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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임원회의

Author: 우주멍
“결혼도 안 했는데 남자랑 노는 게 어때서? 회사가 그런 것까지 관여하면 안 되잖아!”

“하지만 그 남자가 정신병이 있는 바보래. 정신병원에 몇 년 동안 갇혀 있다가 풀려나서, 데릴사위가 되었다고 하던데?”

“에이 설마, 송 과장이 눈이 얼마나 높은데, 그런 바보를 상대한다고?”

“송 과장 왔다.”

송소빈이 인사부에 들어서자 동료들이 자신에 대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동료들은 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른 입을 다물더니, 계속 이상한 눈초리로 그녀를 훑어보았다.

무관심과 경멸의 눈빛을 보냈고, 많은 사람들이 송소빈을 비웃었다.

그런 시선에 둘러싸인 송소빈은 마음에 불안함을 느꼈고,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범 부장이 이렇게 잔인할 줄은 몰랐는데? 뜻밖에도 나와 동혁 씨의 스캔들을 미리 꾸며서 동료들 사이에 퍼뜨리다니.’

이것은 송소빈이 해고된 후에도,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오명이 계속 따라다닐 수 있는 문제였다.

송소빈은 화가 나서 직접 해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다 참았다.

‘내가 해명하려고 하면 할수록, 나만 더 초라해지고 모욕감만 커질 거야!’

해고된 평범한 동료와 그룹 임원으로서 잘 나가는 직속상관을 비교하면, 바보라도 어느 편에 설지 잘 알 수 있다.

“송소빈, 퇴직 수속하러 오라고 했더니, 왜 오후에나 나온 거야?”

바로 그때, 범연희가 거들먹거리며 사무실로 걸어왔다.

“곧 새로운 사람이 올 거예요! 누구 두 명이 가서, 저 자리에 널려진 것들을 빨리 싹 다 치워버려요!”

퍽!

탁탁!

송소빈의 자리에 있던 개인 소지품들이 몇몇 동료들에 의해 마구 치워져 외부 복도에 가차 없이 버려졌다.

그녀가 가장 아끼는 곰돌이 푸 물컵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이게 바로 네가 어젯밤 그 쓸모없는 인간을 편들다 맞이한 결과야!”

“같은 항난그룹 선임 직원인데, 지금 임원회의에 참석하러 가는 난 앞으로 계속 승진하고 월급도 올라 황금빛 인생을 살겠지? 근데 넌 직장을 잃었으니, 네가 이제 뭘로 네 그 병든 어머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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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이 깨어났다   제365화 내가 그 권한을 줬어요!

    수소야는 버버리 슈트를 입고 있었는데, 지난 주부의 옷차림을 했을 때와는 풍기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네, 회장님이 곧 도착하실 겁니다.” “와!” 참석한 임원들이 순간 환호성을 냈다. 그들은 항난그룹을 재건하고, 자신들을 다시 그룹으로 돌아오도록 모은 회장에 대해 감사와 존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 범연희도 깜짝 놀라며 정신을 단단히 차렸다. 그녀는 인사부 부장보다는 회장의 눈에 직접 들어 비서가 되기를 희망했다. 그것이 고위층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 앞에 있는 백 명이 넘는 임원들을 보며, 그중 자신이 가장 어리고 아름다우니, 기회가 주어질 확률이 가장 크다고 생각했다. 백 쌍이 넘는 눈이 수소야의 등뒤 문을 뜨겁게 주시하고 있었다. 회장실은 매우 큰 독립적인 공간이다. 그리고 회장실과 대회의실은 연결되는 독립된 통로가 있었다. ‘백 회장님은 틀림없이 저리로 들어오실 거야!’ 쫙! 많은 사람들이 기대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그 문이 갑자기 열렸다. 범연희 등은 정신을 바짝 차렸다. ‘회장님이 도착하셨어!’ 그러나 다음 순간 그들의 눈빛이 모두 굳어졌고, 이어서 분노가 끓어올랐다. 입구에 서 있는 사람이 뜻밖에도 물품 박스를 멍하니 안고 있는 송소빈이었기 때문이다. 쾅! 범연희는 흥분하여 즉시 책상을 내려치며 일어났다. “송소빈 씨, 아주 겁을 상실했군요. 해고도 당했는데 감히 대회의실에 함부로 침입하다니요? 수 사장님을 찾아와 사정이라도 해서, 해고 결정을 취소하게 하려고 그러는 건가요? 회사 규정이 뭔지 아예 몰라요?” 송소빈은 이 고함 소리에 놀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방금 전까지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송소빈은 동혁이 자신과 농담을 하고 있는 줄로 여기며, 29층으로 올라왔다.‘임원회의가 열리는 동안, 밖에는 경호원이 지키고 있으니 우리들을 바로 막을 거야.’하지만 생각지도 않게, 동혁은 송소빈을 모르는 곳으로 데려갔다.그 둘은

  • 전신이 깨어났다   제366화 모두 해고

    콰쾅! 수소야의 말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회의실에 모든 임원은 심장이 터져나갈 듯이 매우 놀랐다. “이, 이게 말이 돼, 저 바보가 회장일 리가 없어!” “회장님은 백항서라고 하지 않았어?” 범연희, 하강원 등 어젯밤 생일 파티에 참석한 10여 명의 임원을 포함한 모두가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어젯밤에 동혁을 끝도 없이 모욕했었다. 만약 동혁이 정말로 백항서라면, 그들 모두 같은 운명공동체로 이제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백항서라는 이름은 회장님이 쓰시는 가명으로, 이전에 백항남 회장님과 항난그룹을 위협했던 사람들에게 그룹의 재건을 알리기 위해 사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수소야가 낮은 음조로 말했다. 이 말로 범연희 등이 가지고 있던 희망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안돼!” 놀란 범연희는 머릿속에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짙은 화장을 한 곱고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종이처럼 하얗게 변했다. 당황한 하강원은 몸 전체가 끓어오르는 것처럼 붉게 변했다. 크고 네모난 얼굴이 붉게 충혈되어 마치 붉은 피부로 유명한 관우를 연상하게 했다. 그는 충격으로 극도의 압박을 느꼈고, 갑자기 체내의 기혈이 솟구치더니 목이 빨갛게 달아올다. “푸우!” 약간의 피를 뿜었다. 어젯밤 생일파티에 참석한 다른 임원 10여 명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중에는 놀라서 주저앉는 사람도 있었다. 바지에 오줌을 지린 사람들도 많았다.어떤 사람들은 충격으로 책상 가장자리를 붙잡고, 마치 북이 울리는 것처럼 크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해안가로 밀려온 물고기처럼 숨을 헐떡였다. 하지만 다른 임원들은 그들만큼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어쨌든 그들은 동혁에게 밑 보인 적이 없었다. 그저 동혁이 자신들의 회장인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동혁은 H시에서 정말 유명했다. 진씨 가문의 바보 사위라면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누구나 무시하던 그 바보에 쓸모없는 인간이 뜻밖에도 3대 가문의 손

  • 전신이 깨어났다   제367화 야무진 꿈

    동혁이 냉정하게 선언했다. 범연희 등은 지금 벼락을 맞은 듯 얼굴이 검게 변하여 사색이 되었다. “아아, 카이엔까지 새 차로 뽑았는데, 이번에 실직하면 어떻게 대출금을 갚아!” 곧 회의실 곳곳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났다. “이 사람들을 모두 쫓아버리세요!” 동혁은 가차 없이 손을 흔들어 범연희 등을 회의실에서 끌어내게 했다. 몇 분 후,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모든 직원 앞에서 20명의 임원들이 그룹 건물에서 끌려 나와 내일 개명식을 준비하기 위해 무대를 만들고 있는 문 앞 광장에 던져졌다. 이번에는 그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며 창피함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받아들일 수 없어!” 범연희는 자신의 처지를 달가워하지 않으며, 비명을 질렀다. 다른 임원들은 모두 그녀를 바보처럼 쳐다보았다. 그들 역시 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들이 달갑지 않게 여겨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동혁은 항난그룹의 회장이었고, 말 한마디가 곧 그룹의 결정이었다. 동혁이 그들을 해고한다 하면, 그들은 저항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범연희가 갑자기 악에 받쳐 말했다. “내 말 좀 들어보세요. 이동혁이 백항서로 개명했는데 3대 가문에게 복수하려고 그렇게 했다기보다, 내가 보기에 단지 죽은 사람의 이름을 빌려, 자신을 건드리지 못하게 3대 가문에 겁을 주려는 의도 같아요” 이 말을 듣고 모두들 일제히 잠시 침묵했다. ‘일리 있는 얘기야!’ ‘H시에서 3대 가문은 최고의 위세를 가지고 있잖아.’ ‘이동혁이 그 3대 가문에게 복수하겠다고 큰소리쳤는데, 그가 그럴만한 실력이 있을까?’ ‘정말 실력이 있었으면 진작에 복수했을 거야.’ ‘굳이 백항서라는 가명도 쓸 필요도 없어.’ ‘그래, 가명을 쓰는 것은 3대 가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허세를 부려 겁만 주려는 게 틀림없어!’ “하지만 네 말이 맞더라도, 지금 그게 무슨 소용이 있어?” 경호부 천지훈 부장은 이미 의기소침해졌다. “왜 소용없어? 우리가 이걸로 이동혁을 협

  • 전신이 깨어났다   제368화 당해 봐야 정신 차리지

    “개X식, 차에서 내려!” “당장 내려!”하강원 등은 이미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온몸에 퍼티 가루가 범벅이 되어 있었다. 쏜살같이 달려가 탱크 트럭과 세미트레일러를 막고 운전자를 내리라고 소리쳤다. 차에서 두 운전자가 내리자 사람들이 다시 그들을 겹겹이 에워쌌다. “솔직히 말해! 이동혁 그 개X식이 우리에게 복수한다고, 당신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지시했지?” 하강원은 노발대발하며 소리쳤다. “이동혁이 누구죠? 우리는 모르는 사람이에요.” 운전기사가 생글생글 웃고, 양팔을 벌리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하자, 둘러선 사람들이 더 화가 났다. “좋아, 우리를 이 꼴로 만들어 놓고 지금 웃음이 나오지?” “분명 시치미를 떼는 거야. 이동혁 그 개X식이 시키지 않았더라면, 저 사람이 퍼티 가루를 이곳으로 싣고 왔겠냐고!” “다 필요 없어. 이동혁 그 자식이 지시했든 안 했든 간에, 지난 일이든 지금 일이든 다시 싹 다 돌려주면 돼. 일단 지금 당장 이 자식들부터 무릎을 꿇고 우리에게 사과하라고 하자.” 범연희는 분노하여 두 운전기사를 가리켰다. “여기 우리들은 모두 사회엘리트야. 막노동이나 하는 너희들 같은 운전기사들이 감히 우리를 함부로 대하다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우리도 이 일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어!” “무릎을 꿇지 않으면요?” 한 운전자가 냉소했다. 짝! 범연희는 상대의 뺨을 후려갈기며,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무릎을 꿇지 않겠다고? 감히? 내가 너희들을 H시에서 취직도 못하게 해서, 너희 가족들이 모두 당해봐야 정신 차릴래?” 그 기사는 범연희가 때리려고 시늉만 했지 정말 때릴 줄은 몰랐다. 그래서 미처 피할 틈이 없었다. 그 운전기사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렸다. “젠장, 이 버릇없는 여자가 감히 나를 때려? 너 오늘 죽었어!” 말하면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형님, 제가 미친 계집애한테 맞았어요, 빨리 사람 좀 데리고 오세요!” “흥, 화물차나 운전하는 악취 나는 운전기사

  • 전신이 깨어났다   제369화 전문 보안 부서 구축

    “우선 송소빈 씨를 회장 비서로 임명하고, 범연희가 맡았던 인사부 부장을 겸임하도록 하겠습니다.” 동혁의 말이 떨어지자 회의실의 사람들 사이에서 적잖은 파문이 일었다. 송소빈도 항난그룹의 오랜 직원이지만, 이전에는 인사부의 과장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 뜻밖에도 회장 비서가 되었다. 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송소빈이 단숨에 동혁의 최측근 직원이 되었으니 가히 고속승진이라 할 수 있었다. 거기에 그녀는 젊은 나이에 인사부 부장으로 승진까지 했지만, 그건 오히려 아무것도 아니다. 회장 비서는 이미 그룹의 고위층 임원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장을 겸하는 것은 놀라울 것도 없었다. 동혁은 강한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의롭고 용감하게 행동한 송소빈의 행동을 높이 샀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젊기 때문에, 아직 경험과 훈련이 필요했다. 갑자기 그녀를 그룹 부사장으로 앉히는 것은 오히려 그룹 내 분란을 조성할 수 있었다. 가만히 자리에 있던 임원들은 송소빈에게 부러움과 질투의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아무도 감히 동혁의 임명에 의문을 제기하지 못했다. 다 범연희 등의 덕분이다. 동혁이 처음으로 그룹 임원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20명의 임원을 단숨에 해고했다. 회장의 말 한마디에 힘이 생겼고, 회장의 결정권에 아무도 토를 달수 없었을 정도로 권위가 세워졌다. 송소빈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었고, 길에서 금덩이를 줍는 것과 같은 좋은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뜻밖에도 하늘이 돌보는 행운아가 되었다. ‘방금 전까지, 난 사람들 앞에서 범연희에게 조롱을 받으며 인사부에서 쫓겨났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나와 범연희의 운명이 바뀌었어.’ ‘이 모든 것이 회장님 덕분이야!’ “감사합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송소빈은 감격에 겨워 동혁에게 허리 굽혀 인사를 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제 그녀는 해고되어 병든 어머니를 치료할 돈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370화 죽일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이전에 동혁은 고동성에게 백야특수부대를 전역한 특전사들을 불러 9호 단독주택을 안전하게 지키라고 했다. 사실 고동성에게 그 후보자가 굉장히 많았었다. 하지만 단독주택을 지키는 일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 없어서 4명만 보냈다. 지금 동혁의 지시를 들은 고동성은 오히려 기뻐했다. 전역한 다른 선임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남그룹처럼 큰 기업에, 회장님이 전신이야.’ ‘대우 면에서 당연히 우리 병사들을 푸대접하지 않을 테니, 다른 곳에 취업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고동성은 부하 병사들을 형제처럼 대했다. 동혁이 형제들에게 갈 곳을 잘 마련해 주어서, 고동성은 감사하기 그지없었다. [네, 교관님,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고동성은 기쁘게 승낙했다. “이미 해결됐어요.” 동혁은 수소야에게 휴대폰을 흔들었다. 동혁이 전화 한 통으로 백야특수부대에서 제대한 특전사들을 불러 모으는 것을 보고, 수소야는 동혁이 보여준 인맥에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동혁을 뒤덮은 의문 가득한 후광이 신원이 드러나면서 어두워지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강렬해졌다. “그럼 전 개명식을 준비하러 가겠습니다.” 수소야는 동혁에게 고개를 숙여 가볍게 인사를 하고 회장실을 떠났다. 아래층 그룹 앞 광장에는 내일 개명식을 위한 단장이 한창이었다. “3대 가문, 내일 너희가 어떤 수작을 부릴지 한번 두고 보자고!” 동혁은 회장실 유리벽 앞에 서서 차분히 밖의 상황을 보았다. 곧 다음날이 되었다. 광도그룹이 정식으로 항난그룹으로 이름을 바꾸는 날이다.이는 최근 며칠 동안 H시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한 행사가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항난그룹은 한때 눈부신 영광을 누리던 기업이었다. 백항남 회장이 그룹을 세우고 성공한 후 금의환향하여, 항난그룹을 데리고 H시로 돌아와 고향의 발전에 기여했다. 그 기세가 대단해 당시 비교대상이 없었다. 전직 시장이었고, 지금은 도지사로 승진한 부용성은 백항남의 든든한 조력자였다.

  • 전신이 깨어났다   제371화 깽판 치러 오는 무리

    개명식에 앞서 선우설리가 초대할 손님 명단을 작성했다. 9시 반이 되자 그 손님들이 속속 도착했다. “소윤석과 오종천?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직접 오다니!” “그리고 대신투자개발의 류진광 사장, 천공그룹 H시 담당의 원소강 사장!” “오광그룹, R시 원경그룹 사장...” “항난그룹 인맥이 이렇게 넓을 줄은 몰랐는데?” 놀란 기자들은 플래시를 미친 듯이 깜박거리며 카메라를 멈추지 않았다. 카메라 빛으로 초대된 거물들의 얼굴이 온통 새하얗게 비쳤다. 그룹 빌딩의 꼭대기 층, 회장실. 수소야는 이 전례 없이 성대한 광경을 보고 감격하여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회장님, 정말 개명식에 직접 나서지 않을 생각이신가요?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회장님 때문에 온 거잖아요? 왜 이런 좋은 기회를 사용해 H시의 모든 사람들에게 회장님이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쓸모없는 인간, 능력 없는 데릴사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지 않나요?” 수소야는 선우설리가 직접 전화를 걸어 항난그룹으로 불렀다. 동혁이 백항서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그녀는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 많았다. ‘최근 H시를 들썩거리던 건축자재협회를 2조 원에 인수한 성세그룹 회장도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동혁 씨야.’ ‘H시의 모든 사람들이 경멸하고 비웃는 동혁 씨가 사실 H시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니.’ ‘H시의 갑부 황지강조차도 동혁 씨 앞에서 머리를 숙이며 지시를 따를 정도야.’ 그런 동혁이 사람들의 비난을 견디고 계속 몸을 낮추고 있다는 사실을 수소야는 정말 믿기 어려웠다. “소야 씨, 항난그룹은 항남과 당신이 함께 힘들게 세운 거예요. 오늘은 소야 씨와 항남이 주인공입니다. 그러니 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습니다.”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내가 나타나면 사람들의 이목이 모두 내게 향할 것이 분명해.’ ‘그리고 지금은 내 모습을 드러낼 때가 아니야.’ “현재 항난그룹 주변에서 3대 가문의 첩자들이 몇 명이나 제 정체를 알아낼 기

  • 전신이 깨어났다   제372화 용비무술학교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갑자기 나타나 개명식을 하는 현장으로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올 때였다. 무대 상공에는 여러 대의 드론이 띄엄띄엄 날며 여러 각도에서 현장을 녹화하고 있었다. 녹화된 장면들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에메랄드정원으로 실시간으로 생중계되었다. 3대 가문 가주들은 고급스러운 홍차를 마시며 벽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그 생방송을 보았다. “조 회장, 우리가 이렇게 많은 인원을 투입해 항난그룹에서 소란을 피우게 했는데, 만약 그 백항서의 전화 한 통으로 군대나 경찰이 온다면, 괜히 우리가 자발적으로 그에게 약점을 잡히는 게 되지 않을까?” 개명식 현장에 나타난 무리를 본 허윤재가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오늘 항난그룹에 사람을 보내 소란을 피운 것은 모두 조구영이 혼자 꾸민 일이었고, 다른 두 가주는 단지 그 일을 전해 들었을 뿐이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몇 백 명을 보내서 소란을 피운다면 분명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보통 상대는 이런 큰 규모의 싸움을 보면 놀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백항서였다. 백항서는 군부에 연줄이 두터웠다. ‘이전에 H시 군부 병참부의 황현동은 우리 3대 가문도 모두 아첨을 해야 했던 인물이었어.’ ‘하지만 백항서의 미움을 산 후 바로 해고되었지.’ ‘듣자니 국외 전쟁터로 보냈다고 하던데, 이번 생에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험하다고 했어.’ ‘괜히 백항서가 전화 한 통으로 군대라도 부르면 큰일인데!’ ‘총이 있는 전투 부대에 비하면 우리가 보낸 사람은 바로 집에서 키우는 개나 닭보다 못해.’ ‘그러다 정말 백항서에게 약점이라도 잡히면 어쩌지?’ 천정윤도 허윤재와 같은 걱정을 했고, 조구영을 쳐다보았다. “허 회장, 천 회장 걱정 마라고. 내가 오늘 배치한 이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깨끗하고 합법적이라, 그 누구도 약점을 찾을 수 없으니까!”조구영은 웃으며 말했다. “백항서가 쓸데없이 군대를 불러도 어쩔 수 없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국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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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81화 또 어떤 카드가 있는지

    [그리고 이씨 가문의 이천성도 이동혁이 자기 입으로 두 다리를 부러뜨렸다고 했지.][그 이동혁은 완전히 꼴통이야. 그놈은 네가 명문가의 도련님인지 아닌지 가리지 않아...]”오한민의 말투는 더없이 진지했다.진심으로 사정우를 걱정해서 일깨워준 건지, 일부러 열받게 만들려고 한 말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아무튼 이 말은 단번에 사정우의 승부욕을 뼛속까지 자극했다.“이천성 그 기생오라비 같은 병신을 저하고 비교할 수 있나요?”코웃음을 친 사정우가 오싹한 말투로 말했다.“그럼 이번에는 제가 그 이가 놈에게 진짜 명문가의 도련님이 뭔지 알게 해 줄게요.”“그놈을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보다 더 간단하지요!”사씨 가문이라는 명문 가문을 등에 업고 있기에, 사정우는 이런 배짱을 가지고 있었다.오한민은 계속해서 권유했다.[정우야, 그래도 너무 방심하지 마. 그놈은 H시의 전 시장인 하세량과 한통속이야.][지금 하세량이 물러났지만 그 영향력은 아직 남아 있어. H시경찰국 국장인 조동래가 바로 하세량의 심복이지...]“원래 그놈의 뒷배경이 하세량이군요. 알겠어요.”사정우는 입가에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다.리성투자회사 사무실에서도 전화를 끊고 난 오한민의 입가는 냉소가 흘렀다.‘이씨 가문에서는 하세량에게 도지사 곽원산이라는 백이 있는 걸 꺼렸지. 경솔하게 이동혁에게는 손을 대지 못한 채 거듭 내게 이동혁을 손을 손보라고 했어.’‘마침 잘 됐어. 사정우를 앞세워서 이동혁에게 또 어떤 카드가 있는지 시험해 보는 거야.’‘물론 이동혁이 곧바로 사정우의 손에 죽게 된다면, 그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아직 병원에 누워 있는 아들 오반석을 생각하자 눈빛에서는 뼈에 사무치는 원한이 드러났다. 곧 오한민은 비서를 불러서 지시했다.“이동혁의 동향을 시시각각 주시하도록 해. 일단 그놈이 벗어날 수 없는 곤경에 처하게 된다면, 우리가 그들의 재산을 뺏을 수단을 쓸 수 있어...”지금 오한민의 욕심은 아주 거대했다.세화가 장악하고 있는 두 그룹과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80화 상대하기 힘든 골통

    “정우 도련님, 괜찮으세요?”사정우를 부축하고 그의 상태에 신경을 쓰면서, 강경영은 남경찰서에서 나왔다.“내가 괜찮은 사람처럼 보여?”사정우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서 음흉하기 짝이 없는 눈빛으로 남경찰서의 간판을 바라보았다.“여기 있는 놈들의 신상 자료를 바로 찾아서 가져와.”“나 사정우는 아무 놈이나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이번에 내가 H시의 이 촌것들에게 나 사정우를 건드린 대가가 어떤 것인지 깨닫게 해 주겠어!”명문 사씨 가문 출신인 사정우는 여태까지 자신이 사람을 짓밟기만 했다.‘거대한 S시에서조차 감히 나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몇 명 없어.’‘코딱지만 한 H시에 와서 보잘것없는 데릴사위의 손에 의해서 무고한 죄를 뒤집어쓸 줄 누가 알았겠어! 게다가 남경찰서의 놈들에게 한바탕 두드려 맞기도 했어.’‘이 일이 S시에 알려지면, 사씨 가문의 장남인 내가 앞으로 무슨 낯으로 사람들을 대한단 말이야?’“정우 도련님, 안심하세요. 도련님의 일이 바로 제 일입니다. 도련님이 말하지 않더라도 제가 그 놈들을 틀어쥐고 도련님에게 해명하게 하겠습니다...”강경영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사정우는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방금 말한 놈들은 모두 잔챙이들이야. 하지만 두 년놈은 내가 어떻게든 가만두지 않겠어.”“마침 그 두 사람은 강 대표가 이번에 H시에 온 일과도 관련이 있어.”“아... 저하고 관련이 있다니요?”강경영은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사정우가 큰 소리로 말했다.“바로 당신이 입회를 고찰하기로 한 그 진세화하고 그 여자의 X밥인 데릴사위 남편이야.”“강 대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사정우가 강경영을 힐끗 보자, 강경영은 몸을 움찔하면서 곧바로 태도를 표명했다.“정우 도련님, 안심하세요. 그 여자가 도련님에게 미움을 샀다면, 절대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짝!강경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뺨에서 불이 났다.“내가 그 X을 사해상공회의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9화 배상금

    갑자기 길을 막은 세화를 보자 강경영의 눈이 번쩍 뜨였다.강경영의 눈빛 속에 드러났던 탐욕의 기색은 곧 사라졌다. 마음을 진정시킨 강경영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진 회장이라... 그렇지, 잠시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나요?”이미 아래층에서 한참 동안 기다렸기에, 지금 강경영의 짜증을 내는 표정을 보자 세화의 마음속 불만은 더 커졌다.‘비록 내가 조사를 받는 입장이지만, 모두 동등한 관계야.’‘왜 이 강 대표는 내가 마치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처럼 여기는 거야?’그래도 세화는 여전히 아주 정중하게 말했다.“강 대표님, 앞서 저희가 식사를 약속했는데, 지금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보세요...”그러나 세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경영이 짜증을 내면서 말을 끊었다.“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계속 기다리세요!”‘지금 가장 빨리 사정우를 빼내야 하는데, 진세화와 밥을 먹을 시간이 어디 있어?’이 말을 마친 강영경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데리고 훌쩍 떠났다.그 자리에 선 채 이를 악물고 있는 세화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차갑게 강경영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동혁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여보, 상대가 우리를 곱게 대하지 않는 이상 우리도 돌아가자.”“됐어, 조금만 더 기다려 보고...”세화는 고개를 저었다.‘사해상공회의소는 N도 재계의 거대 단체야. 직원의 태도가 좀 거만한 건 이해할 수 있어.’‘내 밑의 두 그룹의 향후 발전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화도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야.’반대편.강경영은 곧 변호사를 데리고 남경찰서로 달려갔다.교통사고가 남경찰서의 관할구역에서 발생했기에, 사정우는 이곳으로 끌려가서 유치장에 갇혀 있었다.동혁이 이미 임창호를 통해서 조동래에게 손을 썼기 때문에, 남경찰서 쪽에서는 기꺼이 사람을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그러나 배상금액을 본 강경영은 화가 치밀었다.“배상금이 20억 원? 마세라티에 부딪쳤다더니 금액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의 가격이 2억에서 4억 원 정도이기 때문에 사해상공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8화 나 오한민의 체면

    오한민은 강경영이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다.결국 명령을 내린 사람은 H시경찰국의 최고 책임자인 경찰국장이다. 강경영이 입으로는 아무리 상대방을 업신여긴다 해도, 아무나 찾아서는 상대방의 입을 다물게 할 수는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곧바로 H시의 시장을 찾으려고 했다.그러나 지금 H시는 시장이 새로 바뀐 상태였다. 신임 시장의 이름조차 모르는 상태라서, 강경영이 찾으려고 해도 찾을 방법이 없었다.곧 오한민과 연락이 닿았다.[경영 아우님, 조동래 그자는 내가 알지. H시에서는 차가운 염라대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강골로 통하지.][이번에 사정우가 조동래의 손에 넘어갔으니, 확실히 처리하기가 쉽지 않겠어...]전화기 맞은편의 오한민은 난감한 말투였다.강경영은 식은땀을 닦으며 아부했다.“오 사장님, 사장님의 수단이라면 강골은 말할 것도 없고, 제 아무리 노회한 인간이라도 부드럽게 만들 수 있겠지요.”“오 사장님이 좀 도와주십시오. 사정우만 빼낼 수 있다면 저뿐만 아니라 사씨 가문도 은혜를 입게 되는 겁니다.”오한민은 다시 딴청을 부리면서 망설이는 척하다가 비로소 말했다.[알았어, 그럼 조동래의 직속 상관을 찾아야 제압할 수 있어.][내가 H시의 새 시장과 연락해서 사정우를 구할 수 있는지 한번 볼게.]강경영은 오한민이 또 허세를 부리면서, 자신이 더 큰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여기게 하려는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오한민이 정말 자신이 없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결국 오한민 자신도 새 시장을 본 적이 없었다. 단지 새 시장이 부임한 지 고작 2, 3일 만에 이미 두 개의 큰 사건을 터뜨렸고, 많은 사람들을 처리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척 보기만 해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오한민 자신은 새 시장과 전혀 연락이 닿지 않기에, 2인자인 임창호 부시장에게만 연락할 수 있었다.명성호텔 1층 로비에서 동혁은 임창호의 전화를 받았다. [시장님, 리성투자회사의 오한민이 전화를 걸어서 사씨 가문의 사정우를 도와달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7화 사정우가 체포되다니?

    명성호텔에 온 동혁과 세화는 직원들의 환대를 받았다.지난번 동혁이 이곳에서 Y국 영사 해리슨을 무릎 꿇고 사과하게 만든 일은 직원들에게 깊은 이미지를 남겼기 때문이었다.“안녕하세요, 사해상공회의소의 대표에게 통보해 주세요. 세방그룹 회장 진세화 씨가 회견을 요청한다고요...”세화는 친절하게 직접 접대하러 온 매니저에게 말했다.이번에 온 사해상공회의소는 대표단은 모두 명성호텔에 묵고 있다. 그리고 호텔 한 층의 객실을 전부 사용하는데 이는 그들의 재력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다.“그럼 진 회장님, 잠시만 기다리세요.”두 사람에게 고개를 끄덕인 매니저는 곧바로 통보했다.현재 9층의 회의실.사해상공회의소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이상하게 조용한 분위기였다.“무슨 소리야, 사정우가 체포되다니?”“H시 경찰국 사람들이 뭘 잘못 먹은 거야? 감히 사정우를 잡아넣다니!”비쩍 마른 남자가 펄쩍 뛰면서 화를 냈다.이 사람은 바로 이번 사해상공회의소가 세화를 살펴보기 위해서 H시에 파견한 대표단의 강경영 대표였다.지금 강경영은 섬뜩할 정도로 굳은 표정이었다.사정우는 이번에 대표단의 일원으로, 자신과 함께 H시로 관광 겸해서 왔다.이런 명문가의 도련님은 당연히 대표단에 얌전하게 붙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H시에 도착하자마자 불량배 친구 한 패거리를 불러서 나가서 한밤중까지 쏘다녔다.강경영은 관여하지 않았고 감히 관여할 수도 없었다.사정우의 부친 사세준은 명문 사씨 가문의 중요 인물일 뿐만 아니라,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이자 강경영의 자신의 은인이기 때문이다.강경영 자신은 기껏해야 사세준이 기르는 애완견에 불과할 뿐이다.그래서 사정우가 H시에서 누군가와 추돌사고가 났는데, 사고를 낸 사람은 아무 일도 없는 반면에 오히려 사정우가 잡혀서 유치장에 갇혀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강경영은 당연히 크게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도대체 누가 사정우 도련님을 잡아넣으라고 명령했는지 당장 조사하고 손을 써!”강경영은 사해상공회의소의 직원에게 지시했다.명령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6화 눈에는 눈

    “너, 너 공직자가 감히 나를 때려! 너 이건 폭력적인 법 집행이야. 너 죽고 싶어?”나태성은 얼굴을 감싼 채 뒤로 물러선 나태성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조동래를 바라보았다.“네 따귀를 때린 건 그나마 가벼운 거야.”무표정한 표정의 조동래가 차가운 목소리로 내뱉었다.“이 사람은 법 집행에 저항하면서 공직자를 위협했기에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데다가 계속 행패를 부렸기에 체포합니다.”구경하던 시민들이 다시 한번 환호성을 질렀다.아무도 조동래가 뺨을 때린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저 나태성이란 놈은 정말 사람을 열받게 만들었는데. 조 국장님이 우리를 대신해서 때린 거야.’‘졸졸 따라다니면서 앞잡이 노릇이나 하는 졸개 놈이 감히 노골적으로 한 시의 경찰국장을 위협했지.’ ‘만약 저 놈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다면, H시정부의 위엄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어?’‘조동래가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명문 사씨 가문을 앞세운 나태성의 따귀를 때렸어.’사정우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그는 마침내 상대방이 명문 사씨 가문을 들먹여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더 이상 눈치 없이 굴다가는, 조동래의 성질대로라면 나도 뺨을 맞게 될 거야.’이렇게 생각한 사정우는 계속 상대방과 다투려는 생각을 접었다.그러나 두 명의 경찰관에게 끌려가게 되자, 사정우는 참지 못하고 동혁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이동혁, 맞지, 오늘 이 일은 내가 기억해 두겠어.”“이게 끝이라고 생각해? 허허, 나는 곧바로 나와.”“그렇게 되면 너와 네 마누라에게 하나씩 천천히 이 빚을 계산하겠어...”사정우가 소란을 부리는 모습을 웃으면서 보고 있던 동혁이, 갑자기 앞으로 나가더니 맥라렌의 차문을 맹렬하게 걷어찼다.쾅!큰 소리와 함께 차문 전체가 납작해졌다.“이 이가 놈, 너 지금 죽고 싶다는 거지!”분노가 극에 달한 사정우는 핏줄이 솟을 정도로 분노의 고함을 쳤다.‘내가 이 부서진 차를 다시 운전할 생각은 없다 해도, 이동혁은 모든 사람들의 면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5화 지금 뭐 하는 짓거리야?

    경찰의 현장 답사는 아주 빨리 진행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결과가 나왔다.조동래가 부하들에게 그 자리에서 교통사고 경위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하는 걸 본 사정우는 웃음을 터뜨렸다.‘보아하니 조동래는 적당히 구슬려서 화해시킬 생각도 없고, 바로 이 자리에서 내게 줄을 대려는 모양이네.’“이동혁, 내가 말했지, H시라는 이 촌동네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이제 너는 내가 즐길 수 있게 순순히 네 마누라를 내놓으면 돼!”사정우는 아주 유쾌한 듯이 웃으면서도 탐욕스러운 눈빛은 줄곧 세화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벌써부터 조금 뒤에 어떻게 이 여자를 시중들게 할 것인지 생각하고 있었다.동혁이 생각을 바꾸는 것 따위는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았다.동혁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지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감사해야 해. 사람들만 없다면 너는 정말 비참하게 박살이 났을 거야.”‘어쨌든 지금 내가 H시의 시장이니까 영향이 미치지 않게 주의해야 해.’‘아직은 내 신원을 아는 사람이 얼마 없지만,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겠지.’바로 이 점 때문에 동혁은 사정우에게 손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조동래에게 전화할 필요도 없었다. 동혁 자신이 해결하면 될 것이다.“계속 주둥이를 놀려봐.”조동래가 다가오는 걸 보면서도 사정우는 킥킥대며 물었다.“조 국장, 교통사고 경위서는 나왔겠지요?”“이 추돌사고에서 우리 진회장님의 백 퍼센트 과실인가요?”조동래가 천천히 말했다.“사 선생님, 그렇습니다. 우리가 현장 조사를 해 본 결과 당신이 악의적으로 차선을 바꾸고 경쟁을 부추겨서 일어난 추돌사고입니다.”“그래서 이번 사고는 당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동시에 당신은 난폭운전과 무고한 시민에게 행패를 부린 공갈 협박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나중에 경찰에서 당신에게 상응하는 처벌을 내릴 것입니다...”조동래의 싸늘한 말에 사정우의 표정이 굳어졌다.“조 국장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 말을 들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4화 차가운 염라대왕

    눈썹을 찌푸린 사정우가 도발적인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좋아, 그럼 지켜보도록 해!”그렇게 말해도 사정우는 여전히 전혀 동혁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비록 상대방이 돈도 백도 없는 서민은 아니지만 항난그룹 회장이라도 그들 명문가 사람들의 앞에서는 여전히 상대조차 될 수 없었다. 사정우는 설사 H시의 시장이 직접 오더라도, 명문가 사씨 가문의 신분만 앞세운다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댈 수 없다고 믿었다.“이동혁, 내가 지금 너한테 자유롭게 실력을 발휘할 공간을 줄게. 네 마음대로 전화해서 인맥을 찾아봐. H시 시장을 데리고 와도 괜찮아.”“하지만 감히 나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내가 추잡한 말을 앞세웠다고 탓하지 마. 너는 돈을 배상해야 할 뿐만 아니라, 네 아내를 내 놀잇감으로 바쳐야 해!”“나중에 내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딴소리하지 마...”사정우는 세화의 아름다운 몸매를 쳐다보면서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세화는 놀라서 기절할 뻔했다.더 이상 사정우 따위의 질 낮은 인간과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동혁을 잡아끌었다.“동혁 씨, 차라리 우리가 손해를 보고 말자...”사정우를 흘겨보던 동혁의 눈빛에서 번뜩이던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여보, 날 믿어, 여긴 H시야.”세화를 달랜 동혁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조 서장님, 저하고 제 아내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자가 졸개들을 동원해서 길을 막고 있는데, 서장님이 직접 오셔서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전화를 받은 사람은 바로 H시 경찰국장 조동래였다.동혁의 말을 듣자, 조동래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감히 어떤 놈이 졸개들을 보내서 시장님을 막다니, 살고 싶지 않은 거야!’벌떡 일어난 조동래는 놀란 간부들을 내팽개친 채 회의실에서 뛰쳐나갔다.삐용삐용-10분도 안 되어 사이렌 소리를 울이면서 경찰차들이 잇달아 도착했다.조동래가 직접 온 데다가 H시 경찰국에서 교통업무를 담당하는 도영수 부국장도 함께 왔다.세화는 깜짝 놀랐다.비

  • 전신이 깨어났다   제1073화 겁내지 마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사정우는 뻔뻔하게도 동혁의 면전에서 네 아내를 데리고 놀 테니 아내를 내게 넘기라고 요구했다.구경하던 시민들조차도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느낄 지경이었다.“더러운 돈 좀 있다고 아주 대단하네 정말. 저 진 회장은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지만 너처럼 그렇게 멋대로 날뛰지는 않아!”“어디서 더러운 외지인이 굴러 들어와서 설치는 거야? H시가 네가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야!”“벼락부자 티나 내면서 정말 무법천지인 줄 아는 모양인데...”격분한 사람들이 잇달아 사정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그러나 사정우는 이런 비난하는 시민들은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오히려 씩 웃으며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너희 같은 교활한 인간들은 말을 좀 아껴야 해.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짖는다고 내 털끝이라도 건드릴 수 있겠어?”“너희 같은 버러지들이 내 신분을 안다 해도 전혀 두렵지 않아. 성도의 명문 가문 사씨 가문은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아이고, 여기 H시가 코딱지 만한 촌동네라는 걸 잊어버렸네. 너희 촌것들은 사씨 가문을 들어본 적도 없겠지.”“아무튼 이 작은 H시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 나 사정우의 일에 관여하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지!”“못 믿겠으면 좀 봐 봐. 사건이 터지고 나서 지금까지 수습하러 온 사람이 하나라도 있어?”사정우는 입만 열면 교활한 인간에 촌것들이라며 사람들을 멸시했다.뼛속까지 드러나는 사정우의 우월 의식에 시민들은 치를 떨어야 했다.그러나 사정우의 말은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확실히 사정우의 말대로 이 일대는 H시의 번화가야.’‘평소라면 관련 부서의 출동 속도는 엄청 빨라. 주차 위반 차량도 3분도 채 안 되어 딱지를 붙이지. 하물며 교통사고는 더 말할 것도 없어.’‘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경찰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설마 이 사정우의 말대로 H시 경찰조차도 개입을 꺼리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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