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민의 말은 동혁에 대한 원망과 독기로 가득했다. 그의 말을 들은 3대 가문의 사람들 중, 뒷골이 오싹하고 온몸에 한기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천우민이 이동혁에게 다리가 밟혀 못쓰게 돼 폐인이 된 후로.’ ‘이제 아무것도 안 보이는 모양이야.’ ‘지금 그를 저렇게 지탱하게 하는 건 오로지 복수뿐.’ ‘저 이동혁에게 미친 듯이 복수하는 것뿐이야.’ 동혁도 천우민의 현재 상태를 알아차렸다.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천우민, 난 너처럼 사이코패스는 아니야.”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너를 계속 이렇게 살게 하는 거야. 그리고 네가 방금 한 말을 영원히 실현될 수 없게 하는 거지.” ‘한 사람을 계속 살게 하지만 그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영원히 살게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잔인한 형벌이지.’ “꿈 깨라!” 천우민이 미친 듯이 소리쳤다. 그는 지금 동혁에게 달려들어 살점이라도 이빨로 물어뜯고 싶은 심정이었다. 주위의 몇 명의 가족들이 서둘러 천우민을 말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우민은 분노로 계속 발버둥 쳤다. 모두 천우민이 동혁에 대한 복수만을 위해 살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본 천정윤은 안타까워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H시 군부의 책임자에게 알리고 이 쓸모없는 놈을 당장 내쫓아.” “천정윤, 누가 감히 당신에게 B시 최씨 가문의 사람을 내쫓을 권한을 줬습니까?” 바로 그때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은 최원우가 다가왔다. “원우 도련님!”천정윤은 깜짝 놀라며 의아해 물었다. “죄송합니만 도련님. 어떻게 이동혁이 B씨 최씨 가문의 사람이란 말입니까?”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의아해하며 동혁을 보았다. ‘이 바보 놈이, 또 무슨 재주로 B시 최씨 가문과 관계를 맺은 거지?’ “오늘 이동혁은 B시 최씨 가문의 하인 자격으로 여기 들어왔으니까요.” 최원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하인이요?” 모두가 이번에는 동혁을 경멸하듯 쳐다보았다. “어떻게 에메랄드정원에
“괜히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이렇게 자리라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죠. 이 전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조씨 가문은 이곳 주인이지만 여기까지 쫓겨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잖아요.” 사람들은 이곳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다들 만족해했다. 군대 내부에서 거행하는 의식은 규정상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게 정상이었기 때문이다. 햇빛을 가릴 천장도 없었고. 앉은자리도 작은 의자에 불과했다. 과일과 간식 같은 서비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늘 특별 대우를 받았고 출입 시에는 전용차량이 드나들며 마중을 나갔었는데 이렇게 초라한 대우는 지금까지 처음이었다. 왕조희 같은 스타도 그건 마찬가지다. 그녀는 이미 햇볕에 타서 온몸에 땀이 나고 피부가 빨갛게 변했다. 하지만 초등학생처럼 조용히 작은 의자에 앉아서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총을 든 경호원들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우 도련님, 그 하인이라는 사람은 함께 오지 않으셨나요?” 최원우가 혼자 걸어오는 것을 보고 누군가가 물었다. “도독부 사람들에게 끌려갔어요.” 최원우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세화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늘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세화의 주식을 받기로 한 이상 약속한 대로 최대한 동혁이 이 전신을 만나게 해서 인정과 의리를 다하려고 했다. 단지 이 전신이 용서할지 말지는 그가 도울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방금 동혁을 데리고 이곳으로 들어오려던 때였다. 갑자기 도독부의 경호원이 와서 동혁을 데려갔다. “하하하, 틀림없이 그 바보가 이 전신을 사칭한 일 때문일 겁니다. 도독부가 그놈 버릇을 단단히 고쳐줄 거예요.” “어쩌면 이 전신께서 직접 고치주실지도 모르지요.” “그 쓸모없는 놈이 매번 죽다 살아났는데, 이번에는 정말 죽게 생겼네요.” 몇몇 사람들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관람석이 있는 구역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몇
“저분이 바로 이 전신? 얼굴은 멀어서 잘 안 보이지만 좀 평범한 느낌인데요?” “죽고 싶어?” 3대 가문의 사람 중 하나가 방금 한 마디 중얼거리자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호통을 쳤다. “그저 평범한 아저씨처럼 보이는 재벌들이 얼마나 많은데? 외모가 그래도 무수한 거물들이 앞다투어 연을 맺고 줄을 데려고 난리잖아?” “맞아요, 겉으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건 아무것도 모르는 행동이죠.” “바로 이 전신이라고. 어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그분에 대해 논할 수 있겠어?” 많은 사람들이 한바탕 한 마디씩 하더니 연이어 일어나 단상을 향했다. 비록 이 전신의 생김새가 잘 보이지 않는 거리였지만 그들은 이 전신에게 가장 숭고한 모습으로 경의를 표했다. “경례!” 단상의 설전룡은 장내를 가득 메우는 소리와 함께 팔을 들어 올렸다. 단상의 위아래. 모든 병사들이 거수경례를 했고 눈빛에는 감격과 존경이 가득했다. 동혁은 가볍게 답례한 뒤 말했다. “시작해.” 아주 가벼운 목소리, 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소리는 온 장내에 퍼졌다. “전신님의 목소리가 어찌 그리 귀에 익은 거지? 음색이 꼭 진씨 가문의 그 쓸모없는 사위 놈과 매우 비슷한데?” 관람석 구역에 있는 사람들 중 누군가 의아해했다. “지금 장난해? 그 쓸모없는 놈은 이 전신의 옷조차 들 수 없다고.” “또 죽고 싶어서 헛소리야? 이 전신을 그 쓸모없는 놈과 비교하는 건 전신에 대한 가장 큰 모욕이야.” 많은 사람들이 또다시 호통을 쳤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같은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적지 않았다. 단지 아무도 믿고 싶지 않을 뿐이다. ‘저 당당한 이 전신이 고작 이류 가문인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라고?’ ‘지금 무슨 미친 농담을 하는 거야?’ “그 바보가 어디서 전신에 대한 말을 듣고서 이 전신을 사칭하며 저렇게 흉내를 낼 수도 있잖아요.” 누군가가 설명했다. ‘하긴 그럴 수도 있어.’ ‘어쨌든 그 바보는 이 전신을 사칭해 온 상습범이니까.’ 여러 사람
최원우의 눈에는 기대가 가득했다. ‘우리 B시 최씨 가문의 희망은 심석훈과 관계를 맺고 군부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거야.’ ‘하지만 오늘 이 전신의 눈에 들어 그분과 관계를 맺는다면?’ ‘우리 가문에게 그건 정말 예상치 못한 큰 희소식이 될 거야.’ 왕조희는 얼른 티슈로 얼굴에 묻은 땀을 닦고 화장을 고쳤다. 오늘 이 전신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향후 그녀가 스타로서 계속 살 수 있을지 아니면 완전히 끝날 것인지가 결정 난다. 심지어 그녀는 지금 약간의 기대까지 품고 있었다. ‘이 전신이 나이가 젊고 혈기가 왕성하니 만약 나를 좋아하게 된다면?’ ‘첩이든 내연녀이든 상관없어.’ ‘설사 전신과 단 하룻밤을 보낸 여자가 되더라도.’ ‘그렇게만 된다면 내 몸값은 폭등할 거고 연예계에서 난 스타로 남는 거야.’ 하명설, 소우진. 육해진, 곽상원, 천전, 차신우. 이 여섯 사람도 머리를 높이 쳐들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들 여섯이 전신을 접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H시 군부에서 직접 초대해서 이 자리에 있는 거니까!’ 그리고 실제로 그들의 생각처럼 일이 벌어졌다. “하명설, 소우진, 육해진, 곽상원, 천전, 차신우, 이 여섯 명은 어디 있지?” 단상에서 전신인 동혁의 목소리가 다시 장내에 울려 퍼졌다. 하명설 등 여섯 사람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금덩이처럼 행운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잠시 멍해졌던 그들은 갑자기 환호성을 질렀다. “정말 우리야? 정말 전신께서 우리를 처음으로 접견하시겠다고?” 그들은 흥분해서 일어섰다. 3대 가문, 최원우, 왕조희 등 모두 자발적으로 그들에게 길을 열며 양보했다. 그들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에는 부러움과 질투의 빛이 역력했다. 하명설 등 여섯 사람은 거들먹거리며 앞으로 나갔다. 그들은 관람석을 벗어나 병사들이 도열하고 있는 곳을 지나 단상 아래에 도착했다. “이 전신께 인사드립니다.”하명설 등 여섯 명은 일제히 소리치며 고개를
“B시 최씨 가문, 최원우는 어디에 있지?” 단상 위에서 전신인 동혁이 다시 소리쳤다. 최원우는 이러저러한 세상 경험을 한 터라 그래도 비교적 침착하게 행동했다. 멀리 떨어져 고개를 들고 이 전신이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었다. 하지만 단상 앞에 도착하자마자 그 역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하하, 명문가 도련님도 별 수 없군. 겉으로는 강한 척 태연하게 굴더니 속은 그저 부잣집 아이나 다름없어!” 3대 가문의 사람들이 너도나도 비웃었다. “조씨, 허씨, 천씨, 3대 가문도 나와!” 3대 가문의 삼사백명의 사람들이 가주들을 앞세우고 당당하게 단상으로 향했다. 단상 앞에 이르기 전. 3대 가문의 사람들은 한 무리가 되어 땅에 무릎을 꿇었다. 사람들이 많아 우왕좌왕했다. 그러나 조구영, 허윤재, 천정윤 세 사람은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것도 신경 쓸 수 없었다. 그들이 아직 흥분에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단상 아래에 도착한 그들은 고개를 들고 이 전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즉시 세 사람의 안색이 변했다. “이동혁? 왜 네가?” 3대 가문의 세 가주들은 귀신을 본 것처럼 놀라며 소리쳤다. “헉!” “이럴 수가!” “컥!” 세 사람은 너무 놀라 동시에 사래에 걸리며 무릎을 꿇었다. 흥분으로 얼굴에 홍조를 가득 띠고 있던 그들의 숨결이 점점 시들해졌다. 세 사람은 충격을 받아 눈 깜짝할 사이에 열 살이나 늙어버린 것 같았다. 이 세 가주가 잠시 아무 말도 못 하자 동혁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제일 먼저 온 하명설 등 여섯 사람에게 다시 고개를 돌렸다. “이제 시간이 꽤 지나서 너희 여섯 명도 마음을 가라앉혔을 테고 말은 할 수 있겠지?” “전신님,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저희가 잘못했어요.”하명설 등 여섯 명이 엎드려 미친 듯이 후회하며 소리쳤다. 그들은 무서워 감히 고개를 들어 동혁을 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무엇을 잘못했다는 거지?” 동혁이 담담하게 물었다. “백 회장님을 배신하고
3대 가문의 사람들 모두는 엎드려 감히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겉으로는 내 형제 백항남과 호형호제하고는 암암리에 교통사고를 내 살인을 하려 했고, 왕조희를 성폭행했다는 모함을 씌우고, 건물에서 뛰어내려 죽게 하고는 뼈를 깔아 아무렇게나 뿌렸다.” “신의를 저버린 것이 첫 번째 죄!” 동혁은 단상 위에서 3대 가문 사람들을 바라보며 죄상을 낱낱이 밝혔다. “내 형제의 부모와 딸을 모욕하고, 아내인 수소야를 재혼시켜 가족에게 화를 입힌 것이 두 번째 죄!” “음모로 항난그룹을 모함하여 파산시켜 영업기밀을 빼돌리고, 무고한 직원들을 모해하고 충성스러운 사람들을 해한 것이 세 번째 죄!” “불법적인 암흑가 세력을 길러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H시의 사업 환경을 파괴하고, 탐욕스럽게 약탈한 것이 네 번째 죄!” “중요한 업종을 독점하여 시민을 악랄하게 착취하고 돈을 위해 인의를 저버리는 것이 다섯 번째 죄!” “내게 사람을 죽였다는 죄를 뒤집어씌우고, 나를 빌어 가문의 명예를 높이려 여러 번 도발해 감히 나에게 불경 보인 것이 여섯 번째 죄!” 동혁의 목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울려 마치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죄상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3대 가문의 사람들 모두의 몸이 조금씩 움츠러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모두 이미 땅에 완전히 엎드렸다. 동혁의 말은 계속되었다. “마지막으로 내 아내인 세화를 여러 번 모함하고, 회사를 갈취하려고, 헛소문을 퍼뜨리고, 명성을 더럽혔다.” 동혁은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분노하며 소리쳤다. “내 아내를 괴롭힌 것이 일곱 번째 죄다!” “헉!” “흑!” “...” 한순간에 3대 가문의 가주들을 포함해서. 3대 가문의 수많은 사람들은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암울한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었다. 그리고는 짙은 절망이 취임식장을 가득 채웠다. 일곱 번의 잘못. 일곱 가지 대죄. 매 하나하나 증거는 넘쳤다. 하지만. 3대 가문이 장악한 H시에서 그들은 H시 수백만의 시민들 머리 위에 군림하
금세 에메랄드정원 외곽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에메랄드정원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래서 정원으로 통하는 도로에는 심각한 정체까지 생겼다. H시의 교통은 완전히 마비되었다. 시청의 교통관리부는 교통을 원활히 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인력을 긴급하게 파견했다. H시의 시작 이후 지금까지 이런 대규모의 장례식은 없었다.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값비싼 레드 카펫이 수거되었다. 거금을 들여 만든 단상도 철거되었다. 진열되었던 수만 송이의 생화는 옮겨졌다. 3대 가문은 이 전신의 환심을 사기 위해 취임식을 잘 준비했다. 이를 위해 엄청난 거금까지 투입했다. 그러나 지금 동혁의 명령이 떨어진 후, 한순간에 모든 것이 무자비하게 철거되었다. 에메랄드정원의 모든 건물에는 흰색 깃발이 걸렸다. 에메랄드호수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국화꽃이 놓였다. 침통하게 애도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 전 취임식이 거행된 그 광장에서 장례식이 시작되었다. 무려 오육백 명의 거대한 장례 행렬이 에메랄드정원 내부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매 사람은 상복을 입고 있었다. “저기 봐, 맨 앞에 3대 가문의 가주들이야!” “대세 여배우 왕조희도 있는데? 저렇게 상복을 입고 애도를 하고 있으니 평소 TV에 나오는 것보다 더 예쁜 모습으로 보이는데?” “이럴 수가 모태현 전 가란은행 사장, 모태국 전 광도그룹 사장, 하지혜 정도교육그룹 CEO... 저들은 모두 재계에서 이름 꽤나 날리는 사람들이잖아. 근데 모두 백항남 회장을 위해 상복을 입고 애도하는 거야?” “거기에 암흑가의 깡패 노무식도 있어. 저 개X식은 H시의 장례업을 독점해 죽은 사람을 이용해 돈을 벌고 수많은 효자와 효녀들을 궁지에 몰아넣더니 오늘은 스스로 상복을 입고 죽은 사람을 애도하네.”수많은 H시 시민들이 서로 대화하며 흥분하고 있었다.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들은 평소에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거물들이다. 그런데 지금 상복을 입고 등장해 시민들에게 구경거리가 되
“백항남 회장은 처음에 3대 가문에 의해 망했어.” “그래서 조씨 가문 사람들을 모두 정원에서 쫓아내고 백 회장의 의관총으로 만든 거야.” 구경꾼들이 상황을 이해했다. 그때. 백문수 부부는 항남이 입던 옷가지를 움켜쥐고는 관에 넣으며 통곡했다. “아빠, 마리한테 사준 장난감이야...” 수소야는 마리를 데리고 가서 그녀에게 작은 노란 오리 장난감을 관에 넣으라고 했다. 순진무구한 어린 소녀의 목소리가 듣는 이의 눈물을 자아냈다. 그 후 수소야는 마리를 다시 데리고 나왔다. 마리는 백항남의 유일한 딸이다. 관을 봉하고 흙을 덮은 후. 묘비 하나가 그 자리에 세워졌다. “백항남의 묘.” 조 씨 가문의 조상 조각상만큼 크고, 매우 높아 보였다. 이것이 동혁이 바라던 정상 높이였다. 이렇게. 장례식은 끝났다. 이제부터 조씨 가문이 대대로 살고 있었던 에메랄드정원은 항남의 묘지가 되었다. 2년 전. 3대 가문이 항남을 압박하여 항난그룹까지 강탈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지금. 3대 가문이 살던 곳은 항남이 죽어 잠든 곳이 되었다. 그렇게 항남은 억울함을 씻고 명예를 회복했다. 3대 가문은 그 대단한 H시의 지배세력에서 한순간에 집도 없는 노숙자로 전락했다. 3대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목숨은 건졌다 그러나 다른 의미에서 그들은 패가멸족이나 다름없었다. 정말 인생사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이 전신이 백항남을 위해 정의를 되찾았다는 사실을 이제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이 전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바로 그때 한 대장이 큰 소리로 외쳤다. “전에 3대 가문의 사람들과 여배우 왕조희 등이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2000억씩 모두 2조의 뇌물을 사용했습니다.” “전신께서는 3대 가문이 H시를 착취하고 고혈을 짜내 모은 이 돈은 모두 H시 시민들의 피와 땀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2조의 자산을 H시에 다시 돌려주고, H시의 건설과 산업에 투자하도록 지시하셨습니다.” 대장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천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