슝!바로 그때 절벽 아래로 한 그림자가 날아오더니 차분하게 바닥에 착지했다.“주인님.”진예운이 일어서서 공손하게 인사했다.절벽 위에서 내려온 남자는 흰색 장포를 입고 긴 머리를 어깨에 드리웠다.나이는 많지 않고 겨우 30대 초반으로 보였다.뒷짐을 진 남자의 몸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졌다.“상황은 어떠냐?”그가 질문했다.“주인임, 천문 문주가 강지에게 도전장을 보냈습니다. 대결 장소는 바로 천산관이에요. 그리고 최근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천문 문주의 정체가 강서준의 아내인 김초현이라고 합니다.”“천문 문주가 김초현이라고?”그 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말쑥한 얼굴에 놀라운 기색을 띄었다.그동안 그도 천문 문주의 신분을 조사했지만,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했다.남자가 한참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가 소식을 푼 것이야?”진예운이 대답했다.“그건 모르겠어요. 하지만 믿을만한 소식은 강서준이 교토성에 나타난 뒤로 바로 강 씨 저택에 갔다가 남황으로 왔답니다. 시간을 계산해 보면 이미 남황에 도착했을 겁니다.”“강서준은 강지한테 진기를 뺏겨서 폐인이 되지 않았어?”그 말에 진예운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도 잘 모르겠습니다.”그때 진예운의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보고는 계속 말했다.“방금 온 소식이에요. 강서준이 이미 천산관에 도착했답니다.”“알았다.”흰색 장포를 입고 머리를 길게 드리운 남자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이번엔 내가 직접 강서준을 만나겠다. 녀석, 몬국에서 위험할 뻔했는데 다행히 살아 남았구나.”“주인님, 이젠 하산하시려고요?”“하산할 때가 됐다.”남자는 돌아서 몸을 번쩍 들더니 유령처럼 신속하게 날아갔다.몇 초 사이에 진예운의 시선에서 사라졌다.강서준은 지금 차로 천산관으로 가는 중이다.반나절이나 운전했더니 드디어 천산관 범위에 들어섰다.전방에는 길이 없어 차를 멈추고 운전석에서 내렸다.차에서 내리자마자 강한 기운을 감지했다.상대방은 허공에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전에 이런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고 만난 적도 없다.하지만 난이탄의 말투로 보아 예전부터 강서준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강서준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그의 실력은 너무 강했다.공력을 비교하면 두 사람 막상막하였다.강서준은 천제 5단계에 이르고 가까스로 6단계의 문턱에 도달했다.아마 지금 그의 실력은 천하제일일 것이다.하지만 갑자기 실력이 그와 대등한 사람이 나타났다.세계 곳곳에는 정말 숨은 실력자들이 많다고 느꼈다.정상으로 올라가면 더 많은 강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난이탄, 당신은 누굽니까?”강서준이 물었다.난이탄은 대답도 하지 않고 그를 빤히 쳐다봤다.강서준의 실력은 그의 예상을 초월했다.그는 강서준이 10년 전 남황에 왔을 때부터 암암리에 지켜봤다.물론 강서준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그의 실력도 훤히 꿰뚫고 있다.하지만 보름 만에 강서준이 이렇게 강해졌다.“나를 이기면 알려주겠다.”난이탄은 갑자기 무서운 기운을 뿜어내다.그러자 주변의 먼지들이 순식간에 휘몰아쳤다.도로 주변에 떨어진 낙엽들도 기운에 휩쓸려 날리기 시작했다.무수한 낙엽들이 한곳에 모이더니 둥근 공을 형성했다.난이탄이 두 손으로 원을 그리며 낙엽으로 만든 공을 강서준을 향해 던졌다.휘이잉!매서운 바람 소리가 들리며 세차게 다가왔다. 강서준은 뒤로 후퇴하고 천강진기를 주먹에 집중시켰다.동시에 몸을 번쩍 들어 허공에 올라가서 맹렬하게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에서 환화된 권영이 나타났다.이 권영은 진기를 모아 형성한 것이라 어마어마한 힘이 담겨 있다.주먹 한 방이면 산도 부숴버릴 수 있다.낙엽으로 만들어진 공은 환화된 권영의 공격을 받고 산산이 부서졌다.순간 하늘에서 낙엽이 눈이 오듯 흩날렸다.“하하하. 좋다.”난이탄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후퇴하더니 저 멀리 산꼭대기의 나무 위에 나타났다.그리고 양손을 펼치자 나무에 다린 나뭇잎들이 동시에 떨어졌다.그 나뭇잎들이 신속하게 한데 모이더니 검의 형태가
강서준은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무학의 조예가 깊지 못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너무 강하다고 여겼다.‘저건 무슨 무공이야?’전혀 들어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었다.“저, 저기요. 그건 무슨 무공입니까?”강서준이 그를 빤히 쳐다봤다.“대단한 무학은 아니고 그저 손가락만 튕겼을 뿐이다. 무학의 길은 진기를 핵심으로 한 갈래, 만 갈래 길이 있지만 무공은 진기의 위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난이탄이 입을 열었다.마치 자신의 무학을 과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강서준에게 가르쳐주는 것도 같았다.간단하게 정리하면 글을 보면 이해하기 쉽지만 무학으로 실천하려면 아주 어렵다는 뜻이다.“다음을 기약하자.”난이탄이 돌아섰다.“한 수 가르쳐 주세요.”무엇 때문에 철저하게 패배했는지도 모르고 보내기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난이탄이 돌아선 순간 강서준이 다시 맹렬한 공격을 날렸다.강서준은 몸동작이 큰 남궁십절장을 펼쳤다.장풍이 휘몰아치며 난이탄을 접근했다.하지만 남궁십절장의 장풍은 한 줄기 그림자만 공격했다.잔영이 흩어질 때 난이탄은 이미 멀리 떨어져 있었다.“강서준, 너의 무학의 조예는 아직도 멀었다. 지금 넌 내 상대가 되지 않는다. 몇 년을 더 수련해야겠다.”목소리가 점점 희미하게 전해지더니 난이탄이 완전히 사라졌다.혼자 덩그러니 남은 강서준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갑자기 한 사람이 튀어나와 이유도 모른 채 한바탕 싸웠다.그리고 그의 무학이 형편없다고 꾸짖고는 사라졌다.강서준은 이 상황을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된 건지 몰랐다.“난이탄은 대체 누구야? 대하 경내에 난씨 강자가 있었나?”그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이런 이름은 정말 들어본 적이 없었다.굳이 말하자면 1000년 전의 난서왕밖에 없다.난서왕은 왕야이고 이름은 난서다.“설마 난서왕의 후예인가?”강서준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1000년 전 난서왕 휘하의 4대 가신들이 바로 지금의 4대 고족이다.난서왕은 왕야로서 수많은 여자들과 관계를 맺었기에 그 후대들도
1000년 전, 태일교의 개교 조상은 난서왕의 부하들에게 끊임없이 도전하고 돌파하여 단 10년 만에 난서왕 다음의 2인자가 되었다.아무리 무공이 폐기되었다고 해도 구전진경을 창안한 사람은 절대 범속하지 않다.그가 남은 무학은 1000년 전에도 최고의 존재였다.강서준도 열심히 배워서 무술을 연마해야겠다는 동력이 생겼다.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왜냐면 한 가지 무학을 끝까지 배우려면 몇 년 심지어 십 년 혹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오직 천재만이 예외다.하지만 강서준은 자신이 천재라고 여기지 않았다.그는 이런 생각을 하며 천산관의 정상으로 올라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기다렸다.일주일 뒤 김초현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면서.한편, 대하의 황량하고 인적 드문 어느 숲. 누추한 나무집 안에 한 남자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바로 강지다.지금 강지는 전보다도 많이 젊어졌다.그의 공력이 제고하자 경계도 높아져 생명력이 더욱 왕성해졌다.세포도 활력을 되찾아 40대 초반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무공을 연마하면 이런 좋은 점들이 있다.공력이 높을수록 젊어지고 수명도 더 길어진다.강지가 몬국에서 도망친 후 계속 이곳에서 폐관하고 있었다.보름에 걸쳐 전에 흡수했던 진기를 전부 연화했다.지금 천제 3단계에 순조롭게 올랐다.그래도 지금의 실력에 만족하지 않았다.무적의 흡공대법을 익혔으니 9단에 올라야 성이 찰 것 같았다.타타타!그때 밖에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한 노인이 들어왔다.회색 두루마리를 입은 노인은 천이었다.천이 들어오며 강지에게 물었다.“어떻게 됐어?”강지가 천천히 눈을 뜨더니 천을 평온하게 발라봤다.“흡수한 진기는 모두 연화했어요. 지금 경계는 천제 3단계입니다. 천제 3단계 절정에 도달하면 곧 천제 4단계에 오를 수 있어요.”“그래.”천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잘했다. 참, 그동안 네가 폐관해서 외부 일을 잘 모르겠구나. 천문 문주가 너한테 도전장을 보냈다. 일주일 뒤에 남황 천산관에서 목숨을 걸고 마지막
”며칠 남았어요?”“일주일 남았다.”“알겠어요. 먼저 돌아가세요. 일주일 뒤에 시간 맞춰서 천산관에 갈게요. 이번에는 반드시 김초현을 죽여야겠어요.”“참, 두 번째 내단은 연화했어?”“아직이요. 먼저 남겼다가 나중에 높은 경계에 오를 때 사용하려고요.”천이 다시 말했다.“강지, 내가 귀띔하는데 김초현을 우습게 보지 마. 네가 천제 3단계에 올랐어도 상대가 안 돼. 내가 만약 너라면 결투까지 아직 일주일이 있으니까 그동안 대하의 고대 무술계를 돌아다니면서 그들의 진기를 흡수할 거다. 그러면 천제 5단계를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 그땐 넌 천하제일이 되는 거야. 누구도 너의 상대가 안 되지.”천은 마지막 말을 남기고 돌아서 가버렸다.사람은 이미 떠났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울려 퍼졌다.“참, 대하에서 네가 손을 쓸만한 자가 있다. 바로 남궁 가문의 남궁문천이다. 그자도 8단 강자야. 하지만 내단을 얻지 못해서 지금도 8단에 머물러 있어. 네가 지금 간다면 아마 쉽게 제거할 수 있을 거다.”천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하게 들려오더니 마침내 완전히 사라졌다.그가 떠난 뒤에 강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런데 몸을 일으킨 순간, 체내의 중요한 혈도에서 극심한 통증이 전해졌다.한참 뒤에야 통증이 서서히 사라졌다.이것은 흡공대법을 수련한 후 나타나는 후유증이다.수련하기 전에 천이 미리 말해주었다.흡공대법은 완전한 것이 아닌 일부분이라고 했지만 강지는 더 많은 공력을 얻기 위해 강제로 수련했던 것이다.“제기랄!”강지가 눈살을 찌푸리며 속으로 욕했다.“수련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말썽이야. 천이 혹시 나를 속이고 흡공대법 일부분만 준 게 아니야?”강지는 천을 그다지 믿지 않았다.지금은 누구도 믿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 믿었다.그가 주먹을 쥐고 결심하듯 말했다.“천하제일이 된다면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할 것이니 실력으로 정복할 것이다.”“남궁문천!”강지가 주먹을 꽉 쥐었다.“너부터 시작하겠다!”그가 성큼성큼 걸어서 나무집에서 나갔다.
대하 서경, 서릉산.이곳은 남궁 가문의 본거지다.남궁 가문은 휘황찬란한 역사를 가진 비교적 강대한 가문이다.전에 몰락한 적이 없지만 최근 100년 동안 남궁 가문은 조신하게 지내고 세력을 키우지 않았다.그러다 지난번에 고대 무술인들을 초대하여 고대 무술계의 주목을 받는 리더가 되려고 했었다.하지만 강서준이 나타나는 바람에 계획이 무산되었다.천산대회에 남궁문천도 출두했지만 아무런 이득도 챙기지 못했다.다른 강자들의 내단을 빼앗으려 공격도 했었다.하지만 나이가 먹은 탓에 역부족이었다.그때 무리하게 힘을 쓴 탓에 진기가 사라져서 체내의 생기도 점점 소진되고 있다.지금 그에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남궁문천은 서릉산 뒷산에서 폐관하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소박한 옷을 입고 머리는 다 밀어서 표면이 울퉁불퉁한 것이 조금 무서워 보였다.창백한 얼굴에는 아무런 기색도 볼 수 없었다.남궁철이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철아.”남궁문천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내가 천산대회에서 전력을 다했지만 영귀의 내단을 얻지 못했다. 돌아오자마자 폐관해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지. 몸이 점점 쇠약해지는 것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구나.”무릎을 꿇은 남궁철이 말했다.“조상님, 아닙니다. 아직도 100년은 거뜬히 살 수 있어요. 남궁 가문은 아직도 조상님이 계셔야 합니다. 우리 가문이 아직 세상에서 가장 강한 가문이 되지 못했다고요.”남궁문천이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늦었어. 시간이 없다. 많이 버텨 봤자 1년 반이고 짧게는 네다섯 개월이다. 죽음을 피할 수 없구나.”“조상님...”남궁문천이 남궁철의 말을 끊었다.“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똑똑히 새겨 두거라.”“네, 조상님. 말씀하세요.”남궁문천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을 우러러보며 생각을 하더니 한참 뒤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 남궁 가문은 시황제 시대에 일어섰다. 우리 가문의 조상님들은 시황 휘하의 기인들이었지. 조상님들은 전에 서복국사와 함께 남
"얘야, 서릉산 아래 깊은 동굴에 선조가 남긴 지도가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시황 능묘의 기관 배치도다. 이 지도를 갖고 있으면 안전하게 시황 능묘에 들어갈 수 있어. 그 당시 우리 조상도 시황 능묘의 재건축에 참여했어. 가문의 조상도 거기에 생매장되었지, 우린 다가올 우리의 운명을 눈치채고 건축이 끝나자마자 슬그머니 기관 배치도를 빼돌렸다. 선조께서 판단한 게 옳다면, 제1검과 제1 검결은 모두 시황의 능묘에 있어. 우리 가문의 가장 큰 비밀이기도 하지, 세대마다 오직 한 명만 이 비밀을 알고 있었다. 난 한계에 다다랐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던 이 비밀을 너에게 알려주는 거다.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서릉산 아래 깊은 동굴에 가서 선조가 남긴 시황 기관 배치도를 찾아, 제1검과 제1 검결을 손에 넣어. 남궁문파는 너에게 달렸다."남궁문천은 말을 하다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주름이 자글자글한 그의 손바닥에서 아주 강한 힘이 솟아났다.남궁철은 이 힘에 이끌리기 시작했다. 그는 남궁문천의에게 저항할 수 없었다.그는 아주 강한 진기가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어르신, 이게 뭡니까?""나는 한계에 다다랐다. 내 공력을 낭비할 수 없어, 남궁문파의 절학을 수련할 수 있는 공력을 후대에 전수해야 한다.나의 모든 진기를 자네에게 전수할 생각이야. 날 실망하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남궁문파의 흥망성쇠는 자네에게 달렸어."귓가에서 남궁문천의 소리가 들려왔다."기억해, 남궁문파의 절학은 뒷산 성지에 보관되어 있어. 자네가 가주이긴 하지만 아직 거기는 가보지 못했겠지. 내가 떠난 뒤, 자네는 자유롭게 성지를 드나들 수 있어. 남궁문파가 남긴 절학 전부가 천하제일이야. 그걸 깨우친다면 자네는 천하에서..."남궁문천의 목소리가 갈수록 가늘어졌다.남궁철에게 전해지는 진기가 좋으면 좋을수록 남궁문천의 진기는 약해졌다.대략 한 시간 남짓 지났을 무렵, 남궁문천이 숨을 거두었다.남궁철은 몸속에서 엄청난 힘을 느낄 수 있었고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기분을
서경, 서릉산.산기슭.40대로 보이는 남자가 걸어왔다.캐주얼 옷차림을 한 남자는 등에 장검을 짊어지고 있었다. 등에 있는 장검은 그의 옷차림과 어울리지 않았다."누구십니까?"강지가 나타나자, 남궁문파의 경호원들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총을 꺼내든 경호원들은 다가오는 강지에게 총을 겨누었다."여기는 서릉산입니다,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강지는 자기를 향해 총을 겨눈 경호원들을 훑어보더니 입꼬리를 올려 희미하게 웃었다. 그는 예전에 남궁문파의 강자 한 명에게 패한 적 있었다.그날의 패배는 20년 동안 마음속 응어리가 되어 그를 괴롭혔다. 그는 남궁문파의 절학 남궁십절장이 꺼렸다. 강서준이 잡혔을 때도 그가 직접 나서지 않은 것은 이것 때문이다. 그래서 강영을 보냈던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는 남궁문파를 꺼리지 않았다.남궁문파의 경호원을 바라보던 강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는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등 뒤에 짊어진 장검을 빼냈다.순식간에 칼집에서 장검을 빼낸 강지는 산 중턱에 나타났다.그리고 얼마 뒤 일부 경호원들은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졌다.강지는 다시 장검을 칼집에 넣었다.그리고 뚜벅뚜벅 산꼭대기로 올라갔다.산꼭대기에서 장례가 진행되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강지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그에게 쏠렸다.상복을 입은 남궁철이 천천히 걸어 나와 옷차림을 마주 보았다. 남궁철은 어두운 안색으로 차갑게 말했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온 겁니까?" 남궁철은 매우 강한 기운을 느꼈다.그는 이 기운이 8단 이상이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 기운이 자기 눈앞에 있는 고수가 뿜어내는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절대 고수였다.남궁철은 앞에 있는 남자가 자기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다.갑자기 태도를 바꾼 남궁철이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선생님은 누구십니까? 저희 남궁문파를 왜 찾아온 겁니까?"강지가 남궁철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리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