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안. 송소빈을 제외한 모두가 동혁을 빈정거리며 조롱했다. 심지어 오늘 밤 동혁이 생일파티에 페라리 488을 몰고 온 것조차 일부러 허세를 부렸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이미 동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자랑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어쨌든 그들은 사실이 어떠하든 아무 상관없었다. 그저 동혁을 심하게 조롱하고 동혁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만들어야 자신들의 어색함을 풀 수 있다고 생각했다. 룸 안 사람들의 신랄한 빈정거림에도 동혁은 그저 담담한 표정을 지었고, 오히려 입가에 미소까지 지었다. 동혁의 눈에, 룸 안에 사람들은 모두 속 좁고 어리석은 사람들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동혁에 자신들이 이런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단지 동혁을 많은 사람들에게 조롱을 받아도 반격의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존심은 없고 참을성만 있는 사람으로 여겼다. ‘정말 완벽한 바보 병신!’ “자, 여러분, 오늘 저녁 모임의 이유를 잊지 않으셨죠? 바로 우리 범 부장님의 생일을 축하하는 겁니다. 특별히 범 부장님을 위해 케이크를 주문했어요. 그럼 먼저 케이크를 컷팅을 하죠!” 이때 한 임원이 소리로 신호를 보냈다. 곧 다른 사람이 카트를 끌고 왔다. 카트에 케이크 탑이 놓여 있고, 촛불이 켜져 있었다. 범연희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소원을 빌고 촛불을 불었다. 동혁은 이 사람들의 즐거움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오늘 이곳 모임에 온 목적도 이미 달성했다. 그는 송수빈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가려고 일어났다. 이때 범연희는 이미 케이크를 자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동혁이 가는 것을 보고, 황급히 말했다. “동혁 씨, 잠깐만요! 내가 자른 이 첫 번째 케이크는 동혁 씨를 위한 거예요!” 범연희는 케이크 한 조각을 잘라 종이 접시에 담아 건넸다.동혁은 그녀를 힐끗 보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케이크는 괜찮아요. 전 그냥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동혁 씨, 왜 그래요? 이건 범 부장님의 생일잔치인데
동혁은 말없이 얼굴의 크림과 몸에 묻은 케이크 찌꺼기를 닦아냈다. 평소 동혁의 성격이라면 이렇게 남에게 이렇게 모욕을 당하고, 당연히 화를 참지 못했을 것이다. 동혁은 잠시나마 범연희의 뺨을 한 대 때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고, 나머지 임원들까지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룸 안에는 거의 20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동혁이 빰을 때릴 때 저항할 수 있는 사람 하나 도 없었다. 하지만 범연희의 말에 동혁은 조용히 들어 올린 손을 다시 내렸다. 알고 보니 범연희 이 사람들은 동혁이 항난그룹에 끼친 피해에 대해 복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2년 동안 쌓인 억울함과 분노를 풀려고 한 거였어?’ ‘단지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그럼 다음이 있을 이 사람들의 처벌은 조금 더 가벼워도 되겠어.’ ‘그렇다 해도 범연희 등은 여전히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당하겠지만.’ “복수를 마쳤다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동혁은 고개를 돌려 밖으로 걸어갔다. “거기 서! 누가 너에게 가도 된다고 허락했어?” 하강원은 또 다른 남성 임원과 함께 몸으로 앞을 막고 동혁을 째려보았다. 범연희는 콧방귀를 뀌었다. “이러면 다 끝인 줄 알아? 너무 순진하고 유치한 거 아니야?” “그럼 당신들은 뭘 어쩌자는 거죠?” 동혁은 아예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며 물었다. 범연희는 다른 사람들을 보고서 다시 동혁을 노려보았다. “백 회장님과 형제 관계였던 신분을 믿고, 항난그룹에 취직하려 한다면서? 그런 일이 있었어?” 송소빈을 포함한 모두가 동혁을 주시했다. “맞습니다.” 동혁은 도저히 반박할 수 없었다. 형제인 항남이 아니었다면 동혁이 스스로 회장을 맡아 항난그룹을 재건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흥, 이 쓸모없는 놈이 아주 뻔뻔스럽네. 지금 무슨 낯짝으로 항난그룹에 출근하겠다는 거야!” “항난그룹이 네 놈이 들어가고 싶으면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곳인 줄 알아? 정신병원에서 방금 나온 바보인 네게 그런 자격이 있어!” “하찮은 데릴사위에다 어디 소개하기도
“범 부장님, 백 회장님이 항난그룹과 함께 H시로 돌아왔을 때, 부장님은 막 졸업하고도 여기저기서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요? 하지만 회장님은 부장님이 업무 경험이 없는 것에 상관하지 않고, 비서팀에 채용했어요. 회장님이 베풀었던 그 은혜를 잊은 건가요?” “그리고 수 사장님이 임신했을 때, 부장님이 백 회장님께 접근했다 거절당한 일도 있었지요? 백 회장님은 부장님이 아직 젊고 기회가 많다는 것을 보고서, 수 사장님이 모르게 다른 지사로 전근시켰어요. 그때도 백 회장님은 부장님의 미래를 지켜줬는데 그 은혜도 잊었군요!” 범연희는 당황한 표정으로, 작은 입으로 쉬지 않고 과거의 일을 이야기하는 송소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체면을 구기는 비밀스러운 일들이 사정없이 폭로되자, 범연희는 한동안 아무런 반박을 할 수 없었다. 송소빈은 또 하강원을 상대로 계속 말했다. “하 부장님, 부장님은 백 회장님이 창업하실 때 함께한 동료 아니었나요? 그룹의 성장에 비해 부장님의 능력이 거기에 미치지도 못했고, 따로 뒷돈을 챙기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백 회장님은 그간의 정을 생각해서 부장님을 쫓아내지 않고, 비교적 큰 능력이 필요 없는 지사로 옮겨 주었어요. 그런데도 부장님은 백 회장님을 뒤에서 욕했고, 백 회장님은 이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룹이 파산하기 전에 부장님이 그룹을 배신하지 않은 것은 근본적으로 부장님의 능력이 부족해 배신할 자격조차 없었기 때문이에요!” 하강원은 송소빈의 말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나게 되었다. 송소빈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다른 임원들을 향해 폭로를 이어갔다. 사실 항난그룹이 파산하기 전에 송소빈도 회장실의 비서였다. 그래서 범연희 등의 과거의 일을 훤히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이 범연희가 사사건건 그녀를 괴롭히는 이유이다. 룸 전체가 송소빈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당신들은 백 회장님이 항난그룹을 파산시킨 나쁜 일만 기억하고, 그분이 한 수많은 좋은 일들
송소빈은 보잘것없는 일개 직원에 불과하다. 범연희 등은 그녀에게 한차례 욕을 한 후, 그녀를 한쪽으로 내팽개쳤다. 그리고 또다시 동혁을 집중 공격하기 시작했다. “쓸모없는 놈 잘 들어! 앞으로 감히 우리 그룹에 발을 들여놓으면 경호원들에게 네 놈을 밖으로 내던져 버리라고 할 거야!” “물론, 그 과정에서 네가 부주의해 다리가 부러져도, 내 탓을 할 수 없어...” 모든 사람들이 동혁을 욕하는 것을 보자, 항난그룹 내에서 별 지위가 없는 경호부 천지훈 부장조차 달려들어 동혁을 위협했다. 동혁에게 모욕을 주고, 항난그룹에 출근하는 것을 막는 것이 바로 범연희 등의 목적이었다. 임원직은 인원에 제한이 있다. 동혁이 항난그룹의 부회장이 된다면, 그만큼 자리가 줄어 한 사람 이상의 승진이 막힐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위협에 동혁이 강한 저항의 말을 한마디도 못 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자신들의 목표가 달성되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알아듣게 말을 했는데, 그래도 쓸모없는 네 놈이 뭐가 뭔지도 모르고 계속 날뛴다면, 그땐 그룹 내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우리 같은 엘리트들이 어떻게 너를 혼내줄지 기대하라고!” 범연희는 날카로운 턱을 치켜들고 거만하게 동혁의 곁을 지나 오션스타룸을 떠났다. “하하, 오늘 밤 정말 즐거웠어요. 명절보다 더 재미있던데요. ” “저 바보는 감히 항난그룹에 나오지 못할 거야!” “참, 제가 저 바보 놈의 동영상도 녹화했는데, 나중에 다시 한번 같이 보시죠.” 다른 사람들도 웃으며 떠났다. 오션스타룸에는 동혁과 해고당한 후 수입이 없어져 엄마를 치료하지 못할까 봐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송소비만 남았다. “울 거 없어요. 범연희는 당신을 해고할 수 없을 테니, 내일 계속 회사에 출근하세요.” 동혁은 송소빈에게 휴지를 건넸다. 그는 정의감이 충만한 송소빈이 매우 맘에 들었다. 송소빈은 동혁의 말을 듣더니 휴지를 받아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동혁의 몸에 잔뜩 묻은 케이크 찌꺼기와 리본들을 보고 말했다. “
“엄마 그만해요!” 류혜진의 욕설이 점점 심해지자 세화는 끝내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말을 끊었다. “이 계집애가, 엄마가 이 놈을 욕하는 게 다 너를 위해서인데, 넌 지금 나한테 소리치는 거야? 동영상 속에 저 놈의 바보 같은 모습 좀 봐라. 남자 놈이 혈기는 하나도 없고!” 류혜진은 씩씩거리며 눈을 부릅떴다. 세화가 말했다. “동혁 씨가 나 때문에 사람을 때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잖아. 정말 그러다 또 지난번 노광훈처럼 사람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 만약 그랬어봐 엄마는 또 동혁 씨가 우리 집에 화를 입힌다고 욕할 거잖아. 동혁 씨가 뭘 어떻게 하든, 엄마는 이유를 찾아서 욕할 거야!” 세화는 알고 있었다. ‘이번에 동혁 씨가 당해도 대응하지 않은 것은 그 사람들이 동혁 씨를 괴롭혔기 때문이야.’ ‘만약 괴롭힘을 당한 사람이 나였다면 동혁 씨는 진작에 손을 썼겠지.’ ‘동혁 씨는 자신은 당해도 상관없지만, 자신 때문에 가족들에게까지 화를 끼치고 싶지 않았을 거야.’ 동혁이 이렇게 화를 참는 것이 오히려 세화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세화, 너, 내가 지금 억지를 부린다고 뭐라고 하는 거야?” 류혜진은 화가 나서 몸을 떨었다. “어머니, 세화는 어머니를 원망한 게 아니에요. 그리고 어머니께서 제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제 생각해서 그러시는 거 잘 알아요.” 두 모녀가 싸우려 하자 동혁은 서둘러 류혜진을 달래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 “누가 네 생각을 해? 괜히 혼자 네가 좋아서 그러는 줄 착각하지 마!” 류혜진은 동혁의 손을 탁 치며 퉁명스럽게 말하고, 고개를 돌려 위층으로 걸어갔다. “동혁이 너도 혼자 착한 척하지 마! 매번 내가 너를 욕할 때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서 세화가 너를 도와주기를 기다리잖아. 그러면 너는 잘못 없는데, 뭐라 하는 나만 나쁜 사람이나 되고!”동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세화에게 다가갔다. “여보도 더 화내지 마! 내가 말했잖아, 오늘 밤 나에게 케이크를 던
“결혼도 안 했는데 남자랑 노는 게 어때서? 회사가 그런 것까지 관여하면 안 되잖아!” “하지만 그 남자가 정신병이 있는 바보래. 정신병원에 몇 년 동안 갇혀 있다가 풀려나서, 데릴사위가 되었다고 하던데?” “에이 설마, 송 과장이 눈이 얼마나 높은데, 그런 바보를 상대한다고?” “송 과장 왔다.” 송소빈이 인사부에 들어서자 동료들이 자신에 대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동료들은 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른 입을 다물더니, 계속 이상한 눈초리로 그녀를 훑어보았다. 무관심과 경멸의 눈빛을 보냈고, 많은 사람들이 송소빈을 비웃었다. 그런 시선에 둘러싸인 송소빈은 마음에 불안함을 느꼈고,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범 부장이 이렇게 잔인할 줄은 몰랐는데? 뜻밖에도 나와 동혁 씨의 스캔들을 미리 꾸며서 동료들 사이에 퍼뜨리다니.’ 이것은 송소빈이 해고된 후에도,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오명이 계속 따라다닐 수 있는 문제였다. 송소빈은 화가 나서 직접 해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다 참았다. ‘내가 해명하려고 하면 할수록, 나만 더 초라해지고 모욕감만 커질 거야!’ 해고된 평범한 동료와 그룹 임원으로서 잘 나가는 직속상관을 비교하면, 바보라도 어느 편에 설지 잘 알 수 있다. “송소빈, 퇴직 수속하러 오라고 했더니, 왜 오후에나 나온 거야?” 바로 그때, 범연희가 거들먹거리며 사무실로 걸어왔다. “곧 새로운 사람이 올 거예요! 누구 두 명이 가서, 저 자리에 널려진 것들을 빨리 싹 다 치워버려요!” 퍽! 탁탁! 송소빈의 자리에 있던 개인 소지품들이 몇몇 동료들에 의해 마구 치워져 외부 복도에 가차 없이 버려졌다. 그녀가 가장 아끼는 곰돌이 푸 물컵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이게 바로 네가 어젯밤 그 쓸모없는 인간을 편들다 맞이한 결과야!” “같은 항난그룹 선임 직원인데, 지금 임원회의에 참석하러 가는 난 앞으로 계속 승진하고 월급도 올라 황금빛 인생을 살겠지? 근데 넌 직장을 잃었으니, 네가 이제 뭘로 네 그 병든 어머니를
수소야는 버버리 슈트를 입고 있었는데, 지난 주부의 옷차림을 했을 때와는 풍기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네, 회장님이 곧 도착하실 겁니다.” “와!” 참석한 임원들이 순간 환호성을 냈다. 그들은 항난그룹을 재건하고, 자신들을 다시 그룹으로 돌아오도록 모은 회장에 대해 감사와 존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 범연희도 깜짝 놀라며 정신을 단단히 차렸다. 그녀는 인사부 부장보다는 회장의 눈에 직접 들어 비서가 되기를 희망했다. 그것이 고위층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 앞에 있는 백 명이 넘는 임원들을 보며, 그중 자신이 가장 어리고 아름다우니, 기회가 주어질 확률이 가장 크다고 생각했다. 백 쌍이 넘는 눈이 수소야의 등뒤 문을 뜨겁게 주시하고 있었다. 회장실은 매우 큰 독립적인 공간이다. 그리고 회장실과 대회의실은 연결되는 독립된 통로가 있었다. ‘백 회장님은 틀림없이 저리로 들어오실 거야!’ 쫙! 많은 사람들이 기대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그 문이 갑자기 열렸다. 범연희 등은 정신을 바짝 차렸다. ‘회장님이 도착하셨어!’ 그러나 다음 순간 그들의 눈빛이 모두 굳어졌고, 이어서 분노가 끓어올랐다. 입구에 서 있는 사람이 뜻밖에도 물품 박스를 멍하니 안고 있는 송소빈이었기 때문이다. 쾅! 범연희는 흥분하여 즉시 책상을 내려치며 일어났다. “송소빈 씨, 아주 겁을 상실했군요. 해고도 당했는데 감히 대회의실에 함부로 침입하다니요? 수 사장님을 찾아와 사정이라도 해서, 해고 결정을 취소하게 하려고 그러는 건가요? 회사 규정이 뭔지 아예 몰라요?” 송소빈은 이 고함 소리에 놀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방금 전까지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송소빈은 동혁이 자신과 농담을 하고 있는 줄로 여기며, 29층으로 올라왔다.‘임원회의가 열리는 동안, 밖에는 경호원이 지키고 있으니 우리들을 바로 막을 거야.’하지만 생각지도 않게, 동혁은 송소빈을 모르는 곳으로 데려갔다.그 둘은
콰쾅! 수소야의 말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회의실에 모든 임원은 심장이 터져나갈 듯이 매우 놀랐다. “이, 이게 말이 돼, 저 바보가 회장일 리가 없어!” “회장님은 백항서라고 하지 않았어?” 범연희, 하강원 등 어젯밤 생일 파티에 참석한 10여 명의 임원을 포함한 모두가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어젯밤에 동혁을 끝도 없이 모욕했었다. 만약 동혁이 정말로 백항서라면, 그들 모두 같은 운명공동체로 이제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백항서라는 이름은 회장님이 쓰시는 가명으로, 이전에 백항남 회장님과 항난그룹을 위협했던 사람들에게 그룹의 재건을 알리기 위해 사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수소야가 낮은 음조로 말했다. 이 말로 범연희 등이 가지고 있던 희망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안돼!” 놀란 범연희는 머릿속에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짙은 화장을 한 곱고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종이처럼 하얗게 변했다. 당황한 하강원은 몸 전체가 끓어오르는 것처럼 붉게 변했다. 크고 네모난 얼굴이 붉게 충혈되어 마치 붉은 피부로 유명한 관우를 연상하게 했다. 그는 충격으로 극도의 압박을 느꼈고, 갑자기 체내의 기혈이 솟구치더니 목이 빨갛게 달아올다. “푸우!” 약간의 피를 뿜었다. 어젯밤 생일파티에 참석한 다른 임원 10여 명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중에는 놀라서 주저앉는 사람도 있었다. 바지에 오줌을 지린 사람들도 많았다.어떤 사람들은 충격으로 책상 가장자리를 붙잡고, 마치 북이 울리는 것처럼 크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해안가로 밀려온 물고기처럼 숨을 헐떡였다. 하지만 다른 임원들은 그들만큼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어쨌든 그들은 동혁에게 밑 보인 적이 없었다. 그저 동혁이 자신들의 회장인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동혁은 H시에서 정말 유명했다. 진씨 가문의 바보 사위라면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누구나 무시하던 그 바보에 쓸모없는 인간이 뜻밖에도 3대 가문의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