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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정상에 도착하기도 전에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하늘에 흩날리던 눈꽃이 빠르게 한곳으로 모이더니 거대한 눈덩이가 되어 강서준을 향해 날아갔다.

강서준은 형검을 뽑아 들고 크게 휘둘렀다. 검은 공기와 맞닿은 순간 영롱한 빛을 내며 검기를 뿜어냈다. 허공에서 갈라진 눈덩이는 눈꽃으로 흩어져 바닥에 내려앉았다.

강서준은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 전방을 바라봤다. 커다란 암석 위에는 한 노인이 서 있었다. 백포의 노인은 하얀 수염에 둥근 얼굴형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뒷짐을 진 채로 나무 위에 서 있는 강서준을 바라봤다.

"대하에 언제 자네 같은 고수가 나타난 거지? 젊은 나이에 꽤 강한 진기를 지녔군. 천산대회가 열리기 전에 우리 천산파는 손님을 대접하지 않아. 그러니 이만 돌아가게나."

노인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강서준이 공손한 말투로 답했다.

"저는 남황의 용왕이자 적염군의 총사령관인 강서준입니다. 천산파의 장문인에게 할 말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자네가 누구든 안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신이 오더라도 천산을 오르지 못할 거란 말이다."

노인의 태도는 아주 강경했다. 용왕이고 총사령관이고 그는 들어본 적 없었으니 말이다.

"선배님은 누구십니까? 만약 제가 꼭 올라가야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강서준은 덤덤하게 물었다.

"하하, 나를 넘어설 자신이 있다면 어디 한 번 해보게나."

노인이 큰 소리로 웃으며 손뼉을 쳤다. 그러자 막강한 기운이 폭발하듯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기운은 그의 손짓을 따라 또다시 눈꽃을 모으기 시작했고, 무궁무진한 힘을 품은 눈덩이는 사정없이 강서준을 향해 날아갔다.

강서준은 훌쩍 뛰어올라 수십 미터 뒤로 물러났다.

쾅!

강서준이 서 있던 나무는 눈덩이에 부딪혀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 눈덩이는 눈꽃으로 변해 공중으로 흩어지더니 강서준을 향해 휘몰아쳤다.

슥!

강서준은 빠르게 검을 휘두르며 눈꽃을 전부 막아냈다.

"천절십삼검?"

노인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가 어떻게 강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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