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빈이 말했다.“서준 씨, 아버지 회사에 일이 생긴 이후로 아버지를 보지 못했어요. 어디로 사라졌는지 엄마도 몰라요. 내가 알았다면 엄마가 처참하게 돌아가지 않았어요.”“상심하지 마요.”강서준이 조용히 말했다.“이젠 괜찮아요.”이수빈이 억지로 괜찮은 척 웃었다.그동안 수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깨달은 것이 있어 지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겼다.김초현은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감지하고 바로 두 사람 대화에 끼어들었다.“여보, 언제부터 시작할 거예요?”강서준이 생각하다가 말했다.“시간을 지체하면 쓸데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게 되니 최대한 빨리 시작할 거예요. 먼저 군부대에 가서 상황을 살펴볼게요. 적염군 내부에서 문제 있는 사람들은 제거하고 조직을 견고하게 만든 뒤에 시작할 거예요.”“알았어요.”김초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수빈 씨, 그럼 앞으로 여기서 지내요. 절대적으로 안전하니까 누구도 어떻게 할 수 없어요.”“고마워요, 서준 씨.”“나 먼저 볼일 보러 갈게요.”강서준은 김초현에게 이수빈을 잘 돌봐 달라고 부탁했다.그리고 전투복을 갈아입고 적염군 부대로 향했다.적염군 군부대.강서준이 사무실에 들어와 막 앉으려던 찰나에 이혁이 들어왔다.“천수님, 드디어 오셨네요.”“왜 그래?”강서준이 이혁을 힐끗 쳐다봤다.이혁의 표정이 상당히 안 좋았다.“지금 군부대는 난장판이 따로 없어요. 제가 아무리 어깨에 별 3개를 달았다고 해도 적염군에서는 누구도 제 말을 듣지 않아서 한 사람도 지휘할 수 없다고요. 게다가…”이혁이 말끝을 흘렸다.“우물쭈물하지 말고 말해.”“대응국에서 돌아온 후에 알았는데, 우리가 간 뒤에 적염군 내부에 낙하산 부사령관이 생겼더라고요. 지금 다 그 부사령 말만 따라요.”“그래? 그런 일도 있었어?”강서준이 싱글벙글 웃었다.그가 적염군의 총사령관인데 지금 낙하산 부사령관이 나타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재미있네. 부사령 이름은 뭐래? 어디서 왔고?”이혁이 대답했다.“이름은
주강은 한참 뒤에야 정신을 가다듬었다.강서준을 힐끗 보고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강서준 씨, 지금 나랑 장난하는 겁니까?”그 말에 강서준이 피식 웃었다.아니, 아주 해맑게 웃었다.“지금부터 당신은 해고입니다.”“하.”이번엔 주강이 코웃음을 쳤다.“강서준 씨.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릅니까? 당신이 비록 천수이지만 이미 실권을 잃었어요. 적염군에서 누구도 지휘할 수 있고 누구도 동원할 수 있어요. 당신은 이제 교토에서 더는 집행권이 업습니다.”교토의 상황에 대해 주강도 잘 알고 있었다.지금 교토는 여러 파로 나뉘었는데 강서준은 어느 파에도 속하지 않았다.“강서준 씨, 용왕이고 적염군 총사령관이라고 사람을 우습게 보지 말고 잘난 체하지 말아요. 감히 누구한테 이래라저래라합니까? 똑똑히 들어요. 교토에서 당신은 누구도 대동할 수 없습니다!”주강은 자신만만했다.안하무인의 태도는 강서준을 매우 불쾌하게 만들었다.그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이혁!”강서준이 큰 소리로 불렀다.문밖에서 지키고 있던 이혁이 사무실로 들어왔다.강서준의 안색을 보고 힘없이 말했다.“보스, 봤죠? 부사령이 이렇게 콧대가 높은데 다른 사람은 어떻겠어요?”“무법천지구나. 작전 개시다.”강서준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교토성은 누구의 교토성이 아니라 대하 국민의 교토성이다.그러니 국민들이 결정을 해야 한다.이혁이 물었다.“계획은 있습니까?”강서준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먼저 적염군을 정돈해야겠어. 조 장군을 불러와.”“네.”이혁이 돌아서 나갔다.몇 분 뒤에 이혁이 한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다.조남이다.강서준은 조남과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가 전에 군부대의 일부 자료를 건네준 적이 있다. 그 자료는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천수님.”조남이 들어오더니 깍듯한 자세로 서서 군례를 올렸다.“됐어요.”강서준이 손을 내젓고는 옆에 놓인 소파를 가리켰다.“앉으세요.”강서준이 먼저 소파에 앉자 이혁과 조남이 다음으로 와서 앉았다.조남이
그렇다면 그도 고대 무술인의 힘을 빌려야 했다.고대 무술인 중 그와 친분이 있는 사람은 오직 천산파뿐이었다. 그는 즉시 휴대폰을 꺼내 천산파의 진예빈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예빈은 돌아가기 전 그에게 전화번호를 남겼었다. 이렇게 금방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쨌든 천산파의 도움이 필요했다.한편, 천산파의 뒷산에는 진예빈과 진풍이 함께 있었다.진예빈은 진풍에게 남황의 천산관에서 발생했던 일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진풍의 얼굴이 진지해졌다."예운이가 그렇게 강하다고?"살짝 놀란 진풍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10년간 많은 경험을 했나 보구나. 아무리 천재라도 무술 연습에 불과해, 진정으로 힘을 강화하기 위해선 기나긴 수련 시간이 필요할 터, 평범한 수련을 한다 하더라도 8단을 넘으려면 100년이 필요한 일이거늘...""아버지, 어떻게 해야 하나요?"진예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예운이는 아직 배후의 사람에 관해 아는 정보가 없어요.""네 생각은 어떠냐?"진풍이 진예빈을 바라보았다.잠시 생각에 잠긴 진예빈이 입을 열었다."예운이가 서준 씨한테 전투를 신청했던 이유에 대해 모르겠지만, 전투를 벌인다면, 예운이는 반드시 서준 씨를 찾아갈 거예요. 저도 서준 씨를 따라 교토로 갈 생각이에요."바로 이때, 진예빈의 전화가 울렸다.천산파 외곽 지역에는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그래서 천산파의 제자들은 대부분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았다.하지만 최근 천산 대회 이후, 천산파 주변에 신호탑을 설치했다.전예빈은 휴대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한 후, 진풍을 쳐다보며 말했다."서준 씨가 전화가 왔어요."진풍이 말했다."받거라.""예."전화를 받은 진예빈이 물었다."무슨 일이세요?""저, 예빈 씨, 실은 저한테 문제가 조금 생겨 천산파의 도움이 필요하거든요."휴대폰은 스피커 모드로 되어 있었고 진풍도 강서준의 요청을 들었다.진예빈은 시선을 돌려 진풍을 힐끗 쳐다보았고 진풍은 그녀에게 손짓했다.잠시 망설이던 진예빈이
진풍은 결국 강서준의 편에 서기로 했다. 진예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사람들을 데리고 교토로 갈게요.""그래, 얼른 가 봐."진풍이 손을 살짝 저으며 진예빈을 배웅했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이 강서준에게 달렸다."날 실망하게 하지 말아야 할 텐데."진풍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교토의 적염군 본부에서 통화를 마친 강서준은 조남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천산파에서 곧 천 명의 제자를 보내준다고 했어요, 전부 무술인들이니 군혼에게 맞설 수 있게 됐어요."말을 마친 그는 근엄한 표정을 지었다."만약 군혼이 날 막는다면, 군혼을 부숴버리겠어요."이혁과 조남은 강서준을 힐끗 쳐다보았다.강서준이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 "두 사람은 우선 돌아가서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세요, 전 먼저 돌아가야겠어요." 말을 끝난 그는 몸을 돌려 집으로 돌아갔다.강영은 이미 떠난 상태였고 집에는 김초현과 이수빈이 있었다.체력이 허약해진 이수빈은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김초현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혼자 한가로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여보."그녀는 강서준이 집으로 들어오는 걸 발견하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강서준은 빠르게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곁에 털썩 앉았다."군사 구역 상태는 어때요?"'엉망진창이더라고요." 강서준이 한탄했다. "군사 구역을 재정비하고 교토도 재정비해야 해요. 군혼을 저지하기 위해 천산파에게 천 명의 고대 무술인을 보내 달라고 했어요. 지금쯤 이쪽으로 오는 중일 거예요.""천산파한테요?"그의 말에 김초현이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파는 확실히 고대 무술의 첫 번째 문파였지만, 그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이었다. 현재 천산파의 제자들은 대부분 실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피곤하네요, 먼저 방으로 돌아가서 쉴게요."강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생각에 잠겼던 김초현은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연락했다. "좌 사자더러 서준 씨를 만나 협조하겠다는 태도를 밝히라고 하세요."
강서준은 침대에 기대어 어느새 잠이 들었다. 얼마 뒤, 그녀가 깊게 잠이 든 강서준을 깨웠다."여보, 일어나 봐요."강서준은 눈을 희미하게 뜨고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오후 6시가 넘어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김초현이 말했다. "누가 당신을 찾아왔어요. 당신이랑 상의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누군데요?"강서준이 몸을 일으키며 묻자, 김초현이 말했다. "모르는 사람이에요.""음, 내가 내려갈게요."강서준은 옷을 챙겨 입고 방에서 나와 거실로 향했다.거실에는 브라운 정장에 짧은 머리의 뚱뚱한 중년 남자가 있었다. 수염을 기른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강서준이 의아한 듯 물었다. "누구시죠?"소파에 앉아 있던 중년 남성은 인기척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천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천문 좌 사자, 백매라고 합니다. 강호는 절 매왕이라고 불렀습니다."백매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백매, 매왕, 천문 좌 사자?"강서준은 의아했다. 그는 천문과 어떤 교집합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천문의 좌 사자가 그를 찾아온 것이다. 자리에 앉아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 그는 담배를 몇 초간 빨아들이더니 백매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 "매왕님께서 절 왜 찾아오셨습니까?"백매가 말했다. "저희 천문의 문주님께서 천수님을 도우라는 명령을 내려서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교토의 내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돕고 싶습니다!""날 도우라고 했다고요?"강서준은 멍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는 천문에 관한 어떤 정보도 없었다. 그는 단지 천문의 문주가 매우 강하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또한, 천문의 구성원들은 모두 고대 무술계에서 여러 해 동안 이름을 날린 강자들이며, 모두 천문 문주가 직접 모집한 사람이었다.천문은 불과 두 달 남짓한 시간 안에 고대 무술계의 절반을 휩쓸 정도였고 천산파 같은 여러 문파는 천문에게 감탄을 금치 못했다.강서준은 천문이 왜 자기를 도우려고 하는지 알
3천 명의 무술인이라는 말에 강서준은 헛웃음이 났다.3천 명이나 되는 천문 제자들로 못할 일이 없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웃음을 멈춘 강서준이 백매에게 물었다. "천문은 왜 날 도우려는 겁니까?"백매가 웃으며 말했다. "천문은 겁탈 속에서 탄생한 문파입니다, 천문의 목적은 세상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우리를 망명자로 보지 마십시오, 우리 마음속에도 정의가 있습니다.""음, 말이 되네요."강서준은 백매의 말에 동의했다. 그는 한동안 백매와 기나긴 대화를 나눴다.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눈 뒤에야, 백매는 돌아갔다. 강서준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는 곁에 조용히 앉아 있는 김초현을 바라보며 웃었다. "천문의 도움에, 천산파까지 더해졌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워요. 감히 누가 날 막을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강서준이 환하게 웃는 모습에 김초현도 안심되었다.그녀는 그동안 한 일들이 모두 헛되지 않았다고 여겼다.이수빈도 말없이 옆에 앉아 있었다.그동안 그녀는 많은 것을 경험했다. 아무것도 모르던 그녀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세상에 강력한 무술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우리 아버지한테 연락이 왔어요?" 이수빈이 물었다"아니요."강서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안심해요, 당신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내가 반드시 찾을 거예요.""네."이수빈은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참, 집에 갔다 와야 할 것 같아요." 강서준은 김초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천문에서 좌 사자를 보냈지만, 난 아직 백매에 관해 아는 게 없어요. 강영이를 찾아가 한 번 물어보려고요.""전화로 물어도 되잖아요?"김초현은 그를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전화로 얘기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만나서 해야 하는 거예요? 고작 하루를 못 봤다고 보고 싶은 거예요?""아니, 무슨..."강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해명했다. "얼굴을 보고 물어야 할 게 있어요.""그럼 나랑 같이 가요."강서준은 요 며칠 간 강영을 자주 찾았다.김초현은
"지금 교토의 상황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겠죠? 혼란스러운 지금, 몇몇 파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문과 고대 무술인들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송유나는 강영을 쳐다보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가주님이 저희를 부른 이유도 저희의 견해를 듣기 위함이겠죠. 소문으로는 가주님께서 그 위치에 오르기 위해 왕까지 찾아갔다고 하던데, 사실입니까?""허, 왕을 찾아갔다고요?"강영이 웃음을 터트렸다. "현왕은 꼭두각시일 뿐입니다. 재위기간에 자기 세력을 키우긴 했으나 우리 가문을 쥐락펴락할 정도는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저를 도운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그게 누굽니까?"송유나와 지강우 동시에 입을 열었다. 강영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천문입니다."그녀의 말에 두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천문이라고요?""예."강영은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다.용어와 석지헌의 얼굴도 굳었다. 한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고 정막이 흘렀다.한참이 지나서야 지강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누굴 도우시는 겁니까? 강서준 입니까?""예."강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강서준을 돕습니다.""저희더러 강서준을 도우라는 겁니까?"송유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강서준은 여러 파벌 중 세력이 가장 약한 사람입니다. 고문파벌이든, 대동상회든,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강서준은 단번에 파면됩니다.그는 무술인입니다, 무술인 한 명이 과연 어떤 풍파를 일으킬 수 있을까요?""그렇게 단순할까요?"강영이 잔잔하게 웃었다. "송씨 가문의 가주님께서 아직 사건의 중대성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고문파와 대동상회가 강하긴 하지만, 그들 모두 서로 독식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강서준의 출현으로 그들의 균형이 깨질 것이고, 누구도 강서준을 쉽게 내치지 못할 것입니다.""간단히 말해, 대동상회는 강서준을 이용해 고문파에 대적하려 할 것이고, 고문파 역시 강서준을 이용해 대동상회에 대적하려 하겠죠.""이 싸움에 왕까지 끼어들면, 비록 꼭두각시
그동안 강영은 여러 가문의 가주들과 가깝게 지냈다.4대 고족 중 강한 가문, 송씨 가문, 지씨 가문이 강했다.구씨 가문의 구익이 강서준에게 살해당한 후, 구씨 가문의 세력도 많이 약화하였다.지난번 김초현이 구학을 죽인 것 때문에, 구씨 가문은 몸을 사리고 있었다.강영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애초에 구씨 가문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현재로썬 포섭할 수 있는 것이 지씨 가문과 송씨 가문이었다."두 분에게 할 말은 전부 했으니, 잘 고민하시길 바랍니다."송유나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습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곧장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뒤이어 지강우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밖으로 나간 두 사람이 나란히 걷고 있었다. 지강우가 먼저 물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송유나가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리 유쾌한 상황은 아닙니다. 갑자기 천문이 끼어들고, 고문파와 대동상회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여러 문파와 가문들이 입장을 굳히고 있으니 우리도 계속 이렇게 손 놓고 지켜볼 수는 없겠죠.""그렇겠죠."지강우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번 게임은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 같습니다. 절대 패배해서는 안 됩니다. 패배하면 우리가 백 년 전 고문파의 꼴이 될 테니, 반드시 신중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가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태도는 분명히 보여야겠죠."지강우는 걱정이 많았다.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그들이 망설이다가 기회를 놓치면 그들은 백 년 전 고문파가 겪었던 그 피바람이 부는 가문의 멸망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함께 저택을 나섰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군용차 한 대가 집 앞에 멈춰 서더니 강서준과 김초현이 차에서 내렸다.강서준은 입구에 서 있는 지강우와 송유나를 발견하고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두 분을 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송유나와 지강우가 눈을 마주쳤다. 곧 두 사람 모두 강서준을 바라보았다.송유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