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은 나이가 어린데다가 김치녀인 오수연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오수연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몸을 돌려 떠났다.동혁은 오수연의 뒷모습을 보고 진지하게 말했다.“천화야, 앞으로 저런 애랑은 엮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난 네가 너무 단순해서 저런 애한테 속을까 봐 걱정이야.”“네, 알겠어요.”천화는 잠깐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대답했다.‘매형이 시키시는 대로 하면 될 거야.’밖으로 나간 오수연은 이 말을 듣자 안색이 어두워졌다.동혁은 돈을 지불하지 않은 채 차를 몰고 천화와 가려고 했다.어제 천수홍이 배상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잠시만요, 이동혁 씨를 만나 뵙고 싶어 하는 분이 계신데, 잠시 함께 가주시면 안 될까요?”천수홍이 물었다.동혁은 그 말을 듣고 차분하게 물었다.“그게 누구죠?”“암흑가의 선배님이신데, 이동혁 씨를 기다리고 계세요.”천수홍은 분명 뭔가를 숨기고 있는 눈치였다. 그는 천수홍이 무슨 속셈인지 보기 위해 따라가기로 했다.“그래요, 같이 가죠.”동혁은 천화의 어깨를 툭 치고 말했다.“네 새 차에 문제는 없는지 잘 검사해 봐. 겸사겸사 네 누나의 차도 한번 검사해 봐.”“네, 매형. 기다리고 있을 게요.”천화는 신이 나서 뛰어나갔다.“이리 오시죠.”천수홍은 동혁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다른 한편.진태휘와 진화란 일행은 화가 잔뜩 난 모습으로 금우자동차센터 출구로 걸어갔다.이때 호화로운 차량들이 안으로 들어왔다.선두에는 40억이 넘고 간지가 넘치는 코닉세그가 있었다.이와 비교한다면, 페라리 488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차량들은 그들 앞에 멈추더니, 슈트와 가죽 신발에 한쪽 귀에 이어폰을 착용한 보디가드들이 먼저 내렸다.이들은 코닉세그를 가운데로 겹겹이 에워싸고 안전을 보호했다.진태휘 등은 이 장면에 놀라더니 부러운 눈빛으로 코닉세그를 바라보았다.안에는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앉아있었다.남자는 나이가 대략 30살 정도 돼 보이고, 용모가 준수하고 기품이 있었다.진화란은 자신의 옆에 서
진태휘 등은 빠른 걸음으로 길을 안내했다.무슨 일인지 궁금하긴 하지만 흥분된 마음이 더 컸다.보디가드들의 차가운 태도는 그들의 추측을 더욱 확신시켰다.다른 한편.동혁은 천수홍의 안내에 한 휴게실에 도착했다.“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잠시 전달하고 올게요.”천수홍은 말을 마친 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다.휴게실 안은 아주 크고 호화로웠다.가죽 소파에는 헐렁한 복장을 입고 얼굴이 붉고 윤택한 50대 노인이 앉아있었다.“백 어르신, 제가 데려왔습니다.”천수홍은 노인의 곁에 선 두 보디가드에게 눈짓을 보낸 후, 허리를 굽힌 채로 노인에게 다가갔다.백세종.암흑가의 사람이라면 분명 이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그는 염동철을 따라 천하를 다스린 사람인데, 주로 브레인 역할을 맡았다.십여 년 전, 염동철이 장해조와 맞설 수 있었던 것은 백세종의 공로가 컸다.백세종은 천수홍을 상대하지 않은 채 눈앞의 텔레비전을 주시하였다.안에는 어젯밤 동혁이가 연성 도박장에서 호랑이를 발로 걷어찬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백세종은 짧은 영상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았다.이 과정에 그는 무의식적으로 팔을 들어 올렸다.천수홍은 재빨리 허리를 굽혀 탁자 위의 담배를 건넨 뒤 불을 붙였다.백세종은 담배를 피우면서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물었다.“너희들은 이 녀석의 실력이 어떻다고 생각해?”천수홍은 자신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입을 꾹 다물었다.두 보디가드는 서로 마주 보더니 모두 아니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힘이 세고 순발력이 강해 실력이 꽤나 출중한 녀석입니다.”그중 한 명이 말했다.두 사람의 의견은 비슷했다.백세종은 이에 반박하진 않았다. 두 보디가드는 자부심이 강해 동혁을 과소평가했다.백세종은 고개를 돌려 수홍을 보며 담담하게 물었다.“심천미가 정말 이 녀석을 무시한다는 거지?”천수홍이 웃으며 대답했다.“어르신, 심천미 뿐만 아니라 진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업신여깁니다. 방금 제가 나서지 않았다면 이동혁은 자신의 처남에
동혁이가 강해조를 죽일 수 있든 없든 간에, 이 일은 분명 엄청난 후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동혁은 물론 그의 가족들, 심지어 진씨 가문 전체가 소멸될 것이다.“가서 데리고 들어와.”백세종은 리모컨으로 영상을 껐다.천수홍은 곧바로 동혁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이동혁 씨, 얼른 어르신에게 인사를 하세요. 백세종 어르신은 저희 H국에서 덕망이 높으신 대선배입니다.”천수홍은 방금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 그의 눈에 이동혁은 곧 죽을 사람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동혁은 백세종을 흘긋 보더니 인사를 건넨 후 그의 맞은편에 앉으려고 했다.“어디 건방지게 앉으려고 해!”바로 이때, 백세종의 왼쪽에 있던 보디가드가 갑자기 노발대발했다.동혁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백세종을 보며 말했다.“백 어르신, 어르신께서 절 초대하신 거 아닌가요? 왜 자리에 앉지도 못하게 하시는 거죠?”“바보 주제에 잘난 척은. 어르신은 널 이곳에 부른 것이지 초대한 것이 아니야. 넌 어르신한테 초대받을 자격조차 없는 놈이야.”보디가드는 화를 내며 백세종의 뒤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와 동혁에게 다가갔다.백세종은 자리에 앉은 채 고개를 숙이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눈앞에서 일어난 일들은 자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태도였다.그는 보디가드를 통해 동혁의 기를 꺾은 뒤,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놈. 어디 한 번 혼나봐야 정신을 차리겠지.”보디가드는 근육이 가득한 팔을 내밀어 동혁의 어깨를 잡으려고 했다.더불어, 그의 손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마저 들려왔다.보디가드가 이 힘으로 동혁을 잡으면 동혁의 어깨가 분명 부서질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기세등등한 보디가드를 보더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보디가드의 손이 그의 어깨에 닿으려던 찰나, 눈앞의 동혁이 갑자기 사라지게 되었다.보디가드는 놀라운 속도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제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조심…….”다른 보디가드가 갑자기 큰 소리로 말했다.보디가드는 소스라치게 놀라
백세종은 바로 어두운 표정을 보였다.그는 무표정으로 동혁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휴게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이동혁, 적당히 해!”천수홍은 곧장 걸어와 동혁의 코를 가리키며 노발대발했다.“백 어르신께서 널 마음에 들어 하시는 걸 영광인 줄 알아야지. 어디서 건방지게 잘난 척이야!”동혁은 천수홍을 흘긋 쳐다보았다.방금 페라리 체인점에 있을 때, 그는 천수홍의 태도에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아니나 다를까, 방금 천수홍의 모습은 모두 연기였다.“그새 아픈 걸 잊었나 봐.”동혁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어젯밤 내 앞에서 무릎을 꿇었을 땐 이런 태도가 아니었잖아, 안 그래?”어젯밤의 굴욕적인 장면을 떠올리자 천수홍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이동혁, 어젯밤 내가 너한테 사과를 한 건 그저 계획일 뿐이야. 설마 내가 정말 널 무서워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천수홍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동혁을 보며 말했다.“넌 진씨 가문조차 무시하는 데릴사위일 뿐이야. 고작 싸움 좀 잘하는 것뿐이잖아. 박용구의 6대 장수가 아니었다면, 넌 어제 내 손에 죽었을 거야.”천수홍은 차갑게 웃으며 모든 진실들을 말했다.“내가 왜 진씨 남매 앞에서 널 도와주고 차를 선물했는지 알아? 백 어르신께서 시키셨기 때문이야. 아니면 내가 널 도와줄 리가 있겠어?”천수홍은 어젯밤 도박장에서 그런 일을 겪었음에도 여전히 동혁을 무시하였다.어젯밤 동혁이가 용구의 도움을 받아 겨우 목숨을 건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백세종이 동혁을 희생양으로 삼아 강해조를 살해하려 하지 않았다면, 천수홍은 이미 염동철에게 부탁해 동혁을 없애려 했을 것이다.“그렇다면 백 어르신에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는 거네?”동혁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백세종을 쳐다보았다.그에겐 더 이상 인내심이 얼마 남지 않았다.“겨우 고마운 걸로 끝인 줄 알아?”천수홍은 이를 눈치채지 못한 채 여전히 건방진 태도로 동혁을 쳐다보았다.“당장 무릎 꿇고 감사를 표
동혁의 손이 워낙 빨랐기에 백세종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백세종은 정신을 차린 후에야 자신이 무릎을 꿇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얼굴에서 뼈를 깎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창피한 마음이 더 컸다.백세종은 염동철을 따라 천하를 다스려 왔기에, H국에서 3대 가문의 가주와 손에 꼽히는 인물들 외에 가장 위풍당당한 인물이다.여태껏 누구든 그를 만나면 공손하게 백 어르신이라고 불렀다.그런데 동혁에게 뺨을 맞아 무릎을 꿇다니.오늘 일이 알려지면 그는 엄청나게 창피해질 것이다.“이동혁, 네가 감히 날 때리다니, 네가 감히 내 얼굴에 손을 대다니!”백세종은 미친 듯이 화를 내며 동혁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그의 목소리에는 원한이 가득 배어 있었다. 동혁은 그를 흘긋 쳐다본 후 차갑게 말했다.“여태껏 잘난 척하고 사람을 무시했으니, 이 정도 보복은 예상했었어야지.”동혁은 말을 마친 후 문밖으로 걸어갔다.“비켜!”천수홍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길을 비켜주었다. 그는 더 이상 건방진 모습이 아니라 두려운 모습을 보였다.동혁은 이렇게 거들먹거리며 휴게실을 나섰다.“백 어르신, 괜찮으세요?”천수홍은 재빨리 앞으로 나가 백세종을 부축했다.짝!백세종은 천수홍의 뺨을 세게 때렸다.“괜찮냐고? 너도 한번 맞아 봐. 쓸모없는 놈, 고작 비키라는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사람을 돌려보내?”백세종은 잔뜩 부어오른 뺨을 가린 채 펄쩍 뛰었다.“당장 사람을 불러 저놈을 잡아와. 오늘 반드시 저놈을 죽여버릴 거야! 감히 나, 백세종의 얼굴을 때리다니. 오늘 저놈을 죽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내가 무슨 낯짝으로 다른 사람들을 보겠어!”“그런데 어르신의 보디가드조차 그놈을 이기지 못하셨잖아요.”천수홍이 난처해하며 말했다.백세종은 음험한 눈빛으로 수홍을 노려보았다.“일단 잡아두기나 해. 자동차 센터에 사람이 얼만데, 저놈 하나 이기지 못하겠어? 차 사고를 내서라도 저놈을 죽여야 해!”천수홍은 두려운 마음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사람을
동혁은 눈앞의 사람들을 전혀 거들떠보지 않았다.금우자동차센테의 모든 사람이 달려들어도 그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그들이 꾸며낸 이유가 하도 어처구니없어 동혁을 화나게 만들었다.‘차를 훔쳐? 내가 굳이 차를 훔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천수홍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이동혁, 넌 정말 어리석은 녀석이야. 백 어르신께서 널 없애려는 건 엄청 쉬운 일이겠지만, 그래도 이유 없이 죽일 수는 없잖아. 자동차 센터 직원이 실수로 차를 훔친 도둑을 죽였다는 설정이 적합하잖아. 안 그래?”천수홍은 오만한 모습으로 동혁을 노려보았다.“오늘 금우자동차센터의 수천 명의 직원들이 모두 널 죽이려 들 거야. 넌 절대로 살아서 금우자동차센터를 나가지 못할 거야!”“수천 명의 허수아비로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이에 동혁은 웃을 가치조차 없다고 느꼈다. 하물며 직접 손을 쓰는 것도 귀찮다고 느꼈다.그는 자신의 사람들을 불러오려고 핸드폰을 꺼냈다.바로 이때, 코닉세그가 선두로 달리던 차량들이 왜곡에서 멈추었다.길을 안내하던 진태휘, 진화란과 방세한 세 사람이 안으로 달려왔다.“비켜, 좀 비켜 봐. 우린 천 사장님을 찾으러 왔어.”겨우 비집고 안으로 들어온 그들은 중간에 포위된 동혁을 보았다.세 사람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자세히 보자,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동혁을 노려보고 있었다.그들은 동혁이 분명 뭔가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천수홍은 방금까지만 해도 동혁에게 차 두 대를 선물하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천 사장님, 이게 무슨 일인 거죠?”방세한이 호기심에 물었다.천수홍은 차갑게 대답했다.“이 바보가 우리 자동차 센터의 차를 훔쳐서 백 어르신께서 매우 화가 나셨어. 오늘 반드시 이놈을 죽일 생각이니, 괜히 불통이 튀고 싶지 않다면 쓸데없이 참견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이동혁이 차를 훔쳤다고?’진태휘와 진화란은 잠시 놀라더니 곧 고소해하기 시작했다.그들은 천수홍이 직접 차 두대를 동혁에게 선물한 것을 보았다.그런데 상대방은
여자의 목소리를 들은 동혁은 눈살을 찌푸린 채 여자를 보았다.뭔가 낯이 익은 여자였다.곧 그는 이전에 수선화를 체포할 때, 겸사겸사 나쁜 놈들 손에서 구해줬던 여자라는 것이 생각났다.자동차 센터에 오기 전에 조동래가 말해준 적이 있었는데, 여자의 이름은 최신혜다.최신혜 주변의 남자는 동혁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이때 천수홍이 다가가 예의 바르게 물었다.“혹시 차 사러 오신 건가요?”“아니.”남자는 고개를 저으며 동혁을 가리켰다.“사람 찾으러 왔어. 바로 저 사람이야.”천수홍은 놀란 듯한 표정으로 동혁을 보더니 물었다.“저놈한테 볼일이라도 있으신 건가요?”“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남자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저놈이 무슨 일을 저질렀나 봐?”천수홍은 상대방의 태도에 기분이 불쾌했지만 침착하게 말했다.“그건 당신이 상관할 바는 아니죠.”“내가 꼭 참견해야겠다면?”남자가 거만하게 말했다.“저놈이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켰든 간에, 오늘 반드시 데리고 갈 거야.”천수홍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건 제가 결정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백 어르신께서…….”“그럼 결정 내릴 수 있는 사람 보고 오라고 해.”남자는 그가 말을 다 하기를 기다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곧 비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백세종은 얼굴에 얼음주머니를 갖다 대며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정말 건방진 젊은이네. 나, 백세종의 손에서 사람을 빼앗으려 하다니. H시의 암흑가에서 누가 백세종의 손에서 사람을 빼앗을 수 있는 사람은 없어!”“백세종?”남자는 피식 웃은 뒤 말했다.“처음 듣는 이름이네. H시 암흑가에 염동철이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알고 있어. 금우자동차센터가 그 사람 것이잖아. 여기에서 파는 모든 차는 우리 집을 거쳐 판매된다는 건 모르나 보지?”이 말을 들은 백세종은 뭔가 생각이 났는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허리를 조금 굽힌 채로 물었다.“혹시 누구신지 여쭤봐도 될까요?”“B시 최씨 가문, 최원우.”남자는 가볍게 이름 하나를 내
“이게 뭐야, 이동혁을 혼내주려는 게 아니라 감사를 표하러 온 거라고?”“저 바보는 또 언제 B시 최씨 가문의 아가씨를 구했어?”“화가 나 죽겠어. 차라리 길을 안내해 주지 말 걸 그랬어.”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세 사람은 최신혜의 말을 듣자 미칠 것만 같았다.그들은 숨을 헐떡이며 최씨 남매에게 길을 안내해 주었는데, 최씨 남매는 동혁을 혼내주기는커녕 도와주고 있었다.그들이 더욱 질투를 느낀 것은 동혁이가 최씨 가문과 친분을 가지게 된 것이다.‘안 그래도 잘난 척하던 놈인데, 이제 또 자랑을 하고 다니겠지.’한편 동혁은 맑은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최신혜를 보았다.그는 자신이 구한 여자가 찾아온 것 외엔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모두 동혁이가 최씨 가문과 친분을 가지게 되었다고 부러워하고 질투했지만, 동혁에게 있어서 B시의 최씨 가문은 귀찮은 존재이기만 했다.“동혁 오빠, 정말 고마워요. 그때 전 희망을 잃고 있었는데, 오빠가 나타나신 덕분에 이렇게 살아돌아올 수 있었어요. 오빠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이에요.”최신혜는 맑은 눈동자로 동혁을 쳐다보았는데, 그녀는 동혁에게 빠진 듯해 보였다.비록 나쁜 놈들 손에서 벗어난 지 이틀이 지났지만, 그녀는 밤에 잠을 잘 때 여전히 악몽을 꾸며 잠을 설쳤다.그녀는 동혁을 떠올려야만이 비로소 마음이 진정될 수 있었다,그녀에게 있어서 동혁은 슈퍼히어로나 마찬가지다.“전 이미 결혼했으니, 더 이상의 마음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동혁은 장난스레 대답하였다.하지만 최신혜가 얼굴을 붉히자 진지하게 말했다.“앞으로는 조심해셔야 해요. 다음번엔 제가 구해드릴 수 있을지 모르잖아요.”“이미 결혼하셨군요.”최신혜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이것을 알아차린 최원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동혁 씨, 제가 동생을 데리고 당신을 찾아온 건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입니다. 물질적으로 필요하신 게 있으시다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원하시는 건 모두 만족해 드리죠.”“오빠, 그게 무슨 소리야. 동혁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