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의 말을 들은 장재문은 순간 비웃었다. “젊은 놈이 큰소리는. 함부로 혀를 놀리지나 마라.” 정설희도 비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태양유치원은 내 남편의 정도교육그룹이 투자한 곳이야. 그런데 이런 어린 계집애 하나 못 쫓아낼 거 같아? 넌 네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동혁은 이 두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동혁은 바로 휴대폰을 꺼내 유치원 밖에서 기다리던 선우설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우 비서, 정도교육그룹, 거기 사장이 누군지 알아?” [회장님, 정도교육그룹 모르시겠어요?] 선우설리는 의아해하는 듯하더니 다시 말했다. “하지혜가 정도교육그룹의 사장이에요.” “하지혜의 회사라고?” 동혁은 정도교육그룹이 하지혜의 회사일 줄은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 전에 동혁은 하지혜가 어떤 회사를 차렸고 얼마나 사업을 잘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설령 하지혜가 남강 최고의 부자라 해도, 항남 무덤 앞에 가서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하는 건 바뀌지 않아.’ 동혁이 말했다. “바로 하지혜에게 전화해서 당장 튀어오라고 해!” 말을 마치자 동혁은 전화를 끊었다. “하지혜가 누구야?” 정설희는 동혁이 휴대폰으로 지시하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장재문은 안색이 이상하게 변하며 대답했다. “지난번 회사 연례총회에서 못 봤어?” “아, 하 사장님?” 정설희는 깜짝 놀랐다. 정설희는 지난번에 장재문과 그룹 연례총회에 참석해서 하지혜가 연단에 서서 연설하던 장면을 떠올렸다. 물 만난 고기처럼 모든 장내를 장악하고 있는 여왕 하지혜 사장, 당시 정설희는 자신과 하지혜를 비교하니 자신의 처지가 너무 부끄러웠다. “이봐 당신, 당신이 뭔데? 감히 하 사장님을 이리로 튀어오라고 해?” 정설희는 동혁에게 갑자기 물었다. 하지만 정설희는 뭔가 불안했는지 억양이 많이 누그러졌다. 장재문도 동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동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하지혜는 내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그 외에 내가 누군지는 당신들이 알 자격이 없어요.” “흥,
동혁의 차가운 목소리를 듣고 하지혜가 놀라 몸을 떨었다. 하지혜가 주위를 둘러보고 그제야 장재문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갑자기 눈빛이 차갑게 바뀌며 말했다. “장재문, 네가 감히 마리를 쫓아낸다고 했어?” 동혁은 마리를 다정하게 품에 안고 있었다. 하지혜는 동혁의 마음에서 항남 가족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장재문, 이 인간이 정말 죽으려고 미쳤구나!’ 장재문은 이미 놀라서 그저 멍한 상태였다. 이때 하지혜의 말을 듣고 장재문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하 사장님,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는데요……” 짝! 하지혜가 뺨을 때리자, 장재문의 빰이 손바닥 자국으로 빨갛게 물들었다. “이 순간부터 당신은 해고야!” “네……?” 장재문은 얼굴을 가리고 그대로 멍하게 서있었다. 방금 전에 장재문은 마리를 유치원에서 내보내겠다고 우쭐대더니, 오히려 이제는 자신이 회사에서 내쫓길 줄 누가 알았을까? 정도교육그룹의 임원, 연봉 2억 원의 임원 한 명이 이렇게 해고되었다. 그러나 더 기가 막힌 일이 뒤에 남아 있었다. 하지혜는 계속 차갑게 말했다. “동시에 나는 당신을 업계 블랙리스트에 올리겠어. 적어도 교육업계에서는, 이제 어떤 회사도 당신을 원하지 않을 거야!” 장재문은 그대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업계 전체에서 퇴출이라니.’장재문은 서른이 넘은 나이인데, 다른 업종으로 전업하려면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장재문은 이런 결과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단지 몇 살짜리 계집애 하나를 잘못 건드려서 내 인생의 중년 위기가 앞당겨 오다니!’ “왜 멍하니 있어, 여기 이 선생님한테 빌고 부탁해. 빨리!” 정설희는 다급하게 울었고, 넋이 나간 장재문을 끌고 동혁에게 용서를 빌었다. ‘제발 우리를 용서하고 하 사장님이 방금 내린 결정을 철회하게…….’ “꺼져!” 동혁은 그들을 용서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지금 내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저건 진정으로 후회하고 뉘우치는 것이 아니야.’ ‘오늘
선우설리는 마리와 백문수를 보고 말을 멈추었다. “아저씨, 마리와 먼저 차에 타 계세요.” 동혁은 마리를 백문수에게 건네주었다. 마리와 백문수가 차에 타자 동혁이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선우설리가 이어서 말했다. “진 사장님이 진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주원그룹을 인수하러 갔다가 주원그룹 노강현 사장에게 쫓겨났고, 서경하가 진씨 가문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주원그룹 빌딩에서 뛰어내려 죽었습니다.” “서경하가 투신하는 것과 동시에 병원에 있던 주태진도 투신해 죽었습니다.” 풀썩! 동혁의 뒤를 따라 나오던 하지혜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동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 “동혁아, 제발 나는 죽이지 마. 난 이미 내 잘못을 알고 있어. 살려만 주면 네가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할게. 항남의 무덤에 가서 고개 숙여 참회하고, 항남의 가족에게도 보상할게…….” 하지혜는 동혁에게 계속 빌었다. “그만해, 건물에서 투신자살한 거는 나와 아무 상관도 없어!” 동혁은 불쾌한 듯 하지혜에게 소리치며, 선우설리에게 물었다. “서경하는 체포되지 않았어? 어떻게 주원그룹 빌딩에서 뛰어내릴 수 있지?” “경찰이 심문했는데 서경하와 육해진 등의 문제가 그리 크지 않았고, 게다가 3대 가문에서 누군가가 서경하를 나오게 도운 것 같아요.” 선우설리는 이미 조동래와 연락을 했었다. 동혁은 차갑게 말했다. “그 서경하와 주태진의 죽음은 필시 3대 가문과 연관되어 있을 거야. 그 사람들은 정말 극악무도하니까!” ‘서경하와 주태진이 죽든 말든 상관없어.’ ‘하지만 이 일은 H시 제일인 이씨 가문과도 관계가 있을 거야.’ 어제 동혁은 주원풍을 관에 담아 이씨 가문으로 보냈었다. ‘H시 제일인 이씨 가문이 3대 가문을 시켜 두 사람을 죽게 해서 오히려 나를 위협하려고 한 건가?’ ‘건축자재협회의 몰락도 이씨 가문에게 경고가 되지 못했나 보군.’ ‘이씨 가문은 여전히 사과하러 올 생각이 없겠어.’ “회장님, 조동래 경감이 사람을 보내 현장 검증을 했는
“옛날 집?” 동혁은 백문수와 육수아를 바라보았다. 육수아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마리는 예전에 항남이 H시에 돌아왔을 때 샀던 저택을 말한 거야. 마리가 조금 컸을 때부터 그곳에 살았으니까.” 당시, 그들 다섯 식구는 모두 그 저택에서 살았었다. 수소야는 마리에게 많은 작은 애완동물을 기르게 했다. 그래서 마리는 그 저택이 아직 기억 속에 깊이 남아서 엄마, 아빠랑 계속 거기서 사는 꿈을 꾸곤 했다. 백문수가 말했다. “그 저택은 말할 필요 없어. 항남이 사고가 난 뒤 은행에 압류되어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을 테니까.” 육수아는 입을 다물었지만 눈에는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스쳤다. ‘그때 우리 다섯 식구가 얼마나 행복했는데.’ 동혁은 조용히 이 일을 마음 한편에 두었다. 백문수의 집을 떠날 때, 동혁은 선우설리에게 그 저택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마리가 예전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서둘러 새 집을 살 필요가 없지.’ 동혁을 하늘 거울 저택으로 데려다주고, 상관설리는 그대로 차를 타고 돌아갔다. “이동혁, 네가 지금 집에 올 면목이 있어? 네가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우리가 또 진씨 가문 사람들에게 죽도록 욕을 먹었어!” 동혁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류혜진은 냉담한 표정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어젯밤 동혁이 집에 돌아와서, 주원그룹은 진씨 가문에 반환되었으니 오늘 세화에게 진씨 가문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인수하라고 해서 말을 듣던 류혜진도 덩달아 기뻐했었다. ‘이번에 우리 가족이 큰 공을 세웠으니, 그럼 이제 진씨 가문에서 당당히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게 되겠어.’ 그러나 오늘 오후, 진씨 가문 사람들이 기뻐하며 주원그룹을 인수하러 갔지만, 사람들 앞에서 쫓겨날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 일은 이미 H시 전체에 퍼졌다.현재 진씨 가문은 또 망신을 당해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방금 진씨 가문 사람들은 연속으로 전화해 진창하와 류혜진을 번갈아 가며 공격했고, 그들을 심하게 욕했다.
향방주택이 곧 분양을 시작하려고 해서 세화는 바빠 죽을 지경이었다. 지금 세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은행 쪽의 대출금을 처리하는 것이다. 진성그룹의 자금이 워낙 부족한데, 현재 매일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었다. 즉시 분양을 시작하려면 분양주택자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자금이 매우 모자랐다. 이것들은 모두 세화가 직접 처리해야 했다. 동혁은 승낙했다. “여보, 몸이 어디 안 좋아?” 동혁은 세화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관심을 보였다. 세화는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 “괜찮아, 그냥 좀 놀라서. 바로 우리 앞에서 서경하가 주원그룹 빌딩에서 뛰어내려 죽었잖아.” ‘역시 세화는 마음씨가 여리고 착해.’ ‘반면 진태휘, 진화란 그 남매는 평소에도 위세를 부리고 아주 오만하지.’ 오늘 진씨 가문 사람들은 주원그룹에서 너무 놀라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였다. ‘그 장면은 정말 너무 무서웠어!’ “참, 주태진도 투신해서 죽었다고 들었는데 이상하네요.” 세화는 약간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주태진과 서경하는 모두 세화의 고등학교 동창이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 투신자살해 죽었다. 그리고 육해진 등도 체포되었다. ‘그러고 보면 인생은 정말 무상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 나와 동혁 씨를 비웃었는데 그렇게 되다니.’ 동혁은 당연히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있었다. “여보, 그 사람들 생각할 거 없어. 다 잘못을 했으니 죽어서 죗값을 치른 거야. 주원그룹은 내가 곧 3대 가문에게서 찾아올게.” 세화는 동혁을 한 번 힐끗 보고는, 동혁이 단지 자신을 기분 좋게 하려고 한 말이라고 여겼다.세화가 말했다. “주원그룹 일은 생각하지 마. 이번에 임시총회에서 무사히 돌아온 것만으로도 난 만족하니까.” 동혁은 매우 감동했다. 그리고 동혁은 세화가 자신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김대이를 보내려고, 천미에게 2억 원을 빌린 일이 생각났다. 동혁은 임시총회에서 김대이가 그에게 준 은행 카드를 꺼냈다. “여보, 이건 김대이가 나보고 당신에게 돌
‘김학수라는 이 국외 전장의 노병은 정찰병 출신일 거야, 그래서인지 추적 기술은 정말 최고군.’하지만 동혁 앞에서는 그것도 소용없었다.하는 거울 저택에서 나오자, 동혁은 누군가가 자신을 미행하는 것을 알아차렸다.하지만 김학수일 줄은 몰랐다.김학수가 말했다. “전신님, 용구 형님이 앞으로 전신님을 따라다니라고 했습니다. 심부름도 하고 돌발상황도 처리하라고요.”“좋아. 그럼 따라와.”동혁은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6대 대장 같은 노병이 심부름을 하면 좀 편하긴 하겠군.’비록 동혁은 언제든지 호아병단, 백야특수부대, 심지어 H시 군부가 관할하는 몇 개 대대의 모든 병력을 동원하여 자신의 필요에 따라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것도 그렇게 편리하지 않았다.동혁은 현역 병사들이 곁에서 수시로 따라다니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하면 신분 노출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감학수 등 여섯 명의 실력이 괜찮았지만 그래도 설전룡에게 단 일격도 맞추지 못했다.‘하긴 설전룡은 전신직속부대의 제1대장이니까.’“전신께서 저희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김학수 등은 모두 흥분했다.군부의 백만 장병들이 우러러보는 동혁의 심부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영광스런 일이었다.“앞으로 형님이라고 불러.”동혁은 이 말을 하고 돌아섰다.“예, 형님!”김학수 등은 진지해졌다. 일단 동혁의 신분이 드러나면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동혁은 차로 돌아가 한참을 기다렸지만 천화의 전화는 오지 않았다.세화은 분명히 천화에게 전화를 해서, 기차역에서 나오자마자 동혁에게 전화를 하라고 했다.‘처남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동혁은 직접 천화에게 전화를 걸었고, 몇 번의 시도 끝에야 연결이 되었다.[야, 누가 계속 전화해? 짜증나게!]천화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목소리는 여리여리한데 성깔은 여전하고만.’동혁이 담담히 말했다.“나? 네 매형이야.”[이동혁? 경고하는
“꺼지라고 해, 보고 싶지 않으니까!” 천화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천화는 동혁이 와서 자신의 체면을 구기게 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천화는 자신이 좋아하는 명희 앞에서 창피를 당하기 싫었다. 조명희가 웃으며 말했다. “천화야, 네 누나가 매형을 쫓아냈다는 걸 알면 화를 낼 텐데?” “명희 누나, 내 생각해주는 건 고마워.” “근데 이놈은 바보라고. 괜히 들어와서 또 미쳐서 누나 사업에 지장을 줄까 봐 걱정이야.” 레저 로열티는 조명희가 새로 오픈한 유흥업소였다. 천화도 조명희에게 놀러 오라는 초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들어오자마자 장식부터 소품까지 고급스러워서 여기 오는 고객들은 모두 돈이 많거나 부유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천화는 상위 1% 명문가의 낯익은 얼굴도 여럿 보았다. “괜찮아, 설사 네 매형이 오늘 우리 클럽을 망쳐도, 천화의 네 체면을 봐서, 누나가 난처하지 않게 잘 처리할게!” 조명희는 일어서서 흰 파처럼 생긴 손가락을 내밀어 천화의 뺨을 쿡쿡 찔렀다. 조명희는 직원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이동혁 씨 들여보내.” “명희 누나는, 정말 나한테 잘해준다니까!” 향기로운 바람 같은 여인의 행동에 천화는 가슴이 뛰었다. 조명희가 무심코 건드린 듯한 행동에 천화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조명희의 초롱초롱한 눈동자에 득의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천화와 같은 순진한 남자를 꼬시는 건 조명희에게 식은 죽 먹기였고, 모든 일이 늘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얼마나 많은 천화와 같은 귀엽고 순진한 어린 남자애들이 조명희의 매력에 빠져 그녀의 어린 애인이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동혁은 곧 안내되되 들어왔다. 동혁은 레저 로열티의 각종 고급스럽고 럭셔리한 소품들을 본체만체하고 바로 천화 앞으로 걸어갔다. “천화야, 누나가 널 집으로 데려오라고 했어. 그만 가자.” 천화는 동혁을 보고 기분이 반쯤 상했다. 천화는 화가 나서 고개를 돌린 채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날 귀찮게 하지 마.
조명희는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조명희는 내키지 않는 듯 말했다. “지석아, 난 너보다 나이가 많으니 놀리지 마라.” 소지석, 일류 가문인 소씨 가문의 사람이었다. 진태휘는 몇 년 동안 집적거렸던 여신 소희수의 동생이기도 했다. 지난번 하늘 거울 요트 파티에 소지석도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또 다른 일류 가문에서 온 오강인은 조명희의 작은 손을 잡아당기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누님도 농담이 지나치시네요. 누님이 한창 여자의 황금 나이인데, 다른 어린애들보다 훨씬 매력이 있죠. 언제 다시 우리 둘과 한번 즐기시죠?” 말을 마치자 오강인은 소지석과 함께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조명희는 상위 1% 명문가인 조씨 가문의 사람이었지만, 소지석과 오강인의 이런 희롱이 자신에게 문제가 될까 봐 두렵지 않았다. 그들 모두 조명희와 잔 적이 있기 때문이다. 조명희는 그들의 작은 모임에서 자유롭고 다양한 사람과 잠자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조명희가 희롱당하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조명희, 이 여자의 눈은 그저 누구와 즐길지 아직 정하지 못한 것뿐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동은 이미 천화를 화나게 했다. 천화는 달려들어 소지석과 오강인을 밀어냈다. 조명희를 뒤로 감싸며 두 사람을 노려보고 말했다. “꺼져, 명희 누님 괴롭히지 말고!” 그러나 이때 동혁은 소파에 앉아 과자를 먹으면서 즐겁게 게임을 하고 있었다. 천화의 움직임에 소지석은 고개를 돌려 흘끗 보고는 머리를 아래로 내리며 말했다. “야, 이거 중소 가문의 기생오라비 같은 천화 아니야?” 소지석은 천화를 알아보고 차갑게 비웃기 시작했다. “우리가 누님과 작은 장난 좀 친 건데? 이게 어떻게 괴롭힌 거지? 게다가, 누님이 네 여자친구도 아니고, 너와 아무런 관계도 없잖아!” “그러니까 넌 그냥 꺼져. 어디서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주제에 감히 우리 일에 참견해? 괜히 귀찮게 나서지 마라.” 오강인도 팔짱
그러나 오한민은 결국 그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지금의 자신에게는 동혁을 죽일 능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원래는 사정우와 동혁 사이를 이간질해서, 이 두 사람이 죽기 살기로 싸우게 하려고 했다.가장 좋은 결과는 사정우가 동혁을 해치우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손을 쓸 필요 없이.오한민이 알게 된 소식에 따르면, 동혁은 촬영장에 달려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세화를 마중한 뒤에는 확실히 블루라군 별장단지로 가서 사정우를 곤란하게 만들었다.오한민이 보기에,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죽음을 재촉하는 행동이다.그러나 놀랍게도 한 시간이 지난 뒤, 빅토리아병원에 멀쩡하게 나타난 동혁은 여전히 기세 등등하게 날뛰고 있었다.사정우는 H시의 한 이류 가문의 폐물에게 반죽음이 된 상태였다.사씨 가문에서는 당연히 이 창피한 소식이 퍼져 나가지 않게, 빨리 덮으려고 했다.그래서 오한민도 블루라군 별장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다.‘이동혁이 어떻게 조금도 다치지 않고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이런 의문들 때문에 오한민의 마음은 동혁에 대한 거리낌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오한민은 원래 신중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서, 철저하게 계획한 뒤에 행동하는 걸 좋아했다. 여태까지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하지 않았다.‘지금은 더더욱 경솔하게 이동혁에게 손을 대서는 안 돼.’[이동혁, 그럼 네가 며칠 더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겠어!]오한민의 이 말은 거의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내뱉었다. 공기 중에는 얼음 부스러기들이 가득한 것처럼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그러나 동혁에게 이런 말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동혁이 바닥에 널부러진 오태강을 발로 차서 나연지 앞으로 보내면서 말했다.“그놈을 데리고 꺼져. 빅토리아병원은 이제 문을 닫으니까 여기선 치료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서 치료해!”동혁 때문에 놀라서 간담이 서늘해진 사람들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핸드폰 화면을 통해 그 모습을 보고 분통이 터진 오
얼른 핸드폰을 받은 황성민은 동혁과 오태강에게 카메라를 맞췄다.“이동혁, 너 뭐 하려는 거야!”오태강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자, 도망치려고 힘껏 일어났다.펑! 한 발로 오태경을 발로 차서 바닥에 쓰러뜨린 뒤, 오태경의 앞에 간 동혁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오한민 잘 봐. 이게 바로 네가 나를 도발한 대가야.”[이동혁, 네가 감히!]오한민의 놀란 목소리가 핸드폰에서 들려왔다.자기의 아들 오반석은 능력이 너무나 부족했다.그래서 오태강은 자신의 친조카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역점을 두고 계속 양성한 자신의 후계자였다. 그래서 사립병원들을 모두 조카인 오태강에게 맡긴 것이다.‘이동혁은 지난번에 반석이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는데, 지금은 또 태강이에게 손을 대려고 해.’‘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이동혁, 네가 감히 태강이에게 손을 댄다면, 맹세하건대 나 오한민은 반드시 너와 끝장을 보겠어!]오한민이 분노하며 포효했다.이를 갈고 있는 모습은, 평소 TV 매체에서 항상 모든 걸 파악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투자계의 거물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더군다나 화면상의 위협은 동혁의 굳은 결심을 전혀 흔들 수가 없었다.“그럼 끝장을 보던가.”동혁의 냉혹하고 무자비한 목소리가 울리면서, 들어올린 다리로는 오태강의 한쪽 무릎을 힘껏 밟았다.“안 돼, 삼촌 살려주세요... 아악!”뼈가 부러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더불어.동혁에게 짓밟힌 오태강의 한쪽 다리는 무참하게 박살이 났다!처참한 비명소리가 병원 1층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오랫동안 메아리가 계속되었다.복도의 사람들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나연지, 소태란 등 빅토리아병원 사람들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창백해졌다.아까 자신들의 따귀를 때렸던 동혁의 모습과 지금 동혁이 보여준 무자비하고 잔인한 모습을 비교하면서, 마음속으로부터 깊은 공포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7개 부문의 수장들조차도 모두 멍하니 동혁을 바라볼 뿐이다.새로 부임한 이 시장 나
[사람은 살아가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마련이지. 친구 사이에도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이야.]오한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이동혁, 네가 만약 나 오한민의 체면을 세워준다면, 나도 원한과 선입견에 전혀 개의치 않고 너를 친구로 사귀도록 하지.][반석이 부러진 다리는 치료하면 되고...]동혁조차도 오한민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의아했다.‘그러나 내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닌데, 당연히 오한민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아. 이건 상대방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오한민처럼 순수하게 이익만 추구하는 괴물에게,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 친구.’‘이익이 있다고 여기면, 언제든지 태도를 바꿔서 상대방을 칼을 찌를 수 있어.’“헐, 부모 자식 간의 도리가 정말 대단한 걸.”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오 부사장이 이렇게 갈수록 냉혹하게 변하니, 당신과 나는 친구가 되지 못할 것 같아.”[그럼 상의할 필요가 없는 건가?]미소를 갈무리한 오한민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병원 간판을 내려.]말을 마치자, 화면 속의 오한민이 손을 뻗어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는 아주 명석하게 분석했다.‘조카 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넘어간 이상, 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여전히 동혁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빅토리아병원이 문을 닫는 건 이미 확정된 거야.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없어.’“잠깐.”동혁이 오히려 오한민을 부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오 부사장이 방금 사정우를 언급한 이상, 알고 싶은 문제가 있어.”[무슨 문제야?]오한민이 조용히 물었다.동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사정우가 우리 아내를 속여서 누드사진을 찍게 한 건, 네가 뒤에서 부추긴 거지?”잠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가, 오한민이 결국 입을 열었다.[오후에 비행기에서 뿌린 사진을 봤는데, 진세화 씨 누드사진은 찍지 못했던 모양이더군. 오히려 사정우의 애정 행각을 담은 사진을 보게 되었지.][나는 이동혁 네가 정말 능력이 있다는 걸 인정하
[너는... 이동혁?]오한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동혁과 실제로 만난 적이 없지만, 자료 속의 사진을 통해서 동혁의 얼굴을 알고 있다.더군다나 아들 오반석의 두 다리가 동혁에게 부러진 뒤, 그의 머릿속에는 더욱 자주 동혁의 얼굴이 떠올랐다.설사 동혁이 재로 변하더라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결국 투자계에서 잔뼈가 굵은 거물답게 잠시 놀랐던 오한민은 곧 평정심을 찾았다.오한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동혁, 태강이 핸드폰이 왜 네 손에 있지?]지금 오한민의 마음속에는 무수한 추측이 떠올랐다.그러나 오태강이 동혁의 손에 넘어갔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현대 사회에서 핸드폰은 사람 몸에 달린 세 번째 손이나 다름없어.’‘이유 없이 태강이 핸드폰이 이동혁의 손에 떨어지지는 않았을 거야.’동혁은 카메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태강을 비추면서 웃었다.“어, 당신 조카도 나하고 함께 있어. 조카는 큰 문제가 없으니까 오 부사장은 안심하시길.”오한민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오태강의 양쪽 뺨에 난 새빨간 손바닥 자국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러나 이동혁의 말도 틀리지 않은 것 같은데.’‘확실히 큰 문제는 없어 보여.’‘적어도 내 아들 반석이 두 다리를 부러뜨린 것에 비하면 그래.’오한민의 말투도 평온했다.[이동혁, 우리는 공명정대한 사람들이니까 솔직하게 말해. 목적이 뭐야?]‘태강이가 동혁의 손에 떨어진 것도 이미 사실이기에, 더 이상 말해봤자 무의미해.’‘분노도 아무 의미가 없어.’‘이동혁의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흥정하는 게 정도야.’전형적인 사업가의 마인드!“목적은 없어.”동혁이 느릿느릿 말했다.“바로 오 부사장의 빅토리아병원에 와서 한 바퀴 돌았다가, 마침 아주 불쾌한 일이 생겨서 여기 문을 닫게 만들 생각이야.” “지금은 단지 오 부회장에게 알려주는 거야.”핸드폰 화면 속의 오한민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병원 문을 닫기 전에, 또 특별히 전화를 걸어서 알려주는 거라고?’‘이동혁은 지금 대놓고 도발
부태서는 바로 그렇게 가 버렸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깔끔하게!응급실 복도는 기이할 정도의 정적 속에 빠졌다.그동안 배경을 믿고 동혁에게 끊임없이 소란을 피웠던, 나연지나 소태란도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부천정의 손자까지 동혁에게 쫓겨났어. 이제 누가 빅토리아병원 문을 닫는 걸 막을 수 있겠어?’“태강 씨, 빨리 방법을 생각해 봐요, 저 개새... 이동혁이 이렇게 병원 문을 닫게 해서는 안 돼요!”나연지는 오태강의 팔장을 끼고서 한껏 애교를 부렸다.오태강의 총애에 힘입어 겨우 빅토리아병원의 원장 자리에 올랐다.병원이 문을 닫게 된다면, 나연지가 제일 먼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꺼져, 귀찮게 하지 말고!”오태강은 참을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질렀다. ‘지금 무슨 방법이 있단 말이야!’이때 동혁이 천천히 말했다.“오태강, 빅토리아병원에 또 무슨 대단한 주주가 있으면 모두 오라고 해. 시간을 절약하게 말이야.”동혁의 이 오만방자한 말을 듣자, 오태강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졌다.매섭게 고개를 들고 소리쳤다.“이동혁, 너는 고작 2류인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에다가, H시 시민들이 모두 아는 폐물일 뿐이야.” “뭘 우쭐대면서 뭐가 만족스럽다는 거야!”오태강의 표정과 말투는 경멸로 가득 차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씁쓸했다.그렇다. 동혁은 H시 사람들이 다 아는 폐물 데릴사위였다.그러나 바로 이 쓸모없는 인간이 지금 오태강을 물러설 수 없는 지경까지 몰아넣은 것이다.많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들 중에서 가장 사람들 앞에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전전 시장인 할아버지를 후원자로 둔 부태서였다.그러나 부태서는 동혁의 몇 마디 말에 쫓겨났고, 자신의 지분이 손실을 입는 것도 외면했다.오태강이 또 어떤 주주를 청할 수 있을까?동혁은 오태강의 욕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볍게 웃었다.“네가 주주를 찾을 수 없어? 그럼 내가 한 명 불러줄게.”말을 마친 동혁은 앞으로 나서면서 오태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줘.”동혁의 말 뜻을 이
“나는 사람을 너무 업신여겨, 어쩔 건데?”동혁의 무심한 듯 말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기세를 담고 있었다.모두 어리둥절했다.‘부태서는 전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지만, 이동혁은 진씨 가문의 폐물 데릴사위일 뿐이야.’‘두 사람의 신분과 지위는 하늘과 땅 차이야.’‘부태서가 국면을 전면적으로 장악하고 나서면, 이동혁은 그저 설설 기면서 모든 면에서 약세에 처할 수밖에 없을 텐데?’‘어떻게 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완전히 정반대가 됐지?’동혁은 끝없이 날뛰는 반면에, 부태서는 상대방의 핍박에 직면하고도 모호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태서야, 너 어떻게 된 거야? 병이 나서 정신이 흐릿해진 거야?” “네 앞에 있는 자는 폐물이야! 네 대단한 실력으로 밟아버려!”오태강은 부태서를 자극하며 응원했다.오태강이 이렇게 자극하자, 부태서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졌다.두 눈에 쌍심지를 켠 부태서가 동혁을 노려보면서 소리쳤다.“이동혁, 이번에는 내가 너를 건드린 게 아니야.” “빅토리아병원에 내 지분이 있는데, 네가 일부러 문제를 일으킨 거 아니야!”부태서의 대답은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났다.이 말은 아무리 봐도 동혁에게 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부태서, 나는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릴 거야. 네가 이곳의 주주인지 거와는 상관없어.”동혁도 눈살을 찌푸리면서 짜증을 냈다.“너한테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은 거니까, 바로 대답하면 돼. 그런데 왜 성가시게 자꾸 딴 얘기만 하는 거야?”“네가 말해도 소용없지만 어쨌든 말해 봐.”“너 대신 네 할아버지가 결정해야 돼?”동혁이 부천정을 언급하자, 앞서 블루라군 별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르면서 부태서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우리 할아버지는 H시에서는 가장 큰 권력을 가진 토착세력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그 설씨라는 녀석의 호통에 할아버지는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했어. 그저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나를 데리고 도망쳤지.”‘별장을 떠나기 전에도 내가 또 따귀를 맞고 쓰러졌
동혁의 말은 모두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빅토리아병원의 주주인 부태서 앞에서 빅토리아병원 간판을 내리겠다고 큰소리쳤어.’ ‘게다가 상대방에게 의견을 묻다니!’‘이건 면전에서 따귀를 때리는 것하고 무슨 차이가 있어?’오태강은 곧바로 웃음을 터뜨렸다.“이 자식, 그 일을 부태서에게 왜 물어? 네가 부른 7개 부문의 수장들에게 물어야지.”“저 사람들에게 물어봐, 부태서 앞에서 저들이 감히 빅토리아병원을 봉쇄할 수 있겠어?”오태강은 비꼬는 말로 조롱하면서 동혁을 보고 비웃었다.“하하, 당연히 감히 할 수 없겠지. 부태서가 누군데 말이야!”“부태서는 우리 H시 전전 시장님의 친손자야. H시 넘버원 청년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지!”“H시에서 부 전전 시장님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데.” “저 7개 부문 수장들이 감히 우리 빅토리아병원을 건드릴 수 있다면, 내가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저 사람들을 아버지로 모시겠어!”“이동혁, 넌 웃음거리가 됐지만 그래도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돼.” “오늘 부태서 씨가 있으니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나연지, 소태란 등도 큰 소리로 비웃었다.‘전전 시장의 손자도 우리 병원 주주인데 뭐가 무서워.’‘7 개 부처가 연합해서 법을 집행해도 상관없어.’‘오늘 70개 부서가 오더라도 못 해!’사람들의 조롱에 7개 부서의 수장들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지금 황성민 같은 사람들조차도 동혁이 너무 서둘렀다는 생각이 들었다.‘비록 새 시장인 이동혁이 지위와 권력이 대단하다 해도.’‘부태서와 비교하면 확실히 평범한 수준이야.’‘부태서의 할아버지가 H시를 20년 동안 장악했던 전 시장 부천정이라는 걸 기억해야 해.’‘새로 부임한 시장이 부임하자마자, 현지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전 시장의 미움을 샀어.’‘정말 현명하지 못한 처사 아니야?’“나는 저 사람들에게 묻지 않았어.”차가운 눈빛으로 황성민 등을 힐끗 쳐다본 뒤, 동혁은 다시 부태서를
거들먹거리며 걸어오는 청년의 말투는 오만하기 짝이 없었다.모두들 자기도 모르게 이 청년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오만하게 날뛰면서 걸핏하면 죽여버리겠다니, 도대체 누구야?’“부태서!”청년을 보자마자 황성민 등의 표정은 크게 변했다.온 청년은 뜻밖에도 전 시장 부천정의 손자 부태서!부천정은 H시에서 지 20년이나 시장을 지냈기에, 그의 손자가 누구인지 사람들은 당연히 잘 알고 있다.사람들의 반응을 본 오태강이 씩 웃었다.“보아하니 당신들 모두 부태서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모양이네.” “그래, 부태서도 여전히 우리 빅토리아병원의 주주야!”황성민 등의 표정은 안절부절 종잡을 수가 없었다.모두 부태서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라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었다.실제로 H시의 많은 회사들은 부태서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다. 그의 표면상의 신분은 한 투자회사의 사장으로, 여러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사실상 부태서의 투자회사가 이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할아버지 부천정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것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이 선생님.”골치아프게 됐다는 걸 깨달은 황성민이 재빨리 고개를 돌려 동혁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오늘 이 빅토리아병원의 간판을 내리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저 부태서는 부천정 전전 시장의 손자입니다. 저희도 그가 빅토리아병원의 주주일 줄은 몰랐습니다.”황성민은 동혁에게 빅토리아병원 때문에 전전 시장 부천정과 충돌하지 말라고 일깨워준 것이다.이들은 부천정이 H시에서 가공할 만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훤히 알고 있었다.신구 시장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다면, 누가 이기고 질지 정말 말하기 어렵다.“퇴직한 늙은이의 손자가 아주 대단하군요. 당신들 일도 그만두게 할 수 있겠어요?”동혁은 일곱 부서의 수장들을 향해서 싸늘하게 말했다.모두 동혁의 차가운 눈빛에 고개를 숙인 채 감히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마음속으로만 고통을 호소할 뿐!오태강과 어깨동무를 한 채 얘기를 나누던 부태서가 이
“엉엉, 태강 씨, 저 자식한테 또 맞았어!”나연지는 울며불며 오태강의 품속으로 달려들었다.“지금 그 녀석이 얼마나 날뛰는지 직접 봤지?”“당신 앞에서도 감히 나를 때렸어!”“저 자식은 내 얼굴을 때린 게 아니라, 분명히 태강 씨 얼굴을 때린 거야. 흑흑...”동혁에 대한 원한에 사무친 나연지는 끊임없이 오태강을 선동했다. 분노한 오태강이 손을 써서 동혁을 완전히 죽여버리도록!“됐어!”나연지의 울음소리에 짜증이 난 오태강이 나지막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동혁을 바라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새끼, 내가 방금 너한테 말했지. 나연지는 내 여자라고.”“감히 내 앞에서 내 여자를 때리다니, 나 오태강은 안중에도 없다는 거야?”오태강의 말투는 극도로 음산했다.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동혁이 씩 웃으며 말했다.“나는 너처럼 머리도 안 돌아가면서 시치미를 떼는 사람을 가장 싫어해. 나를 본 적도 없으면서, 무슨 수로 너를 눈에 넣는 걸 본다는 거야?”“네 면전에서 네 여자를 때렸는데도, 너는 여전히 이걸 물어보네.”“내가 티를 안 내서 그런 건가?”“그럼 내가 다시 네 면전에서 네 병원 간판을 내리게 해서 증명해 주겠어.”동혁의 이 말을 듣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숨을 들이마셨다.‘오태강이 아주 기고만장해서 날뛰는 건 자신이 여러 사립병원의 소유주이기 때문이야.’‘게다가 리성투자회사 사장 오한민의 친조카라서 밑천이 두둑하기 때문이자.’‘그러나 이동혁은 오히려 그보다 더 날뛰고 있어!’‘대놓고 오태강에게 나는 정말로 너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고 말했어!’‘이걸 오태강이 참을 수 있겠어?’과연 동혁의 말이 떨어지자, 오태강의 짙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마음이 평온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이를 악물고 있던 오태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자 헛웃음을 터뜨렸다.“좋아, 좋아, 좋아! 네가 내 병원을 어떻게 문을 닫게 할 건지 내가 한번 보겠어!”“네가 7개 부서의 이 폐물들에게 시킬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