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말해봐, 너는 이렇게 무서운 사람을 건드렸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말해봐!][내가 어쩌다 너처럼 어리석기 짝이 없는 여동생이 있을까, 정말 열 받아 죽겠네!]안명섭은 고함을 지르며 포효했다. 온몸이 매우 불편했고, 화가 나서 간이 아팠다.그러나 안명섭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만약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정말로 폐기 처분될 가능성이 아주 컸다.‘아버지 안경산의 30여 년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될 거야.’그들은 원래 한씨 가문과 함께 사업을 했다. 한씨 가문이 무너진 후, 그들의 사업은 이미 잘 되지 않았다. 수억 원짜리 작은 공사만 받을 수 있었다.이제 진루안에게 미움을 샀고 양서빈과 왕교문한테도 미움을 샀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흑흑, 오빠, 그만 하세요, 흑흑, 내가 잘못한 걸 알았어요.” 안유아는 지금 울기만 할 뿐, 억울하기 그지없었다. ‘예전에 내가 진루안을 모욕했을 때는 오빠도 상관하지 않았잖아? 오빠도 진루안을 모욕했어.’‘왜 이번에 내가 진루안을 모욕한 것이 모두 내 잘못이야? 이런 불공평한 일이 어디 있어?’[됐어, 됐어, 내가 지금 롤스로이스 전문점으로 가야겠어. 모든 것이 늦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끊어!] 안명섭은 짜증이 나서 소리를 지르며 핸드폰을 끊었다.안명섭은 바로 자신의 별장에서 나와서 그의 BMW를 몰고 롤스로이스 전문점으로 향했다. 운전을 하는 내내 애간장이 탔다.지금 그는 단지 진루안이 그의 여동생처럼 천박하게 굴지 않고 도량이 넓기를 빌 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 가족은 끝장이 날 것이 분명했다.진루안은 안명섭이 황급하게 롤스로이스 전문점으로 달려오는 것을 몰랐다.그는 지금 왕교문과 함께 가게 안의 최신형 차종을 보고 있었다.“네가 이 가게를 열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어쩐지 네가 늘 고급차를 바꾸더라.” 양서빈은 연신 감개무량했다. 그는 이 왕교문이 소리 소문도 없이 전문점을 차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절대적으
진루안도 갑자기 들이닥친 안명섭에 깜짝 놀랐지만, 그가 이렇게 뻔뻔스럽게 자신의 앞에서 무릎을 꿇을 줄은 몰랐다.‘얼마 전에도 안씨 가문의 장남이라고 자칭하던 안명섭이야. 내게 무릎을 꿇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언제 고개라도 숙인 적이 있을까?’‘보아하니 이 안명섭은 정말 두려운 거야. 내가 정말 자기 가족을 처벌할까 봐 두려워서 이렇게 하는 거지.’한 달여 전을 회상해 보면, 안명섭과 이윤희의 결혼식 연회에서 안명섭이 자신을 대했던 그런 태도와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았다.이것은 또한 진루안으로 하여금 권세와 지위가 있으면, 즉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이 때문에 바로 많은 권세와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허주의 허씨 가문처럼 거의 도시 전체를 틀어쥐고 전혀 빈틈이 없게 하는 것이 권력자의 대단한 점이다.수천만 명의 네티즌들도 힘이 없으니 어찌할 방법이 없다.“너는 무릎을 꿇을 필요가 없어. 일어나.” 진루안의 아주 평범하게 안명섭을 향해 일어나라고 말했다.그러나 안명섭은 바보가 아니다. 그의 지능지수는 안유아보다 훨씬 높다. 그가 지금 일어선다면 그들의 집은 반드시 쓰러질 것이다.그래서 안명섭은 지금 일어설 수 없었고, 오히려 절을 하기 시작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계속 절을 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진루안 도련님, 예전에는 모두 제가 잘못해서 당신을 모욕했으니, 당신은 저를 개똥처럼 여기세요.”“그리고 제 여동생, 걔는 바로 똥오줌도 못 가리는 미친 년입니다. 천박하게 걔하고 다투지 마세요.”“저희 아버지가 30년 동안 고생하시면서 지금의 이 날까지 지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과거에 동창이었던 인연을 생각해 주시고, 개 돼지 같은 저희를 놓아주시기 바랍니다.”“앞으로 저희 가족 중 어느 누구도 감히 당신 앞에서 방자하게 굴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만약 다시 한 번 그런다면, 당신이 우리를 죽인다 해도 원망도 후회도 하지 않겠습니다
안명섭도 고개를 들었다. 이때 그의 이마는 이미 찢어졌고 많은 피를 흘렸다. 그러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가족을 구할 수만 있다면 계속 피를 흘려야 했다.“저는…….” 안명섭은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는 이윤희와 결혼한 이유를 말할 수 없었다. 완전히 그때 피임을 하지 않았다가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고, 어쩔 수 없이 이윤희와 결혼한 것이다.사실 그는 이윤희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이윤희를 자신의 노리개처럼 여길 뿐이다.“윤희야, 너는 지금 그를 미워하니?” 진루안은 이윤희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옛 여자친구, 심지어 첫사랑이었던 여자친구였다.이윤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도 자신이 안명섭을 미워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 혹은 그녀는 안명섭을 미워할 자격이 없었다. 그녀가 이렇게 비굴했던 것은 원래 명문가의 마님이 되고자 하는 소망 때문이었다. 안명섭은 그녀의 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단지 그 이유뿐이었다.남은 것은 얼마나 사랑하는가이다. 그녀 자신도 안명섭을 그다지 사랑하지 않는다. 그녀가 사랑하는 것은 안씨 가문의 권세와 돈에 불과하다.이제 아이도 없어지고 그녀도 내팽개쳤지만, 그녀는 이 모든 것을 탓할 자격도 없다.누구를 탓한다고 하면, 자신의 천박함을 탓하고 자신의 헛된 망상을 탓할 수밖에 없다.“나는 그를 미워하지 않아.”이윤희는 망설이다가 진루안에게 대답했지만, 지금 진루안이 왜 물었는지 몰랐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안명섭을 향해 말했다.“너와 이윤희가 재혼하면 너희 안씨 가문을 무사하게 해 줄게.”“정말?” 안명섭은 갑자기 놀라서 고개를 들어 진루안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만 들었다. ‘진루안은 뜻밖에도 나와 이윤희를 재혼시키려는 거야? 이렇게 간단한 일이 또 있어?’바로 재결합이 아닌가? 그들 가족이 무사하기만 하면, 재혼은 고사하고 이윤희를 진루안에게 바치더라도 그는 응할 것이다.“이윤희는 결국 너와 그렇게 여러 해를 함께 했지. 내가 아직 그녀
이 말은 기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고이다.안명섭은 진루안의 이 말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이는 바로 그에게 앞으로 절대 이윤희와 이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는 평생 이 여자만 있을 뿐만 아니라, 반드시 아이를 낳아야 한다.안명섭은 씁쓸하게 웃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진루안 도련님은 안심하세요. 아이가 태어나면, 가장 먼저 당신에게 통지하겠습니다.”“밖에 있는 안유아도 데려가서 잘 단속해. 나에게 미움을 사는 것은 괜찮지만, 너희들이 모르는 큰 인물에게 미움을 살까 봐 두렵다.”“이 용국이 이렇게 큰데, 너희들이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잘 생각해 봐.”“저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는 여자가, 밖에 나와서 너희 가족을 해치지 않게 잘 단속해.”“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은 조만간 그녀 때문에 화를 입을 거야.”진루안은 안명섭에게 몇 마디 지적했는데, 모두 안유아라는 머리가 없는 여자를 겨냥한 것이었다.안명섭은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으로도 매우 찬성했다. ‘이번에 만약 진루안이 넓은 아량을 베풀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렇게 간단하게 용서받을 수 있었겠어?’‘그러나 만약 진루안이 아니라 다른 거물에게 미움을 산다면, 정말 위험할 거야.’‘마음속으로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안유아를 출국하게 해야겠어. 그렇게 되면, 안유아에게 일이 생겨도 가족이 연루되지는 않을 거야.’“감사합니다, 진…… 진루안 도련님!”이윤희는 입술을 깨물고 진루안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지금 진루안 도련님이라고 불렀는데, 지금부터는 더 이상 진루안이 아니라 진루안 도련님인 것이다.이윤희는 진루안이라고 부를 자격을 완전히 잃고, 진루안과는 철저하게 동등하지 않은 낮은 지위의 인물이 될 것이다.안명섭은 이윤희의 손을 잡고 떠났다.양서빈과 왕교문은 묵묵히 이 장면을 보면서 탄식을 금치 못했다. 저런 여자는 정말 동정할 가치가 없다.‘차이고 아이가 없어져도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은, 오로지 부유한 생
롤스로이스 스웹테일, 이 전 세계에 극히 한정판인 이 차는 구매에 200억 원이 필요한데, 진루안은 아무런 고민도 없이 바로 구매했다.양서빈과 왕교문은 정말 깊은 충격을 받았고, 쓴웃음을 지으며 눈을 마주쳤다.진루안의 돈을 물쓰듯 하는 소비를, 그들은 정말 따라갈 수가 없었다.이 롤스로이스 스웹테일과 비교하니, 그들이 산 고급차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그리고 롤스로이스 스웹테일은 스포츠카지만 크로스컨트리 타입이라서, 진루안이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했다.“응, 이걸로 할 거야.” 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이미 결정을 한 이상 변경하지 않을 것이다.앞으로 어디에 가더라도 이른바 일부 상류 인사들에게 조롱당하고 업신여김을 받지 않도록 하려면 더욱 좋은 치장이 필요하다. 이른바 사람은 옷이 날개라고, 이렇게 해야 많은 불필요한 수모를 면할 수 있다.많은 소설의 장면에서는 분명히 주인공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지만, 여전히 모욕하고 때리면서 주인공에게 허세를 부리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진루안은 이런 무의미한 장면이 현실 속에 나타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이 차가 나가기만 하면, 아무리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감히 나를 건드리지 못해.’‘이것이 바로 하나의 신분이고, 의심할 수 없는 신분이다.’왕교문은 줄곧 감탄했지만,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도록, 얼른 가서 진루안의 모든 수속을 직접 처리했다. 이곳의 서비스는 카드와 세금을 포함한 하나의 연관된 서비스로, 모든 절차는 진루안이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불과 한 시간 만에 롤스로이스 전문점의 직원들은 이 모든 것을 해결했다.이제 진루안은 차를 몰고 갈 수 있다.“루안 도련님, 이 가게는 비록 제 것이지만, 저도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라서 이 가격은…….”왕교문은 부끄러운 표정으로 진루안에게 이 차의 가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말을 절반쯤 했을 때, 진루안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괜찮아, 가격을 내릴 필요 없어. 200억 원 가격
“진루안에 비교하면 한준서는 뭐야?” 양서빈은 씩 웃으면서 유난히 감회가 새로웠다.왕교문도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을 표시했고, 마음속으로도 각별히 다행스러웠다. 오늘 안유아가 진루안을 모욕한 사건은, 그와 그의 왕씨 가문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재수가 없었을 것이다.“서빈이 형, 나한테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왕교문이 양서빈에게 물었지만 양서빈은 웃었다.“무슨 일은, 그냥 핑계였어. 결국 진루안이 차를 샀는데, 내가 따라가기가 좀 쑥스러웠어.”“그랬구나.” 왕교문은 고개를 끄덕였고, 양서빈의 이런 식견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바로 이런 식견 때문에 진루안이 그를 인정하는 거겠지?’ 왕교문은 자신이 어떻게 하면 진루안의 울타리 안에 들어갈 수 있을까 묵묵히 생각했다.갑자기 그는 뚱보 아저씨와 오향아 일가가 생각났다.‘맞아, 오향아는 곧 대학에 갈 거야. 나는 뚱보 아저씨 가족을 만나러 갈 수 있어. 이 가족의 비위를 맞추기만 하면, 틀림없이 진루안에게 배척당하지는 않을 거야.’이렇게 생각한 왕교문은 이미 계획을 세웠다.진루안은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무엇을 생각하는지도 개의치 않는다. 지금 진루안은 롤스로이스 스웹테일을 몰고 도로 위를 질주하고 있다. 굉음을 내는 엔진 소리는 지나가는 차들이 모두 곁눈질하게 만들었다. 모두 놀라서 이 크로스컨트리 형식의 슈퍼 고급차를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많은 여자들이 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BMW와 벤츠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이런 고급차를 보니 BMW와 벤츠가 아주 싸다고 느껴졌다.“저거…… 롤스로이스 스웹테일 아냐? 세상에, 잘못 본 거 아니지?”차에 대해 비교적 잘 아는 누군가가 바로 진루안이 몰고 있는 차를 알아보고, 갑자기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그들은 지금까지 이런 고급차를 본 적이 없었다. 스웹테일은 세계 10대 고급차라고 해도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저건 정말 슈퍼 부자만이 운전할 수 있는 차야. 저 차는 건성 동강시의 번호판을
소문을 듣고 십여 명이 모두 모여서, 이 배가 뚱뚱한 남자를 바라보았다.뚱뚱한 남자가 그들을 향해 말했다.“저 분은 바로 서씨 가문의 데릴사위인 진루안이야.”“그가 서경아의 그 신비한 약혼자였구나.”“데릴사위가 무슨 신비한 게 있어?”“쉿, 이렇게 말하지 마. 저 진루안은 신비롭고 대단해. 한씨 가문이 어떻게 멸망했는지 알아? 바로 저 진루안이 건성 군부의 연정 대장군과 병사들을 데리고 갔어. 그리고 그 병사들이 탱크를 몰고 한씨 가문을 초토화한 거야.”“저 진루안은 한 방에 한성호를 바로 쏴 죽였어. 바로 이렇게 한씨 가문이 멸망한 거야.”이 돈 많은 2세들은 하나같이 얘기하면서, 점점 이 진루안을 향해 꺼림칙함을 느꼈다.‘그런데 이렇게 돈도 있고 권세도 있는 사람이, 왜 서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된 거지? 전혀 필요 없는 것 같은데?’그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들과는 관계가 없다.그들은 이미 이 스웹테일이 누구의 것인지 알았으니 충분했다.“가자, 우리는 계속 시원하게 달려보자.”“저런 큰 인물은 우리가 건드릴 수 없어.”십여 명의 부잣집 2세들이 하나같이 각자의 고급차를 몰고 떠났다. 곧 서화 그룹 빌딩 앞의 길에서 그들의 그림자가 사라졌다.진루안은 방금 서경아에게 전화를 걸었고, 서경아는 그를 아래층에서 기다리라고 한 뒤 바로 내려온다고 했다.하지만 여자들이 말하는 빠르다는 건, 아마 적어도 20분은 걸릴 것이다.과연 20분이 지난 후, 서경아는 그제서야 서화 그룹 빌딩을 나와서 진루안을 향해 걸어왔다.그러나 서경아는 진루안이 기대고 있는 그 까만 스웹테일을 보고 멍해진 게 분명했다.“이건…… 당신이 산 거예요?” 서경아는 다소 놀라서 이 차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고급차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한눈에 범상치 않은 점을 알았다.“응, 200억 이에요, 괜찮지요? 방탄차니까 나중에 출근할 때 내가 데려다 줄게요.” 입을 벌리고 웃는 진루안이 서경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지난번 서경아에게
“오늘 무슨 집안 잔치예요? 설마 우릴 노리려고 만든 연회는 아니겠죠?” 진루안은 차를 몰면서 서경아에게 물었다. 얼굴에는 분명히 음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진루안은 일찌감치 서씨 가문의 이런 쓰레기 같은 인간들을 확실하게 살펴보았는데, 서경아의 아버지 서호성을 포함하여 모두 똑같았다.다만 서호성은 잔인하고 악랄했다. 이에 진루안이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가 누구를 좋아하지 않으면 바로 제거하는데, 조영화의 그 일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조영화를 죽게 하기 위해서 그는 조영화가 특별한 곳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게다가 자신과 서경아가 목격했으며, 병실에 있던 조윤도 다시 살아날 수 없게 만들었다.이 모든 것은 서호성이라는 사람이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다만 양가죽을 걸치고 있어서, 매우 유약하고 온순해 보일 뿐이다.진루안은 그와 어떤 모순도 빚고 싶지 않았다. 서호성이 자신의 마지노선에 도전하지 않는 한, 그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신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서경아는 진루안의 물음을 듣고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심각하지 않아요. 지금 서씨 가문에서 누가 감히 루안씨를 업신여길 수 있겠어요? 아마 이번에 가서 당신의 이 고급차를 보면, 그들은 더욱 두려워할 거예요.”“오늘 우리에게 와서 밥을 먹으라고 한 이유는요, 아버지의 친한 친구 아들이 외국에서 돌아왔기 때문에 연회를 베풀겠다고 하신 거예요.”“그게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진루안은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 특히 서씨 가문의 사람들은 정말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서경아의 체면을 세워줄 수밖에 없었다.서경아도 가고 싶지 않았지만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로 거절할 수가 없었다. 필경 서씨 가문의 가주는 그녀가 아니라 여전히 그의 아버지이다.진루안은 차를 몰고 서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다. 진루안은 바로 차를 정원으로 몰고 들어간 후 정원 안의 주차장에 주차했다.지금 정원에는 이미 10여대의 비교적
말없이 침묵이 한참동안 이어졌다.진루안은 맞은편 큰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었지만, 먼저 말을 하지 않은 채 아주 자연스럽게 그대로 있었다.그리고 큰아버지 지수천도 침묵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있는 사람이 제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추측한 듯했다.다만 침묵한 뒤에 누군가는 침묵을 깨야 했다.지수천은 진씨 가문 후손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진씨 가문의 후손과 연락이 닿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큰아버지, 저는 진루안이라고 합니다. 진봉교 할아버지의 장손입니다!”나지막한 목소리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한 진루안은 또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원래 자기가 말을 하면 큰아버지가 전화를 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지수천도 침묵한 채 말이 없었다.진루안은 큰아버지가 어떤 이유를 대고 전화를 끊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지수천은 마음속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이 아이는 왜 말을 하지 않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내가 어떻게 침묵을 깨야 하나?’[험험, 신호가 약한가?] 지수천이 의아한듯이 물었다.그 말을 들은 진루안은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돌렸다. 큰아버지가 자신의 전화를 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계속 말할 수밖에 없었다.“큰아버지, 잘 지내세요?”진규직은 묵묵히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는 스승과 진루안 사이의 친척 관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원인을 모르기에 더 물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진루안의 물음에 지수천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이 후손이 아주 진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거나 의례적인 말도 하지 않았고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이 잘 지내는지 물어본 것이다.진봉교는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 둘째 삼촌은 좋은 분이셨어. 다만 좀 보수적이라서 낡은 규칙을 고수했지.’‘진씨 가문은 그의 손에서 아마 평생 빛을 보지 못할 거야.’‘이 녀석이 둘째 삼촌의 장손이라면 진태사의 자식이겠지?’‘아쉽게도 제수씨가 복수 때문에 죽었지.’[속세에 있
‘그 분의 신분과 실력으로 용국에 발을 들여놓았다면, 용국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거물이 되었을 거야.’‘R국에 갔다면 R국의 총리의 고위 참모로 존경을 받았겠지. 결국 큰아버지의 어머니는 R국 고위 귀족의 딸이었으니 말이야.’‘오늘날의 이 귀족 가문, 바로 나카무라 가문은 이미 R국 10대 귀족의 으뜸이 되었지.’‘예전에 언급했던 하타다 가문도 10대 가문의 말미에 머물렀을 뿐이야.’‘큰아버지는 본심을 굳건히 지키시고, 당초의 맹세를 굳건히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셨어.’‘이런 분이기에 사람을 탄복하게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해.’“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월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큰아버지 때문이군요?”진루안은 그제서야 진규직이 월급을 언급할 때 눈에 비쳤던 열띤 기대감을 떠올렸다.‘만약 가난한 나날을 보내지 않았다면, 마치 생명의 근원처럼 그렇게 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을 거야.’“그래요, 월급이 들어오면 사부님께 반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진규직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루안의 마음은 오히려 몹시 괴로웠다. ‘솔직히 말해서 내 옷 한 벌을 사는 돈도 진규직의 한 달 월급보다 비싸니, 큰아버지의 생활비는 말할 것도 없어...’“제가 큰아버지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갈망하면서 진규직에게 물었다.이 일은 진규직이 동의해야 한다. 결국 그전에는 진루안은 지수천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진씨 가문에 대한 지수천의 태도는 보통이라서, 만약 거절당한다면 자신의 마음은 더욱 괴로울 것이다.진규직은 스승과 진씨 가문 사이의 문제를 몰랐기 때문에, 진루안의 이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그렇게 하세요!”진규직은 핸드폰을 꺼내 진루안에게 건네주었다.그의 핸드폰은 이미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으로, 기능이나 프로그램도 이미 한참 예전의 것이었다.그래서 이 핸드폰을 보자 스승과 제자가 평소 얼마나 청빈하게 생활했는지 가히 상상할 수 있었다.말
“당신 사부님 이름이 뭐라고요? 지수천이라고요?”진루안의 마음속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만약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초에 스승 백무소와 할아버지 진봉교가 말하길, 자신의 큰할아버지 진봉산과 R국의 여자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진태동이라고 했고 후에 나카무라 이치로라고 불렀다고 했다.결국 역사적 원인 때문에 발생한 참극 때문에, 그때부터 그는 이름을 쓰지 않고 지수천이라고만 했고 M국으로 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지수천, 바로 진루안의 백부가 지금 쓰는 이름인 것이다.진루안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진규직을 바라보았다. ‘이 20대의 젊은 의사가 뜻밖에도 큰아버지의 제자였어?’‘땅이 하늘을 지킨다는 뜻의 이 이름은 아주 패기 있고 또 천도를 무시한다는 뜻도 있어.’‘그렇지 않고 하늘이 땅을 지킨다면 천수지라고 했을 거야. 지수천이라고 했을 리가 없어.’“왜 그러세요?” 진규직의 표정에는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 ‘스승의 이름을 말했더니 왜 진루안이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이렇게 반응이 큰 걸 보면, 설마 스승님과 아는 사이인가?’‘아니면 스승님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건가? 아니야, 스승님은 반평생 아무 명성도 없이 바로 산속에 집을 짓고 오랫동안 조용하게 수행하셨어.’‘명성이 있다 해도, 종종 일반인들을 진찰하기도 해서 단지 사방 수십 리 사이에만 명성이 있을 뿐이야.’‘하지만 만km가 넘는 바다를 가로질러서 명성이 용국에 전해진다는 건 전혀 불가능해.’“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당신의 스승님은 제 큰아버지일 겁니다!”복잡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진규직을 보던 진루안은 그래도 사실대로 말해주었다.진루안의 말을 들은 진규직도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어쩐지 그래서 스승님께서 해독해 주라고 하셨군요.”스승은 여태껏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규직은 앞서 스승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금 진루안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스승과 진루안이 친척 관계
진루안은 표정에는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나는 진규직의 스승을 전혀 알지 못하는데, 왜 진규직의 스승이 나를 해독하라고 지시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야.’‘설마 단지 의사로서의 자애로운 마음일 뿐인 건가?’‘이 시대에 순수한 의사의 자애로운 마음이 어디 있겠어. 단지 돈에 타락한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만 있을 뿐이지.’“제 스승님의 마음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승님이 제게 해독을 하라고 말씀하신 이상 다른 마음은 없습니다!”진루안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진규직은, 진루안이 뭘 생각하는지 짐작하고 바로 대답했다.진루안은 비록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의심이 들었지만, 진규직의 말을 믿기로 했다. 진규직의 스승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든 자신의 독은 반드시 해독해야 하기 때문이다.“당신은 어떻게 해독할 계획입니까?” 진루안은 웃으면서 해독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물었다.진루안 자신도 백무소로부터 간단한 의술을 배우긴 했지만, 따로 연구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그러나 진루안은 그 안의 현묘한 이치는 알아들을 수 있다. 만약 진규직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그 처방도 아주 뛰어날 것이다.진루안이 묻자 진규직은 진루안이 자신을 평가하려는 생각임을 알아차렸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지금도 여전히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한 진규직은 마음속으로 좀 불만스러웠다.결국 혈기 왕성한 청년이기에 진루안에게 업신여김을 당하고 싶지 않아서 바로 말했다.“당연히 한약으로 해독할 겁니다. 그러나 한 달은 걸립니다.”“그래서 그동안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합니다.”진규직의 말은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이었고 자신의 목적을 숨기지도 않았다.앞서 주한영은 진루안에게 진규직이 진루안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고, 이 역시 진규직의 스승이 지시한 거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진규직이 어떤 수작을 부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방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 진규직은 당당하게 이를 제
주한영은 일어난 뒤 바로 떠났다.차분한 표정으로 멀어져 가는 주한영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진루안은 고개를 저었다.“밖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들어와서 차나 한 잔 하세요!”진루안은 계속 병실 문을 주시하면서, 이번에는 주한영이 아니라 문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진규직에게 말했다.그는 진규직의 체내에서 발산하는 아주 희미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운은 실력이 아주 높은 고대무술 수련자만이 가질 수 있었다.앞서 진루안이 막 깨어났을 때는, 불패의 일 때문에 자세히 관찰할 수가 없었다.이제서야 진규직이 정말 간단하지 않고 정말 신비에 싸인 인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렇다면 그의 스승은 더욱 신비로운 인물이겠지.’‘이런 제자를 배출할 수 있다면, 그의 스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어.’“몸은 좀 나아졌습니까?”웃으면서 손에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들어선 진규직은, 과일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뒤 바로 진루안에게 물었다.그의 관심은 거짓이 아니었고 위선적인 인사치레도 아니다.진규직의 미소를 보면서, 진루안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예전과 다름없이 평온한 표정이었다.“이 테스트 보고서를 한번 보세요!”진루안은 바로 테스트 보고서를 진규직에게 건네주었다.주한영 때문에 진규직이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보고서를 본 진규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내 짐작이 맞았군요. 불패 안의 탄소독이 아주 강력합니다.”“만약 괜찮다면 제가 그걸 부수고 안의 구조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주먹을 불끈 쥔 진규직이 차갑게 불패를 쳐다보았다.그 말에 개의치 않고 진규직의 온몸에서 스며 나오는 기세를 주시하던 진루안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연골3중의 경지라니.’‘나보다 한 단계가 더 높아.’진루안은 시종 자신이 경지를 돌파할 기회를 보류하면서,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한 뒤에 일거에 연골4중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다.‘그런데 이 진규직은 이렇
진루안은 앞서 주한영의 사무실에 있던 안선유를 떠올리고 화제를 돌렸다.‘그 안선유는 나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고, 심지어 주한영이 말을 했는데도 여전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어.’‘그러나 주한영이 그 모든 걸 용납한 걸 보면 주한영과 안선유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그리고 안선유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없어.’‘교만하고 무례한 데다가 제멋대로 설치는 성격이지.’‘권문세가의 여자들만 그렇게 성질을 부릴 수 있어.’‘일반 가정의 여자들은 기껏해야 순진한 척하면서 내숭을 떠는 정도지.’주한영은 순간 흠칫했다. 좀 전에 깨어난 진루안이 안선유에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안선유에 대해서 진루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진루안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안선유는 안씨 가문의 장녀입니다!”“안씨 가문의 할아버지가 제 할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으셨습니다. 그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안선유를 돌봐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주한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진루안에게 대답했다. 대답은 아주 간결하고 간단했지만, 진루안은 오히려 얼버무리려는 느낌이 가득하다고 느꼈다.진루안은 화를 내는 대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안선유를 처음 만났을 때, 주한영은 마치 자신에게 이 안선유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대충 넘어갔어. 왜 그랬던 걸까?’‘게다가 안선유와 주한영의 관계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관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손윗사람의 부탁이라는 주한영의 말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당신이 그 아가씨와 어떤 관계든 나는 상관하지 않아.”“그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문 출신인지도 나와는 상관이 없어.”“하지만 그 아가씨가 정보를 취급하게 해선 안 돼!”“당신의 다음 계승자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해!”진루안이 사실대로 말한 것은 주한영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그는 확실히 주한영에게 마음의 가책을 느꼈다. 자신 때문에 주한영의 언니 주경영은 희생을 치러야
불패가 든 주머니를 상자에 넣은 진루안은 일어나서 창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더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창밖의 경성 풍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경성은 이미 해질녘에 접어들었다. 붉게 타오르는 구름은 점차 어두워지면서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궐주님, 보고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참 동안 불패를 바라보던 주한영이 계속 말했다.“뭘 보고하려는 거야? 말해 봐!” 고개를 끄덕인 진루안이 주한영을 바라보았다.주한영은 쓸데없는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아까 화장실에서 진규직이 그의 스승과 나누었던 통화 내용을 그대로 진루안에게 알려주었다.물론 이는 그녀가 들은 것뿐이며, 잘 듣지 못한 걸 사실처럼 보고할 수는 없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 젊은 의사는 분명히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주한영은 100% 확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젊은 의사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야. 진루안을 진찰한 두 노교수는 모두 50여 년 동안 의사로 일했다는 것을 알아야 해.’‘그들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20대에 불과한 이 진규직이 문제를 알아차렸다는 건 믿기 어려워.’‘다만 믿지 않는다고 했지만, 진규직이 진루안이 혼절한 증거를 찾았고 실증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야.’그래서 주한영은 진규직은 진씨 가문의 멸망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고, 설사 이와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이 불패와 아주 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의심했다.‘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불패는 바로 진규직의 스승 소행일 거야.’그녀는 추측한 내용을 모두 진루안에게 말했다. 오랫동안 멍하니 있던 진루안은 마지막에 주한영을 보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당신은 그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렇게 확신하는 거야?”“궐주님, 막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루안의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본 주한영이 얼른 권유했다.진루안이 이 일을 엄밀하게 대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낀 것이다.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신 추측은 일리가 있어. 하지
그러나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았고, 진루안에게도 알리지 않았다.하지만 진규직이 자신의 내막과 허실을 한눈에 알아차렸기에, 주한영은 더욱 꺼리면서 경계하게 되었다.‘어떤 계획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규직에게는 반드시 계획이 있어.’“내가 있는 한 궐주에게 접근할 생각은 버려요!”조용히 경고한 주한영은 진규직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돌려 나갔다.진규직은 자신에게 경고하고 돌아선 주한영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았다.이 말뿐인 위협은 당연히 무의미했다.‘그렇다고 해도 이 위협은 나에 대한 주한영의 경각심을 말해 주고 있어. 스승님의 지시에 따르는 건 아마 쉽지 않을 거야.’‘하지만 내가 진루안의 신임을 얻기만 하면 돼.’‘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진루안의 해독을 돕는 거지, 진루안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이건 스승님의 지시니 당연히 그대로 따라야 해.’고개를 저은 진규직은 주한영의 뒤를 따라 테스트 센터의 홀로 돌아왔다.지금 3번 창구의 간호사는 이미 보이지 않았고 센터장이 직접 지키고 있었다.언제 감정 결과가 나오든 주한영이 떠나야 센터장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그렇지 않고 이런 거물이 메디컬 테스트 센터에 계속 남아 있다면, 센터장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한 시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센터장은 테스트 보고서를 직접 주한영에게 건네준 뒤 자루 안에 든 단목불패도 건넸다.주한영은 불패를 꽉 쥔 채 진규직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면서 테스트 보고서를 대충 훑어본 뒤, 주한영은 진규직을 무시한 채 빠른 걸음으로 테스트 센터를 나섰다.진규직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건물 밖으로 나와서는 이미 멀어진 아우디 차를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주한영은 스승님과의 통화 내용을 듣고 이미 나를 의심하고 있어.’‘여자의 의심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원래 여자의 마음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잖아.’진규직은 택시를 타고 경성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다시
“진루안이라는 청년은 체내의 탄소독이 아주 심각한 수준입니다.”“사부님, 이 일을 조사하라고 하셨는데, 이 일은 이미 잘 파악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보고를 마친 진규직은 계속 사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사실 그가 용국에 온 것은 이 일 때문이다. 일을 마쳤으니 원래대로라면 이미 M국으로 돌아가도 되었다.그러나 사부의 구체적인 명령 없이는 제멋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전화기에서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스승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승이 말을 하지 않으니 그 역시 경솔하게 말을 할 수 없었다.한참 후에 전화기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능하다면 진루안의 곁에 남아서 체내의 독소를 해결해 주도록 해라!]“예, 사부님!” 사부의 말을 들은 진규직은 의아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래, 다른 일이 없으면 끊는다. 국제전화는 비싸!]뚜뚜뚜!진규직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부님은 여전히 이렇게 고지식하시지. 고지식하면서도 빈틈이 없으셔서 여태까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고, 쓸데없는 얘기조차 하지 않으셨어.’이 사람이 바로 그를 십여 년 동안 이끌어 준 스승이다.애석하게도 그는 스승의 진짜 이름도 알지 못했고, 단지 자칭 세상을 자유롭게 다니는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사부님은 생계도 어렵고 궁핍하게 생활해기 때문에, 전화비가 비싸다고 말한 것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돈을 아끼려는 거야.’‘그러나 스승님은 생활이 어려웠음에도 나를 십여 년 동안 길러 주셨어. 특히 내 생활비와 영약을 사는 돈은 거의 모두 스승님이 돈을 내셨지.’지금 그는 스승과 떨어져 있어서 만나고 싶어도 쉽지 않았다.원래는 M국으로 돌아가서 스승의 슬하에서 돌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승은 오히려 진루안과 함께 있을 기회를 찾으라고 지시했다,‘혹시 사부님과 진루안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가 그런 관계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스승의 지시를 거역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