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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황 과장

“이사를 간다고? 어디로?”

백문수 부부는 놀랐다.

마리도 의아한 표정으로 동혁을 바라보았다.

동혁은 마리의 작은 얼굴을 꼬집었다.

“우리 마리가 말한 옛 집으로 이사하려고요. 거북이와 금붕어를 키울 수 있는 그곳으로요.”

“와 정말요? 아빠, 고마워요. 아빠, 정말 최고!”

마리는 환호하며 동혁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

곧 온 가족이 버릴 것은 버리고, 나머지는 짐을 싸서 차 두 대에 나눠 타고 금골 별장 C동 9호 단독주택으로 돌아갔다.

동혁은 선우설리와 하지혜에게 백문수 부부와 흥분한 마리를 데리고 들어가 옛집을 살펴보게 하고, 자신은 선우설리의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짐을 날랐다.

바로 그때, 또 몇 대의 고급차가 도착했다.

일행이 차에서 내렸다.

“조명희?”

선두에 선 사람은 예쁜 여자였고, 동혁은 한눈에 상대를 알아봤다.

조명희는 바로 조씨 가문의 큰 딸로, 전에 동혁이 부쉈던 레저 로열티의 주인이었다.

“황 과장님, 이 9호 단독주택은 2년 전 우리 H시 최연소 부호가 살았던 곳이에요.”

걸음걸이가 반듯한, 네모난 얼굴의 남자 곁에서 조명희는 매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조 사장님, 이 단독주택은 딱 봐도 비쌀 거 같은데요? 전 받을 수 없어요.”

남자는 일부러 얌전한 척 손을 내저었지만, 안경 아래에서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조명희를 쳐다보고 있었다.

“황 과장님,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니에요? 과장님 같은 분이 아니면, 다른 누가 이 집과 어울리겠어요?”

조명희는 애교를 부리며 계속 아첨했다.

“과장님은 H시군부 병참부의 과장으로서 지위도 높으시고 힘도 있으시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H시 군부에서 거행할 심 총지휘관님의 취임식도 과장님께서 전권을 갖고 준비하시는 거고요.”

“저희 3대 가문은 과장님만 믿고 있어요. 이번에 세 자리만 좀 부탁드릴게요.”

“그렇게만 해주시면 단독주택은 기본이고.”

조명희는 말하는 도중 일부러 더 가까이 다가가 상대에게 거의 달라붙었다.

붉은 입술을 깨물고 향기로운 숨을 내쉬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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