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형 그만 좀 자극해요. 이러다 우리 여기서 다 죽는다고요.” 천화는 불안한 듯 발을 동동 굴렀다. ‘레저 로열티를 부수겠다고?’. 조명희는 말할 것도 없고, 천화도 동혁의 말을 믿지 않았다. 동혁은 휴대폰을 꺼내 손에 쥐고 웃으며 말했다. “뭐 믿거나 말거나. 지금 네가 이 번호로 전화를 걸면 레저 로열티는 곧 부서질 거고, 우리는 무사히 나갈 거야.” “매형, 제발 농담 좀 그만해요!” 천화는 울먹이며 휴대폰을 들고 상대를 자극하고 있는 동혁을 당장 버리고 싶었다. ‘엄마가 전화로 매형이 허풍을 잘 떤다고 투덜댔었는데.’ ‘그저께는 진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속여서, 가족이 욕을 많이 먹었다고도 했어.’ 천화는 이제 류혜진의 말을 믿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허풍이나 떨고 있어?’ “나를 믿고 전화하면 돼. 바로 상대편에게 레저 로열티를 부숴버리라고 해.” 동혁이 직접 휴대폰을 천화의 귓전에 가져다 대었다. [형님, 무슨 일입니까?] 곧 반대편에서 김학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천화는 거의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심정으로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당장 레저 로열티를 부숴버리세요!” 레저 로열티 길 건너편, 승합차. 감학수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바로 말했다. “형님께서 레저 로열티를 당장 부숴버리라는 지시를 내리셨어!” “가자!” 김학수와 나머지 다섯 명은 군말 없이 차에서 내렸다. 레저 로열티 입구에서 떠나는 손님들이 막 밖으로 나오자마자, 갑자기 온몸에서 살기를 풍기는 남자 여섯 명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여섯 명의 눈빛은 냉혹하고, 숨결은 거칠었다. 많은 사람들이 옆으로 피하며 감히 길을 막지 못했다. 김학수 등이 방금 닫힌 문 앞에 도착하자, 서로 눈을 마주친 후 일제히 발을 올렸다. 동작이 깔끔하고 획일적이어서, 여섯 개의 큰 발이 함께 동시에 문을 걷어찼다. 쾅! 레저 로열티의 높이 3미터, 무게가 500킬로그램이 넘는 붉은 칠을 한 황동 대문이 와르르 무너졌다. 문이 부서지며 모든 사
“그래, 맞아.” 동혁은 멍한 얼굴에 얼굴이 파랗게 질린 조명희를 힐끗 쳐다보고는 웃으며 물었다. “이봐 조명희, 이 사람들이 바로 너희 조씨 가문에서 매년 십억 원을 쓰는 고수들이야?” 이른바 고수라고 불리는 사람들. 국외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노병들의 단 일격도 견딜 수 없었다. 풀썩! 조명희는 그대로 주저앉아 무서워하는 눈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들이 모두 네가 부른 거야?” 동혁은 웃으면서 말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멍청한 질문을 하다니, 이 여자가 정말 놀랐나 보군.’ 동혁은 직접 이 여자를 골려주려 했던 흥미가 완전히 사라졌다. ‘이른바 상위 1% 명문가의 큰 아가씨가 이렇게 한 방에 맥없이 나가떨어지다니.’ “레저 로열티 내부, 부술 수 있는 건 다 부숴버려.” 동혁은 한마디 던지고 돌아서서 나갔다. 어제 3대 가문이 주태진과 서경하를 강제로 건물에서 뛰어내리게 해서 동혁을 겁주려 했다. 동혁은 원래 기회를 봐서 오히려 조명희에게 겁을 주려고 했다. ‘오늘 레저 로열티까지 부숴버리고 3대 가문의 뺨을 후려친 걸로 만족하자.’ 조명희는 동혁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H시 상층부에서, 이 레저 로열티가 조명희의 재산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오늘 일단 레저 로열티가 부서지면 조명희의 체면은 모조리 구겨질 것이다. “하지 마…….” 조명희는 손발을 모두 사용해 막으려고 했다. 쾅! 천장에 있던 거대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갑자기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면서 바닥 전체가 진동했다. 조명희는 갑자기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이 한 방에 120억 원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김학수 등 여섯 명은 동혁의 명령을 철저히 이행했다.다음으로 30분 내내 직접 다 때려 부쉈다 그들이 떠났을 때, 이미 레저 로열티 안에는 좋은 물건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레저 로열티가 망했다는 소식은 바람처럼 H시의 상류층에 빠르게 퍼졌다. 이 소식은 사람들의 엄청난 충격을
천화는 가족들에게 복권에 당첨돼서 저택을 얻었다는 말만 들었다. 그런데 하늘 거울 저택처럼 초호화 저택일 줄은 몰랐다. 고급 저택 단지에 들어서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천화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류혜진은 천화가 방학이 되어 집에 돌아오자 기뻐하며 특별히 음식 한 상을 차렸다. 세화도 불려 왔다. 온 가족이 즐겁게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했다. “조씨 가문의 그 조명희가 개업한 레저 로열티가 부서져 지금 H시에 소문이 퍼지고 있는데 소식 들었어?” 반쯤 먹은 류혜진은 갑자기 잘됐다는 표정으로 방금 들은 소식을 말했다. 류혜진의 좋아하는 표정에 세화는 어이가 없었다. “엄마, 레저 로열티가 부서졌는데 엄마는 뭘 그렇게 좋아해? 거기 가서 돈 쓰는 사람들은 다 부자들이고, 또 우리 하고도 상관없는 일이야.” “왜 상관이 없어?” 류혜진이 고소해하며 흥얼거렸다. “3대 가문이 원래 우리가 인수할 주원그룹을 빼앗아 우리를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았어? 이번에 조씨 가문이 그 잘못의 대가를 톡톡히 치른 거지. 어떤 높은 분인지 이렇게 3대 가문의 얼굴에 먹칠을 하다니, 정말 그분에게 고맙다니까! 우리 대신 원한을 풀어준 거잖아!” 3대 가문은 줄곧 한 편으로 움직였으니 조씨 가문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 바로 3대 가문의 전부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이다. 이것은 H시에서 이미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천화는 동혁을 존경하는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그 높은 분은 멀리 찾을 필요 없어. 여기 가까이 있잖아. 매형.”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류혜진은 젓가락으로 아들을 두드렸다. “동혁이라고? 동혁이 허풍이 얼마나 대단한데!” 다만 세화만이 의심스러운 듯 동혁을 쳐다보며 물었다. “천화, 동혁 씨와 레저 로열티에 갔었어?” “아니, 아니!” 천화는 얼른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일 누나가 레저 로열티에서 내가 사람들과 갈등이 생겨서 그렇게 큰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분명 나를 죽일 듯이 욕할 거야.’ “세화야,
진한영도 놀라서 손발에 힘이 빠졌다. ‘우리 진씨 가문은 고작 중소 가문일 뿐인데 어떻게 일류 가문에 맞서지?’ ‘더군다나, 동시에 소씨와 오씨 두 가문이라니!’ 진한영은 고개를 돌려 진태휘와 진화란 남매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오늘 레저 로열티에 갔었어?” “할아버지, 저희 오늘은 여기 온다고, 다른 곳은 아무 데도 안 갔어요.” 진태휘와 진화란도 놀라서 하늘을 두고 레저 로열티에 간 적이 없다고 맹세했다. 진한강 부부도 서둘러 자녀들을 위해 증언했다. “그럼 진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이겠군. 당장 각 집의 사람들을 불러!” 진한영이 이를 악물며 화를 내며 소리쳤다. 진한강은 빨리 전화로 각 집에 알렸다. 이때 진화란이 말했다. “천화가 방학이라 돌아왔다고 하던데, 혹시 그 자식 아닐까요?” “그놈이든 아니든 일단 불러놓고 보자, 오늘 내로 어떻게든 소씨 가문과 오씨 가문에게 답을 드려야지!” 진한영이 두 가문의 집사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두 집사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었다. 소하민과 오우식 두 집사는 여기 진씨 가문에서 사람을 찾을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사람을 찾은 후, 혼자 소씨 가문을 찾아와 사죄하게 하고, 그 후 그 사람은 저희 두 가문의 처분에 맡기세요!” 이 말을 던지고 소하민과 오우식 두 집사는 훌쩍 떠났다. 소하민과 오우식은 진씨 가문이 수작을 부릴 수도 있다는 것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한 사람은 도망갈 수 있어도 진씨 가문 전체가 그럴 수는 없으니까.’ ‘진씨 가문이 H시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소씨 가문에 사람을 보내야 할 거야.’ 곧 연락을 받은 진씨 가문의 모든 집 사람들이 고택으로 달려왔다. 천화도 류혜진이 데려왔다. “오늘 레저 로열티에 누가 갔었어?” 진한영이 모든 사람을 차갑게 쳐다보았는데, 마치 사람을 잡아먹으려는 것 같았다. 모두가 깜짝 놀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한영은 눈빛이 더욱 매서워지더니
동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차에 올라 소씨 가문의 집으로 향했다. 류혜진은 동혁이 천화를 데려올 수 있다고 전혀 믿지 않았다. ‘다리가 부러진 것은, 소씨와 오씨 두 일류 가문의 도련님이라고.’ 류혜진은 세화를 잡아당기며 울부짖었다. “세화야,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 천화는 네 동생이잖아. 다 너를 지키려고 소지석과 오강인의 다리를 부러뜨린 거야. 그 두 가문이 절대 천화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류혜진은 다음 말을 하지 못했다. ‘소씨, 오씨 두 가문의 식으로, 받은 데로 갚는다면, 천화의 두 다리를 부러뜨리는 것은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야.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상상한 류혜진은 절망적이었다. “엄마, 걱정 마요. 제가 생각 좀 해볼게요.” 세화도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세화를 유일하게 도울 수 있는 것은 절친인 천미뿐이었다. ‘상대가 두 일류 가문인데, 천미 언니가 간들 해결이 될까?’ 세화가 마음을 졸이고 있을 때 전화 한 통이 휴대폰으로 걸려왔다. [진 사장님? 전 허씨 가문의 허명신입니다. 듣기로 사장님 동생분이 소씨 가문에 끌려갔다고 하던데, 도움이 필요하시면 제가 동생분을 구해올 수 있습니다.] ‘허명신?’ ‘이 사람은 3대 가문 중 하나인 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잖아? 난 허명신과 만난 적도 없는데?’ ‘거기다 어제 바로 이 허명신과 천우민, 조명희 두 사람이 진씨 가문에서 주원그룹을 빼앗지 않았어?’ ‘이렇게 허명신이 스스로 내게 연락한 것은, 틀림없이 좋은 의도가 아닐 거야.’ ‘하지만 지금 천화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허명신뿐인데.’ 세화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허 사장님이 그렇게 해주시는데, 무슨 조건이라도 있나요?” “하얏트호텔에서 만나 이야기하시죠. 전화로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으니까요.” 허명신은 부드럽게 말했다.세화는 이를 악물고 허명신과 이야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번 주태진과의 일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방법을 달리했다. 세화는 공사장에서 박용구의 부하 두 명을 불러
조씨 가문 사람들은 소씨와 오씨 두 가문에 병원에 있는 소지석과 오강인에 대해 알렸다. 하지만 조씨 가문은 레저 로열티를 누가 부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이 일에 대해 조씨 가문은 입을 꼭 다물었다. 중소 가문의 쓸모없는 사위에게 레저 로열티가 부서지고, 상위 1% 명문가 조씨 가문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소문이 퍼지는 것은 결코 조씨 가문에게 좋은 일이 아니었다. “흥!” 이때 한 오씨 가문의 사람이 갑자기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누구를 속이는 거냐? 진씨 가문의 네 매형, 그 바보 만약 레저 로열티를 부술 수 있다면, 내가 이 자리에서 똥을 먹는다!” “진씨 가문의 이 짐승 같은 놈이 우리를 속이고 자꾸 시간을 끌고 있는데, 설마 누가 정말 자기를 구하러 올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하하…….” 소씨와 오씨 두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크게 웃었다. 천화가 한 말을 그들은 한 마디도 믿지 않았다. 소희수는 천화를 조소하며 말했다. “진천화, 누가 널 구하러 올 거라고 꿈에라도 생각하지 마. 오늘은 제아무리 대통령이라도 너를 구하지 못할 테니. 감히 내 동생의 다리를 부러뜨리다니, 네 나머지 인생은 끝이야!” “이놈을 여기서 하루 종일 무릎 꿇게 두고 천천히 혼내 주시죠!” 오씨 가문의 사람들이 매섭게 말했다. ‘중소 가문의 자식이 감히 우리 두 가문의 사람들을 다치게 하다니, 죽음도 싸지.’ 천화는 여전히 이를 악물고 눈물을 글썽였다. 천화에게 상황은 완전히 절망적이었다. 바로 그때, 한 소씨 가문의 사람이 황급히 달려왔다. 소희수에게 말했다. “아가씨, 이동혁이라고 하는 사람이 들어왔는데, 우리 소씨 가문에게 진천화를 자기에게 내놓으라고 합니다!” 소씨와 오씨 두 가문의 사람들은 잠시 놀라는 듯하더니, 잇달아 차갑게 비웃었다. “진씨 가문의 그 쓸모없는 사위가 정말 뻔뻔스럽군. 우리에게 진천화를 내놓라고 하다니, 그 바보는 대체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지?”소희수도 시큰둥한 콧방귀를 뀌며 소씨 가문의 경호원
동혁의 고함소리가 큰 종소리처럼 온 집을 뒤흔들었다. 그리고는 단독주택단지 전체로 퍼졌다. 가까운 곳에 서있던 소희수 등은 큰 소리에 갑자기 고막이 심하게 아프고 영혼이 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천둥과 같은 동혁의 목소리에 놀라 그들 모두 멍하니 동혁을 바라보았다. 단독주택 내부, 거실 가운데. 소윤석은 오씨 가문의 가주 오종천과 마주 앉아, 두 가문의 아들이 진씨 가문의 아들에게 다리가 부러진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상의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세상 놀라게 하는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너무 커서 두 사람 앞에 놓인 찻잔이 뜻밖에도 흔들렸다. 두 가주는 지금껏 많은 풍파를 경험했음에도, 이 고함소리에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특히 소윤석과 오종천을 더욱 소름 끼치게 하는 것은 그 고함소리의 내용이다. “이동혁이라고?” 눈을 마주친 소윤석과 오종천은 서로 상대방의 눈에서 갑자기 솟구치는 공포를 발견했다. 동혁은 그 둘 모두에게 매우 강한 인상을 남겼었다. 임시총회 당일, 소윤석과 오종천은 동혁을 직접 보았고, 어떻게 상황을 뒤집고, 단 몇 분 만에 건축자재협회를 무너뜨렸는지 똑똑히 보았었다. 두 사람은 얼른 일어나 밖으로 걸음을 향했다. 단독주택 앞에서 소씨와 오씨 두 가문의 사람들은 막 짧은 공포에서 정신을 차렸다. 아픈 귀를 비비면서 동혁을 노려봤다. 소희수가 화를 내며 말했다. “목소리만 크면 다냐? 우리 할아버지는 지금 오씨 가문의 할아버지와 어떻게 진씨 가문을 처리할지 의논하고 있지. 이동혁, 감히 그분들을 놀라게 했으니, 넌 오늘 죽었다. 이제 아무도 널 구할 수 없어!” “닥쳐!” 갑자기 늙었지만 힘찬 고함소리가 뒤에서 울렸다.모두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소윤석과 오종천이 단독주택 입구로 나온 것이 보였다. 소윤석과 오종천은 서 있는 동혁을 보더니, 갑자기 서로를 부축하며 빠른 걸음으로 동혁 앞으로 다가왔다. “이 사장님이 오셨는데 마중도 나가지 못해 죄송합니다.” 두 일류 가문의 가
풀썩! 소윤석과 오종천의 뒤를 이어 두 가문의 사람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감히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어르신을 이렇게 두렵게 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손짓 한 번에 소씨와 오씨 두 가문을 파멸시킬 수 있을 거야.’ ‘이번에 우리가 큰 사고를 쳤어!’ 동혁은 소희수 등을 차가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무릎만 꿇으면 다야? 방금 전에 어떻게 천화를 때렸지? 지금 네 놈들도 똑같이 스스로를 때려!” 짝! 짝! 짝! 소희수 등은 주저 없이 손바닥으로 자기 빰을 때리기 시작했다. 소씨 가문의 단독주택 앞에는 뺨을 때리는 소리가 한동안 끊이지 않았다. 그들이 얼굴을 다 때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동혁은 비로소 천화의 어깨를 두드렸다. “가자!” 두 사람은 돌아서서 소씨 가문의 단독주택을 떠났다. 뒤의 뺨을 때리는 소리는 또 한참 동안 계속되다가 점차 멈추었다. 소윤석과 오종천 두 가주의 얼굴은 부어있었다. 소씨와 오씨 두 가문의 사람들 모두 정상적인 얼굴이 아니었다. “희수, 네가 우리 소씨 가문 전체를 죽일 뻔했어! 알아? 몰라?” 소윤석은 펄쩍펄쩍 뛰며 소희수에게 소리쳤다. 오중천도 다른 오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화를 냈다. ‘이동혁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 우리 두 가문은 정말 패가망신했을 거야.’ “할아버지, 저 사람이 대체 누군데 그러세요?” 소희수는 얼굴의 화끈거리는 아픔을 애써 참으며 물었다. 소윤석은 두려워하며 말했다. “우리는 이동혁의 신분을 알 자격도 없어. 단지 확실한 건 이동혁이 진정한 하늘 위의 용이라는 거야. 난 건축자재협회가 이동혁의 손에 의해 간단히 무너지는 것을 직접 보았으니까!” 헉! 모두 놀라며 숨을 들이마셨다.소희수가 무서워하며 물었다. “황 사장의 성세그룹이 건축자재협회를 무너뜨린 거 아니었어요?” 외부에는 모두 그렇게 소문이 나 있었다. 그러나 실상이 어떠한지는 그날 임시총회에 참석한 2000명만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사
경찰의 현장 답사는 아주 빨리 진행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결과가 나왔다.조동래가 부하들에게 그 자리에서 교통사고 경위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하는 걸 본 사정우는 웃음을 터뜨렸다.‘보아하니 조동래는 적당히 구슬려서 화해시킬 생각도 없고, 바로 이 자리에서 내게 줄을 대려는 모양이네.’“이동혁, 내가 말했지, H시라는 이 촌동네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이제 너는 내가 즐길 수 있게 순순히 네 마누라를 내놓으면 돼!”사정우는 아주 유쾌한 듯이 웃으면서도 탐욕스러운 눈빛은 줄곧 세화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벌써부터 조금 뒤에 어떻게 이 여자를 시중들게 할 것인지 생각하고 있었다.동혁이 생각을 바꾸는 것 따위는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았다.동혁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지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감사해야 해. 사람들만 없다면 너는 정말 비참하게 박살이 났을 거야.”‘어쨌든 지금 내가 H시의 시장이니까 영향이 미치지 않게 주의해야 해.’‘아직은 내 신원을 아는 사람이 얼마 없지만,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겠지.’바로 이 점 때문에 동혁은 사정우에게 손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조동래에게 전화할 필요도 없었다. 동혁 자신이 해결하면 될 것이다.“계속 주둥이를 놀려봐.”조동래가 다가오는 걸 보면서도 사정우는 킥킥대며 물었다.“조 국장, 교통사고 경위서는 나왔겠지요?”“이 추돌사고에서 우리 진회장님의 백 퍼센트 과실인가요?”조동래가 천천히 말했다.“사 선생님, 그렇습니다. 우리가 현장 조사를 해 본 결과 당신이 악의적으로 차선을 바꾸고 경쟁을 부추겨서 일어난 추돌사고입니다.”“그래서 이번 사고는 당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동시에 당신은 난폭운전과 무고한 시민에게 행패를 부린 공갈 협박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나중에 경찰에서 당신에게 상응하는 처벌을 내릴 것입니다...”조동래의 싸늘한 말에 사정우의 표정이 굳어졌다.“조 국장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 말을 들
눈썹을 찌푸린 사정우가 도발적인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좋아, 그럼 지켜보도록 해!”그렇게 말해도 사정우는 여전히 전혀 동혁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비록 상대방이 돈도 백도 없는 서민은 아니지만 항난그룹 회장이라도 그들 명문가 사람들의 앞에서는 여전히 상대조차 될 수 없었다. 사정우는 설사 H시의 시장이 직접 오더라도, 명문가 사씨 가문의 신분만 앞세운다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댈 수 없다고 믿었다.“이동혁, 내가 지금 너한테 자유롭게 실력을 발휘할 공간을 줄게. 네 마음대로 전화해서 인맥을 찾아봐. H시 시장을 데리고 와도 괜찮아.”“하지만 감히 나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내가 추잡한 말을 앞세웠다고 탓하지 마. 너는 돈을 배상해야 할 뿐만 아니라, 네 아내를 내 놀잇감으로 바쳐야 해!”“나중에 내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딴소리하지 마...”사정우는 세화의 아름다운 몸매를 쳐다보면서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세화는 놀라서 기절할 뻔했다.더 이상 사정우 따위의 질 낮은 인간과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동혁을 잡아끌었다.“동혁 씨, 차라리 우리가 손해를 보고 말자...”사정우를 흘겨보던 동혁의 눈빛에서 번뜩이던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여보, 날 믿어, 여긴 H시야.”세화를 달랜 동혁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조 서장님, 저하고 제 아내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자가 졸개들을 동원해서 길을 막고 있는데, 서장님이 직접 오셔서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전화를 받은 사람은 바로 H시 경찰국장 조동래였다.동혁의 말을 듣자, 조동래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감히 어떤 놈이 졸개들을 보내서 시장님을 막다니, 살고 싶지 않은 거야!’벌떡 일어난 조동래는 놀란 간부들을 내팽개친 채 회의실에서 뛰쳐나갔다.삐용삐용-10분도 안 되어 사이렌 소리를 울이면서 경찰차들이 잇달아 도착했다.조동래가 직접 온 데다가 H시 경찰국에서 교통업무를 담당하는 도영수 부국장도 함께 왔다.세화는 깜짝 놀랐다.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사정우는 뻔뻔하게도 동혁의 면전에서 네 아내를 데리고 놀 테니 아내를 내게 넘기라고 요구했다.구경하던 시민들조차도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느낄 지경이었다.“더러운 돈 좀 있다고 아주 대단하네 정말. 저 진 회장은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지만 너처럼 그렇게 멋대로 날뛰지는 않아!”“어디서 더러운 외지인이 굴러 들어와서 설치는 거야? H시가 네가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야!”“벼락부자 티나 내면서 정말 무법천지인 줄 아는 모양인데...”격분한 사람들이 잇달아 사정우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그러나 사정우는 이런 비난하는 시민들은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오히려 씩 웃으며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너희 같은 교활한 인간들은 말을 좀 아껴야 해.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짖는다고 내 털끝이라도 건드릴 수 있겠어?”“너희 같은 버러지들이 내 신분을 안다 해도 전혀 두렵지 않아. 성도의 명문 가문 사씨 가문은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아이고, 여기 H시가 코딱지 만한 촌동네라는 걸 잊어버렸네. 너희 촌것들은 사씨 가문을 들어본 적도 없겠지.”“아무튼 이 작은 H시에서는 아무도 감히 나 사정우를 건드리지 못해. 나 사정우의 일에 관여하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지!”“못 믿겠으면 좀 봐 봐. 사건이 터지고 나서 지금까지 수습하러 온 사람이 하나라도 있어?”사정우는 입만 열면 교활한 인간에 촌것들이라며 사람들을 멸시했다.뼛속까지 드러나는 사정우의 우월 의식에 시민들은 치를 떨어야 했다.그러나 사정우의 말은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확실히 사정우의 말대로 이 일대는 H시의 번화가야.’‘평소라면 관련 부서의 출동 속도는 엄청 빨라. 주차 위반 차량도 3분도 채 안 되어 딱지를 붙이지. 하물며 교통사고는 더 말할 것도 없어.’‘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경찰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설마 이 사정우의 말대로 H시 경찰조차도 개입을 꺼리는 걸
‘이렇게 변태 같은 인간의 손에 떨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세화는 그런 모욕을 절대 참을 수 없었다!“자기야, 어떻게 사고가 난 거야? 괜찮아?”바로 그때, 세화에게 천상의 목소리처럼 동혁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고개를 들어 보면서 그 순간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동혁은 얼른 세화를 붙잡았다. “여보, 왜 울어? 다친 거야?”방금 전에 세화의 전화를 받았던 동혁은 명성호텔로 차를 몰고 달려왔다.호텔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도로가 꽉 막혀 있었다. 차에서 내려 교통을 정리할 수 있을까 싶어 보던 중에 사람들 틈에 갇힌 세화를 발견한 것이다.“다친 거 아니야, 동혁씨, 진짜 잘 왔어.”바로 마음이 놓이면서 자신감이 치솟은 세화는 동혁을 꽉 붙잡은 채 사정우를 가리켰다.“저 사람이 나를 뒤에서 오게하고는 일부러 사고를 일으켰어. 게다가 나한테 돈을 갚으라고 했어!”“저 사람이 이동혁이야, 진씨 가문의 쓸모없는 데릴사위지.”“쓸모가 없다니? 그건 다 옛날 얘기지. 최근에 항난그룹의 회장이자 원화투자회사의 회장이라는 게 드러났잖아...”구경하는 사람들도 동혁을 알아봤고 세화의 남편이 왔다는 걸 알았다.세화를 도와주러 온 사람이 있자 구경하던 사람들도 용기가 생겼다.“이 회장님, 이 사람들이 고의로 당신 아내를 괴롭히고 있어요. 아내 분이 차를 잘 몰고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계속 경적을 울리며 따라가더니, 결국 고의로 차를 중간에 끼우고 추돌사고룰 일으켰어요!”“저 자들 보스는 사람 목숨을 하나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너무 지나쳐요!”“또 진세화 씨에게 잠자리를 강요했어요. 권력과 힘을 믿고 완전히 무법천지로 행동했어요...”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동혁은 상황을 금세 파악했다.동혁의 얼굴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사정우를을 쳐다보았다. “네가 사정우야? 일부러 내 아내의 차를 끼워서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니, 정말 엄청 설치네.”“너는 운이 좋았어. 다행히 내 아
“보상만 하면 이 고물 차를 다시 몰고 가도 돼.” 대충 내뱉듯이 사정우가 말했다. ‘내가 아까 했던 말은 소 귀에 경읽기였어?’ ‘분명히 이 인간은 자기가 고의로 추돌사고를 냈다고 인정했으면서도, 뻔뻔하게 내게 보상을 요구한다고?’ 세화는 치미는 분노에 헛웃음이 나오면서 더 이상 말로 따질 필요도 못 느꼈다. 휴대폰을 꺼내 들고 세화가 말했다.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네요. 누가 보상해야 하는지 경찰이 판단하게 해야겠네요.” 하지만 그 순간 나태성이 다가와서 세화의 손에서 휴대폰을 낚아챘다. 그리고 다른 차에서 내린 양아치들도 슬그머니 세화를 둘러싸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대낮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지금 뭐 하는 거야? 내 휴대폰 돌려줘!” 세화는 화를 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설마 이렇게 백주 대낮에 대놓고 핸드폰을 강탈할 줄은 몰랐기에 마음속으로 위기감을 느꼈다. 주변에서 지켜보던 시민들도 이 광경을 보고 기가 찼지만,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사정우의 패거리는 척 봐도 대단한 기세라서 평범한 시민들은 감히 건드릴 엄두도 내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세화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감히 나설 수가 없었다. “예쁜 아가씨, 그렇게 긴장할 거 없잖아. 핸드폰이 얼마나 하겠어. 보상이 끝나면 돌려줄게.” 사정우는 세화의 휴대폰을 가지고 놀면서 심지어 코에 대고 냄새를 맡기도 했다. 마치 세화의 체취이라도 배어 있는 것처럼. “웃기지 마. 당신이 내게 배상해야 돼.” 세화는 수치심과 분노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러자 사정우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쁜 아가씨, 빚을 졌으면 갚아야지. 당연한 이치를 모르진 않겠지?” 사정우의 시선이 세화의 몸을 훑어내렸다. “배상할 돈이 없으면 몸으로 갚아도 돼. 나하고 같이 자면 돼.” “흠... 오늘이 내가 이 H시에 온 첫날이니까, 특별히 이렇게 하자.” “내가 이곳을 떠날 때까지 당신은 내 여자가 되
세화는 조금 놀랐다. H시의 사씨 가문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이곳의 이씨 가문과 같은 급의 명문 가문이다. 사정우의 아버지가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라는 점도 놀라웠다. 그리고 마침 자신도 사해상공회의소 가입을 앞두고 있기에, 참으로 기묘한 우연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같은 편이 될 텐데 다투지는 않겠지.’ 하지만 세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세화가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런 관계 때문에 방금 있었던 일을 묵인할 생각은 없었다. “방금 일부러 차선을 바꿔 제 차를 들이받게 한 거 맞죠?” 세화는 사정우의 의도를 꿰뚫어 보았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며 접근하려는 수작이라는 걸 알아차린 세화는 손을 내밀지도 않은 채, 표면적으로는 예의를 지키며 정중하게 질문했다. 사정우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말해도 좋아요. 난 그저 당신하고 좀 친해지고 싶었을 뿐이에요.” “사고를 계기로 인연이 시작된다면 낭만적인 드라마 같지 않겠어요?” “낭만적인 드라마?” 세화는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다. “그건 낭만이 아니라 교통 법규를 무시하는 행위이고, 사람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태도예요.” “당신의 행동에서 차가움과 무감각만 느꼈을 뿐이에요. 전혀 낭만적이지 않아요.” 세화의 단호한 태도에도 사정우는 전혀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이 세화를 바라봤다. 그동안 자신이 만난 여자들은 아무리 새침한 척해도 그의 신분과 재력을 알고 나면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화는 달랐다. 전혀 개의치 않는 태도로 자신을 가르치려고 들었다. ‘이런 여자를 정복하는 건 아주 성취감이 있겠어.’ 사정우는 웃으며 말했다. “너무 진지하시군요. 사람 목숨이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래요?” “난 예전에도 사람을 친 적이 있어요. 하지만 보상하고 합의서 받으면 끝나는 일이지.” “물론 돈을 거절하고 내 목숨을 요구하는 바보
“내려! 내려!” 차 안에 앉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세화를 본 꼬붕 놈이 차문을 더욱 세게 발로 찼다. 마세라티의 차문에는 순식간에 움푹 패인 자국들이 생겼다. 그 와중에도 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미동도 없이 서서 이 모든 사태를 무심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세화는 가슴이 아팠다. 이 차는 바로 동혁이 자신에게 사 준 첫 번째 차였기 때문이다.세화가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행인들이 많이 몰려와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비록 이 무리들이 험악해 보이긴 하지만, 대낮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할 거야.’ 그래서 창문을 내리고 말했다. “그만 발로 차, 내리면 되잖아.” 나태성이라는 꼬붕놈은 코웃음을 치면서 뒤로 물러섰다. 그제야 세화는 천천히 차문을 열고 내렸다. “와, 이 여자 진짜 예쁜데? 게다가 2억 원이 넘는 마세라티를 타고 다니는 거 보니 완전 재벌이네.” “이 여자도 몰라? 혜성그룹의 회장, 진세화 씨야! 교통사고를 난 사람이 이 여자일 줄은 몰랐네...” 세화는 H시에서 너무나도 유명했다. 최근에는 주다정이 퍼뜨린 유언비어로 인해서, 더욱 사람들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 덕분인지, 세화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늘어났다. ‘역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으면 함부로 못하겠지.’‘혜성그룹 회장 진세화라고?’ 그 순간, 무표정이던 선글라스 남자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스쳤다. “당신 운전을 어떻게 한 거야? 운전할 줄 모르면 아예 도로에 나오질 말든가! 김 여사가 바로 당신 같은 여자 운전자를 두고 하는 말이야.” 거들먹거리면서 세화에게 쏘아붙인 나태성은 세화가 마치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몰아붙였다. “말해봐. 어떻게 책임질 거야?” “아니, 애초에 당신들이 불법으로 차선 변경을 해서 사고가 난 건데, 내가 왜 책임져야 해?” 세화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내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다면, 주저하지 않고 피해를 보상했을
[사해 상공호의소에서 우리를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살펴봐야 해.] 세화가 차분하게 말했다. [H시의 시장은 너무 작아. S시의 세방그룹이든 혜성그룹이든 앞으로는 반드시 전국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해.] [그리고 N도의 시장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N도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문을 두드려야 해.] [마침 사해상공회의소에서 고급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연락을 해 온 거야.]세화도 이 기회를 잡으려고 했기에 쌍방은 자연스럽게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남편이 별로 탐탁치 않아 한다는 걸 알아차린 세화가 동혁에게 말했다. [당신도 같이 가. 이미 사해상공회의소 대표하고 약속을 했어,] [새로 사람들을 만나는 게 당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야.] 동혁의 주량이 좋기도 하지만 동혁을 데리고 가는 데에는 세화가 고심한 또다른 목적이 있었다.바로 사해상공회의소 사람들과 만나면서 동혁을 위한 인맥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다.세화의 말에서 자신에 대한 관심을 느낀 동혁은 마음속으로 기뻐했다.‘아내가 이렇게 나를 챙겨 주는데 내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너무 눈치가 없는 것이겠지?’동혁은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래, 알겠어. 당신을 위해서라면, 불 속이라도 기꺼이 뛰어들어야지.” “하물며 술마시는 건데 말이야. 오늘 술 마시러 온 사람들은 다 뻗게 해주겠어!” 동혁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세화는 진지하게 말했다. [좀 진지하게! 이번엔 사고 치면 안 돼. 지난번처럼 술 마신 사람들 병원으로 보내지 말고!] 지난번에 동혁은 몇 개 부문의 책임자들과 술을 마시고 전부 뻗게 만들어서 세화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알았어. 쓸데없는 말은 안 할게. 명성호텔로 와서 나하고 합류하면 돼. 내가 지금 차를 가지고 갈게.]다시 한마디 한 뒤 세화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자신의 마세라티를 몰고 출발했다.세화가 명성호텔 근처에 왔을 때, 옆 차선에서 오픈 스포츠카 한 대가 세하의 차에 접근해서 나란히 달렸다. 빵! 빵! 선글라스를 낀
한 무리의 기자들이 떠드는 소리가 천진과 주다정의 귀에도 들렸다. 이는 자신들에 대한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였다.30분도 안 되어 천진이 주다정을 폭행한 사실이 인터넷어 폭로되었고, 사방으로 떠들썩하게 퍼져 나갔다.이로써 모든 진상이 밝혀졌다. 주다정과 천진이 결탁해서 간통을 저질렀고, 항난그룹을 삼키려고 작당한 두 사람은 오히려 동혁과 수소야가 간통을 저질렀다고 유언비어를 퍼트렸던 것이다.‘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지!’두 사람을 향한 욕설이 사방에서 쏟아졌다.악명을 세상에 날리게 된 주다정과 천진은, 모든 사람들의 규탄의 대상이 되었다.이튿날 H시 방송국에서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혁과 세화 일가에 사과하는 동시에 경병수와 주다정을 파면했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그 뒤로 이 양아버지와 수양딸은 H시에서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다.소문에 따르면, 주다정은 한 지방 도시의 고급 클럽에서 명문가의 자제들과 고위 관리들을 정성껏 접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예전에는 자신이 기꺼이 원해서 그랬지만, 지금은 억지로 웃음을 보여야 했다.그리고 이 여론을 통해서 먹칠을 했던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수소야도 여러 매체들이 공동으로 증인을 서는 가운데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천진의 파렴치한 행동이 사람들에게 공개된 데다가 동혁도 이 소송에 특별히 관심을 보였다. 법원에서는 신속하게 두 사람의 이혼을 판결했다.결국 천진은 원래 자신의 가문에 속했던 재산을 제외하고, 항난그룹에 대해서는 동선 하나도 건질 수가 없었다.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천진은 수소야가 보유한 항난그룹의 지분은 부부의 공동 재산이므로 당연히 자신이 절반을 가져야 한다고 항변했다.하지만 수소야는 항난그룹의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동혁이 전후로 나눠 준 지분은 처음부터 백마리의 명의로 되어 있었다.화가 머리끝까지 난 천진은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혹 떼러 갔다가 혹을 붙인다는 게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항난그룹의 지분을 수중에 넣으려고 할 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