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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강서준은 덤덤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눈을 감고 더 이상 서청희와 말을 하지 않았다.

강서준은 사람을 아주 잘 봤다. 하지만 그는 도무지 서청희의 속내를 알 수가 없었다.

방금 전까지 유혹을 하더니 금세 다시 친구의 남편은 뺏지 않는다고 하다니... 강서준이 자제력이 있고 김초현을 사랑해서 다행이지 안 그러면 서청희의 유혹에 넘어갔을 지도 몰랐다.

강서준은 서청희의 유혹이 아주 부끄러웠다. 한때 대하 5대 용수 중의 한 명으로서 권력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었고, 지금은 QS그룹의 회장이자 서청희의 상사인데 이런 유혹이 부끄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젯밤 잠을 못 잤던 강서준은 눈을 감자마자 잠이 몰려와서 스르르 잠들고 말았다.

서청희는 운전을 해서 QS그룹의 지하 주차장으로 왔다. 주차를 끝내고 나서도 일어나지 않는 강서준을 보고 그녀는 깨우기가 약간 미안했다.

서청희는 그렇게 의자에 앉아서 잠든 강서준을 바라봤다.

강서준은 잘생긴 축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평범한 외모도 서청희는 보면 볼수록 더 매력적인 것 같았다.

눈을 감은 강서준을 보고 서청희의 가슴은 점점 더 빠르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서청희는 몸을 일으켜 강서준을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입술이 닿기도 전에 강서준이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친 채로 한참 동안이나 멈춰 있었다.

서청희는 깜짝 놀라더니 얼굴이 화르르 달아오라 뒤로 피했다. 그녀는 숨을 고르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강서준은 그런 서청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뭐예요?"

"어, 얼굴에 뭐가 묻어서 떼어내려 했을 뿐이에요. 다른 생각 없으니까 오해하지 말아요."

서청희는 얼굴이 빨개진 채로 차에서 내렸다.

"그래요?"

강서준은 자신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다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차에서 내렸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서청희는 잘못을 저지르고 약점 잡힌 사람처럼 당황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입을 다물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강서준 또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조용히 걷다가 서청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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