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법위반간통죄? 누가 군법을 어겼다고 이러십니까?” 허자인과 장윤정은 너무 어이없어했다. ‘불륜이나 불법 동거 이런 거라면 모두 말이라도 되지.’ ‘그래봤자 큰 잘못도 아니고.’ ‘하지만 군법을 어겼다니? 우리가 그런 큰 잘못을 범할 이유가 없잖아.’ 허자인은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고개를 돌려 매섭게 조국현을 노려보았다. “조국현, 이 개X식, 네가 신분을 조작해서 우리를 모함했구나?” “분명 이동혁, 저 남이나 사칭하고 다니는 놈이 네게 방법을 알려준 것이 틀림없어.” 허자인의 생각은 동혁이 조국현을 가르쳐 군부의 신분을 거짓으로 꾸몄다는 것이었다. 장윤정도 앙칼지게 말했다. “대장님, 조국현은 군부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 사람이 분명 여러분들을 속인 걸 거예요.” “우리가 확인해 본 결과 조국현 중령은 저희 군부에서 근무하는 사람 맞습니다.” 선두에 선 대장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 조국현, 저 사람은 이미 2년 전에 다리가 부러져서 못 쓴다고요. 저렇게 쓸모없는 인간이 어떻게 군부의 사람이겠어요. 틀림없이 위조 신분증을 구해서 사용했을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께서 다시 한번 자세히 검토해 보세요.” 장윤정이 소리쳤다. “천박한 년, 네 그 썩은 눈을 크게 뜨고 잘 봐. 내가 네가 그렇게 입버릇처럼 말하는 쓸모없는 인간인지 아닌지!” 조국현은 순간 녹색 신분증을 꺼내더니 장윤정의 얼굴을 향해 내던졌다. 장윤정은 따끔거리는 얼굴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 신분증을 덥석 움켜쥐고 살펴보았다. 허자인 역시 달려들어 함께 보았다. [성명: 조국현.] [소속: H시 군부 장비 연구소.] [직무: 선임연구원(부소장).] [직급: 전문기술중령.] 조국현의 과학 연구 수준은 매우 높았으며 발표된 학술 논문은 이미 군부 내에서도 특정 조건에 도달했다.그래서 장비 연구소에 특별 채용되는 순간 즉시 부소장 수준의 연구원이 되었다. 직급은 전문기술중령, 아주 멀쩡한 신분증이었다. 허자인과 장윤정은
허자인과 하명설 등이 한 짓을 동혁은 항남을 대신해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허자인 등이든 천우민과 그의 배후의 3대 가문 모두 내일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해 주지.’ 장윤정이 울부짖는 와중에 그녀와 허자인은 끌려나갔다. “이동혁, 이번엔 네가 이겼어. 하지만 두고 보자!” 천우민은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고는 고개를 돌려 가버렸다. 그는 지금 매우 기분이 불쾌했다. 조국현이 가지고 있던 특허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동혁에 의해 그냥 물러나야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천우민의 마음을 더욱 놀라게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동혁, 이 사기꾼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조국현을 군부의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천우민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순간 앞서 3대 가문이 동혁의 또 다른 신분인 백항서와 몇 차례 맞붙었을 때 동혁이 보여준 군부와의 밀접한 관계가 떠올랐다. 이 생각을 한 그는 마음속에서 더욱 놀랐다. “어딜 가? 내가 언제 가도 된다고 했나?” 천우민이 막 몸을 돌려 떠나려 하자 동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천우민은 다시 몸을 돌려 화를 내며 말했다. “그래서 네가 뭘 어떻게 할 건데?” “원래 내일 형제 기일에 너와 3대 가문 모두를 함께 처리할 예정이었어.”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오늘 이렇게 네가 먼저 나를 건드렸으니 먼저 너부터 손 좀 봐주고 3대 가문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는 게 좋겠지?” 전에 동혁은 노무식을 시켜 3대 가문에게 말을 전했다. 조 씨 가문의 온 가족은 백항남의 기일 전에 에메랄드정원을 떠나야 한다. 또한 3대 가문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상복을 입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3대 가문의 행보를 보면 그들은 분명히 이런 동혁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처음에는 왕조희를 이용하고 그 다음에는 N도경제연합회를 이용하여 소란을 일으켰다. 그렇게 점점 심하게 항난그룹을 압박했다. 동혁은 그래서 오늘 천우민을 이용해 3대 가문 모두에게 경고할 셈이다. “이동혁, 네
“으아아!” 고통이 극에 달한 천우민은 처량하기 짝이 없는 비명을 질렀다. 잠시 후에도 천우민은 거의 기절할 정도로 아픔을 느꼈다. “이 부러진 이 두 다리는 조국현을 대신해서 갚는 것뿐이야. 내 형제 항남의 원수에 대해서는 내일 다시 생각해 보자고.” 동혁은 말을 마치고 이미 겁에 질려있는 경호원 몇 명을 힐끗 쳐다보았다. “3대 가문에게 데려가고 그들에게 내가 준 시간이 이제 단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고 전해.” 경호원 몇 명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천우민을 데리고 떠났다. 조동래도 와서 경례를 하고 허자인과 장윤정을 데리고 나갔다. 카페 안은 순식간에 텅 비었고 동혁과 조국현 두 사람만 남게 됐다. 조국현이 동혁을 향해 몸을 돌리며 진심을 담아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백 회장님께서 마침내 억울함을 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회장님께서 정말로 3대 가문을 벌하고 돌아가신 백 회장님을 위해 정의를 다시 되찾으실 거야.’ ‘거기다 감사하게도 그 천박한 년놈을 혼내주시기까지 해 주셨어.’ 수소야는 돌아와서 조국현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천우민이 두 다리가 불구가 되어 벌을 받았다는 사실에 그녀는 이미 충분히 만족했다. 그전에는 이런 일을 꿈도 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 내일 양부모님을 모시고 에메랄드정원에 가서 3대 가문이 항남의 관을 나르고 상복을 입고 애도하는 모습을 지켜보세요.” 그러자 동혁이 말했다. 관과 상복 등의 항남의 기일에 사용할 물건들이 많았다. 동혁은 이미 노무식에게 물건들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내일 항남의 기일은 H시 역사상 가장 성대한 규모의 경조사로 치러질 거야.’ “알겠어요.” 수소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동혁에 대해 그녀는 이미 절대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동혁은 하늘 거울 저택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고 항난그룹을 나서기 전 석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취임식을 앞당겨 내일로 바꿔야겠어.” “장소
“또한 경호원에 의해 밝혀진 사실이 하나 더 있는데 조국현이 장비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 되었다는 거야.” “백항서가 가지고 있는 군부의 배경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 거 같아.” “그러게 H시 군부의 직속 장비 연구소인데 제 집처럼 쉽게 드나들다니!” 3대 가문의 가주들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들의 놀라움이 커질수록 후회도 더 깊어졌다. ‘백항서가 군부에 대단한 배경이 있을 거라는 건 일찍이 우리 모두 예상했던 일이었어.’ ‘그렇다면 H시물류그룹이 기기를 망가뜨리게 시도하도록 놔두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금 나호연이 잡힌 이상 우리 3대 가문의 H시 물류업은 반드시 대대적인 개편을 피할 수 없겠군.’ ‘막대한 손실뿐만 아니라 더불어 H시에 대한 우리의 장악력도 심각하게 약화될 거야.’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어.” 조구영이 말했다. 나머지 두 사람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백항서가 항난그룹을 재건한 것은 바로 우리 3대 가문을 노린 거야.’ ‘이틀 전 백항서는 노무식에게 조씨 가문에 에메랄드정원을 비워 백항남의 의관총으로 쓸 거라고 전했지.’ ‘거기에 우리 3대 가문 사람 전원이 상복을 입고 참석해야 한다고도 했어.’ ‘우리 3대 가문과 백항서는 처음부터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사이야.’ “그리고 경호원이 말하길 백항서가 진씨 가문의 그 쓸모없는 사위라고 하던데 진짜일까?” 허윤재가 갑자기 물었다. 지금까지 3대 가문 가주 중 동혁을 가장 증오하는 사람이 바로 허윤재였다. ‘내 아들 명신이 식물인간이 된 것은 바로 세화 때문이야.’ ‘이동혁이 정말 백항서라면.’ ‘그럼 명신이를 식물인간으로 만든 건 이동혁 그놈이 틀림없어.’ ‘어쩐지 군사훈련이라고 하기엔 너무 미심쩍긴 했어.’ 조구영은 콧방귀를 뀌었다. “지금 사실이건 거짓이건 무슨 상관이야? 이제 진씨 가문의 그 바보 같은 사위를 우리도 더 이상 예전처럼 그냥 무시할 수는 없어.” “내일이 백항남의 기일이야. 백항서가 그 쓸모없는 이동
‘취임식을 내일 한다고?’ ‘에메랄드정원에서?’ 조구영만 놀란 게 아니다. 함께 있던 천정윤과 허윤재도 놀랐다. 그들은 방금까지 심석훈의 취임식이 백항남의 기일보다 이틀 늦는 것에 대해 불평했었다. 결국 심석훈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 거나 마찬가지였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더니.’ ‘이것이 바로 기회라는 거구나.’ ‘좋았어!’ ‘기회가 온 거야!’ 지금 이 순간 3대 가문의 가주들은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장 중위님, 심 총지휘관님께 전해주십시오.” 조구영은 기쁨에 넘쳐 말했다. “저희 조씨 가문에서 내일의 취임식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심 총지휘관께서 에메랄드 정원이 마치 집처럼 편하게 느끼시도록 하겠습니다.” ‘백항서, 그 애송이 놈이 우리 조씨 가문 사람들을 쫓고 에메랄드정원을 백항남의 의관총으로 삼겠다는 헛소리를 했었지?’ ‘그런데 심 총지휘관께서 취임식을 이 에메랄드정원에서 하신다고 했어.’ ‘그럼 백항서 그놈도 이제 별 수 없게 되는 거지.’ “조 회장님 말씀조심하셔야 합니다. 내일은 심 총지휘관만 편하게 모시면 안 되거든요.” “내일의 주인공은 심 총지휘관가 아니라 이 전신이시니까요.” “심 총지휘관은 이 전신이 훈련시킨 병사 출신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취임식에 참석해 달라고 심 총지휘관께서 부탁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일 전신께서도 에메랄드정원에 오실 예정입니다.” “조 회장님, 이건 회장님의 조씨 가문에게 큰 영예가 될 겁니다.” 이 말을 듣은 조구영은 더욱 미칠 듯이 기뻤다. ‘우리 조씨 가문은 이 에메랄드정원에서 백 년 동안 몇 대를 거치며 살아왔어.’ ‘하지만 어떤 군부의 장군도 이곳을 왕래한 적이 없었지.’ ‘그런데 이제 장군뿐만 아니라 전신께서 오신다니.’ ‘이건 우리 조씨 가문의 더없는 영광이야!’ 천정윤과 허윤재도 흥분해서 몸이 달아올랐다. ‘어떻게 이 전신께서 오신다는 데 소홀히 할 수 있겠어?’ 천정윤이 즉시 말했다. “조씨 가문뿐만
‘이동혁의 그 재수 없는 말 때문에.’ ‘내가 어제 기밀 수칙을 200번이나 베꼈어.’ ‘아직도 이 손이 뻐근해. 근데 내가 왜 그놈을 도와?’ 장영도는 3대 가문에게 동혁이 보복을 당하길 바라며 도와주지 않으려고 했다. “맞아요, 네, 그래요, 우리가 3대 가문과 화해할 무슨 자격이 있겠어요. 그냥 용서라도 구하고 싶을 뿐이에요.” 류혜진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 “3대 가문은 우리 가족만 초대한 건데, 이런 고급스러운 식사 자리에 제가 마음대로 다른 사람을 데리고 갈 수는 없잖아요.” 장영도가 정색을 했다. 류혜연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류혜진을 보고 마음이 불편했다. “여보, 우리 언니 체면을 봐서라도 좀 도와줘요. 일단 먼저 전화로 물어보는 게 어때요? 혹시 알아요? 하락할 수 도 있잖아요.” “맞아요, 아빠. 형부 좀 도와줘요.” 현소도 다가와 장영도의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렸다. “알았어. 내가 전화해 물어볼게.” 장영도는 류혜진과 현소가 부탁하자 고집을 부를 수없어 조구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는 친척들 몇 명을 더 데리고 식사에 참석해도 되는지 물었다. [장 중위님 친척이신데, 별말씀을요. 당연히 환영합니다. 앞으로 자주 볼 사이 아닙니까?] 조구영도 별생각 없이 큰소리로 웃으며 대답했다. 장영도는 체면이 섰고 개운한 기분으로 전화를 끊었다. “조 회장님이 승낙했으니, 처형 가족들도 저희와 함께 식사하러 가시죠.” “제부,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류혜진은 고마워 어쩔 줄을 몰라했다. 때마침 세화가 회사에서 돌아왔고 말을 듣고는 장영도에게 역시 감사를 표했다. 동혁은 항난그룹에서 돌아온 후 줄곧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류혜진이 와서 몸을 흔들었다. “어머니, 무슨 일이에요?” 동혁은 졸린 눈으로 물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자고 있어? 잠못자서 죽은 귀신이라도 들렸어?” 류혜진은 늘 동혁에게 불만이었다. “됐고 일어나. 에메랄드정원에 가서 조 회장님 댁하고
“장 중위님, 환영합니다.” 장영도 가족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3대 가문의 가주들이 가족들과 함께 직접 문으로 마중 나왔다. 그들은 최대한 극진한 예우를 베풀었다. 장영도는 당연히 이런 대우를 받아 놀라며 재빨리 말했다. “세 분 회장님, 여기는 모두 저희 가족들입니다. 제가 소개하겠습니다...” 그는 함께 온 가족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했다. 3대 가문의 가주들은 모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장영도는 내키지 않았지만 동혁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여기는 이동혁, 제 조카사위...” “이동혁?’ 장영도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3대 가문의 가주들의 얼굴표정은 이미 발끈하며 화가 가득해졌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우리 앞에 나타나다니.” 조구영은 이를 갈며 동혁을 노려보았다. 그는 동혁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겠다는 듯이 매서운 눈빛으로 째려보았다. 나머지 두 가주의 반응 역시 조구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장영도 가족과 세화 가족은 모두 안색이 급변했다. 3대 가문이 동혁을 이렇게까지 증오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동혁을 매섭게 쏘아보는 장영도는 지금 매우 후회하고 있었다. ‘처형이 부탁하더라도 이 바보를 데려와서 이렇게 분위기를 난감하게 만들지 말았어야 했는데.’ 모두의 시선이 장영도를 향하자 류혜연이 그의 옷을 잡아당겼다. 장영도는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입을 열었다. “세 회장님, 전 이동혁이 3대 가문의 미움을 사고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부탁으로 저도 어쩔 수 없이 동혁이를 데리고 와서 이렇게 세분의 회장님께 사과드리고 용서를 빌려고 합니다.” “용서를 빈다고요?” 3대 가문의 가주들은 뜻밖이라고 생각하며 서로 눈을 맞추었다.그들은 서로의 눈에서 기쁨을 보았다. ‘이동혁이 항남의 기일 전날인 오늘 특별히 에메랄드정원에 찾아왔길래 우리에게 한방 먹일 줄 알았는데.’ ‘뜻밖에 우리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러 왔다니.’ “심 총지휘
“이동혁, 네놈은 우리 조씨 가문에서 평생 하인으로 일해도 이 죄를 속죄할 수 없어.” 조명희가 가사도우미가 된 일로 조씨 가문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허윤재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내 아들 허명신, 허씨 가문의 외아들을 네놈이 식물인간으로 만들었으니 그것도 내게 용서를 구해야 할 거야.” “그리고 내 아들 천우민은 어떻고? 네게 다리를 밟혀서 지금 병상에 누워 다리 절단을 기다리고 있어. 진통 주사를 계속 맞아야 고통이 완화될 정도로 심각하다고.” “내 너를 능지처참이라도 해야 지금 내 마음속의 분노가 가라앉을까 말 까야!” 천정윤 역시도 분노로 가득해 소리치며 치며 발을 굴렀다. ‘이렇게 큰 잘못을 하고서.’ ‘이동혁, 네놈이 무릎을 꿇는 것으로 우리 용서를 구하려 한다고?’ ‘꿈 깨라!’ ‘네놈을 백 번, 천 번 죽인다고 해도 우리 아들딸이 겪은 고통에 비할 수 없을 테니.’ 세화 가족과 장영도의 가족은 가만히 이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이미 너무 놀라 완전히 몸이 굳어 벼렸다. 머릿속은 이미 텅 비어 아무런 생각도 전혀 할 수 없었다. ‘동혁이 에메랄드정원을 의관총으로 바꾸려고 한 것도 모두 상식을 벗어난 일인데.’ ‘뜻밖에도 방금 세 회장이 언급한 이 사건들은.’ ‘더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동혁 씨가 다 벌였다고?’ 세화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동혁을 보는 눈빛은 마치 이제 곧 죽을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은 일을 저질렀으니.’ ‘이동혁은 이제 그냥 살 수 없을 거야.’ ‘네 탓이야. 모두 네가 벌인일이니 죽어도 남 원망 마라.’ “이동혁, 네놈이 지금 우리에게 용서를 빌어도 이미 늦었어. 네놈이 우리 3대 가문에 얼마나 많은 일을 저질렀는지는 너도 스스로 잘 알고 있잖아.” “우선 지금부터 에메랄드정원에서 하루 종일 무릎을 꿇고 있어, 그 후에 너를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지.”조구영의 말에 다른 두 가주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동혁에 대한 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