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이 떠났다.강서준은 그가 사라진 방향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점점 할아버지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점점 이상하게 느껴졌다.“에휴.”강서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긴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그는 할아버지를 신경 쓸 겨를이 없다.아직도 그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먼저 해야 할 일은 빠른 시일 내에 김초현을 찾는 것이다.강천의 말에 따르면 김초현의 몸속에서 영귀의 힘을 끌어내기 위해 강제로 그를 데려오고 방에 해골을 남기고 나왔다고 했다.김초현이 그 장면을 본다면 분명 격분하며 미쳐버릴 것이다.보름이 지났으니 그도 김초현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리가 없었다.그러니 반드시 찾아야 했다.“내 실력은 어느 경지에 이르렀지?”강서준은 바로 떠나지 않았다.보름 동안 구절진경을 익혔지만 자신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감이 오지 않았다.구고진기를 수련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강서준은 몸에 스며든 구고진기를 움직였다.순간 체내에서 9줄기 진기가 솟구치더니 신속하게 단전에 모였다.그의 기운이 순식간에 폭증했다.9줄기 진기가 융합되자 그의 진기가 완전히 변하더니 다시 지강지양의 천강진기로 변했다.강서준은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체내의 천강진기가 몸속에서 떠돌다가 순간 얼떨결에 한 계단을 보았다.이 계단은 그의 눈앞에 나타난 것 같기도 하고 머릿속에 나타난 것 같기도 했다.그가 손을 내밀어 계단을 잡으려 했지만 잡히지 않았다.이 계단은 비현실적인 것이다.볼 수 없고 만질 수 없으며 오로지 느낄 수 있다.“이것이 천제인가?”강서준이 중얼거렸다.8단 절정에 달하면 천제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천제는 그냥 느낌과 같았다.진기가 극치에 도달하면 천제가 나타났다.그리고 천제 9단계에 이르면 9단을 돌파하게 된다.9단은 무학에서 최고의 호칭이다.물론 영생도 의미한다.하지만 1000년 동안 누구도 이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9단에 이르면 정말 장생할 수 있을까?”강서준은 불가능하다고 생각
처음엔 아주 쉽게 계단을 올랐는데 네 번째 천제에서 너무 버거웠다.발밑에 마치 커다란 산 하나를 묶어 놓은 것 같았다.“들어!”강서준이 큰 소리로 외치는 동시에 다리를 번쩍 들어 네 번째 계단에 올랐다.이마에서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굵은 땀방울이 흘러 어느새 옷이 흠뻑 젖었다.네 번째 천제에 오른 뒤, 그는 경거망동하지 않았다.호흡을 조절하면서 온몸에 진기로 가득 채우고 압력을 받아냈다.강서준은 지금 천제를 오르고 있다.만약 주변에 누군가 있다면 강서준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조각상처럼 꼼짝도 못 하는 모습을 볼 것이다.천제는 허황한 것으로 실체가 아니다.그는 오로지 자신의 이념으로 천제에 오르고 있다.오직 본인만 천제에 올랐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이것이 바로 8단 절정에 오른 뒤에 천제를 오를 때 느끼는 미묘한 부분이다.이 경지에 도달한 강자는 세계에서 한 손으로도 셀 수 있다.이 단계에 오른 사람은 비상한 힘을 장악하게 된다.신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강서준이 가부좌를 틀고 앉자 체내의 기운이 점점 강해졌다.그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전력을 다해 다시 한 걸음 내디뎌서 다섯 번째 천제에 올랐다.꾸드득!그때 강서준의 몸에서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다섯 번째 천제의 압력이 너무나 강해서 구절진경을 수련한 그도 감당할 수 없었다.몸에서 극심한 통증이 전해져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졌다.하마터면 뒤로 굴러떨어질 뻔했다.그는 움직이지 않고 다시 호흡을 조절했다.이 정도라면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었다. 다섯 번째 천제가 한계는 아니었다.“천강진기는 최고가 아니라 구결진기가 최고였어.”강서준이 혼잣말을 했다.순간 체내에서 천강진기가 분열되고 구고진기가 나타났다.구고진기가 체내에서 흘렀다.비록 구고진기는 천강진기보다 강하지 않지만 온몸에 힘이 넘치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그 이유는 9줄기 진기의 힘이 혈육에 스며든 것이 아니라 뼈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그로 인해 육체적
하루 뒤, 교토 공항에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서 나오고 있다.평범한 옷차림을 한 그 모습은 농민과 별 차이가 없었다.주변 사람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그 남자가 바로 강서준이다.그는 구절진경을 수련한 뒤 쉬지 않고 교토성으로 달려왔다.몬국과 격전을 벌인 후 보름이 지났다.비록 할아버지를 만났지만 몬국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강서준이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몬국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도 알지 못했다.지금 교토성의 상황도 어떤지 모른다.그래서 실력을 회복한 뒤 단걸음에 달려온 것이다.공항 밖으로 나온 강서준은 택시를 불렀다.“용양구로 가주세요.”택시 기사가 강서준을 힐끗 보았다.옷차림새를 보아 돈이 있는 사람 같지 않았다.용양구에는 사합원밖에 없었고 부자들만 살았다.“30만.”기사가 입을 크게 벌리며 말했다.“도착하면 줄게요.”강서준은 뒷좌석에 기대어 앉았다.휴대폰은 몬국에서 이미 부서졌다. 게다가 지갑을 들고 다니는 습관이 없어서 지금 1푼도 없었다.공항 티켓은 어떻게 샀냐고 묻는다면, 지금 그의 직급으로 무료로 비행기를 탈 수 있어 얼굴만 스캔하면 되었다.먼저 김초현의 집으로 갈 예산이다.그녀가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이수빈에게 택시를 탄 값을 지불하라고 할 것이다.택시 기사가 그를 힐끗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돈이 없어? 그럼 내려. 안 가.”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돈을 안 준다는 말은 안 했어요. 서둘러요. 지금 중요한 일이 있어서 시간을 지체하면 기사님이 책임질 거예요?”“어이쿠, 안 가겠다면 어쩔 건데? 날 어떻게 하려는지 두고 봐야겠네.”기사님도 성격이 보통이 아니었다.강서준은 어쩔 수 없었다.그렇다고 기사를 앞에 두고 정말 어떻게 할 수 없었다.“휴대폰은 빌려줄 수 있죠?”“여기.”기사는 강서준이 휴대폰을 들고 튈까 봐 두려워서 미리 차 문까지 잠갔다.강서준은 휴대폰을 받고 이혁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이혁의 목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누구세요?”“나야.”강서준의 목소리를
”새끼야. 내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했어. 돈을 내놓지 않으면 오늘 갈 생각하지 마.”택시 기사는 기다리는 것이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더는 강서준과 기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가 강서준은 쫓아내려고 할 때, 1전도 벌지 못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언짢았다.그래서 강서준에게 겁을 주려고 어딘가 전화를 걸었다.몇 분 뒤에 10대 넘는 택시가 나타나서 주변을 둘러쌌다.빙빙 돌던 택시가 멈추고 차 안에서 기사들이 내렸다.“마지막으로 기회를 줄 테니까 돈을 내놓지 않으면…”기사에게 협박을 당해도 강서준은 전혀 아무렇지 않았다.시간을 계산해 보니 이혁이 올 때도 되었다.그때 먼 곳에서 군용차 한 대가 달려왔다.차가 공항 입구에 멈추더니 일행이 차에서 우르르 내렸다.적염군 군복을 입고 어깨에 별을 세 개 단 남자가 앞장서고 전신 무장한 병사들이 뒤를 따랐다.군용차가 나타나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구경하려고 몰려들었다.어떤 사람은 휴대폰 카메라를 들고 동영상까지 찍었다.“적염군이 출동했네.”“저분은 적염군에서 부사령관급 장군이잖아.”“저런 분이 왜 공항에 왔지? 작전 수행 중인가? 아니면 누굴 마중하러 왔나?”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저마다 수군거렸다.강서준은 여전히 택시에 앉아서 군용차가 멀리서 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차에서 이혁이 내리자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저기 돈 주러 오는 사람 왔네.”택시 기사가 강서준을 의심스럽게 쳐다봤다.전에 강서준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 않았었다. 이제야 두 눈을 부릅뜨고 자세히 살펴봤다.왠지 낯이 익는데 어디에서 봤는지 도저히 기억나지 않았다.한참 뒤에야 택시 기사가 화들짝 놀랐다.“엄마야!”드디어 강서준을 알아본 것이다.‘천수님 아니야?’호들갑을 떨며 소리를 지르던 기사는 급기야 울상을 지었다.“천, 천수님. 자, 잘못했습니다. 제가 높으신 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제, 제발 살려주세요.”“됐어. 차문이나 열어.”강서준은 따지지도 않았다.“네, 네.”택시 기사가 재빠르게 차
강서준이 강 씨 저택의 대문 앞에 나타났다.입구를 지키던 경호원들이 군용차를 보고 다가왔다.그때 강서준이 차에서 내렸다.“강, 강서준?”경호원들은 강서준을 보고 잔뜩 경계했다.강서준이 바로 물었다.“강영이 있어?”“이, 있긴 한데…”그는 경호원의 말이 끝나기 전에 곧장 저택으로 들어갔다.강 씨 저택 거실.강영이 마침 지씨 가문의 지강우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족장님, 제가 이 정도로 얘기를 드렸는데 좀 더 생각해 보세요.”그때 강서준이 거실로 들어왔다.강영이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서, 서준 오빠.”강서준은 옆에 앉은 지강우를 힐끗 쳐다보고는 싸늘하게 말했다.“당신 일은 끝났으니까 이제 가도 돼.”지강우는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일어서서 조용히 가버렸다.“서준 오빠. 언제 돌아왔어요?”강서준이 첫마디부터 따졌다.“왜 나를 속였어?”“내가요?”강영이 마른침을 삼켰다.말을 하려 했으나 삼켜버렸다.“초현은 어디 있어?”강영은 그가 김초현의 신분을 묻기 위해 왔다는 것을 알았다.“몰라요.”솔직히 강영도 김초현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근데 3일 전에 천문 문주가 강지에게 도전장을 보냈어요. 일주일 뒤에 남황 천산관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만약 강지가 오지 않는다면 바로 교토로 쳐들어와서 군혼을 쓸어버리겠다고 했어요.”강영이 말했다.그녀는 몬국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대략 알고 있었다.강서준의 무공이 전부 폐기되어 김초현이 데리고 갔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두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는 몰랐다.그동안 강영도 나서서 찾아다녔지만 김초현과 강서준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그러다 3일 전에 고대 무술계에서 천문 문주가 강지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천문 문주가 강지를 남황 천산관으로 초대했다.만약 오지 않는다면 바로 교토로 싸우러 간다고 경고까지했다.“서준 오빠, 지금 무슨 상황이에요?”강영이 물었다.“넌 언제부터 초현의 신분을 알았어?”강서준이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차가운 그의
강서준은 김초현 외에 할아버지도 의심했다.하지만 도대체 누구인지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그래도 한때 온갖 멸시를 받고 고통스럽게 살던 김초현이 천문 문주라고 하니 믿어지지 않았다.“참, 방금 초현이 강지한테 도전장을 보냈다고 했어?”“네.”강영이 말했다.“지금 이 소식이 고대 무술계에 다 퍼졌어요. 대체 무슨 일이에요? 초현은 오빠랑 같이 있었던 거 아니에요?”“뜻밖의 일이 생겼어…”강서준이 간단하게 설명했다.“할아버지는 초현의 체내에 있는 영귀의 선혈이 잠재력이 크다고 했어. 그래서 영귀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초현을 몰아서 사도에 빠지게 하고 있어. 참, 그동안 고대 무술계와 천문 내부에 별일 없었어?”강영이 대답하기 전에 강철구가 대답했다.“별일은 없었다. 그동안 고대 무술계는 비교적 평화로웠지. 다만 몬국에서 적지 않은 강자들이 강지에게 진기를 빼앗겼다.”강서준이 물었다.“강지는 어디 있어요? 강지가 내 모든 진기와 수많은 강자들의 진기를 흡수했어요. 지금 실력은 어느 정도 되는지 알고 있어요?”강철구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건 모른다. 몬국 전쟁이 끝난 뒤에 강지는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다.”“구양랑과 제1혈황은요?”강서준이 물었다.“그날에 천문 문주가 너를 데리고 간 뒤에 나도 다른 강자들을 구해줬지. 그 뒤로 우리는 구양랑, 제1혈황과 격전을 벌였는데 우리가 모두 부상을 입고 각자 도망쳤어.”강철구가 간단하게 그때 일을 설명해 주었다.구양랑이 죽지 않았지만 고문은 큰 타격을 입었다.몬국 전쟁 이후 구양랑은 더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동안 교토성도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고문이든 대동상회든 모두 움직이지 않았다.그 말을 듣고서야 강서준이 안심했다.지금은 김초현의 행방만 모른다.일주일 뒤에 김초현이 강지와 천산관에서 사투를 벌이는 것만 알고 있다.강지가 그의 모든 진기와 수많은 강자들의 진기를 흡수해서 지금 실력이 어떤 경지에 이르렀는지 아무도 모른다.김초현도 지금 어떤 상황인지 사도에 빠졌는지 모
보름 동안 김초현의 진기는 계속 폭증하여 천제 4단계까지 이르렀다.그녀는 영귀의 힘을 대부분 흡수했지만, 아직도 한계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았다.하지만 영귀의 피에 아직도 미세하게 힘이 남아 있었다.김초현이 폐관하는 사이 전체 고대 무술계에 이런 소식이 퍼졌다.“천문 문주가 김초현이라면서요?”“뭐? 김초현이?” “김초현은 누구예요?”“강서준의 아내잖아요. 강서준을 불구덩이에서 구해준 바람에 강중 제일 추녀가 된 그 여자 있잖아요.”“그 김초현이요? 그럴 리가 없어요. 농담이 너무 지나치네.”누가 소문을 터트렸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대하의 고대 무술계에서 김초현이 천문 문주라는 사실이 쫙 퍼졌다.그 사이 강서준은 남황에 도착했다.남황 군부대.“용왕님.”강서준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우렁찬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졌다.몇몇 장군들이 다가왔다.귀역이 앞장서 오면서 반갑게 맞이했다.“어서 오십시오. 용왕님.”강서준이 그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옆에서 이혁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보스, 지금 어디 갈까요?”“먼저 흑룡부에 가자.”강서준은 성큼성큼 걸어서 흑룡부로 향했다.흑룡부, 응접실.강서준이 물었다.“이혁, 남황에서 문제 있는 사람들을 전부 말해 봐.”“많지는 않아요.”이혁이 대답했다.“제가 조사한 것에 따르면 남황에 문제가 있는 장군들은 두세 명밖에 없어요. 그 외에는 대부분 직급이 높지 않은 사람들이에요. 이 중에서 귀익이 직급이 가장 높아요, 하지만 예전에 보스한테 말했듯이 그 녀석도 핍박을 받았어요. 천자가 죽은 뒤에는 별문제가 없었어요.”강서준이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그래도 제거해야 돼.”이혁이 물었다.“언제 움직일까요?”“급하지 않아. 일단 며칠 기다려. 먼저 초현을 만나서 안전을 확인해야겠어.”지금 강서준은 온통 김초현의 안전만 걱정하고 있다.김초현을 만나서 그녀의 안전을 확보한 다음에 남황을 정리할 예산이다.남황을 정리한 뒤에 교토를 본격적으로 정리할 것이다.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3개월이면 교토
슝!바로 그때 절벽 아래로 한 그림자가 날아오더니 차분하게 바닥에 착지했다.“주인님.”진예운이 일어서서 공손하게 인사했다.절벽 위에서 내려온 남자는 흰색 장포를 입고 긴 머리를 어깨에 드리웠다.나이는 많지 않고 겨우 30대 초반으로 보였다.뒷짐을 진 남자의 몸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졌다.“상황은 어떠냐?”그가 질문했다.“주인임, 천문 문주가 강지에게 도전장을 보냈습니다. 대결 장소는 바로 천산관이에요. 그리고 최근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천문 문주의 정체가 강서준의 아내인 김초현이라고 합니다.”“천문 문주가 김초현이라고?”그 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말쑥한 얼굴에 놀라운 기색을 띄었다.그동안 그도 천문 문주의 신분을 조사했지만,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했다.남자가 한참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가 소식을 푼 것이야?”진예운이 대답했다.“그건 모르겠어요. 하지만 믿을만한 소식은 강서준이 교토성에 나타난 뒤로 바로 강 씨 저택에 갔다가 남황으로 왔답니다. 시간을 계산해 보면 이미 남황에 도착했을 겁니다.”“강서준은 강지한테 진기를 뺏겨서 폐인이 되지 않았어?”그 말에 진예운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도 잘 모르겠습니다.”그때 진예운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보고는 계속 말했다.“방금 온 소식이에요. 강서준이 이미 천산관에 도착했답니다.”“알았다.”흰색 장포를 입고 머리를 길게 드리운 남자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이번엔 내가 직접 강서준을 만나겠다. 녀석, 몬국에서 위험할 뻔했는데 다행히 살아 남았구나.”“주인님, 이젠 하산하시려고요?”“하산할 때가 됐다.”남자는 돌아서 몸을 번쩍 들더니 유령처럼 신속하게 날아갔다.몇 초 사이에 진예운의 시선에서 사라졌다.강서준은 지금 차로 천산관으로 가는 중이다.반나절이나 운전했더니 드디어 천산관 범위에 들어섰다.전방에는 길이 없어 차를 멈추고 운전석에서 내렸다.차에서 내리자마자 강한 기운을 감지했다.상대방은 허공에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속도가 너무 빨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