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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김초현은 컴퓨터 앞에 앉아 옷을 디자인했다.

강서준은 봐도 모르는 분야라 방해하지 않았다. 조용히 돗자리를 가져다 바닥에 깔았다.

그 위에 누워서 열심히 일하는 김초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저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다음 날.

4S 매장에 실려간 김현의 차가 수리 끝났다. 차를 가지러 가는 김에 다른 후속 수속도 진행했다. 자동차등록증 내고 차 보험에도 가입했다.

당연히 가족 모두가 따라갔다.

집을 나서기 전에 하연미가 물었다. “강서준, 운전할 줄 알아?”

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죠.”

하연미가 차 키를 내주면서 말했다. “오늘 윤지가 돌아오는 날이니 김현 차를 몰고 마중하러 가.”

“…”

강서준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윤지가 누구죠?”

옆에 선 김초현이 설명했다. “내 외사촌 여동생이야. 하윤지. 대학교 졸업하고 타지에서 인턴 생활하다가 강중에 와서 발전하고 싶대.”

그렇게 말하며 강서준에게 사진 한 장을 건넸다. “윤지 사진이야. 윤지한테 이미 말했어. 네 사진도 보내줬고. 오전 11시쯤 터미널에 도착하니 늦지 않게 가. 윤지 휴대폰 번호도 알려줄게.”

강서준이 물었다. “오늘 어디로 가?”

김초현이 답했다. “윤희가 오늘 강중 도시 무역 센터에 가서 계약서 쓰러 간대. 참관도 할 겸 같이 가자고 했어.”

“그래.”

임윤희라면 강서준은 안심했다. 강서준의 신분을 알고 있으니 김초현에게 달라붙어 아부를 하기 바쁠 거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강서준은 서둘러 나가지 않았다. 느긋하게 씻고 나서 출발했다.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 김현이 전에 탔던 차를 몰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에 도착하니 아직 이른 시간이라 차에서 잠을 청했다.

1시간 뒤, 하얀 티에 짧은 청치마를 입고 트렁크를 끈 여자가 공항에서 나왔다. 입에 막대사탕 하나를 문 모습을 보니 20대 초반으로 보인다.

갸름한 얼굴에 검정색 긴 머리, 적당한 볼륨감을 가진 몸매에 하얀 긴 다리가 유독 돋보였다.

공항에서 나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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