 본 업계의 최고 인물을 모른다는 게, 이게 말이 돼요?”현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중에는 의사와 환자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 하원종의 정체를 알아보았다. 하원종은 매우 유명한 인물이었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단력 있게 팀을 이끌고 외부 전장에 나섰다. 생사를 넘나들며 수많은 전공을 세운 공훈자들의 목숨을 구해낸 영웅이었다. 얼마 전 귀국했을 때도 그는 최고 수준의 대접을 받으며 영광스럽게 돌아왔다.하원종은 사람들에게 국가의 영웅으로 불렸다. 이윽고 의료진들은 흥분하여 하원종 쪽으로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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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원종의 한마디에, 현장은 순간 소란스러워졌다. 모두가 진창하 일가를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하원종이 먼 곳에서 H시까지 온 이유가 바로 진창하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서라니, 정말 믿기 힘든 일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진창하 일가는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었던 상황이었다. 한편, 땅에 주저앉아있던 왕연석은 이 말을 듣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들어 진창하 일가를 바라보았다. 왕연석은 후회막심했다.‘하원종 선생님께서 먼 곳에서 달려올 정도라면 진창하 일가는 도대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 걸까!’“선생님, 정말 감사해요! 감사해요!” 세화 일가는 너무 기뻐서 서둘러 하원종에게 감사를 표했지만, 역시 이 상황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 이때, 나수민이 진창하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즉시 말했다. “형민 선생, 빨리 진창하 어르신의 통증을 완화하고, 검사를 진행하세요.” 지시를 내린 다음 나수민은 진창하 일가를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잠시 후, 사람들 속에서 동혁이 걸어 나오더니 세화와 함께 진창하를 치료실로 밀고 갔다. 그때 하원종은 땅에 앉아있는 왕연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수민아, 이 사람이 너희 병원의 고위층이냐?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환자를 내쫓으려고 하다니! 의료진으로서 어떻게 환자를 그렇게 대할 수 있단 말이야?” 왕연석은 하원종이 자신을 욕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방금 하원종과 동혁이 사람들 속에서 자신이 비굴한 순간을 함께 목격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선생님, 상황을 잘 모르셔서 그러시는데, 몇 년 전 류혜진 선생이 의료 사고를 일으켰어요. 하지만 류혜진 선생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고, 제가 너무 화가 나서 그만 충동적으로 행동해 버렸습니다!”왕연석은 벌떡 일어나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하원종이 말한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자신은 완전히 끝장날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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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법이 없다니요? 이보다 더 나쁜 상황도 본 적 있어요.” 하원종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세화 아가씨, 안심해요. 완전히 회복되지 않더라도, 걷는 데는 문제가 없을 거예요.” 이 말을 듣고, 세화와 가족들은 크게 기뻐했다. 진창하도 흥분하여 휠체어의 손잡이를 꽉 잡았다. “흠, 그런데 진창하 선생의 상황은 다소 특이해요. 이제부터 이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함께 논의한 후, 치료 방안을 확정하고 정식으로 치료를 시작할 거예요. 앞으로 일정 기간, 수술이나 학술 교류를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 외에는, 저 역시 계속 H 시에 머무를 거예요. 또한, 진창하 선생의 수술은 제가 직접 집도할 거예요.” 나수민은 또다시 놀란 눈으로 세화 일가를 바라보았다. 그토록 바쁜 하원종이 진창하를 치료하기 위해 H 시에 장기간 머무른다니, 게다가 직접 수술을 집도하겠다고 나섰다. 사실 하원종은 치료 방안을 만든 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도 있는 일이었다.즉, 하원종이 세화 일가를 아주 많이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다.“선생님, 실례지만, 누구의 요청으로 저희 아버지의 치료를 하러 오셨나요?” 세화가 궁금증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물었다. “동혁이 저를 불렀어요.” 하원종이 씩 웃으며 동혁을 가리켰다. “동혁!” 모두가 놀라 동혁을 바라보았다. ‘동혁이 하 선생님을 초대할 수 있었다니!’ 사람들의 놀라움을 느낀 하원종은 웃으며 설명했다. “동혁과 저는 오랜 인연이 있어요.” ‘오랜 인연?’ 세화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깨달았고, 동혁이 유서 깊은 가문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예전에 동혁 씨가 어쩔 수 없이 떠난 후 H 시의 이씨 가문으로 오게 된 것이고, 아마 그때부터 하 선생님과 인연을 맺은 것일 수도 있어...’ 류혜진과 진창하도 동혁의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는 묻지 않았다. 이번 일로 류혜진은 동혁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다.진창하의 치료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기에, 세화 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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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려! 내려!” 차 안에 앉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세화를 본 꼬붕 놈이 차문을 더욱 세게 발로 찼다. 마세라티의 차문에는 순식간에 움푹 패인 자국들이 생겼다. 그 와중에도 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미동도 없이 서서 이 모든 사태를 무심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세화는 가슴이 아팠다. 이 차는 바로 동혁이 자신에게 사 준 첫 번째 차였기 때문이다.세화가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행인들이 많이 몰려와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비록 이 무리들이 험악해 보이긴 하지만, 대낮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할 거야.’ 그래서 창문을 내리고 말했다. “그만 발로 차, 내리면 되잖아.” 나태성이라는 꼬붕놈은 코웃음을 치면서 뒤로 물러섰다. 그제야 세화는 천천히 차문을 열고 내렸다. “와, 이 여자 진짜 예쁜데? 게다가 2억 원이 넘는 마세라티를 타고 다니는 거 보니 완전 재벌이네.” “이 여자도 몰라? 혜성그룹의 회장, 진세화 씨야! 교통사고를 난 사람이 이 여자일 줄은 몰랐네...” 세화는 H시에서 너무나도 유명했다. 최근에는 주다정이 퍼뜨린 유언비어로 인해서, 더욱 사람들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 덕분인지, 세화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늘어났다. ‘역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으면 함부로 못하겠지.’‘혜성그룹 회장 진세화라고?’ 그 순간, 무표정이던 선글라스 남자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스쳤다. “당신 운전을 어떻게 한 거야? 운전할 줄 모르면 아예 도로에 나오질 말든가! 김 여사가 바로 당신 같은 여자 운전자를 두고 하는 말이야.” 거들먹거리면서 세화에게 쏘아붙인 나태성은 세화가 마치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몰아붙였다. “말해봐. 어떻게 책임질 거야?” “아니, 애초에 당신들이 불법으로 차선 변경을 해서 사고가 난 건데, 내가 왜 책임져야 해?” 세화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내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다면, 주저하지 않고 피해를 보상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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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해 상공호의소에서 우리를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살펴봐야 해.] 세화가 차분하게 말했다. [H시의 시장은 너무 작아. S시의 세방그룹이든 혜성그룹이든 앞으로는 반드시 전국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해.] [그리고 N도의 시장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N도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문을 두드려야 해.] [마침 사해상공회의소에서 고급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연락을 해 온 거야.]세화도 이 기회를 잡으려고 했기에 쌍방은 자연스럽게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남편이 별로 탐탁치 않아 한다는 걸 알아차린 세화가 동혁에게 말했다. [당신도 같이 가. 이미 사해상공회의소 대표하고 약속을 했어,] [새로 사람들을 만나는 게 당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야.] 동혁의 주량이 좋기도 하지만 동혁을 데리고 가는 데에는 세화가 고심한 또다른 목적이 있었다.바로 사해상공회의소 사람들과 만나면서 동혁을 위한 인맥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세화의 말에서 자신에 대한 관심을 느낀 동혁은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아내가 이렇게 나를 챙겨 주는데 내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너무 눈치가 없는 것이겠지?’동혁은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래, 알겠어. 당신을 위해서라면, 불 속이라도 기꺼이 뛰어들어야지.” “하물며 술마시는 건데 말이야. 오늘 술 마시러 온 사람들은 다 뻗게 해주겠어!” 동혁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세화는 진지하게 말했다. [좀 진지하게! 이번엔 사고 치면 안 돼. 지난번처럼 술 마신 사람들 병원으로 보내지 말고!] 지난번에 동혁은 몇 개 부문의 책임자들과 술을 마시고 전부 뻗게 만들어서 세화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알았어. 쓸데없는 말은 안 할게. 명성호텔로 와서 나하고 합류하면 돼. 내가 지금 차를 가지고 갈게.]다시 한마디 한 뒤 세화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세라티를 몰고 출발했다.세화가 명성호텔 근처에 왔을 때, 옆 차선에서 오픈 스포츠카 한 대가 세하의 차에 접근해서 나란히 달렸다. 빵! 빵! 선글라스를 낀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7화 사해상공회의소

    한 무리의 기자들이 떠드는 소리가 천진과 주다정의 귀에도 들렸다. 이는 자신들에 대한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였다.30분도 안 되어 천진이 주다정을 폭행한 사실이 인터넷어 폭로되었고, 사방으로 떠들썩하게 퍼져 나갔다.이로써 모든 진상이 밝혀졌다. 주다정과 천진이 결탁해서 간통을 저질렀고, 항난그룹을 삼키려고 작당한 두 사람은 오히려 동혁과 수소야가 간통을 저질렀다고 유언비어를 퍼트렸던 것이다.‘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지!’두 사람을 향한 욕설이 사방에서 쏟아졌다.악명을 세상에 날리게 된 주다정과 천진은, 모든 사람들의 규탄의 대상이 되었다.이튿날 H시 방송국에서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혁과 세화 일가에 사과하는 동시에 경병수와 주다정을 파면했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그 뒤로 이 양아버지와 수양딸은 H시에서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다.소문에 따르면, 주다정은 한 지방 도시의 고급 클럽에서 명문가의 자제들과 고위 관리들을 정성껏 접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예전에는 자신이 기꺼이 원해서 그랬지만, 지금은 억지로 웃음을 보여야 했다.그리고 이 여론을 통해서 먹칠을 했던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수소야도 여러 매체들이 공동으로 증인을 서는 가운데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천진의 파렴치한 행동이 사람들에게 공개된 데다가 동혁도 이 소송에 특별히 관심을 보였다. 법원에서는 신속하게 두 사람의 이혼을 판결했다.결국 천진은 원래 자신의 가문에 속했던 재산을 제외하고, 항난그룹에 대해서는 동선 하나도 건질 수가 없었다.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천진은 수소야가 보유한 항난그룹의 지분은 부부의 공동 재산이므로 당연히 자신이 절반을 가져야 한다고 항변했다.하지만 수소야는 항난그룹의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동혁이 전후로 나눠 준 지분은 처음부터 백마리의 명의로 되어 있었다.화가 머리끝까지 난 천진은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혹 떼러 갔다가 혹을 붙인다는 게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항난그룹의 지분을 수중에 넣으려고 할 때마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6화 빅 뉴스

    경병수는 마침내 주다정이 요 며칠 동안 온갖 방송국 자원을 동원해서 유언비어를 날조해서 얼굴에 먹칠을 하게 만들었던 대상이 동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경병수가 아무리 용서를 빌어도 동혁의 태도는 전혀 누그러지지 않았다.동혁이 냉혹한 말투로 경병수에게 말했다.“경 국장, 내가 잘못 들었나?” “나는 해고하는 건 못 봤어. 오히려 당신이 가지고 놀다가 질린 음탕한 여자를 나한테 꽂아 넣으려고 한 걸 봤는데.”“경 국장, 당신은 나 이동혁을 얼마나 무시하는 거야?”털썩-경병수는 눈빛마저 초점을 잃은 채 털썩 주저앉았다.이제는 자신이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동혁이 이렇게까지 말했다는 건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작정임을 드러낸 것이다.더 중요한 건 경병수가 반박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그건 바로 경병수가 생각한 방법이었기에.동혁은 경병수를 더 이상 보지도 않은 채 담담하게 임창호에게 말했다.“방송국 위아래 모두 대청소를 해야겠군요.”“시 방송국의 바로 H시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곳인데, 오히려 온갖 오물과 비리가 난무하는 곳이 되었으니 이게 도대체 말이 됩니까?”“네!”임창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경병수의 접견을 자신이 주선했기에, 이런 일이 생겼으니 자신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웠다.이제는 자신이 시장에게 점수를 잃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반드시 만회해야 해!’임창호는 곧바로 사정 파트의 직원들을 호출했다.“경병수와 주다정은 모두 즉시 파면 처분했다고 공고하도록 해. 그리고 내가 직접 방송국에 주재하면서 대대적으로 정리하겠다.”임창호의 말은 경병수와 주다정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과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은 완전히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야 했다주다정은 자신이 어떻게 시청에서 나왔는지, 어떻게 숙소로 돌아왔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줄곧 멍한 표정이었다.똑똑-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천진이 나와서 문을 열었다.그러나 주다정의 참혹한 모습을 보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다정아, 어떻게 된 거야? 누가 널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5화 함부로 친척이라고 하지 마

    동혁의 이런 비난에 경병수는 놀라서 쓰러질 지경이었다.‘주다정 저 멍청한 X이 자기만 망친 게 아니라 나까지도 망쳤어.‘시장님의 말은 우리 방송국 전체에 아주 불만이 많다는 걸 드러낸 게 분명해.’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으면서 경병수는 꽉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시, 시장님... 저 주다정이 갑자기 미친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방송국 직원들은 모두 시장님을 존경하고 있고, 불경한 의도를 품은 사람은 결코 없습니다!” 말을 하면서 경병수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장의 싸늘한 태도를 보자 주다정에 대한 분노가 솟구쳤다.‘이 멍청한 X이 나까지 말려들게 하다니!’경병수는 갑자기 주다정을 걷어차서 바닥에 쓰러지게 만들었다.거기서 그치지 않고 두 발로 계속 거세게 걷어찼다. 퍽! 퍽! “아악! 아파요. 양아버지 제발! 제발 그만 때리세요!!”주다정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누가 네 양아버지야!”주다정의 입에서 양아버지란 말이 나오자, 경병수는 넋이 나갈 정도로 놀랐다.재빨리 달려들어 주다정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연달아 따귀를 때렸다.짝! 짝! 짝!“악! 제발 그만!” “나는 너하고 아무 관계도 없어! 함부로 친척이라고 하지 마!” “한 번만 더 주둥이를 놀리면 때려 죽여버리겠어!”경병수는 이번에 정말 필사적이었기에 온 힘을 다해 주다정을 때렸기에, 주다정은 너무나 비통한 나머지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경병수가 아무리 둔하다 해도 동혁과 주다정 사잉에 원한이 쌓여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주다정은 이미 시장님의 마음 속에서 끝났어.’‘지금 만약 주다정이 내 수양딸이라는 게 들통나면 이동혁이 나를 그냥 두겠어?’주다정의 얼굴이 엉망이 되도록 때리던 경병수가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때리던 걸 멈췄다.지금 주다정은 갯벌의 진흙처럼 엉망이 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마치 숨이 간들간들한 강아지마냥 입으로는 연신 끙끙 신음소리를 내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4화 이게 무슨 미친 짓이야

    “이, 이동혁?!” 주다정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설마 요즘 내가 너무 잠자리에 탐닉하느라 피곤해서 환각을 보는 건가?’ 자시을 때려 죽인다 해도 동혁이 여기에 있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다. ‘여기는 시장님의 관저이자 H시 권력의 중심지야. H시에서 가장 존귀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동혁 같은 쓰레기가 어떻게 이곳에 있을 수 있어?’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나와서 자세히 보고는, 주다정은 다시 한번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책상 뒤에 있는 남자는... 정말로 이동혁이 맞아!’주다정은 완전히 멍한 상태였다.요 며칠 동안 주다정은 전력을 다해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모두가 욕을 퍼붓자, 동혁은 H시에서 쥐구멍이라도 찾아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주다정의 예상대로라면, 지금쯤 동혁은 집 밖에도 못 나오고 쥐 죽은 듯이 지내거나, 몰래 H시에서 도망칠 계획을 세우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이동혁이 당당하게 시장실 한가운데 서 있다니?’ ‘이게 말이 돼?’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진 주다정은 무의식적으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화를 냈다. “야, 이동혁! 너 같은 쓰레기가 왜 여기 있는 거야?” “넌 인간 말종인 쓰레기야! 이곳이 어디라고 너 따위가 감히 들어와?” 주다정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시장실 안은 이미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시장실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부시장 임창호와 방송국 국장 경병수. 그리고 그들을 안내한 시장실 직원들까지 누구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그저 마치 바보를 보는 것처럼 주다정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사람들의 눈길을 느끼자, 주다정은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자신감이 없어졌다. 불안해진 주다정이 주변을 둘러보니, 시장실 안에는 동혁 외에 임창호 부시장과 시장실의 직원들이 있었다.‘시장님은?’주다정은 문득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 ‘이동혁이 이런 중요한 장소에 버젓이 나타난 데다가, 부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3화 아주 드문 유능한 인재

    “시장님, 경병수 국장은 오랫동안 방송국에서 근무한 베테랑입니다. H시 내에서도 명망 있는 인물이고도 하고요. 만나보시겠습니까?” 임창호가 허리를 숙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방송국 국장이?” 동혁은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무심하게 답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곧 머리가 반쯤 벗겨진 중년 남성이 임창호를 따라서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시장님, 이쪽은 시 방송국의 경병수 국장입니다.” 임창호가 간단하게 소개했다.동혁을 본 경병수는 첫눈에 새 시장이 과연 바깥에 떠도는 소문 그대로라는 느낌이 들었다.‘정말 너무나 젊은데!’시장을 향해 깊이 허리를 숙인 경병수가 겸손하게 인사했다. “시장님, 그냥 ‘경 국장’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가볍게 대답한 동혁이 지나가는 말로 물었다. “임 부시장이 보고할 게 있다고 하던데 이번 우수직원 선발과 관련된 건가요?” “아, 네! 그렇습니다, 시장님!” 순간 당황했던 경병수가 얼른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이번에 저희 시 방송국에서 선발된 우수직원은 주다정이라는 경제 뉴스 앵커입니다.” “어제 시장님께서 지시하신 뒤에, 저희도 내부적으로 철저한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동혁은 담담하게 물었다. “아 그래요? 조사 결과는 어떤가요?” 경병수가 몰래 동혁의 표정을 살폈지만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주다정이 앞서 시장이 단독으로 자신을 접견하기로 했다고 말한 걸 떠올리고, 시장이 주다정에게 악의가 있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주다정의 직속 상관인 자신이 주다정에게 좋은 얘기를 하라고 암시하는 것처럼 보였다.경병수가 얼른 입을 열었다.“네! 시장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내부 조사 결과 주다정 기자는 진지한 태도로 업무를 책임지고 있고 업무 능력도 아주 뛰어납니다.” “게다가 도덕성과 인품 면에서도 방송국 내에서 아주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주다정 기자가 몇 년 간 연속해서 우수직원에 선정된 것은 바로 방송국 전체 직원들의 지지를 받고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2화 감동적인 로맨스 영화

    “오 사장님, 과찬이세요. 오 사장님은 리성투자회사에 명문가인 이씨 가문을 배경으로 가지고 계시기에, 언론계도 오 사장님 앞에서는 고분고분할 수밖에 없지요.” “오 사장님에 비한다면 저는 감히 비교할 가치도 없는 미미한 존재지요.” 주다정이 웃으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사람이 전화를 한 이유가 말처럼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을 거야.’ “오 사장님이 갑자기 전화를 주신 게 혹시 저한테 시키실 일이라도...?” 전화기 너머에서 오한민은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킬 정도는 아니고, 주 기자가 요즘 이동혁과 이동혁의 아내를 상대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흥미가 생겼어.] ‘휴... 다행이야.’ 그 말을 듣자 주다정은 한숨을 돌렸다.주다정은 오한민이 이씨 집안을 대표하는 동혁과 원한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게다가 이전에 오한민과 어정쩡한 관계였던 대니얼도 동혁에 의해 폐인이 되어 참혹한 모습으로 본국으로 송환되었다. ‘이동혁을 싫어하는 오한민이 이동혁을 도우려고 전화한 건 분명히 아니야.’ 이렇게 생각한 주다정은 곧바로 억울하다는 듯이 가장하고 말했다. “오 사장님, 저는 정말 억울해요! 그 이동혁과 진세화 그 두 사람이 얼마나 저를 무시했는지 아세요? 심지어 제게 무릎을 꿇고 구두를 핥으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이 부부하고 끝까지 싸우려는 거예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 부부의 힘이 너무 강해요. 제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여전히 그 부부를 넘어뜨릴 수가 없어요.” “오 사장님께서 좀 도와주신다면, 제게는 정말 큰 힘이 될 거예요.”주다정은 자본시장의 큰손인 오한민은 자신은 꿈도 꿀 수 없는 언론 매체 장악도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한민이 일단 힘을 쓰기만 하면 이동혁 일가의 오명을 전국적으로 퍼지게 할 수 있어!’ 침묵하고 있던 오한민이 차갑게 말했다. [이동혁은 내 아들을 망가뜨린 놈이야. 나도 그 개자식을 죽여버리고 싶지.] [하지만 지금 그놈은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61화 야심만만

    경병수의 말이 당연히 사실임을 잘 알고 있기에 주다정은 속으로 득의양양했다.하지만 경병수의 말과 전혀 다른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저는 시장님이 너무 빨리 저를 가지게 하고 싶지 않아요.” “쉽게 얻게 된다면 저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테니까요” “쉽게 얻은 건 쉽게 버려지니까요.” “그래서 우선 시장님의 비서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감정을 쌓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싶어요.” “그래서 국장님이 이번엔 꼭 도와주셔야 해요.” “저하고 같이 가서 시장님께 업무 보고를 하시면서, 저를 비서로 적극 추천해 주세요.” 주다정은 언제나 명문가에 시집가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내 육체를 팔아서 단기간의 이익은 얻을 수 있겠지만, 그건 일시적인 것에 불과해’‘새 시장의 부인이 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쟁취할 거야.’‘남자의 그늘 아래서 늘 사람들에게 드러낼 수 없는 그런 정부 말고!’ 주다정이 간드러진 목소리로 경병수에게 속삭였다. “국장님, 꼭 도와주실 거죠?” “앞으로 제가 더 잘 챙겨 드릴게요.” 방송국에서 십여 년 동안 국장으로 있었기에, 경병수는 H시의 터줏대감으로 유명했고 인맥도 넓었다.자신이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면, 자신의 체면을 고려해서라도 시장이 틀림없이 주다정을 비서로 채용할 거라고 생각했다,경병수는 잠시 고민했다. ‘주다정은 예쁘지만 솔직히 몇 년 동안 즐겨서 이젠 좀 질렸어.’ ‘마침 방송국에 젊고 예쁜 인턴들이 들어왔으니, 주다정을 대신할 새로운 타겟을 찾을 때가 됐지.’ 하지만 주다정은 너무 영악해서 줄곧 정리할 기회를 찾지 못했는데 이제 기회가 온 거야.’‘주다정과 정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다정이 정말로 시장 비서가 된다면 앞으로 아주 쓸모 있는 백 그라운드를 가지게 되겠지.’ ‘정말로 시장님 여자가 된다면 그럼 금상첨화지.’ ‘원래 주다정의 행실로 봐서는, 시장님과 같은 큰 인물은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다정 같은 여자는 받아들일 수가 없어.‘하지만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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